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소소하게 정겹고 즐겁습니다. 'F/X' 짧은 잡담

 - 1986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4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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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놉시스를 한 쪽에 몰아서 다 적어 버리던 옛날 포스터들. 귀엽습니다. ㅋㅋ)



 - 옛날 마피아 영화 같은 도입부로 시작합니다만. 기관총이 우다다 울리고 여기저기 다 깨지고 터지고 피가 흐르는 액션의 와중에 '컷!' 소리가 울립니다. 영화 촬영 현장이었고 주인공은 그 영화의 특수 효과 담당인 롤리. 함께 영화를 만들자며 접근한 립튼이란 남자는 알고 보니 법무성의 요인이었고,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요청한 거물 마피아 보스의 안전을 위해 특수 효과 기술을 활용한 가짜 암살극을 연출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해 먹을 것 다 해 먹고 이제 안전하게 살겠다는 중범죄자 따위 돕지 않겠다! 고 호기롭게 외치는 롤리지만 그렇담 자기 라이벌을 대신 고용하겠다는 법무성 사람들의 말에 자존심이 상해서 결국 수락해 버리게 되구요. 니가 제일 전문가니까 킬러 역도 니가 맡아 달라며 보너스 수당을 주니 얼떨결에 수락했다가 그만 가짜 암살 현장에서 큰 사고를 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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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명화였을까요 주말의 명화였을까요. 주말의 명화였던 것 같은데... 암튼 저 크리쳐 인형 기억이 참으로 선명합니다.)



 - 은근 어린 시절, 그리고 80년대 영화팬들의 향수와 연결되는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그 시절엔 새로운 블럭버스터 영화 하나가 나올 때마다 '이번엔 어떤 죽여주는 특수 효과가 나올까!!!?' 하고 기대하며 극장에 가는 사람들이 많았단 말이에요. 당연히 저도 그랬구요. 그러다 보니 내용은 됐고 걍 기발하거나 스케일이 큰 특수 효과를 영화의 핵심으로 홍보하고 그걸로 흥행하는 작품들도 있고 그랬죠. '응. 뭐든지 그냥 그려 버리면 됨.' 이라는 작금의 CG 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는 즐거움이고 풍습이고 그랬는데요. 아무리 엄청난 장면이 나와도 '응 잘 그렸네.' 정도의 감흥으로 끝나 버리는 요즘 시대에 종종 그리워지는 기억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특수 효과가 주인공인 작품입니다. 정확히는 영화 특수 효과 전문가가 그걸로 악당들을 때려 잡는 영화죠. 어처구니 없는 아이디어지만 그 시절이니까 가능했고, 또 그 시절엔 참 먹어주는 아이디어였다는 거. 그래서 참 정겹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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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런 걸(?) 보면서도 우와우와 하고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관객들이 많았던 그 시절이었으니 가능한 아이디어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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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건 지금 봐도 엄청 신기합니다. 아니 이걸 부상 없이 찍을 수 있나...;)



 - 상당히 히치콕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마 실제로 작가가 참고를 했을 거란 확신이 들어요. 누명 쓴 남자가 금발 여자랑 개고생을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외에도 히치콕 스릴러스런 설정이나 장면들이 꽤 많이 나와요. 하지만 모두가 브라이언 드 팔마가 될 순 없는 것이니 그 흉내가 그다지 훌륭하지는 못하고, 대체로 전형적인 그 시절 양산형 헐리웃 스릴러의 느낌이 가득한 데다가... 결정적으로 이야기나 캐릭터보다 특수 효과의 전시가 더 중요한 작품이니까요. ㅋㅋ 하나하나 뜯어서 말로 설명하면 히치콕스럽지만 그냥 영화를 보면 그런 생각은 거의 안 든다는 거.


 하지만 그게 또 괜찮습니다. 본인은 되게 긴박한 전개라고 생각하며 굴러가지만 요즘 시절에 보기엔 자극도 부족하고 페이스도 참으로 여유로운. 위기도 순한 맛이고 극복도 싱거운 80년대 스릴러의 정취가 가득하니 허허 저 시절엔 이 정도면 센 거였지. 이런 생각을 하며 귀엽게 봐주게 돼요. 그리고 그렇게 기대치를 살짝 낮추면 의외로 자기 할 이야기는 열심히 하는 스릴러이기도 해요. 특수 효과 전문가가 갑자기 프로 범죄자들을 농락하며 액션 히어로가 되어야 하는 영화라는 태생적 한계를 생각하면 이 정도면 그런 한계 안에서 할 만큼은 하지 않았나 싶구요. 주인공 롤리와 콤비 아닌 콤비 레오 형사를 맡은 배우님들의 비주얼과 연기도 그 시절 스타일로 정겹구요. '아니 고작 이 정도 특수 효과가 신기해 보였던 시절이라니!' 라는 느낌으로 펼쳐지는 소박한 특수 효과 액션들도 딱 그런 느낌으로 귀엽게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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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이야기지만 슬쩍 느슨하면서 은근 코믹한 요소들이 많고 두 배우의 캐스팅과 연기도 그런 컨셉에 딱 맞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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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시절 영화답게 여성 캐릭터들 대접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나쁘게 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다들 기능적이고 하찮은 역할들이랄까.)



 - 계속해서 '정겹다'는 포인트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당연히 이건 딱히 칭찬은 아닙니다. ㅋㅋㅋ 좀 냉정하게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딱 '그 시절 양산형 헐리웃 스릴러' 정도의 이야기라는 것이구요. 거기에 특수 효과로 액션을 벌인다는 아이디어 하나만 살짝 얹어 놓은 영화인 거죠. 그게 지금 와서 보기엔 총체적으로 정겨워 보여 즐거웠다는 얘기구요.

