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액션만 좋지만 액션이 과하게 좋은, '레이드2' 잡담입니다

 - 2014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무려 2시간 30분! 스포일러랄 게 없는 스토리라 따로 적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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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달리 2편에선 '레이드'는 가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제목을 바꾸면 좀 그러니까요.)



 - 1편의 결말에서 이어집니다만, 여러분들이 아셔야 할 것은 그저 우리의 주인공 유다가 나아쁜 부패 경찰을 찾아내 처단하기 위해 나아아아쁜 범죄 조직에 위장 잠입 요원으로 투입된다는 것. 하나 뿐입니다. 이 캐릭터는 뭐지? 싶은 장면이 두어 번 있겠지만 어차피 줄거리 따라가는 데엔 아무 지장이 없도록 시작하자마자 다 치워(?) 버리니까 걱정 마시구요.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서도 종종 어라? 싶은 부분이 있겠지만 역시 걱정 마세요. 원래는 훨씬 더 긴 이야기였던 모양인데 감독이 스스로 다 잘라 버리면서 생긴 공백이에요. '완전판' 같은 것도 없으니 그냥 원래 이러려니... 하면서 보시면 되고, 좀 더 심하게 정직하자면 그냥 액션 장면만 즐기시면 됩니다. 그런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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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젊은이가 나쁜 놈들 다 때리고 꺾고 비틀고 찌르고 쏩니다. 그것만 이해하시면 대략 오케이.)



 - 그러니까 2011년에 나와서 전설이 된 인도네시아산 액션 영화 '레이드'의 속편입니다. 1편의 경우엔 아예 스토리랄 게 없는 수준이었죠. 30층 짜리 아파트의 15층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 무리 보스를 체포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 특공대가 임무 시작하자마자 몰살되고 유일한 생존자인 유다가 갖은 고생을 하며 임무를 완수한다... 로 끝이었구요. 특이하게 생긴 그 아파트의 이곳 저곳에서 다양한 적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하며 다 죽이고 살아 남는 과정이 그냥 스토리 그 자체였습니다.


 근데 요 속편의 경우엔 정말로 일반적인 의미의 '이야기'라는 게 좀 있습니다. 위장 잠입을 하면서 맞는 위기들이라든가, 정체를 숨기고 맺는 인간 관계 속에서 생기는 우정이나 연민 같은 것. 그로 인한 주인공의 내적 갈등. 잠입해 들어간 조직의 내부 사정들과 그 조직과 다른 조직의 충돌. 그 사이에 끼어 버린 애매하고 억울한 정체성의 우리 주인공이 겪는 고생... 등등.

 하지만 이미 줄거리 소개(?) 문단에서 언급했 듯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부분부분적으론 괜찮은데 전체적으로 보면 큰 존재감이 없구요. 원래부터도 살짝 부실한 느낌인데 편집되어 잘려 나간 장면들의 문제까지 겹쳐서 별 것도 아닌 것이 종종 이해도 안 가고 뭐뭐... 한 마디로 이야기만 놓고 보면 못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절대 기대는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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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다양한 집단과 캐릭터들이 등장해 온갖 짓을 다 하지만 결국엔 액션 빼곤 남는 게 없습니다. 캐릭터의 존재감은 전투력에 비례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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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사 한 마디 없는 이런 캐릭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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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퇴장하는 요런 캐릭터들이 대부분의 조역들보다 강한 존재감을 남기는. 좀 괴상한 영화가 되겠구요.)



 - 하지만 액션은 여전히 대단합니다. 인도네시아의 갱단이 주 상대이다 보니 총기 액션은 별로 없고 거의 격투 액션으로 가는데요. 전편에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 실용주의 거두절미 살인 기술 액션(...)이 여전히 화려한 볼거리가 되어 주거든요. 간결한 동작으로 빠르게 적을 패고 꺾고 찌르고 던져서 무력화 시키는 게 목표라는 인도네시아 무술을 절대 고수 1 vs 1 버전, 광장의 개싸움 버전, 좁은 복도에서의 잔머리 격투 버전, 다양한 장소와 그 장소의 기물들을 활용한 난투 버전 등등 참으로 다양한 버전으로 아주 길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주연 배우 이코 우웨이스는 여전히 고난도의 액션들을 확실히 소화해내며 '어째서 이런 인재가 세계적 액션 스타가 되지 못했나'라는 아쉬움을 갖게 하구요. 장면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촬영 기술들이 영화의 훌륭한 액션 안무들이 더 멋지고 리얼해 보이도록 확실하게 버프를 넣어줍니다. 이걸 한참 보고 있노라면 역시, 이 감독이 왜 헐리웃 주류 영화 제작에 소환되지 못했나... 라는 의문이 들어요. 이 영화 이후에 남긴 작품이 포크 호러 '복수의 사도'와 작년에 나온 넷플릭스 '해벅' 뿐이거든요. (갱스 오브 런던은 액션씬 연출만 맡았습니다) 소박하게 인간 vs 인간으로 두들겨 패고 꺾는 액션은 이제 더 이상 메이저가 아닌 걸까요.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데 말입니다... 툴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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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리가 두 개니까 전투력도 오대수의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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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다양해졌으니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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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한 액션을 보여준다... 라는 게 2편의 가장 큰 존재 이유이자 관람의 보람입니다.)



