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저야 읽어 본 게 집에 있던 민음사  이문열 삼국지 10권이고 월탄 박종화, 정비석의 삼국지는 읽지 못 했습니다.장정일 것도 1,2권 읽었고. 황석영 것도 안 읽었고요. 고우영 삼국지와 십팔사략은 읽었고요.
어제 서점에서 설민석 거 들춰 보니 스타트업이니 뭐니 하며 요즘 세대에 맞게 쓴 거 같던데 저는 영. 결국 이문열 걸로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이문열이 자기 생각 쓴 게 많긴 해도 이문열의 문장력은 무시할 게 아닙니다. 흡입력이 있어서 첫 장 열자마자 그냥 쭉 읽게 만들어요. 이런 거 보면 문장력은 타고난 듯. 능구렁이같고 유혹적이면서도 격이 느껴짐.  악마의 재능  맞아요  저희 아버지도 이문열 글 잘 쓰는 건 인정하셨고 집에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 있었습니다...제가 한국 소설 20년 가까이 안 읽는 것도 이만한 문장력을 가진 사람이 없는 듯 해서요.한시도 많이 인용해서 저 이거 읽으면서 한자와 한문 많이 익혔습니다.  조식의 시처럼 인물들의 자잘한 일화도 많이 기억에 남고요.예형이 광기로 치닫아 기행 부리는 장면에서 지식인 먹물의 파탄난 정신 그 비슷하게 이문열이 논평했던 게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유표한테 보낼 특사로 예형을 조조에게 천거한 공융 좋아했음,집 하인들도 시를 짓는다는 건안칠자 공융. 이것말고도 화타와 관우의 일화, 우길과 맞붙은 손책의 폼 나지않는 죽음,서량 태수 마등의 최후, 손권을 보며 조조가 아들을 낳을 거면 손권을(이거 마초라고 써놓고 밥 먹다 생각해 보니 손권이라 고침)이라고 했던 것도. 사실상 삼국지는 오장원에서 끝남.

이문열 초한지 서문 보면 사람들이 자기 책 불태우던 거 홍위병질,분서갱유라며 분노했죠.



삼국지는 확실히 게임때문인지 아직도 화제가 되긴 하죠. 90년 대 중반 쯤 김영하 단편에도 퇴근 후 스트레스를 오락실 가서 삼국지 게임하머 풀던 회사원이 등장. 요새는 게임때문에 반바스텐,베르캄프같은 옛날 축구 선수도 어린 세대들이 알게 되었다는데 모든 이야기는 다  게임으로 가네요



집에 태백산맥,토지 다 있었는데 아버지가 사신 건지 어머니가 사신 건지는 지금도 모릅니다. 저는 안 읽음.  공부한답시고 도서관 가서 공부는 안 하고 서유기, 박완서 님의 도시의 흉년 읽었음.



삼국지를 영어로는 romance of three kingdoms라고 하는 듯 한데 여기서 romance는 영웅 일대기,서사시란 뜻이기도 하겠죠.


문장에 격이 있다고 느끼게 했던 또다른 작가가 다자이 오사무였습니다. 사양을 영어로 번역한 setting sun을 좀 읽었을 뿐인데도 격조와 그 안에 배어 있는 슬픔, 퇴폐미가 놀랍더라고요.  쇠락해 가는 명문가 자제가 읊조리는 그 단아한 문장들이 한 시대의 저묿을 그대로 보여 주는 듯 했습니다 .꼬부랑말로 데카당스란 것을 체험하게 해 줬습니다.

미시마 유키오는 가면의 고백의 첫 장 읽자마자 묘하게 불온한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게 기억납니다. 



듀게가 과연 이런 책 얘기를 늘어 놓기에는 적당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 봅니다.,여기는 책같은 고리타분한 거 안 읽는 게 오히려 자랑인 곳 같아서요,특히 이문열,다자이같은 사람들 얘기 꺼내기에는 더더욱.



왕사남 열풍 덕으로 서점에 단종애사가 보이더라고요. 춘원의 라이벌 김동인은 대수양을 썼죠. 유미주의 이런 점에서 김동인과 이문열이 통한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황석영이 이문열에 관해 쓴 글에 이문열이 이완용은  친일을 하긴 해도 명필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게 완전 이문열스러움.


삼국지가 상식이 아니라는 주장도 좀 보긴 했는데 최소 대통령 후보 정도면 읽어 줘야 하지 않았을까요.



해당 질문은 윤 후보가 지난 25일 윤 후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총회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던 도중 나왔습니다.

이날 한 대학생은 윤 후보에게 "삼국지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이 있느냐. 특별히 없다면 좋아하는 문학책은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윤 후보는 몇 초간 대답을 망설이다 "'닥터 지바고'를 읽었다"라고 답했습니다.

윤 후보는 "삼국지 얘기가 나오면 자꾸 정치 얘기가 나온다"며 삼국지 인물 관련 언급을 피하면서 "대학에 오니 학교 다닐 때 많이 봤던 영화와 책이 생각난다. 러시아혁명 그 직후의 역사와 삶이 들어간 '닥터 지바고'가 생각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https://m.mbn.co.kr/news/politics/4648460?ty=e2



지금 대통령은 삼국지와 손자병법 좋아한다고 합니다.




