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유인원은 하루 쉽니다. 평온한 아포칼립스, '그날이 오면' 잡담이에요

 - 1959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무려 2시간 1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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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장 멋진 포스터 같아서 골라 봤습니다.)



 - 핵잠수함이 호주 멜버른의 항구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잠시 후엔 혼자서 모텔 일 잘 보는 효자 느낌의 청년이 아가 젖병을 데워서 물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꽁냥거리는데, 직업이 군인이고 방금 들어온 핵잠수함으로 배치 받아 출근하는 걸 보게 되구요. 방금 들어온 잠수함의 함장은 그레고리 펙처럼 생긴 드와이트씨. 아가와 아내를 두고 일 하러 온 피터군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그 집 파티에 초대를 받아 에바 가드너의 형상을 한 모이라라는 여성을 만나 엮이고... 둘이 그렇게 썸을 타는 가운데 삼각 관계의 과학자 줄리안도 등장하고 뭐뭐 이렇게 평온하고 로맨틱한 일상이 느긋하게 전개되지만, 중간중간 스쳐가는 대사들로 인해 우린 금방 알게 됩니다. 이미 지구의 북반구는 핵전쟁으로 인해 멸망했고, 방사능 낙진이 바람을 타고 서서히 날아오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날' 까지는 길어야 4개월 뿐이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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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절친이었다는 그레고리 펙과 에바 가드너가 타이틀롤을 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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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고전 그 자체' 느낌의 로맨스를 보여주고요.)



 - 그레고리 펙이랑 앤소니 퍼킨스가 나온 50년대 아포칼립스물이라고? 라고 생각하며 그냥 틀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제는 'On the beach'이고 아주아주 유명한 소설 원작이 있다는 것두요. 사실 그냥 유인원 릴레이에 스스로 지쳐서 잠깐 다른 걸 보고 싶었던 건데 하필 이것도 핵전쟁 이야기이니 이것도 인연인가(?) 하면서 쭉 봤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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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퍼킨스의 스윗 로맨틱 가이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었지만 개인적으론 이 여배우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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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모겐 푸츠의 친척이 아니신 거지?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좋았습니다? ㅋㅋ)



 - 그러니까 핵폭발 장면도, 전쟁 장면도, 방사능에 오염된 흉측한 무언가나 우아앙 세상이 망할 거야! 라며 날뛰는 폭도들도 안 나오는 핵전쟁 아포칼립스물입니다. 이야기 속의 호주 사람들과 미군들은 다들 남은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보람 있게 보내는 데 전념하느라 맨날 울고 분노할 시간이 없거든요. 


 자기들은 아무도 관련 없는 남의 전쟁 때문에 다 같이 죽게 되었다는 원망은 있지만 원망할 상대들은 이미 다 죽어 버렸으니 그걸 쏟아낼 곳도 없구요. 그저 가끔 궁금해 할 뿐입니다. 각 나라에서 가장 똑똑하고 유능하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대체 왜 그런 걸까. 하지만 그에 대한 답은 너무 뻔할 뿐이고. 이미 벌어진 일은 수습이 절대 불가하고. 그래서 그런 궁금증, 혹은 억울함도 결국 의미가 없죠. 남은 시간이라도 인간답게, 행복하게 보내려고 최선을 다 하며 다가올 그 날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영화는 내내 이런 모습들을 담담하게 보여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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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스토리상 이런 장면이 나오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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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스릴!! 이런 건 당연히 없습니다. 그저 황량하고 적막할 뿐.)



 - '카페 알파'라는 만화책이 떠올랐습니다. 분명히 전부 사 모았고 누굴 빌려준 적도 없는데 중간의 세 권이 이가 빠져서 책꽂이에 꽂힌 게 눈에 들어올 때마다 속이 상하는 작품입니다만. ㅋㅋ 기본 설정이 이 영화랑 비슷한 구석이 있거든요. 그것도 세계 멸망이 확정된 상태에서 끝이 나길 기다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일상적인 톤으로 잔잔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니까요. 뭐 정작 이 큰 틀을 제외하곤 톤도 확실히 다르고 이야기 측면에서의 공통점도 없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아마 작가가 이 영화를 보든 소설을 읽든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인류 멸망이란 소재를 이런 분위기로 다룬 작품이란 게 흔하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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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탭댄스 안 춰주는 건데요 과학자 아저씨! 말하고 싶어지는 그 배우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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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뚱맞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보이고 멋지게 퇴장해 주십니다.)



