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작자의 문제, 흐린 눈이 답인가ㅜ

전에 게시판에 홍감독에 대한 글이 올라왔었는데, 그 글 읽고 오랫동안 제 머리 속 한 구석에 있던 생각을 그낭 가볍게 수다처럼 써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메모장에 써 놨다가 어제 비슷한 일이 생기고, 오늘도 그런 류의 글이 올라왔네요. 에휴 진짜…)

전 팬심이란게 강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도덕심이 강하냐. 그저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30년 넘게 좋아하는 가수가 한명 있고, 20대 초반에 영화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는 우디 앨런을 좋아했었죠. 뭐 그의 영화 속 의미는 몰랐지만, 그저 그가 만드는 영화들이 다 완전 취향이었어요. 근데 다들 아시겠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있어서 전 그의 영화를 못 보기 시작했고요, 이제는 또 그 사건들이 사실이 아닐거라는 얘기도 있지만 전 여전히 그의 영화를 마음 편히 볼 수가 없어요.
예전에 듀게가 활발했을 때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 나오면 호평글들이 많이 올라왔었어요. 저도 몇편 보긴 했었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어서 관심 끊고 지냈습니다. 개인사로 시끄러울 때도 뭐 에휴…정도였는데 지난번 글 보곤 그의 영화가 취향이 아닌게 다행이었고요.

여기서부터 저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국내 작품은 거의 안 보고, 영화도 잘 안 챙겨보는 사람이라 뭔가를 보고 그게 재미있으면 장땡! 뭐 이러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생긴단 말이죠. 제가 시리즈를 주로 보니까 재밌게 본 시리즈의 쇼러너가 누구인가, 그의 다른 걸 봐볼까.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근데 이렇게 재밌게 본 컨텐츠들의 제작자나 주연 배우의 이상한 행적을 나중에 알게 되면 진짜 짜증이 납니다ㅜㅜ(닐 게이먼 너 이 새ㄲ…)그렇다고 뭘 보기 전부터 그들의 과거를 다 파헤쳐 볼 수도 없잖아요. 국내 작품이면 그런 뉴스를 접하기 쉬우니까 사전에 피하기라도 하지…

팬의 심정으로 그저 죄만 짓지 말라고!!! 하는데 그거조차도 어려운건지 진짜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이런 생각하던 가운데 국내 뮤지컬 대부라고 불리는 사람의 성폭행 뉴스 보고 진짜 할 말이 없어졌어요. 아니 좀…아유…(한때 그 분야에서 일할 때 같이 일했던 적이 있어서 더 소름이ㅜㅜㅜ)
자 근데 여기까지는 개인이니까 지뢰 피하는 심정으로 잘 피하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어제 테일러 쉐리던의 라이어니스를 보려고 딱 시작을 했는데, 초반부터 느낌이 ‘아 이거 못 보겠다’였어요. CIA내의 비밀 특수작전팀에 대한 드라마라 살짝 불안하긴 했는데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랜드맨을 잘 봐서 시작을 했거든요. 근데 초반에 폭격 장면부터 시작해서 주인공들의 개인적 갈등이 시작될 때마다 ‘이 시기에 이걸 보는게 맞아?’하는 찜찜함 때문에 더 재미 붙이기 전에 꺼버렸습니다. 앞으로 어쪄냐구요 대체… 그 수많은 미드들 뒤에 배경처럼 깔려버릴 그의 잔상을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ㅜㅜㅜ
제가 좀 예민한거 같긴한데, 어차피 볼 거 많은 세상이니까 그냥 버리는게 나은지 그래도 재미는 있으니까!하면서 창작물만 즐기면 되는지 이런 쓸데없는 생각입니다(라기엔 유일한 취미인데ㅜㅜㅜ)
    • 제가 주말에 읽던 책 두 권이 맨슨의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을 기소한 검사가 쓴 헬터 스켈터와 Monsters라고 논쟁많은 사람들이 만든 작품을 둔 팬의 딜레마를 다룬 책입니다. 둘 다 폴란스키가 나와요.

