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쓸데없는 잡담- <인간의 굴레>

굉장히 좋아하는 책이에요 일단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요즘 다시 읽고 있는데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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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필립이 의사 공부를 하다 우연히 만난 환자 A씨. 백화점 광고부 직원, 애가 9명

주인공이 여자 잘못 만나 돈 다 날리고 노숙자가 되어 사라지자 억지로 찾아내 집에 머물게 해줌

다니던 백화점에 취직 시켜 줌


주인공은 큰아버지의 유산을 받아 가까스로 재기에 성공 의사 공부 마치고 의사가 되었음

어려울 때 도와준 A씨 가족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친하게 지냄. 10살 넘게 차이 나는 맏딸 S와 묘하게 친한 관계

책을 읽다 보면 부부가, 맏딸 S와 주인공이 어울리는 걸 그냥 내버려두는 듯한 묘사가 자주 나옴

결국, 어느 시골 여름 휴가 기간 동안 둘이 밤 산책을 나갔다가------

임신한 줄 알았는데 임신이 아님. 속 깊은 S는 잘 되었지 않았냐며 주인공에서 상냥하게 웃어줌

주인공이 결혼 결심하면서 책이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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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책을 보면 A 씨 부부 같은 호인이 없음. 특히나 A씨 부인인 친절하기 그지없음. 

딸도 엄마를 닮았는지 나이는 어린데 속이 깊음.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면,

이거 설마 의사 사위 보겠다는 진짜 큰 그림이었나? 

K-드라마만 보다가 뇌가 썪은 느낌

잠깐 입원했을 때 잠깐 봐준 인턴이 노숙자가 되었다고 애가 9명이나 있는 가난한 집에 굳이 끌고 들어와 같이 살게 해줌

백화점에 취직하자 돈 빌려주고 전당포에 잡혔던 옷도 찾아오게 하고, 돈 갚으려니까 천천히 천천히 나중에 갚으라고 함

큰아버지가 죽어야 유산 받아서 의사 공부를 다시 할 수 있는데...여튼 2년 존버함. 주인공이 밑바닥 점원 생활 2년 하는 걸 함께 기다렸다는....뜻


주인공의 직업, 수입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묘사가 단 한 줄도 없음. 

이게 모두 메소드 연기였다면

주인공 없을 때 자기들끼리 모여서 무슨 무슨 의논을 하는 광경이 자꾸 머릿속에 떠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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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고금의 걸작들을 디시갤 도움도 가끔 받아가며 죄다 리라이팅 하면 나도 성공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려나??

잠시 망상에 빠져보았음.


번외로, 하숙집 반찬 맛있는 거 자기가 더 먹겠다고 싸우는 홈즈와 왓슨 상상도 가끔 함.


    • 필립이 만났던 여자들이 연상 여인,프랑스 미술 유학 시절 굶어 죽었던 여자 동기 파니 프라이스, 여급,로맨스 소설 작가였고 여급은 의대 동기랑 바람피우고 나중에 성매매한다는 암시까지 있었죠. 여자가 밀드레드였던가요. 영화에서 베티 데이비스가 연기했을 겁니다.친구가 권유하는 주식 샀다가 돈 다 날리고 노숙해야 하는데 그 내외가 이미 눈치채고 있다가 자신들도 힘들었던 적 있다며 묵으라고 하죠. 그 딸한테 장사하는 집 중매가 들어 오고 딸이 거절하자 어머니가 안정적인 집 시집가는 게 중요하다고  나무라는 거 듣고 필립이 그녀가 이제까지 힘들다 허덕인다는 티를 낸 적이 없어 놀라는 대목이 있죠.


      인간의 굴레는 of human bondage를 나중에 따로 읽었습니다 


      그 딸은 그나마 정상적인 여자였고요. 크론쇼의 양탄자처럼 인생은 조각조각 이어진 거라고 인간의 굴레를 겪으며 나름 분별을 찾게 된 걸로 봤네요.

      여러가지 기억에 남는 소설이고 나름 인생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긴 했습니다.아버지가 갖고 있으셨던 세로 글줄 책으로 읽었어요.

      이걸 읽고 달과 6펜스 읽으니 그 인간군상들이 좀 이해가 되긴 했습니다. 20대 여성들이 주가 된 독서 커뮤에서는 여캐를 이렇게 쓰냐고 불평 자자하던데 그 기준으로면 읽을 책이 없어요.



      • 오, 정말 자세하게 기억하시네요. 요즘 20대 대학생이 되면 세계 문학 전집을 읽을까, 게시글을 올리면서 잠깐 그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결말이 해피엔딩이어서 이 책을 특히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이 가장 괴롭게 여겼던 불편한 다리도 소설 말미에 수술로 꽤 좋아지니까요

        • 이걸 중1때인가 읽어서 인생 망친 듯 ㅎ

          그 시간에 공부를 하든 잠을 자든 운동을 하는 게 나았을 듯

          필립이 사귄 예술가 성향 친구 중에 말빨은 좋지만 잡지 칼럼 기고같은 건 거절하고 자신의 내적 생활에 방해된다고 이유를 들었던 게 기억납니다. 필립이 파니 프라이스한테 식사 대접하고 그 먹는 모습에 식욕이 떨어졌는데 굶고 살던 사람이란 사연이 있었죠.

          몸이 반생애 회고하며 쓴 책이고 파티를 가든 어디를 가서 뭘 하든 이걸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나온 책이고요.
          결말은 행복하죠,필립이 배고프다는 여자의 말에 웃으며 뭐 먹으러 가자고 하는 걸로 끝났던가요
          이걸 읽고 나니 달과 6펜스에서 스트랙랜드와 바람피우고 자살했던 유부녀를 스트릭랜드가 마음의 중심이 잡혀 있지 않은 사람이라 자살했다고 한 게 이해되더라고요.


          20대들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다자이 오사무, 데미안,백경 많이 보는 거 같고 한강 양귀자 요새 유행하는 추리소설들도 읽는 거 같고요.

    • 그런 버전으로 살짝 임성한 테이스트를 흉내내서 각본을 써 보시면 어떨까요. 어쩌면 새로운 K-드라마의 유행으로 아이콘이 되실 수도... ㅋㅋㅋ

    • 요즘 민음사 김민경편집자가 유튜브에서 인기라 달과6펜스를 독서클럽에서 다뤄서 판매량이 늘었다더라구요


      그러면서 서머싯몸 책이 많이 언급되는 느낌인데 이런 후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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