 딱히 그 시절 영화들 중 꼭 봐야 할 작품 같은 건 아닙니다만. 그 당시에 이걸 보며 '와! 특수 효과 짱!!' 이랬던 분들이라면 다시 한 번 보면서 그 시절 자신의 순진함(?)을 떠올리며 흐뭇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거구요. 또 어쨌거나 재미 없게 못 만든 영화도 아니에요. 걍 싱겁게 재밌고 무난하게 즐겁습니다. 여기에 추억 버프를 살짝 끼얹으면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 되는 것이고, 저는 그랬다는 거. 즐겁게 잘 봤습니다. 




 + 훗날의 스타님 한 분이 짧게 등장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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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 보시겠습니까? 안젤라 바셋님의 풋풋한 모습을... ㅋㅋㅋㅋ



 ++ 얼마 전에 조성용님께서 부고 소식을 올려 주셨던 톰 누난이 참으로 어설픈 악당 측 요원 역할로 짧게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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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꺽다리 쪽이십니다.)


 '맨헌터'에서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죠. 하하.



 +++ 이번 스포일러는 정말로 '스포일러' 답게 초간단 요약을 시도해 봅니다.


 그래서 계획대로 마피아 두목님에게 특수 장치를 입힌 후 공포탄 총으로 빵야빵야! 하고선 현장을 빠져 나오며 성공이다! 라며 기뻐하는 롤리입니다만. 자길 태워다 주던 법무성 사람들이 갑자기 자길 죽이려 들어요. 겁나 빠른 반응과 임기응변으로 위기는 모면하지만 그러다 하루 숨겨 달라고 찾아갔던 여자 친구가 살해 당하구요. 계속 되는 추적과 생명 위협을 따돌리기 위해 자신의 동료이자 조수쯤 되는 금발 직원에게 부탁해서 변장용 특수 효과 가방을 받아서는 그걸로 정체를 숨겨가며 도망도 다니고 법무성 빌런들을 위협도 하고 하는 롤리입니다. 그리고 경찰들 쪽에선 롤리가 죽인(?) 마피아 보스에게 한이 맺힌 터프가이 형사가 그 사건을 조사하다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또 법무성 빌런들을 추적해가며 압박하구요. 그래서 막판에 밝혀지는 진실은, 사실 법무성 사람들이 마피아에게 매수 당한 거였죠. 이 양반이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론 만족을 못하고 법무성 몇 명을 매수했고. 가짜 시나리오로 롤리를 끌어들인 후 마치 자신이 암살 당한 것처럼 꾸며서 사라진 후 멀리멀리 도망가 행복하게 잘 살려던 거였어요. 근데 이게 먹히려면 본인이 정말 죽은 걸로 처리를 해야 하니 자신이 안 죽었다는 걸 아는 롤리는 사라져 줘야 했던 거죠.


 막판엔 각자 다른 경로로 롤리와 형사님이 법무성 사람의 은신처를 찾아내구요. 먼저 롤리가 그 대저택으로 들어가 다양한 특수 효과 장비들과 말도 안 되는 상황 예측력, 임기 응변으로 악당들을 다 무찌릅니다. 이때 스스로는 하나도 죽이지 않는다는 게 맥가이버스러운 재미를 줘요. 좁은 복도 중간에 거울막을 사선으로 설치해서 자기를 쏘는 줄 알고 서로 쏘게 만든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리고 마피아 보스는 도망치려는 길을 예측해서 감전 시켜 가슴에 달린 페이스 메이커가 망가져 사망하도록 만들고. 마지막으로 법무성의 부패 관리는 총알을 빼놓은 머신건에 1000년 가는 강력 접착제를 발라 그걸 쥐도록 유도한 다음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는 밖으로 밀어내서 사살 당하게 만들어요. 그런 다음 자기는 목에 가짜 피부를 덧발라 맥박이 안 느껴지게 한 다음 시체 놀이를 해서 병원 시체 안치실로 실려간 후 유유자적하게 도주... 하다가 형사님에게 딱 걸립니다.


 장면이 바뀌면 마피아 아저씨의 재산이 은닉된 해외 은행이구요. 마피아의 얼굴로 변장한 롤리가 그 양반이 숨겨둔 돈가방을 들고 룰루랄라 나와서 대기 중인 형사님과 접선합니다. 둘이 사이 좋게 반반 나눠 먹기로 했나 봐요. 그래서 껄껄 웃으며 신나게 차를 달리는 둘의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 이런 글이 올라오면 영화 자체 감상보다, 개봉 당시 분위기가 먼저 떠오릅니다. 개봉 당시에는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신문기사나 광고만은 샅샅이 훑었거든요. 저예산 영화가 뜻밖에 크게 흥행하고 있다...그때 기사가 떠오르네요 

      • 그래서 속편까지 나왔지만 그걸로 그쳤죠. ㅋㅋ 


        맞아요. 그래서 이 시절 영화를 보면 한국 개봉 당시 신문 광고까지 찾아 보고 그럽니다. 맞아! 이 광고 봤어!!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탑골 마인드(...)

    • 1000년 가는 접착제가 진짜로 1000년이 갈지 궁금했습니다. 


      LD/CD가 처음 나올때 반영구적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는데 10년도 안되서 플라스틱에 금속판 붙인 접착제가 변형되서 구멍이 뻥뻥 뚫리는 일이 생겼죠. 그 후로 나온 다른 광학 매체들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더라는.... 한때 맹렬히 유행했던 디지팩은 지금 접착제 다 떨어져서 분해되어 있고요.

    • F/X 라는 용어를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죠.  당사 극장에서 보고  신박한 영화구나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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