      그러고 유튜브 알고리즘에 차이나타운을 스티븐 소더버그,킴벌리 피어스,로저 디킨스가 설명하는 걸 보니 인간은 미워도 후대에 미친 영화적 여파는 취소할 수가 없더라구요. 폴란스키 혼자만이 아니라 로버트 타운,제리 골드스미스,촬영 감독,배우들 노력을 지울 수는 없는 거라서요.

      폴란스키의 피해자 사만다 가이머 관점에서 본 영화가 제작된다고 합니다.


      앨런 vs 패로우에 사만다 가이머가 자기 풋티지 허락도 없이 썼다고 비난하고 미아 패로우보고 예전에는 폴란스키 옹호하더니 자기 수양딸 딜런이 우디 앨런 성추행 밝히고 나서니까 자기 이용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죠.패로우 오빠가 어린 소년 둘 성추행해서 감옥 갔죠. 패로우와 딜런은 이에 입꾹닥. 패로우가 입양아 마음에 안 든다고 돌려 보낸 적도 꽤 있다던데 개 고양이 입양 파양할 때도 조심하는 세태에 인간을 ㅋㅋㅋㅋ 보니까 순이를 포함한 동양인 입양아들은 차별을 경험했고 가사 노동 해야 했고 패로우의 생물학적 자식 백인 아들은 차별없었다는데 겪어 본 사람들이 알겠죠.

      남경주는 교보문고에서 팬사인회하던 걸 봐서 충격이었어요.

      저 번역가 대홍수 때 글보고 자신을 문화권력이라고 의식하는지 난데없이 나서는 게 이상다고 생각했네요.책도 인스타에 썼던 글귀 모은 수준이라 몇 장 서점에서 들춰 보고 안 읽음. 안 읽은 저를 칭찬합니다.

      • 써주신 댓글 내용만 봐도 참 한숨만 나오네요. 이제 그냥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려고요.
    • 제가 한때 열렬히 응원했었는데 몇년 전 고인이 된 한 스포츠 스타도 그렇고 좋아하고 지지했는데 나중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참 기분 뭐같죠. 결국 자기 전문분야에서 능력이 뛰어난 것과 인성은 별개인 것이 당연하지만...




      작품과 그런 외적인 부분은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의견들도 있는데 저는 사람이 로봇도 아니고 어떻게 완벽히 그럴 수 있을까 싶어요. 창작자, 제작자, 배우의 어떤 문제 때문에 감상하면서 몰입을 방해하고 불쾌감을 준다면 거르는 게 맞는거겠죠. 왜 자기를 고문하면서까지 보겠습니까 폴란스키 영화들이 아무리 위대해도 다른 재밌는 볼만한 작품들도 깔렸다~ 뭐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하;




      제가 개인적으로 참 애정하는 샘 록웰 주연 '더 문'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여기서 케빈 스페이시가 맡은 역할이 하필... 좀 그래가지고 이후로는 감동은 커녕 몰입이 1도 안되서 다시는 못보게 됐고 뭐 그렇죠. 언급하신 그 뮤지컬 대부는 누군지 딱 알겠는데 같이 일하신 적도 있다니 더 찝찝하셨겠어요;;

      • 기분 뭐 같아 진다는거 맞아요. 그게 정답. 그리고 개인사랑 작품을 어떻게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죠. 그럼 개인사를 다 감추던가!!! 아무리 역사상 최고의 명작을 만들었대도 보는 내내 기분 더러울거라 그냥 안 보고 내 정신건강을 지키는게 낫긴 해요. 진짜로. 그래도 이미 더러워진 기분은ㅜㅜㅜ하하하하ㅜㅜㅜ
    • 유명인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으니 그냥 캐릭터로, 현실 생활도 알려진 정도에서 적당하게 좋아하고 비리나 범죄가 드러나면 손절도 하고 그럽니다. 아무 사건 없어도 시간 가면 마음은 뜨는데 당연한 과정인 거 같아요. 사람마다 허용되는 범위가 조금 달라서 작품을 볼 수는 있다 정도도 있고 도저히 못 봐 준다 정도도 있을 거 같네요. 넘 뻔한 소리만 하고 있나요...저만의 기준은 있는데 그게 딱 뭐다라고 말할 수 없고, 사안마다 다른 거 같아요. (미워하면서) 대략 보는 경우도 많은 거 같아요. 홍상수 경우를 말하면 그 영화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스캔들은 다 큰 성인들 문제고, 잘 모르는 일이니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알게 된 사건은 악질적이라 이 감독이 만드는 영화의 특징을 생각해도 이제 곱게 볼 수는 없네요. 


