[왓챠]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3개

듀게분들은 별로 관심없으실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3개 묶음 잡담입니다.

1.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2021 / 25분 12개 에피소드)
게이샤가 되기 위해 수련생인 마이코들이 합숙을 하는 집에서 주인공이 동료들을 위해 매끼 맛잇는 밥상을 차리는 시리즈입니다. 예전에 애니플러스에서 보다가 다 못 봐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다 봤어요.
고등학교에 가지 않고 교토에 모인 아이들이 모여사는 하숙집 이야기라 기본적으로 귀엽긴 합니다만, 신기한 문화고요. 넷플에 실사 드라마가 있는데 애니메이션이라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각 지역 음식 소개하는 것도 귀여웠어요.

2. 슈퍼 커브(2021 / 25분 12개 에피소드)
부모님 없이 혼자 사는 여고생이 주인공입니다(그림체 때문에 처음엔 중학생인줄 알았어요) 가족만 없는게 아니라 꿈도, 장래희망도, 친구도, 돈도 없는 주인공이 어쩌다 혼다 커브를 타게 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힐링물이긴한데, 이 아이가 왜 혼자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커브를 통해 만나게 된 친구와도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마음을 여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혼다측의 검수와 도움을 받아 내용에 적용했다고 하는데 그냥 전체가 혼다 커브 홍보라고 봐도 무난합니다. 아주 오래전에 비슷한 걸 잠깐 타본 적이 있는데 그 느낌이 그립기도 하면서 이젠 못 탈걸 아는지라 아련한 기분으로 봤어요.

3. 위국일기(2026 / 20분 13개 에피소드)
언니 부부가 갑작스런 사고로 죽자 사춘기(중3 졸업반)인 조카를 데려와서 같이 살게 된 이모와 조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대표 이미지보곤 ‘엇 미남이다’하고 선택했고요ㅋㅋㅋㅋ
그냥 평범한 일상 힐링물인줄 알았는데 이모 캐릭터가 평범하지 않았어요. 언니와의 갈등 때문에 오랜 시간 연을 끊고 살다 사춘기 조카를 데려오긴 했는데, 원래도 사람과의 관계가 쉽지 않았고 소설가라는 직업때문에 더 어렵게 시작하는 둘의 관계입니다. 죽은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면서 우는 조카에게 “네가 나의 답답함을 이해할 수 없듯, 나도 너의 슬픔을 이해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캐릭터거든요.
근데 그녀가 조카에게 하는 말이 다 너무 주옥같습니다. “세상엔 사랑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너에게 나의 감정을 강요할 순 없어.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되” 등등 실사였으면 ‘아 니가 뭘 안다고 그래!!‘하면서 반발감이 들수도 있는 말을 하는데 그게 다 너무 와닿습니다. 인생을 반 넘게 산 지금에서 깨달은 말들을 해주니까 그게 위로가 되었어요.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에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추천합니다.
    • 일본 컨텐츠는 만화 원작만 못하다 아니다, 이런 거 비교하는 맛이 또 있지요 마이코나 위국일기 같은 잔잔한 일상물을 굳이 애니로 만들면 수지타산이 맞을까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늘 하곤 합니다

      • 이젠 더이상 원작을 보지 않는 게으른 사람으로 이렇게 애니로 만들어주면 그냥 감사할 뿐이죠.

        근데 진짜 저거 만드는데 들어가는 노동력을 생각해보면 남는게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드는 그 나라가 신기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 '마이코네'는 넷플에서 실사 드라마판 보다가 중간에 접었어요. 무려 고레에다 히로카즈 연출이었고 여성 출연진도 다 호감이었는데 뭔가 꽂히지가 않더군요. 소재가 되는 직업군에 대한 이런저런 잡음들이 많아서 귀엽고 사랑스럽게만 그려지는게 거부감이 들어서였는지...




      위국일기도 실사영화판만 봤네요. ㅋㅋㅋ 여기서 애니판 추천하는 글을 또 봤던 것 같은데 쏘맥님도 추천하시니까 이건 꼭 봐야겠네요!