 - 빈틈 없이 알찬 내용물들이 꽉꽉 들어차 있던 1편에 비해 요 2편은 좀 느슨한 느낌이긴 합니다. 앞서 적은 부실한 드라마 파트 때문이죠. 액션 릴레이 영화가 아닌 드라마도 있고 액션이 훌륭한 영화... 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런 의도는 대략 망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구요. 또 밀폐된 공간에서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었던 1편에 비해 여기저기 다양하게 누비고 다니는 2편의 이야기는 관객을 무념무상으로 집중하게 만드는 데에도 좀 실패하고 있구요. 여러모로 '1편이 더 낫다'라고 해도 틀리지 않은 평가 같습니다만.

 그래도 이야기의 범위와 무대를 넓히고 캐릭터를 잔뜩 추가함으로써 1편이 줄 수 없었던 방향의 재미를 주고 있는 게 또 사실이고. 그렇게 새로 추가된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들도 하나 같이 고퀄이라 '액션만 즐긴다!'는 맘으로 본다면 오히려 1편보다 더 만족할 수도 있는, 뭐 그런 속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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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만 즐깁시다!!! ㅋㅋㅋㅋ 실제로 요 장면은 정말 격투 액션 영화 명장면 명예의 전당에 올려줄만한 퀄이었으니 액션 매니아분들은 꼭 보시길.)


 왓챠, 웨이브 등에 1편과 함께 올라와 있으니 요 전설의 액션 영화를 아직 못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 틀어보실만 할 겁니다. 특히 1편의 경우엔 시커먼 남자들만 우루루 나와서 별 이야기도 없이 치고 받기만 하는 작품인데도 듀나님께서 별 셋을 주셨을 정도의 명작(?)이니 편견 없이 한 번 즐겨 보세요. 보다 보면 온몸의 관절이 막 시리긴 합니다만, 적어도 런닝 타임만큼 인생 투자한 보람은 찾게 해주는 수작입니다. 네, 그러합니다. 저는 아주 즐겁게 보았어요. ㅋㅋ




 + 왜 3편 안 나와!!! 했는데 감독과 배우는 3부작을 생각하고 만들었지만 2편의 흥행이 상당히 별로였대요. 흑. 너무 길어서 그랬을까요. 암튼 아깝습니다...


 ++ 1편을 뒤늦게 보고 듀게에 글 올린 후 여러 분들이 2편도 꼭 봐야 한다고 하셔서 찾아봤지만 그동안 유료 vod로도 볼 길이 없었고. 별 이유 없이 어쩌다 빠져 버리면 굉장히 오랫 동안 서비스가 안 되는 영화들이 종종 있는데 그 중 하나였구요. 엊그제 갑자기 웨이브, 왓챠 등지에 우루루 올라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국산 OTT 큐레이터 여러분. ㅠㅜ

    • 확실히 액션만 화끈하게 좋으면 구조상 문제가 없었던 전편에 비해 이건 감독이 캐릭터, 드라마를 다룰 수 있는 솜씨 대비 야심이 너무 컸던 작품 같아요. 물론 그만큼 더 다양한 볼거리가 늘어난 장점도 있었고 전체적인 감상에 거의 동감입니다.




      추가로 이게 왜 굳이 속편인가 싶을 정도로 연결성이 약한 이유가 원래는 가렛 에반스가 '레이드' 1편보다 먼저 써놨던 각본이었다네요. 하지만 초보감독이 이런 규모의 장편영화를 찍을만한 투자를 받는 게 불가능하니 훨씬 작은 레이드를 써서 그게 호평받고 히트하자 이 각본 앞부분에 대충 연결되는 내용을 추가해 속편이라고 우겨서(?) 바로 투자 받아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 고독한 아재 킬러 같은 부분은 별 내용 없이도 드라마틱하게 잘 연출했었고 또 쌩뚱맞게 감성 터지며 맘에 들던 장면들도 있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잘 엮이질 않더라구요. 잘려나간 장면들이 있다는 것만으론 해명이 안 되는 느낌이... ㅋㅋ




        아.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그랬다면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품 완성도가 더 좋아 보이는 건 아니니까요. ㅋㅋ 하지만 기억에 남을 액션씬들, 강렬한 몇몇 캐릭터들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했으니 그걸로 만족하겠습니다. 3편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제일 아쉬워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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