       


      연관성이 좀 있을까요. 저는 요즘 달라지는 과정에 있는 게 유대인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현실에 아는 유대인은 없으니 이미지겠죠. 솔직히 앞으로 이 사람들 수난사를 다룬 영화나 책에 잘 이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어색함, 거리감 같은 것이 생겼음을... 특별히 호감도 편견도 없었고 과거의 수난에 대해서는 예의 비슷한 마음이 있었는데. 민족이니 국가로 묶어 봐선 안 되는데 현실이 묶어 보게 몰고 간다는 것이 모두에게 불행이네요.  

      • 저는 제가 적당하게 좋아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국내 예능에서 논란이 있었던 사람이 나오자 채널을 돌려버리는 걸 보고 ‘아

        내가 생각보다 예민하구나…’하긴했어요(그 논란이 털 아이들 파양이어서 더 그런것도 있지만요) 저는 아마 미워하면서도 보는 건 못 할 거 같아요. 그냥 그 작품을 버릴듯요ㅜㅜ

        유대인에 관한 말씀 동감입니다. 워낙 이쪽 분야로도 실력자들이 많아서 알게 모르게 그들이 만든 컨텐츠를 많이 봐왔더라구요. 갈수록 내가 알고 있었던 사실들이 달라질텐데 그걸 어떻게 유연하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거 같습니다. 어려워요
    • 이 떡밥으로 간다면 전통과 역사의 서정주 논쟁이 있겠죠. 요즘엔 모르겠지만 제가 이것저것 배우던 시절엔 한국 현대시 능력자 중 작품 평가로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부동의 원탑이란 평가였지만 아시다시피 그 인간의 인생이란 게... ㅋㅋ




      뭐 이걸 그렇게 깔끔하게 분리할 순 없겠죠. 그리고 역설적으로 본인의 이름이 드높았을 수록 그 거부감과 난감함도 더 커지는 거겠구요. 예를 들어 전 빅토리씨(...)가 활동했던 빅뱅의 옛날 노래들은 뮤직비디오를 틀지 않고 소리만 들으면 그냥 듣게 되지만 우디 앨런 영화들은 (저도 참 좋아했는데요!) 도저히 재생을 못 누르겠어요. 그리고 닐 게이먼은... 하. 할 말이 없네요. 멋진 징조들 어쩔 건데... ㅋㅋㅋ

      • 서정주 논란ㅋㅋㅋ 그렇네요. 어쩌면 왜 그 동굴벽에 소 그림 그린 역사상 최초의 창작자도 논란이 있었을ㅋㅋㅋㅋ

        공격적으로 시리즈물을 보다보니 좋아하는 배우들이 점점 늘어나는데 제발 그들은 죄 좀 안 지었으면 좋겠습니다(아니 근데 죄만 짓지 말아라. 이것도 정상적인 바람이 아니잖아요ㅋㅋㅋㅋ 젠장)

        닐 게이먼은… 멋진 징조들은… 아예 시작도 안한 제가 승자입니다!!!(라고 극복하겠어요)
    • 답답하면 제임스 스튜어트, 오드리 헵번 같은 분들 작품이나 봐야지 어쩌겠어요. 시덥지 않은 일들도 소셜 미디어 시대엔 캔슬+나락 들어가는 세상이니...

      • 제가 바라는 건 죄만 짓지 말아 달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울까. 그렇습니다. 인격적으로 훌륭해지길 바라는게 아니라고!!!ㅜㅜㅜ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 범죄자들이 원래 이렇게 많았던걸까.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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