 - 당연하지만 그냥 담담하게만 흘러가는 이야긴 아닙니다. 중간에 뻔한 떡밥이지만 잠시 희망을 심어주는 반전 장치도 하나 나오고. 막판에 가면 걍 대놓고 멜로 드라마가 펼쳐지고 그래요. 펙과 가드너의 로맨스가 당연히 첫 번째이고 앤서니 퍼킨스 가족 이야기가 두 번째.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어우러져서 아주 크진 않아도 대략 '인물 군상'이라고 할만한 모습을 보여 주면서 보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고 핵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강렬한 건 아무래도 앤서니 퍼킨스 캐릭터의 이야깁니다.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몇 달 만에 아기를 가지고 건강하게 잘 낳기까지 했는데 갑자기 인간의 시간은 4개월 남았대요. 남은 4개월 동안 좋은 추억이라도 많이 만들자... 라고 하면 말은 아름답지만 이제 갓 태어난 아기의 인생은 어쩔 것입니까. 그것도 핵폭발로 한 번에 녹아 내리는 것도 아니고 낙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야 하는데요. 아기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키는 것도 못 볼 꼴이지만 부모가 먼저 죽으면 그건 그것대로 또 어쩔 거냐구요. 엉엉. 방사능 무서워요 핵폭탄 나빠요 핵보유국 다 망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ㅠㅜ


 그와 함께 주인공 격인 톱스타 커플님의 에피소드도 적절히, 잔잔하면서도 강렬하게 잘 연출 되었구요. 과학자 줄리안씨의 인생 마지막 소원 성취 이야기도 상당한 감흥을 불러 일으키도록 잘 짜여져 있구요. 막판에 쌩뚱맞게 튀어 나온 모 커플(?)의 모습만 제외하면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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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돈 주고 톱스타를 기용하는 이유를 확실히 보여주는 좋은 비주얼, 좋은 연기였습니다.)



 - 되게 뛰어난 연기력을 뽐내지는 못했지만 어울리는 배역을 맡기면 그만한 배우도 드물었다는 그레고리 펙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역할을 준 영화였습니다. 우왕 대스타님! 하면서 감탄하며 볼 수 있었구요. 이미 경력 하락세에 접어 들었다던 에바 가드너도 간절하게 삶의 마지막 기쁨에 매달리는 애틋한 인간의 모습을 잘 그려줬구요. 아직 '싸이코'가 되기 전의 앤서니 퍼킨스 도 참 섬세하면서도 로맨틱한 남자 역할을 잘 보여줘요. 덤으로 퍼킨스의 아내 역할을 하신 분은 아니 왜 이모겐 푸츠 조상님이 아니세요? 라는 느낌으로 아리따운 가운데 죽음의 공포 앞에서 정신적으로 망가져 가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표현해주셨고, 과학자 줄리안 역을 하신 분 역시 참 좋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이 분의 소망 성취 장면과 마지막이었거든요. 

 이렇게 배우들도 다 잘 해주는 가운데 시종일관 꾸준히 속도와 분위기를 유지하는 연출도. 평화로움 속에서 스산한 절망감을 드러내는 촬영도 좋았구요. 계속해서 같은 테마를 반복하는 음악도 영화에 어울리고 좋았어요. 그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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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랬던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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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는 이야기... 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 지금이 서기 2천하고도 26년인데요. 영화 속에선 이미 오래 전에 흘러가 버렸던 핵전쟁 떡밥이 왜 계속 현실에서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해야 하나... 는 자괴감이 드는 요즘 시국에 한 번 시도해 봄직한 좋은 아포칼립스물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그런 선택을 내렸을까요." 라는 질문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구요. 뭐 아직 현실에서 '그런 선택'이 실현되진 않았습니다만. 그걸 핑계 삼아 벌어지는 사건들 역시 그렇게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의 결정으로 이루어진 것 같진 않으니까요.

