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의 전화공포증, 콘솔게임기를 안사는 이유


 1.요즘 젊은이들에겐 음성통화에 대한 공포가 있대요. 위키를 읽어보니 뭐 이런저런 이유가 있긴 하네요.



 2.하긴 요즘은 거의 다 텍스트로 소통을 하니까, 만약 전화가 온다면 무언가 심각한 일이라는 뜻도 되겠죠. 상대가 그냥 통화를 좋아하니까 전화를 거는 건지 뭔가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전화를 거는 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전화가 오는 것만으로도 갑자기 평시상태에서 전시상태로 전환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수도 있어요.



 3.나도 통화를 싫어하긴 해요. 나는 뭘 하든 동시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드라마를 보면서 그림을 그린다던가 치킨을 먹으면서 영화유튜브를 보는 식으로요. 모바일게임을 하면서 주식유튜브를 보거나. 그러면서 카톡 화면도 띄워서 카톡도 계속 확인하고 톡을 보내고 그러죠.


 그런데 통화라는 건 받는 순간부터 통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다른 일을 하기가 좀 그래요. 그냥 쓸데없는 말 줄이고 요점만 말하고 통화를 빨리 끝내는 데 집중하게 되지, 괜히 통화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모바일게임 창을 띄워서 게임을 하진 않으니까요. 통화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멀티를 하거나 딴짓을 하기가 힘들단 말이죠.


 게다가 통화를 하면 리액션을 미룰 수가 없어요. 카톡은 1분 정도 생각하고 말할 수도 있고 귀찮아서 잠깐 딴걸 하다가 깜빡하고 1시간 뒤에 보낼 수도 있죠. 한데 통화란 건 1분동안 말이 없으면 되게 이상하잖아요. 카톡은 1분 정도의 텀은 엄청 빨리 대답하는 건데 말이죠.



 4.휴.



 5.그래서 생각해보니 내가 콘솔게임기를 안 사는 이유도 그런 것 같아요. 콘솔게임기란 건 오직 게임을 하기 위해 있는 물건이거든요. 컴퓨터처럼 켜서 카톡도 할 수 있고 드라마도 볼 수 있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기계가 아니란 말이죠. 게임기를 켜는 순간 오직 게임이라는 행위에 모든 게 귀속되는 기기예요.


 그리고 게임기란 건 5분 게임하거나 20분 게임하려고 켜는 게 아니란 말이죠. 한 번 켰으면 최소 1시간 반은 하기로 작정하고 켜는 거거든요. 한데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게임이라는 행위 하나에 구속되는 건 너무 불편해서 안 켜게 돼요.



 6.컴퓨터로 던파하던 때에는, 3분이면 깨는 던전을 한번 돌고 창을 내린 뒤 카톡한번 보고, 그림 한장 그리고, 커뮤 한번 훑어보고, 유튜브 올라온거 없나 한번 둘러본 뒤에 다시 던파를 켜요. 그리고 또 던전 한판을 깨고 다시 카톡 보고 커뮤를 보죠. 


 그러다가 던파만 하기엔 시간이 좀 아까워서 아이패드를 가져와서 모바일게임을 돌리면서 던파 던전을 돌고요. 이렇게 계속 지금 하는 행동에서 벗어나는 딴짓-딴짓-딴짓을 계속 쌓아가는 게 나의 루틴이란 말이죠.


 물론 딴짓이라고 해도 계속 회전을 시키니까 본업이 되기도 해요. 그런 식으로 그림실력도 늘리고, 일할 때는 그렇게 딴짓을 계속 반복해야 하거든요.



 7.예를 들어 원고작업을 할 때는 원고작업이 너무 하기 싫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써야 해요. 위키에 가서 뭘 읽거나 유튜브를 하나 보려고 하면 갑자기 그걸 하기 싫어지고 딴짓이 하고 싶어지거든요.


 바로 그럴때 일을 하면 그게 딴짓이 되기 때문에 본업을 어떻게든 해낼 수 있는 거죠. 물론 일을 10분 정도 하다보면 또 딴짓이 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켜거나 커뮤를 켜곤 해요. 그렇게 인터넷을 15분 쯤 보면 또다시 싫증나고 딴짓이 하고 싶어지니까 본업으로 전환...이런 식으로 일하는거죠.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정말 나는 옛날에 태어났으면 큰일났을 거 같아요. 요즘이야 계속 딴짓할 거리를 제공해주니까 본업-딴짓-딴짓의 딴짓-딴짓-딴짓의 딴짓의 딴짓 사이클을 계속 탈 수 있으니까 일을 해낼 수 있는 거거든요. 한데 옛날에는 그런 게 없었으니 도저히 일을 잘할 수 없었을듯.



 8.어쨌든 그래요. 하나만 해야 하는 걸 싫어하는 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이 그럴 거란 말이죠. 그래서 통화를 잘 안하거나 게임기도 안 사게 된거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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