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서유기: 월광보합' 초초초간단 잡담입니다

 - 다들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속편인 '선리기연'과 그냥 하나의 영화죠. 반으로 자르기 좋도록 이야기를 짜서 만들어졌지만 어쨌든 엔딩이랄 게 없이 곧바로 다음 편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본편 마지막에 다음 편의 예고편 격 영상이 한참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세한 얘긴 걍 '선리기연' 글 적을 때 묶어서 함께 하는 걸로.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완전 사기 포스터 아닙니까 이거. ㅋㅋㅋㅋㅋㅋㅋ 뭐 그 시절엔 흔한 일이었지만요.)



 - 이 두 편의 서유기 영화 얘길 어디서 볼 때마다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사실 이 두 편 모두 감독, 각본은 유진위입니다. 주성치는 주연만 했을 뿐 제작에 이름을 올린 것도 아니구요. 근데 '추억의 명작 홍콩 영화' 리스트 최상위권에 종종 랭크될 정도로 사랑 받고 팬도 많은 이 영화들 얘길 할 때 사람들은 주성치 얘기만 한단 말이죠. 크레딧에 안 올라갔을 뿐 거의 감독급의 영향력을 발휘해서 만들었다는 뒷 이야기라도 있는 걸까요. 비슷한 시기에 찍은 '식신'이나 '파괴지왕' 같은 경우엔 주성치가 공동 감독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는데 이 영화엔 그런 것도 없거든요. 제가 딱히 주성치의 팬은 아니어서 잘 모르겠구요. 궁금합니다. 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그 시절 홍콩 환타지들에서 매우 익숙해진 이런 분장)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그리고 이런 조명과 안개 효과. 넘나 정겨운 것이구요.)



 - 암튼 이 시절 홍콩 영화들을 볼 때마다 제가 늘 하는 얘기가 있죠. 그게 이번에도 또 반복이 됩니다. 뭔가 하찮고 허술한데 정이 가고 재밌고 보다 보면 잘 만들었단 생각이 들어요. 참 묘하고 괴상한 얘기인데 늘 그렇습니다. ㅋㅋㅋ


 사실 아무리 좋게 얘길 하려 해도 이 영화의 유머 코드는 '저질 개그'입니다. 퀄리티가 저퀄이라는 게 아니라 장르가 그렇다는 거죠. 아주 1차원적이고 말초적인 것들이 거의 전부잖아요. 대체 주성치의 그곳에 불이 붙어 발로 밟아 끄는 개그는 왜 그리 계속 반복되는 걸까요. 여자 목소리를 내는 남자 캐릭터로 웃기고, 부적 갖고 비키니 모양을 만들어서 맥락 없는 훌라 댄스를 추면서 웃기고, 얼굴에 털 붙이는 걸로 웃기고... 등등. 이런 개그로 점철된 영화가 이렇게 고평가를 받고 명작 취급 받는 경우는 정말 드물 겁니다.


 그렇게 하찮은 막장 개그로 쭉 이야기가 흘러가다 보니 등장 인물들의 감정선 같은 것도 사실 따져 보면 그냥 맘대로 널뛰기에 가깝습니다. 막판에 두 커플이 우마왕 때문에 찢어지며 서로 '여보!!!'라고 부르는 장면 같은 데선 사실 그냥 웃음이 나오죠. 아니 니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정이 들었고 뭘 그리 사랑하는데. 아니 물론 그 중 한 녀석은 주술에 걸린 상태이긴 하지만 어차피 진심으로 이어질 거니까요. '대충 이런 이야기 흐름상 둘이 사랑에 빠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소?' 라는 느낌으로 우악스럽게 밀어 붙여 버리는데 그걸 감행해 내는 자신감이 요즘 세상에 보기엔 참으로 놀랍구요.



img.gif?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

(아니 대체 몇 번을 반복하는 거냐고.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ㅋ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어쨌든 이런 개그들을 보면서)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웃을 순 있겠지만)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막 훌륭하다고 칭찬하기도 많이 애매하지 않겠습니까. ㅋㅋ 그래서 그 시절 주성치 영화들에 대한 평가가 많이 박하기도 했구요.)



 - 근데 문제, 혹은 미스테리는 어쨌든 그게 먹힌다는 겁니다. ㅋㅋㅋㅋ


 아 정말 이 시절 홍콩 개그는 참... 이라고 생각하며 보다 보면 결국 주성치, 오맹달의 몸바친 '저질 개그'에 웃음이 나옵니다. 그렇게 웃다 보면 정도 들구요.

 그렇게 우악스럽게 밀어 붙이는 러브 라인도 '에계?? 얘들 갑자기 왜 이래?' 라고 생각하면서도 보다 보면 그냥 대충 납득하고 그 흐름을 따라가게 되구요.

 쌩뚱맞은 예시지만 마치 타카하시 루미코의 옛날 만화들 보는 거랑 비슷한 기분입니다. 아무 생각 없는 막장 개그물을 보고 있는데 그러다 어느새 정들고. 그래서 은근슬쩍 들어가는 로맨틱 코드를 하나씩 주워 먹다 보면 어느샌가 무려 감동까지 받게 되는... 뭐 그런 걸 이 영화도 꽤 잘 해내고 있는 거죠. 물론 어디까지나 이 '월광보합'은 개그와 액션이 메인이고 진지한 건 마지막에 맛보기로 조금만 나오는 정도라서 그렇게 강한 감흥까진 없습니다만. 어차피 이건 '전반부'니까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급전개인데! 캐릭터 붕괴인데!! 왜 먹히는 걸까!!!!!)