 그렇게 시의적절한 듯 하면서 영화 자체도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으니 고전 영화에 거부감 없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씩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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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좀 느리고, 보기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확실히 여운은 남겨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만. 자세히 다 적자니 너무 소소한 게 많아서 핵심만 간단히 추려 봅니다.


 잠수함 함장 드와이트씨는 잠행 임무 수행 중에 갑작스런 전쟁 상황을 접했고. 잠행으로 난리통을 피하다 부상을 해 보니 이미 북반구는 다 멸망했고 당연히 이 분의 사랑하는 아내와 두 자식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런 비극적 기억 때문에 모이라의 적극적인 호감 공세에 살짝 거리를 두기도 하지만, 마지막 임무를 다녀온 후엔 마음을 바꿔 먹고 남은 시간을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보내요.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모이라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어차피 죽을 거면 고향에서 죽고 싶다'는 승무원들의 소원대로 잠수함을 몰고 미국으로 향합니다.


 피터는 마지막 임무를 떠나면서 혹시 자신이 돌아오기 전에 아내와 아가가 방사능에 희생될 것을 걱정해서 많은 고민 끝에... 정부에서 소량 제조해 돌렸다는 고통 없이 편안하고 기분 좋은 죽음을 선사해 준다는 알약을 입수합니다. 그리고 떠나기 전에 아내에게 이걸 건내주며 '방사능으로 인해 고통 받다 죽는 것보단 이게 낫다' 라고 설득하려 하지만 실패하구요. 다행히도 방사능이 도착하기 전에 돌아와 마지막 나날들을 함께 하지만, 그동안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아내는 반쯤 실성해 버리고. 그런 아내를 계속 돌보다가 마지막엔 잠시 정신이 돌아온 아내와 함께 약을 먹고 죽어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아마 아가는 먼저 떠나보낸 듯 하구요.


 과거에 모이라를 사랑했던 시니컬 과학자 줄리안은 쌩뚱맞게 페라리 자동차를 구입해서 정비를 하고 있었구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이걸 타고 트랙 경주에 나가겠다고 합니다. 아니 너님은 이런 거 한 번도 안 해봤잖음? 이라는 모이라의 황당하다는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이제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으니 삶의 우선 순위가 달라지더라고?' 라며 임무를 떠나구요. 임무 중에 '내 아내는!! 아이는 무슨 죄인데!!!?' 라며 절망하는 피터에게 특유의 시니컬하고 차분한 말투로 '그렇게 걱정할 가족들이 있다는 것부터가 성공한 인생이란 것 아닌가? 이제 불쌍한 나 좀 그만 귀찮게 하고 닥쳐 주지?' 라는 식으로 위로(?)를 해주네요.

 무사히 임무를 마친 줄리안은 정말로 대회에 나가고, 숱한 사고가 난무하는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하고 우승까지 차지해요. 이 후로도 모이라와 피터의 좋은 친구로 지내다가 드디어 그 날이 다가오자 차고의 문과 틈새를 막고 우승 표식을 부착한 자신의 페라리 운전석에 누워 엔진을 공회전 시키며 눈을 감습니다.


 이들이 다녀온 임무란 건 특별한 게 아니라, 혹시 북극 주변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방사능이 안 누적되지 않았을까? 라는 어떤 과학자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한 거였고, 결과는 응 그런 거 없음. 이었구요. 다음엔 샌디에고 어딘가에서 계속해서 발신되는 정체불명의 무전 신호를 확인하는 거였는데... 혹시나 생존자가 있다는 건가? 라는 기대가 우습게도 샌디에고는 텅텅 비어 있었고. 무전 신호는 전력이 계속 공급되던 무전기를 창문 블라인드와 콜라병이 어떻게 얽혀서 바람 따라 두들겨대는 바람에 날아오던 무의미한 신호였죠. 그래서 주인공들은 정말 깔끔하게 모든 희망을 비우고 편안한 마음(?)으로 호주에 돌아와요.


 마지막은 이 모든 인물들이 세상에 작별을 고한 후 사람 하나 없이 완전히 적막해진 멜버른 시내의 풍경을 이리저리 보여주는 겁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집회를 열던 장소에 여전히 걸려 있는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있다!' 라는 플래카드가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이에요.

