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그 때는 '가브린'이었던 B급 호러 '하우스' 잡담입니다
- 1985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33분.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도저히 정리를 할 수가 없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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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가 왜 그리 기억에 남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덕분에 40년 후에 저 같은 사람이 영화를 보게 됐으니 포스터 화가님은 큰 일 하신!)
- 엘리자베스라는 할머니가 혼자 사는 저택에서 목을 매달아 죽습니다. 이 분의 유일한 혈육인 조카 로저는 나름 큰 히트작을 낸 공포 소설 작가인데, 이젠 좀 진지하게 본인의 트라우마인 월남전을 그린 소설을 쓰고 싶어해요. 하지만 유행 다 지난 월남전이 어인 말이냐며 주위에선 뜯어 말리고. 또 얼마 전에 비극적으로 어린 아들을 잃어서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랑하는 아내랑도 헤어진 채로 궁상맞게 지내고 있구요. 그런데 이 양반이 혼자서 집중해서 책을 쓰겠다며 할머니의 집으로 들어갈 결심을 하는데... 쌩뚱맞게? 라고 생각하는 순간 플래시백으로 설명이 나와요. 사실 로저는 부모님 없이 할머니(사실 이모입니다) 밑에서 자랐고. 결혼하고도 그 집에서 함께 살며 애를 키웠는데 이 집에서 애가 실종되어 버린 거죠. 그래서 일단 나와 살다가, 이혼까지 하고 궁상 떨며 혼자 살다가, 이렇게 된 김에 걍 그 집에 돌아가서 혼자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 뭔가 논리적이지 않지만 대충 넘어갑시다. 중요한 건 이제 그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그게 재미가 있냐 없... 이니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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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맡은 윌리엄 캣 배우님. 의외로 모두가 보셨을 레전드 출연작이 하나 있는 분이십니다.)
- 일단 감독이 스티브 마이너입니다. 이름 그대로 마이너(...)한 장르인 B급 호러 쪽에서 활동했던 사람이고 그렇게까지 능력을 인정 받진 못했지만 그래도 경력은 나름 화려해요. 웨스 크레이븐의 '왼편 마지막 집'과 '13일의 금요일' 1편 제작에 참여했고 '13일의 금요일'은 2편과 3편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죠. 나중엔 '할로윈: H20'도 직접 연출 하셨고 제가 나름 재밌게 본 '워록'도 연출하셨고 그랬구요.
하지만 이걸 보기로 결심했을 땐 감독이 뉘신지도 몰랐죠. 그냥 왓챠에 올라온 썸네일을 보는 순간 '아 이거 그 가브린이잖아? 40년 전에 보고 싶었는데 못 본!!' 하고 틀었어요. ㅋㅋㅋㅋ 제목이 바뀌어 적혀 있어도 포스터 이미지를 보는 순간 기억이 떠올라서 말이죠. 검색을 해 보니 한국에서 개명이 된 건 일본 개봉명을 그대로 옮겨서 그런 듯 하고. 아무튼 간에 그래서 보았다는 뻘한 이야기였고 이제 영화 얘길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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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배우님은 당시 인기 많은 시트콤에 고정 출연자였던 분이라고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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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 때마다 예상을 비껴가는 개그를 선보이는 이런 캐릭터를 보더라도 분명히 코믹 호러인 건 맞습니다. 그렇긴 한데...)
- 뭔가 좀 중심 없이 오락가락 산만한 그 시절 스타일 조금 모자란 B급 호러 영화입니다.
코믹한 요소는 많은데 본격 코미디 치고는 좀 덜 웃기고, 호러 장면이 많지만 딱히 무섭지는 않고,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진지한 요소들도 들어가지만 그렇게 깊이 파 볼만한 건 아니고, 이야기의 톤도 밝았다 어두웠다 오락가락하면서 당연히 주인공의 드라마 같은 걸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도 힘들고, 하지만 또 아주 가벼운 이야길 의도한 것도 아니고... 뭐 그래요. ㅋㅋㅋ 근데 이렇다 보니 오히려 그 시절 B급 영화, 만든 이의 야심을 실력과 여건이 받쳐주지 못했지만 그 되다 만 야심의 조각들은 나름 흥미롭고 그 조악한 결합 상태에서 묘한 재미가 느껴지는... 뭐 이런 영화로서는 꽤 즐길만 하기도 합니다. 이게 뭔 소린지 저도 모르겠지만 이 시절 이런 영화들 많이 보신 분들이라면 어떤 느낌인지 대충 짐작은 하실 수 있을 것 같구요.
