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바카리즈무의 스릴러(?), '살의의 도정' 잡담입니다
- 2020년작입니다. 에피소드 7개짜리 시리즈인데 편당 24분 정도에 오프닝 엔딩 예고 다 빼면 20분 남짓 정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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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는 'The Road to Murder' 정도 되는 제목입니다만. 포스터만 봐도 뭐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 주인공은 카즈마라는 무뚝뚝하고 좀 소심한 남자. 젊은이라기엔 담당 배우 나이가 이미 40대 후반이네요. 얼굴은 그 정도까진 안 보여서 좀 놀랐습니다만.
암튼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한 것으로 남의 것이든 자신의 것이든 절대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라던 신념을 설파하던 아버지가 자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유는 아버지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어 납품하던 회사 사장, 무로오카의 배신과 뒷통수와 책임 전가로 사업도 망하고 명예도 실추당한 것이었구요. 마지막까지 본인 책임을 인정 않는 무로오카의 모습에 분노한 카즈마는 자신의 분노에 공감해주는 사촌 동생 미츠루와 함께 이 원한을 갚기 위한 완전 범죄 살인을 계획... 하기로 결심합니다만, 이건 바카리즈무 드라마니까요. 보통 예상되는 흐름대로 흘러가지 않을 거라는 건 당연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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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작은 나름 제대로 범죄물 분위기를 내서 잠시 헷갈렸습니다. 대략 5분 정도는요? ㅋㅋㅋ)
- 앞서 적었듯이 편당 실제 분량은 20분 정도인데 에피소드가 일곱 개. 다 해 봐야 140분 분량이고 그래서 편집으로 좀 쳐내고 영화 한 편으로 만들어낸 버전도 있다는 모양입니다만 어쨌든 제가 접할 수 있는 건 요 시리즈 버전 밖에 없었고 또... 바카리즈무 스타일이란 게 쌩뚱맞고 하찮은 수다들로 재미를 주는 쪽이다 보니 역시 그냥 풀버전을 보는 게 나았겠죠. 그렇게 다 봐도 두 시간 이십 분 밖에 안 되니까 부담 없고 좋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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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겸 주인공들의 목표물님께선 그래도 시종일관 제법 나쁜 놈 느낌을 제대로 내 주십니다. 어쨌든 이 놈을 죽이려는 주인공들의 상황은 진짜여야 하니까요.)
- 드라마의 내용은 뭐 예상대로입니다. 다만 시작할 때 상당히 무게를 잡아요. 또 화면의 색감이나 장면 연출 같은 부분도 평소 바카리즈무 각본 드라마들에 비해 살짝 차갑고 무거운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좀 새롭네? 라는 기분이 들지만 이야기가 본격화 되고 나면 역시나, 평소의 바카리즈무 스토리입니다. ㅋㅋ 살인 계획을 짜겠다고 만난 놈들이 프로젝트 네임을 두고 한참을 고민한다든가. 어떤 장소에 모여서 계획을 짤지 한참 토론을 하면서 각자 마음 속으로 유치하고 살짝 이기적인 이유들을 떠올리며 마땅찮아 한다든가.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 때문에 한참 동안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장면도 당연히 몇 번은 나오겠죠.