    • 이미 경력 하락세에 접어 들었다던 에바 *그린*도 간절하게 삶의 마지막 기쁨에 매달리는 애틋한 인간의 모습을 잘 그려줬구요.
      • 깔깔깔. 제 삑사리도 점점 창의적이 되어가는군요. 지적 감사합니다! 바로 고치겠어요. ㅋㅋㅋㅋ

    • 딱 제 취향에 맞는 영화(흑백 영화, 그레고리 펙/에바 가드너, 세계 멸망물, 고전 로맨스)인데 들어 본 적도 없는 작품이군요. 언젠가는 보고 싶은 영화의 끝없는 리스트에 넣어 두겠습니다. 

      • ally님도 저의 보석함과 비슷한 걸 갖고 계시는군요. 하하.


        정말 누가 딱 1년만 월급 주면 그 보석함을 한결 가볍게 만들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점점 집중력도 떨어져가는데 가끔은 조바심도 들고 그럽니다. ㅠㅜ

    • 냉전이 끝날 때까지 저런 영화들 많이도 보고 악몽에도 많이 시달렸지요. 그런데 저 영화는 최근에 어느 유튜브 소개를 보고 보았습니다.  저 영화 전후로 소련의 스푸트니크 쇼크던가? 곧 소련 핵미사일이 우주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미국 초딩들이 대피 훈련 비슷한거 하는 그런 다큐도 기억이 납니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 그 중 대표적인 게 아마도 '그날 이후'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정말 어마어마한 화제와 파급력을 과시했죠. 지금 다시 보고 싶기도 한데, 다시 안 보고 싶기도 하네요. ㅋㅋㅋ

    • 영화 제목은 들어본 것인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원작 찾아보니 작가가 영국 출신인데 나중에 호주에서 살았다고 하고, 그래서 배경이 호주인가봅니다. 


      좀 엉뚱한 생각을 주절거리자면, 두 사람에게 4개월의 시간만이 주어진다는 건 연인에게는 완벽한 상황 같네요. 너무 사랑하면 같이 죽고 싶...일본 문학계에 한때 있었던 동반자살도 아니고 모두가 함께 맞이하는 하직이라니. 제가 지금 좀 피곤한 모양입니다. ㅎㅎ 왓챠에 있군요. 기억해두겠습니다. 

      • 헐리웃 영화 치고는 남의 나라를 되게 성의 있게 보여준다 생각했는데 원작자의 그런 사정이 있어서였나 보군요. ㅋㅋ




        하하; 낭만은 좋은데 죽음이 결부되면 뭔가 으스스해져서 낭만스럽단 생각을 잘 못하게 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4개월만 사귀자! 라고 하면 그건 충분히 낭만적이긴 한 것 같습니다. 정말 딱 좋을 때, 가장 불타오를 때 끝을 맺는 사랑이니까요. (하지만 그 전에 비참하게 끝이 날 수도... ㅋㅋ)

    • 잘 읽었습니다. 현재 Btv+ 케이블에서는 무료영화인데, 주말에 한번 달려봐야 겠네요. 이런 스타일의 종말 영화가 정말로 드물긴 한 것 같습니다. 크레딧에 보면 잠수함이나 밀리터리 관련 고증은 vice-admiral 계급의 누가했다고 지나가니 나름 이런 쪽에서는 공들인 영화긴 하겠네요. 번역 제목은 미리내 소프트의 국산 게임 "그날이 오면" 시리즈로 이어지고, 영어 원제 'On the beach'는 코지마 히데오의 게임 [데스 스트랜딩2]의 부제로 활용되고 있는데, 데스 스트랜딩 시리즈가 파국 이후 물건을 배달하는 이야기인 것도 있고 2편의 무대가 멕시코와 호주이기도 한데다 정말로 작중에서 나오는 '해변'이 중요한 키워드임을 생각해보면 영화광인 코지마의 취향이 반영된 것은 확실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추천 감사합니다. :DAIN_

      • 아 그러고 보니 그 게임 부제가 그랬군요. 그냥 2만 붙여서 기억하고 있었어요. ㅋㅋ 말씀대로 코지마 아저씨 취향을 생각하면 이 영화에서 따온 건 확실할 것 같네요.


        무슨 우주 명작급 영화까진 아닙니다만, 애초에 느릿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영화라는 것만 감안하고 보신다면 그래도 좋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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