그 와중에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건질만한 건 역시 80년대 스타일의 크리쳐들, 아날로그 특수 효과들의 그 정겨운 질감과 분위기입니다. 무섭진 않지만 귀엽고. 리얼하진 않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고퀄이고. 결정적으로 요즘엔 전혀 볼 수 없는 느낌이라 반갑고 오히려 더 좋아 보이고 그래요. 그리고 이런 게 상당히 많이 나오거든요. ㅋㅋ 그래서 옛날 호러 특수 효과들 즐기며 추억 놀이 하고픈 분들에겐 꽤 괜찮은 선택일 수도 있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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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최신 cg로 그린 것보다 보기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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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최신 cg보단 어설프지만 그래도 보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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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요즘 보기엔 유치해 보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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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으르신들이 한 땀 한 땀 수제로 빚어내신 그 질감엔 부정할 수 없는 매력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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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트릭 촬영들의 정겨움도 가득하구요.)
- 앞서 말했듯이 이야기가 참 난잡하고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높이 쳐 줄 순 없겠지만 나름 기발하단 느낌 드는 장면이나 전개들이 없지 않구요. '아 이건 좀 제대로 된 각본으로 만들었다면 훌륭했겠는데' 싶은 아이디어도 조금은 보여요. 그리고 주연 배우 윌리엄 캣 님의 연기가... 그냥 보는 동안에는 대충 싱거운 느낌으로 그럭저럭이라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서 돌이켜 보면 이런 대환장 난장판 전개 속에서 이 정도로 중심 잡아준 건 되게 훌륭했던 게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ㅋㅋ '캐리'에서의 그 나쁜 배신자놈 역할이 가장 유명할 것이고 '맨 프롬 어스'에서 조연 하나로 출연한 게 대표작이니 많이 인정 받는 배우가 되진 못했겠습니다만, 이 영화에선 충분히 잘 해줬어요.
그리고 어찌보면 뜬금 없는 그 월남전 트라우마 소재가 나중에 의외로(?) 집요하게 이야기의 중심이 된 덕분에 실제보다 조금은 나은 이야기를 본 듯한 기분이 들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 자체로 훌륭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뭐 기본적으로 영화의 모양새가 그러니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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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볍게 웃고 즐기면 되는 겁니다!)
- 결론적으로 뭐. 그냥 편하게 킬링 타임용으로 즐기기 좋은 80년대 B급 호러 영화입니다.
어디까지나 그 시절 정서 & B급 호러 정서에 최적화된 관객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니까 멀쩡한 기준으로 좋은 영화를 기대하고 보심 안 되겠지만요.
게다가 제겐 이게 이렇게 40년을 궁금해했던 영화를 드디어 본다! 라는 즐거움 가산점이 붙어 있기 때문에 좋게 평한 이야기들 너무 믿지 마세요. 하하.
암튼 그렇게 저는 즐겁게 잘 봤다는 거. 끝입니다.
+ 제작비의 7배 넘는 수입을 올리며 2년 후엔 속편도 나왔답니다. 근데 속편은 아예 기억에 없네요.
++ 이후로 감독님은 호러 전문가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게 그냥 닥치는대로, 티비 시리즈의 에피소드 하나 연출도 하고 뭐 이런 식으로 생계형 연출자의 길을 가신 모양입니다만. 그 중에 참 쌩뚱맞은 연출작이 하나 있으니 바로 '멜 깁슨의 사랑 이야기(1992)'입니다. 직관적인 번역제 그대로 SF 설정의 말랑말랑 로맨스물인데... 평가는 별로였지만 확인해 보니 제작비의 여섯 배를 거둬 들였더군요. 허허. 그리고 분명히 봤던 영화인데 그땐 몰랐지만 지금 보니 참여한 이름들이 살짝 화려합니다. 멜 깁슨에 제이미 리 커티스에 일라이저 우드, 월튼 고긴스(!)에다가 제작은 J.J. 에이브람스!!! ㅋㅋㅋ
제가 이 시리즈를 2,3편만 보고 1,4편을 못봤습니다. 2편은 집만 공유하는 완전히 딴 이야기이고(제목이 집이니까), 3편은 진짜로 아무 상관없는 영화(랜스 헨릭슨 주연)라... 본 줄기는 하나도 안본 거라는....ㅎㅎ 4편은 1편 주인공이 다시 나온다니까 아마 1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일 것 같네요.
윌리엄 캣이 출연한 누구나 다 보았을 레전드 작품이라면...
저는 포스터 보다도 저 빨간내복 아저씨가 나오는 영화라는데서 눈길이 갔습니다. 보진 못했지만.... 어쩌면 주인공 인지도 때문에 수입되었을지도....?