      • 마이코네 애니는 다 못 본 상태에서 그분 연출이란 소리에 보려고 시도했습니다만, 저도 같은 이유로 포기했어요. 애니판 보면서도 좀 불편했는데 그래도 길게 나오진 않아서 견딜만 했습니다.


        위국일기가 실사판이 있군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기억력이 엉망이라 저렇게 밖에 글을 못 썼는데 중간중간 훌쩍이면서 봤어요(사실 요거 추천할라고 쓴 글입니동ㅎㅎ)
        • 위국일기 저는 좀 지루하게 봤어요. 러닝타임도 길고 밑에 DAIN님이 써주신 것처럼 자극적이지 않은대신 좀 너무 평화롭다고나 할까? ㅎㅎ

          • 애니는 평화롭지만은 않은데, 이게 제가 원래 이런 류를 좋아하는지라 딱 잘라서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하긴 그리고 20분짜리로 보면 지루할만하면 한편 끝나고ㅋㅋ 만화특유의 부분 덕분에 더 좋았어요. 구독 해지 전에 한번 더 보려고 합니다ㅎㅎㅎ
    • 댓글로 쓰려다 너무 길어지면 읽기 힘들어질 것 같아서 글을 따로 하나 쓰기는 귀찮아서 그냥 댓글로 돌아왔습니다. OTL


      만화는 종이책 수급 공간이 한계에 도달하면 새로 사기가 힘들어져서 말이죠. 일반 가정집에서 천 단위 책만 있어도 많다고 하지만 사실 진짜 어마어마한 사람들은 책이나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로 따로 집을 마련하니까 저 같은 가난뱅이는 그렇게 못하고요.


      해서 섬나라에서도 만화가 뜰것 같으면 애니 만들어서 인기몰이 분위기 잡고 관련 상품이나 이런저런 다른 걸로 돈을 쓰게 만드는 식으로 변했다 싶은데, 어쨌든 애니 대부분이 장편 만화나 소설의 초중반만 12~13화 짧게 만드는게 너무 흔해져서 요샌 미리 김이 빠지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슈퍼 커브] 말고도 여고생이 바이크 타는 애니는 [바쿠온!] 이란 게 있었는데 이 쪽은 일단 한국에 들어는 왔었다가 스윽 사라졌지요. 이 쪽은 더 괴짜스러운 애들이 모여서 투어링하는게 중심인지라 방향 자체가 다르고 개그 아닌 개그에 가까운 애니였죠. 


      섬나라 여고생은 애니나 창작물에서 다양한 취미를 할 수 있지만 남학생들은 언제나 덜떨어진 찬밥 신세란 인상도 드는데, 사실 섬나라 남자들이 이젠 구매력의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서브컬쳐의 메인 타겟이 아니게 된 현 시점에서, 섬나라와 반도국 양국의 드라마 양식에 질린 여고생들에게 서브컬쳐로 낚시질 한다는 생각도 조금은 듭니다만, (실제로 여고생들이 낚이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제 생각이 그렇다는 거고 사실과는 좀 다르겠죠. 허허허


      [위국일기] 애니메이션은 이 게시판에서 몇번인가 언급했기 때문에 검색하면 제가 언급한 글이 세개인가 나올 겁니다. 저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자극적인 막장드라마에 빠진 반도국의 일반인에겐 너무나 심심한 애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위국일기 실사판은 국내 VOD직행이라 OTT 등에서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저는 Btv+에서 봤습니다. 




      닫기 전에 추천작 몇개 좀 던지고 가고 싶지만 보는 루트가 왓챠라면 좀 고민되네요. 왓챠는 안 써서 뭐가 있는지 모르거든요. 


      [루리의 보석]이나 넷플릭스에서 [던전밥]을 추천하고 싶지만, 여기선 왠지 [용기폭발 뱅브레이번]을… 일단 12화 완결입니다. 이게 다 넷플릭스에서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가 내려간 탓이죠. 넷플릭스에선 [아이코 인카네이션]도 한번 볼만 하다고 하겠습니다.