다만 이번 작품의 경우엔 주인공들이 시커먼 남자 둘이라는 거. 이게 그동안 제가 봐 온 바카리즈무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튀는 부분이었습니다만. 흠... 이것도 충분히 재밌긴 한데, 역시나 이 작가님은 여성 캐릭터들 수다가 능력치의 맥시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 둘이서 떠드는 장면보단 조력자 여성 캐릭터 둘이 함께하는 장면이 더 재밌고 그래요. 다행히도 그 조력자님들은 충분히 자주 나와서 분위기 살려(?) 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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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진지하지만 그냥 딱 봐도 과하게 어설픈 두 남자의 모습으로 적당히 웃겨주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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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중요한 부분들은 여성 캐릭터가 다 해결해준다... 는 점에선 작가님의 일관된 스타일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 그렇게 소소하게 낄낄 키득거리며 보다가 이야기가 막판에 접어 들면 이제 '어쨌든 스릴러니까, 살인 계획으로 귀결되어야 하니까' 라는 이 시리즈의 특징상 매우 장르물스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맺어야 하는 분위기가 되는데요. 음. 뭐 무난 깔끔하게 갑니다. 예상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마무리라고나 할까요. 캐릭터들 망가뜨리거나 분위기 깨지(?) 않고 맺을 수 있는 방향으로는 최선이었다. 라는 느낌으로 무난하게 괜찮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역시 작가님 스타일다운 아이러니와 반전이 들어가는 것도 좋았구요. 다 보고 나면 찜찜한 기분 없이 상쾌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으니 좋았다고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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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이렇게 모여 앉아 수다 떠는 구경이 7할 이상인 평소의 바카리즈무 드라마 되겠습니다. ㅋㅋㅋ)
- 결론적으로 '예상 그대로'의 작품입니다. 작가의 취향과 스타일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내 이럴 줄 알았다 ㅋㅋ' 라며 적당히 즐겁게 두 시간 보내실 수 있을 거구요.
이 분이 만든 작품들을 본 게 없는 분들이라면 글쎄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 분 작품이라면 '브러시 업 라이프'와 '핫스팟' 둘이 최고의 작품일 텐데, 이 작품들은 좀 길잖아요? 그러니 간단하게 이 분 스타일을 체험해 보는 용도로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저 두 작품을 먼저 보고 높아진 기대치로 이 드라마를 보면 좀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역순으로 간다면 더더욱 만족할 수 있을 테니까요. ㅋㅋㅋ
뭐 그렇습니다. 바카리즈무 드라마를 좀 더 보고 싶어! 그리고 짧았으면 좋겠어!! 라는 분들이라면 한 번 틀어 보세요. 저는 적당히 만족하고 소소하게 낄낄거리며 즐겁게 잘 봤습니다. 끝!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작가님 스타일을 생각할 때 요약에서 살아 남아야 할 부분이 많지 않다는 건 다들 아시겠죠... ㅋㅋ
그래서 카즈마와 미츠루는 카즈마가 쓸 데 없을 정도로 신뢰하는 뮤지션 친구의 작업 공간에서 마루오카 살인 계획 회의를 하기로 하구요. 거기에서 회의를 하다가 그 친구가 데리고 온 술집 종업원 코노하에게서 참으로 많은 조언을 듣습니다. 범죄물 매니아라서 아는 게 많다나요. 이 분이 프로젝트(?) 네임도 직접 지어 줘요. 살인 계획이란 게 전혀 티가 안 나는 쌩뚱맞은 이름이어야 한다면서 그때 눈에 띈 전단지 내용대로 '딸기 대잔치'로 하라고.
그래서 '딸기 대잔치'를 준비하게 된 두 주인공은 코노하의 조언대로 마트에 가서 살인 세트(...)를 구입하다가 한 놈이 카드를 안 들고 와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 마루오카의 집을 알아내기 위해 미행, 잠복하다가 식사로 먹은 편의점 빵이 너무 맛있어서 흥분하기도 하고. 코노하에게 추가 조언을 받으러 직장으로 찾아갔다가 짝을 맞추기 위해 코노하와 함께 나온 동료랑 넷이 노래방에 가서 밤새 놀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마루오카의 집에 잠입하기 위해 찾아 본 집 평면도를 보며 같은 값의 월세로 살 수 있는 더 좋은 집 매물 찾아보기 배틀을 하기도 하고... 하며 오락가락 헤매다가 막판엔 점술에 재능이 있다는 코노하 친구에게 길일을 점지 받고 결행일을 확정해요. 그런데...
