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그래도 이런 친구가 옆에 있어준다면 '세상의 딸들'
(원제는 심플하게 '딸들'인데 국내제목은 좀 더 눈에 띄게하고 싶었는지 좀 거창하게 바뀌었네요. ㅎ)
- 코하루와 아야노는 학창시절부터 절친인데 성인이 된 지금은 아예 도쿄에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각자 이벤트 플래너, 패션 에디터라는 제법 폼나고 벌이도 괜찮은 직업에 종사하며 점심시간에 같이 맛집에서 밥을 먹거나 퇴근 후 술 한잔 하고 클럽에서 놀거나 휴가 타이밍 맞춰서 단둘이 여행도 다니는 등 여가시간을 맘껏 즐길 여유도 있고 좀 작지만 주변경치 이쁘고 도쿄의 번화가 접근성이 좋은 아파트에서 둘만의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해놨습니다.
그야말로 현대 싱글여성들의 워너비 삶을 사는 둘인데 어느날 아야노가 덜컥 임신을 해버리면서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별 생각없이 술자리 후 가졌던 원나잇의 결과인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애아빠가 누군지 말 할 수 없고 임신사실을 그에게 알릴 수도 없는데 고민 끝에 낳아서 싱글맘이 되기로 결정합니다.
코하루는 썩 내키지는 않지만 평생 절친이자 동거인으로서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해 돕기로 하고 그렇게 임산부가 된 아야노와 코하루의 생활을 월별 챕터로 나눠서 지켜보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의미로 머리에 꽃만 가득찰 수 밖에 없었던 더블 싱글 라이프가)

(요렇게 조금씩 엄근진하게...)
- 미요시 아야카라는 일본배우의 비주얼에 반해서 관심을 가진지는 꽤 됐는데 출연작은 본적이 없었습니다. 아마 국내에서 제일 유명할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전혀 제 취향이 아니었고 '너클걸'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예전에 로이배티님 감상글을 읽고 절대 봐선 안되겠구나 싶었구요. ㅋ 그러다 우연찮게 필모에서 이런 영화를 찾았는데 시놉시스도 딱 맘에 들고 공동주연인 아베 준코라는 배우도 느낌이 좋아서 감상해봤는데 상당히 좋았습니다. 대충 비유하자면 좀 더 현실적인 소재와 톤이 가미된 이와이 슌지의 '하나와 앨리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본 현대사회에서 커리어가 있는 싱글여성이 덜컥 임신을 했는데 낳기로 결정했을 때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바다건너 한국에서 사는 남성인 제가 봐도 상당히 현실성이 느껴지고 제 직장이나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경우들처럼 피부로 와닿도록 잘 그려냈습니다.
필연적으로 어떤 어려움과 문제들을 겪을 수 있는지가 많이 나오는데 그래도 이 부분에서 너무 무겁거나 암울하지 않도록 조절이 잘 되어있는 건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치곤 썩 괜찮은 아야노 본인의 스펙과 주변환경 때문입니다. 둘만의 싱글라이프 루틴이 깨진 것 때문에 속으로 많이 섭섭한 것 같은 코하루도 어쨌든 성심성의껏 도와주고 있고 의외로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아야노의 이런 결정에 대해서 그렇게 큰 반대를 하지 않고 지지해주는 편이라 그런 부분에서 극적인 갈등은 없어서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아야노라는 캐릭터가 운이 좋은 편인데 또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조건이 받쳐주는 편임에도 불 구 하 고 결국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싱글맘이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구나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도 있다고 봅니다. 특히 아야노가 근무하는 회사는 직원의 이런 상황에 대해 다른 곳에 비해 상당히 열려있고 합리적으로 대처해주는 편인데(일단 직종상 여초회사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 구 하 고 아야노를 위협하는 경력단절의 위기감은 확 느껴지더군요.

(오른쪽 배우분 때문에 고른 작품인데 왼쪽 배우분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가)
- 눈이 호강하는 비주얼 영화입니다. 단순히 두 주연배우 미모만이 아니라 화면을 정말 예쁘게 찍어놨더군요. 4월에 꽃잎 휘날리는 거리를 둘이 같이 걷는 장면에서 정말 '하나와 앨리스' 생각이 많이 났고 후반부에 간 여행지도 너무 아름답게 촬영을 해서 실제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두 주인공이 직업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옷을 굉장히 잘 입고다니는 설정인데 옷들도 다 예뻐서 평소에 별 관심없는 여성 의류들을 눈여겨 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어요. 여성 감독님의 데뷔작인데 원래 직업이 패션 이벤트 플래너라고 하시더군요. 두 주인공에게 나눠준 거였던 ㅋㅋ
러닝타임은 1시간 40분 정도이고 왓챠, 웨이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대충 '십개월의 미래' + '하나와 앨리스' /2를 한 그런 영화를 꿈꾸신 분들(있을리가)께 추천합니다. ㅋㅋ
한국에 관심 많다더니 그런 것도 하는군요. 저도 갑자기 보고 싶다가 성시경이 비호감이라 갑자기 또 식네요. ㅎㅎ 그러고보니 '너클걸'도 한국 웹툰 원작으로 한국 제작진이 만든 일본영화라는게 특이했어요.
사실 한때 미요시 아야카 작품들을 열심히 검색해 보던 사람으로서 이 작품이 존재한다는 건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시놉시스에서 강렬하게 풍겨오는 건전함과 '일본에서 이런 이야기를 잘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 때문에 손을 안 대고 있었는데요. 말씀대로라면 의외로(?) 괜찮은 작품인가 보네요. 그럼 다시 찜이라도 눌러 봐야겠습니다... ㅋㅋㅋ
+ 미요시 아야카는 한국을 꽤 좋아하나 봐요. 아마 그 망작 '너클걸'도 그래서 출연하지 않았나 싶고. 영화처럼님께서 알려주신 예능 프로에서 어중간하지만 직접 한국어도 꽤 한다고 하네요. 요리 프로에 관심 없고 저도 성시경을 노래 외의 다른 걸로 접하고 싶진 않은 사람이라 안 볼 것 같지만. 뭐 그렇다고 합니다. ㅋㅋ
건전하다기보다 현실성을 나름 깔고 그걸 해치지 않는 선에서 예쁘고 긍정적으로 풀어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키 같은데서 찾아보니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연기도 괜찮고 무엇보다 비주얼, 비율이 너무 극강이셔서 팬질하고 싶은데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출연작 중에서 제가 볼만한게 별로 없는게 아쉽네요... 이 작품 공동주연인 아베 준코 배우분도 마찬가지
제가 본 중에 가장 매력적으로 나오시는 건 '아리스 인 보더랜드' 인데 이게 추천해드리기 영 애매한 시리즈라서... ㅋㅋ 적당히 유치하고 일본 만화책스런 데스 게임물 좋아하신다면 아주 나쁘진 않은데. 주연은 아닌 데다가 등장도 첫 시즌 후반부라서 역시 추천은... 그렇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