       일단 왓챠는 모르겠지만 Btv+에는 있으니 아마 라프텔이건 어디건 간에 국내 어딘가에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섬나라 로봇물의 오랜 양식미(?)를 극도로 추구한 '진짜 아재' 지향 로봇 애니메이션인데, 허접한 마이클 베이 트랜스포머나 어정쩡한 퍼시픽 림과는 아예 사는 세계가 다른 진짜 섬나라 매니아들을 위한 물건이라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1화를 끝까지 봤을 때 이게 뭐임~같은 기분이 들 가능성이 큽니다. 허허허! 


       1화 초반은 작정하고 섬나라 사람들이 망상하는 '미군과 합동 훈련하는 멋진 자위대' 망상을 진짜 작정하고 진지하게(?!) 그려내고 있거든요. 덕분에 (2차대전 황군의 진짜 후예라고 놀림 받아야할) 대한민국 육군으로 군대 갔다온 한국인 중년 아재들이 보면 웃음 밖에 안나오는 개그급 미화가 쩝니다. ㅎㅎㅎ 이 정도까지 하면 인정할 수 밖에 없죠, 진짜로. ㅎㅎㅎ 하지만 하와이 근처의 태평양에서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통합 훈련 도중에 진짜로 외계에서 침략자들이 등장하고 이윽고 지구인을 돕는 용자로봇스러운 로봇 나오고 분위기가 확 바뀐 체로 끝나거든요. 1화에 꽃힌 사람이면 12화 끝까지 달려볼만 하실 겁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왕도스러운 장르물 빌드업 흉내를 열심히 내지만 결국 이 애니는 사도(邪道)나 외도(外道) 라고 생각하거든요 ㅎㅎㅎ 아니 진짜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할까요, 너무 전형적인 왕도 전개를 하는 사도라서 외려 어색함이 우스워지는 지경인거죠. 


       혹시나 안 보신 분이라면 1화는 꼭 보시길 바랍니다 ㅎㅎㅎ 그리고 1화에 꽃혀서 2화 바로 틀었다가 2화 엔딩을 보고 거품 무는 사람 많이 봤어요. ㅎㅎㅎ


      :DAIN_

      • 우어 이렇게 장문의 댓글을!!!(제 글보다 길어요ㅋㅋㅋ)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신 것 중에 취향에 맞는게 있길 바라면서 찾아볼게요!!
    • 애니메이션도 평소 즐겨 보시던 시리즈처럼 소화하시는 쏘맥님의 능력이 부럽습니다! ㅋㅋㅋ


      왓챠엔 추억의 옛날 애니메이션들이 통째로 많이 올라와 있는 편인데 그런 것들도 차마 손을 못 대겠더라구요. 일단 대부분 에피소드 수가 많아서 말이죠. 그런 면에서 생각해 보면 요즘 애니메이션들은 확실히 요즘 사람들을 잘 공략하는 것 같아요. 대체로 짧죠. 1쿨 2쿨 이런 식으로 나눠서 방영하기도 하구요.




      언급해주신 작품들 중에선 DAIN님께서 수차례 언급하신 '위국전기' 정도가 가장 땅기긴 하는데... 게을러서 못 보겠어요...... 하하하;;

      • 애니메이션은 길어야 20분이고(그 중엔 또 7분짜리 세개를 묶은 게 한편이고 막) 다음 시즌 없어도 별로 안 아쉽고 실사보다 보기 편한 느낌도 있어요. 왓챠에 애니메이션 진짜 많더라구요. 요런거 또 발견하면 좋겠어요.


        점점 시리즈와 멀어져가는 로이배티님… 아 맞다. 더 베어 찐 라스트 시즌이 6월 25일에 8개 한방에 올라온다고 합니다(보니까 앞선 시즌들도 다 매년 6월 20일즈음에 올라왔더라구요. 참 바람직한 제작진들) 어차피 매번 해지 타이밍 놓치시니까 6월 말까지 유지하시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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