    • 나야 직업이 직업이라, 좋은 게시글입니다. 이문열 전에 최인호를 읽으면서 어쩌면 이리 글이 술술 읽히나 감탄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작가들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하면 글이 너무 늘어지겠지요---개인적으로 가볍게 읽을 때는 이문열 수호지가 더 좋아요. 초한지는 고우영. 고우영씨 십팔사략 원고 상당부분을 두산동아에서 분실해서 다시 그리느라 질이 떨어졌고 그게 홧병 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 연휴 직후 월요병에 시달리며 쓴 잡담글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초한지는 시바 료타로의 항우와 유방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한신을 군사즨술광이지 다른 것에는 서투르고 관심도 없던 ,편벽된 기재로 묘사한 게 신선했네요.바람의 검심읽고 그의 제국의 아침을 좀 읽었습니다.

        고우영 화백의 연산군은 야하더군요.


        통속적인 게 쉬운 게 아닌데 최인호 작가는 그걸 해냈죠. 통속적인 연애 소설 젊은 느티나무도 지금 읽어도 술술 읽혀요. 최인호 이전에 김승옥은 감수성의 혁명이라고 할 정도로 참신한 문체였고요.



        솔직히 노벨문학상 받은 작가의 문체는 첫 단편소설집부터 좋기는 해도 작품 세계는 별로다 싶어 아기부처 이후로는 건든 바가 없습니다. 요새 한국 소설 안 읽어도 아쉬운 거 1도 없고요.다른 오락거리가 널렸잖아요.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소설읽기 강조하더라마는 요새 소설은 시간이 아까움. 염상섭의 삼대,채만식의 탁류, 최인훈의 광장,김유정 전집,이청준과 박상륭의 소설들 읽어 둔 거 밑천삼아 삽니다. 봉준호 외할아버지의  천변풍경 읽은 건 두고두고 잘 한 일,봉준호가 뜨기 훨힌 전에 읽고 한참 뜨고서야 난 후 박태원 외손자임을 알게 됨.백년 동안의 고독이니 뒤마의 여왕 마고 읽은 것도 잘 한 거고요.




        https://theqoo.net/book/3958943379?filter_mode=hot&page=10




        꼭 이럴 거 같아 한국문학 안 읽응






        2010-20년 대에 읽은 것 중 가장 좋았던 게 기리노 나쓰오의 그로테스크와 아웃이었습니다.



        • ㅎㅎ <아웃>때문에 결국 기리노 나쓰오 번역판은 다 찾아봤지요

          • 저는 그 책을 영어로만 구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라서 영역본으로 읽었죠. 마지막까지 읽고 난 다음 그 막막함,출구없음에 기운이 빠지고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책에나온 브라질 외노자 청년도 가끔 생각나고요. 그로테스크에서도 혼혈인 조카도 그렇고요. 한국문학은 기대가 안 되는 게 신변잡기나 sf라지만 분위기나 아련한 소도구 정도로 써 먹고 유행하는 키워드 좀 외쳐 주고 커뮤나 돌아 보고 쓰지 사전조사1도 안 할 거 같아서요. 김초엽?그거 먹는 거냐 싶음.




            분명 인터넷 하나로 예전보다 더 많은 걸 보고 누리는 시대인데도 고삐 쓴 윤정모처럼 삶에서 나오는 글을 쓸 거란 기대가 1도 없음

          •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178358662&srsltid=afmboorp2flpgsjpsbemd1bss34h3bdmqrti_fddqu1k8aqnp_cg3bxl


            그로테스크가 서브스턴스같은 영화보다는 더 그로테스크하고 페미니즘적이라 생각. 서브스턴스는 그냥 말랑하고 가부장제에 길들여지고 유순함. 늙은 여자에 대한 공포만 강조한 셈이라 오히려 착취적이고 페니미즘 반대라 생각했음요.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rothko62&logNo=110015981668&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trackingCode=external


      마루야마 겐지가 미시마보고 그가 작가로서 마음에 든 건 문장에 신경썼다는 것이라고 했다는데 마루야마와 미시마를 둘 다 표절한 작가가 청담동 사는 건 부러움. 서울예대 시절부터 하도 베낀다고 해서 별명이 신도리코였던가.

      https://cm.asiae.co.kr/article/2015062316533422592

    • 고등학교 들어갈 때 국어 공부 핑계 대고 한국 문학전집 30권 짜리 산 게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한 손창섭 같은 작가를 모르고 살아갈 뻔. 그 밖에도 이효석을 그냥 메밀꽃의 작가로만 알고 살아갔겠지요     

      • 손창섭의 비오는날은 명작입니다. 손창섭과 박상륭은 해외에 있어서 합당한 평가를 못 받았다고 생각도 하고요. 손창섭 사막 기사에 다들 잉여인간 댓글만 달렸죠.
    • 근래의 삼국지 각색물 중에서는 리디북스 등에서 볼 수 있는 "화봉요원"을 추천합니다. :DAIN_

    • 저녁에 요조코미 세이시의 나비 부인 살인사건을 서점에서 읽고 나왔는데 이거 예전에 혼징 살인사건에 수록된 거. 2011년에 읽었던 기억납니다. 기리노 나쓰요,하라 료 등 그 때 읽었던 일본 작가들. 그 때는 오히려 일본 작가들이 한국 작가들보다 기백있다는 생각을 했네요. 은영전,로도스로 전기,나스메 소세키의 런던탑을 그 시기에 읽었어요.사실상 마지막 읽은 한국 소설이 박민규의 파반느.

      왕좌의 게임 다 읽고 사라 워터스 조세핀 테이 루이즈 페니 2010년 대에 다 읽었으니 한국문학 안 읽어도 읽을 건 많았음.
      • 개인적으로 한국 문학을 멀리하게 된 건 현실도피 때문입니다. 예컨대---똑같은 흉악한 사건이라도 그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일이면 잠시 마음이 편해지는 --그러니까 그런 이유로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한국 걸 외면하게 되는 거지요

    • 재미 있는 글 써주셨네요. 저도 동의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좀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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