하우스라고 하면 영화좀 본다는 사람들 대부분은 일본영화를 먼저 떠올릴듯요. 제목 비슷한 다른 영화도 많고...
그런면에서 독자성 확보를 위해 가브린이라고 걍 두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은데....
일본 제목은 '가바린'이었죠. 근데 또 영어로는 GOBLIN이라고 써져 있기도.... 왜 그런 제목을 붙인건지, 또 왜 고브린도 아니고 가바린이라고 표기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거 일본 수입사가 홍보에서 이상한 짓 하고 제목 이상하게 붙이는 걸로 일본에서도 유명했던 곳이라....
한국제목은 나름 절충해서 붙인 건가 봐요.
MSX 게임판
스티브 마이너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고지라 영화를 만들려고 시도한 사람이었습니다.
무산되었지만...나중에 그나마 비슷한 장르라 할 레이크 플래시드를 만들었죠.
안 그래도 출연작 검색해 보면서 저 빨간 내복 영화를 발견하고 와 재밌겠다! 했습니다. ㅋㅋ 다만 볼 수 있는 곳은 없구요.
마침 그 일본 영화가 개봉 연도도 한 해 밖에 차이가 안 나서 이 영활 검색하니 그것도 딸려 나오더라구요. 정말 보고 싶은 영화인데 역시 볼 곳은 없... (쿨럭;)
전 그래서 영화 속에 나오는 크리쳐들이 고블린이기라도 한 걸까... 했는데 아무 상관 없었구요. 그렇게 이상한 제목 붙이는 것 자체가 일본 스타일을 따라한 거였나 싶어서 피식 웃었습니다. 일본은 워낙 포스터 디자인도 전세계에서 자기들만 다르게 해 놓은 것도 많고 그렇더라구요.
아 '플레시드'가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된 거였군요. 스티브 마이너 버전의 고지라도 궁금하긴 한데 그렇게 멀쩡한 영화가 나왔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고... 하지만 전 괴작 좋아하니까 즐겁게 봤을 것 같은데요. 아쉽습니다! ㅋㅋㅋ
아... 레이크 플래시드와 직접 관련은 없을 겁니다. 감독님 입장에서 고지라 만들려다 못만든 한을 거대 파충류 나오는 영화로 나름 대리충족했을수는 있겠죠.
크게 뛰어난 영화는 아니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윌리엄 스타우트의 디자인이 아깝기도 하고, 스톱모션 고지라를 볼 수 있었을 거라는 데서 무산된게 아쉽긴 해요.
vhs로 은근히 인기있던 영화로 기억하는데 (어쩌면 제 주변에서만 그랬을 수도..)
전 당시 재밌게 봤습니다. 지금보면 밍밍할 듯도 합니다만..
약간 비슷한? 느낌의 영화로 the gate(1987)가 있는데, 극장에서 예고편으로 접하고 매우 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봤지요.
지금 보면 환상이 깨질까봐 안 보고 있네요. 근데 지금 예고편 봐도 제겐 재밌어 보입니다ㅋㅋ
개인적으론 GATE가 HOUSE보단 좀 못했던 기억입니다. 아무래도 좀더 저연령 지향 영화였다는 기억이네요. 호러로는 GATE가 나은데 HOUSE가 버라이어티한 영화였다는 기억입니다. 둘다 본지 오래되서 디테일은 가물가물합니다만. :DAIN_
당시에 이런 크리쳐들 잔뜩 나오는 헐리웃 B급 호러들이 한국에서 꽤 인기가 많았죠. 언급하신 '게이트'는 제 주변에 본 사람들도 많고 그랬던 걸로 기억해요. 정작 저는 못 보고 아직도 '언젠간 보고 싶은 옛날 영화' 순위에만 올라가 있습니다만. 근데 이건 어딘가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분명히 VHS시절에 본 영화인데 이젠 디테일은 잘 기억도 안나요. 단순 호러라기보다는 좀 버라이어티한 영화였다는 희미한 인상이 남은 기억입니다만. :DAIN_
맞습니다. 호러보단 개그 쪽에 조금 더 진심이고 거기에 덧붙여 베트남 이야기도 진지하게 해야 하고 주인공의 성장담(?) 비슷한 것도 풀어야 하고... 상당히 바쁜 영화였습니다. ㅋㅋ
아 그게... 이젠 theforce님도 다 보셨겠지만 '폴터가이스트'가 당연히 더 나은 작품이긴 한데요, 이 영화도 나름 그 모자란 듯 괴상한 듯 한 매력이 있어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하. 이런 식으로 그 시절에 보고 싶었는데 못 본 영화들 싹 다 보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매체가 없어서 슬픕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