어쨌든 이 복수가 의미가 있으려면 자기들이 경찰에 붙들리면 안 되니까. 역시나 코노하의 조언대로 '자살처럼 보이게 죽이는 방법'을 연구, 개발해서 그대로 실행하기로 하는데, 이때 문득 카즈마는 깨닫습니다. 이거 우리 아빠가 죽은 상황이랑 똑같잖아? 그러고보면 아버지는 늘 그렇게 살인은 물론 자살도 안 된다고 말씀하던 분인데 자살을 하셨을 리가??
그래서 확인을 해 보니 역시나. 아빠가 죽던 날 밤, 그 공장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마루오카의 모습이 인터폰 카메라에 찍혀 있고. 아빠의 유서는 마루오카의 핸드폰과 같은 기종에서 프린터로 전송된 것이라는 걸 확인해요. 그러니 이걸 경찰에 신고하려는 둘입니다만, 역시나 범죄 전문가 코노하님께선 정황 증거는 되는데 확증은 아니라서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을 하고. 둘은 고민하다가... 카즈마가 '그럼 내가 직접 찾아가서 얘기해 볼게.' 라고 제안합니다. 그러다 잘못 되면 어쩌냐니까 '아니 그 날은 내가 뭘 해도 잘 되는 길일이라며. 그러니 잘 되겠지.' 라고 확신에 차서 말하는 카즈마씨.
그래서 카즈마는 마루오카를 찾아가고. 사연을 말하며 압박하니 결국 실토하는 마루오카. 지금 경찰서 가서 자수할 테니 잠시 옷 갈아입을 시간만 달라는데 잠시 후, 카즈마는 수면제를 먹은 듯이 잠이 들고 마루오카는 카즈마의 아빠를 죽인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카즈마를 건물 옥상에 세워 투신 자살로 위장할 준비를 하는데...
이때 옥상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미츠루가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 증거 영상을 찍었다며 약올리구요. 자는 척 하던 카즈마는 바로 눈을 뜨고 일어나 마루오카가 준 수면제를 탄 차는 안 마시고 병에 증거로 담아 뒀다고 얘기하구요. 그 순간 코노하가 경찰들을 데리고 옥상에 쳐들어옵니다. 그리고 바로 플래시백으로 보이는 것이 마지막 회의 장면. '길일이니까 잘 되겠지'로 끝난 게 아니라 코노하와 미츠루가 그 뒤에 몇 마디를 더 해서 이렇게 안전 장치 겸 빼박 현행범으로 체포 가능한 증거를 수집하기로 했던 거죠.
결국 마루오카는 경찰서에 가서 모든 죄를 실토하고. 카즈마와 미츠루는 돌아가신 아버지 묘에 가서 경과를 보고하며 한을 풉니다.
그리고 두 주인공이 조력자 여성 두 분과 함께 맨 첫 화의 그 전단지에 실려 있던 호텔 '딸기 대잔치' 뷔페에 가서 맛난 딸기 디저트들을 신나게 먹는 모습으로 엔딩이에요.
정보를 드리고 싶지만 저는 일본 드라마는 워낙 띄엄띄엄 봐서 어디에 좋은 작품이 많은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왓챠가 가장 많을 줄 알았는데 다른 한국 OTT들에도 꽤 있긴 하더라구요. 음. 언젠가는 꼭 재밌게 보시길 기원해 봅니다!! 브러쉬 업 라이프만큼을 기대하지만 않으시면 돼요! ㅋㅋㅋ
제목을 보고 도정기에 사람을 넣고 갈아버리는 걸 연상했.....
한국에선 거의 못 본 단어더라구요. ㅋㅋㅋ 한국식으로 하려면 '살의의 여정' 정도면 괜찮으려나요.
처음에 포스터와 줄거리를 보고 내가 뭐 헛것이라도 봤나 했습니다. 저 양반이 살인 스릴러? 저기다 핏물을 확 뿌리면 파고쯤이 되려나요 어쨌든 한 번 봐야겠슴다 ㅎ
뭐 저도 비슷한 느낌을 가졌었는데 정작 보면 '아, 평소의 그 분이구나' 싶은 내용이고 그렇습니다. ㅋㅋ 그래도 나름 신선하긴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