 - 어쨌든 처음에 말씀 드린대로 결론은 없는 글입니다. 

 그다지 주성치의 팬이 아니었던 사람이고. 또 그 시절에 봤던 영화를 다시 본 것이고. 또 그 시절엔 이 두 편의 서유기 영화를 그냥 재밌게 봤을 뿐 남들처럼 그렇게 감동 받고 그러진 않았는데요. 과연 '선리기연'까지 다시 보고 나면 어떤 감상이 남게 될지 스스로 궁금하군요. ㅋㅋㅋ 하지만 일단은 잠이나 자야겠어요.


 끝입니다!



 + 왜 보셨는지는 다들 짐작하시겠죠. 네.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무니'가 잘못한 겁니다!

    • 주성치를 처음 접한 것이 , '소림 축구'였습니다.  좀 웃기더군요.  그 이전엔 몰랐죠.     '쿵푸 허슬' 보면서 아.  이놈 재밌네......  그래서 주성치 영화 좀 더 찾아봤죠.  근데, 다들 '유치 뽕짝'이더군요. ㅋㅋ 그 시절엔 웃겼겠죠. 강시 영화에 열광하던 때도 있었으니...   위의 서유기도 '유치뽕짝' 캐터고리였는데, 왜 들 좋아할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시절에 봤으면 웃겼겠죠.    쿵푸허슬류의 영화로 다시 돌아오면 좋겠는데, 성치는 뭐하고 있는지....

      • 주성치는 홍콩 쪽에서와 한국에서의 온도 차가 큰 배우였죠. 홍콩 쪽에선 말씀하신 '유치뽕짝' 스타일의 코미디가 잘 먹혀서 뜨자마자 금방 슈퍼 스타가 되셨는데, 한국에선 그런 장르가 인기가 없다 보니 극소수 매니아들의 배우였던. 그리고 한국 쪽 팬들은 웃김과 더불어 이 사람 영화 속에 자주 깔려 있던 루저 정서랄까. 그런 쪽에 많이 열광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더더욱 (흥행은 망했던) 이 시리즈들을 좋아하고 그랬던 듯 하구요. 하하.

    • 저는 쿵푸허슬, 소림축구 등 다른 주성치 유명작들이 그렇게 취향에 맞지는 않는데 이 서유기 연작은 정말 좋아합니다. 확실히 월광보합은 그냥 어이없이 골때리는 코미디 액션에 가깝죠. 그 불끄는 장면은 아마 제가 영화 보다가 가장 미친듯이 웃은 장면 역대 상위권에 들지 않을까 싶어요. ㅋㅋㅋ




      이 연작이 그렇게 애절한(?) 로맨스처럼 기억되는 건 아무래도 선리기연 때문이겠죠. 감독이 유진위라서 더 적절하게 가져다 쓴 것 같은 모 감독의 명대사 패러디도 그렇고 저도 생각난김에 오랜만에 다시 봐볼까 싶습니다. '무니' 정말 매력적이셨죠. 캐릭터는 그래도 노빠꾸 사랑녀였던 '타락천사'가 더 강렬하게 남아있지만요.

      • 말씀하신 작품들이 초대박을 터뜨려 주성치가 블럭버스터 액션 코미디! 쪽으로 가면서 이전에 좋아하던 팬들 중엔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고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시 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시절 갬성(?)이 낭낭함에도 불구하고 심심할 틈 없이 계속 즐겁게 해 주는 잘 만든 영화였어요. 계속 이 영화를 주성치의 영화로 언급하는 사람들 때문에 유진위 감독이 참 짜증나겠다 싶을 정도로.... ㅋㅋㅋㅋ

    • 잘 읽었습니다. 코메디야 말로 작가성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 쉬운 장르라 해야 하는데, 동시에 또 너무 막가기 쉬운 지라 다들 비슷비슷해보이기도 쉬운 편이라 의외로 평균 수준 높이기가 쉽지 않다~라는 생각도 좀 드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주성치 계열 영화하고는 좀 안 맞는 느낌도 들더군요. 물론 이 두편의 평가가 좋을 만은 하다고 인정은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다~쪽이었고. (오히려 주성치 쪽에선 '식신'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여튼 차라리 요즘 셀레스티얼 계열 케이블에서 주구장창 트는 6070년대 뮤지컬 코메디 홍콩 영화들이 뜻밖의 패러디가 많아서 웃기기도 하고 뭐 그렇네요. 이런 스타일 코메디가 시대를 안 탄다기 보다는 서유기가 어디에 가져다 붙여도 개성을 살리기 쉬운 자유로운 이야기란 생각도 좀 들고요. 그리고 이 시기에 한국 코메디가 꽤 말라버렸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네요. 초 저연령층 유아 대상 작품은 그렇다쳐도 초중학생급 연령층 대상 코메디도 맥이 끊겼다는 기분이고요 :DAIN_

      • 한국 관객들은 대체로 웃기는 건 정말 좋아하는데 그냥 웃기기만 하는 건 안 좋아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코믹 액션, 코믹 로맨스, 코믹 멜로 같은 건 좋아하는데 그냥 코미디는 별로 인기가 없는 듯한. 




        요즘 초중학생급 연령 층은 뭐 그냥 릴스, 쇼츠로 다 빨려들어간 상태라서요. 웃기는 유튜버, 웃기는 뭐뭐... 는 되게 좋아하지만 본격 영화나 드라마 쪽엔 큰 관심이 없더라구요. 이건 코미디만이 아닌 걍 모든 전통적인 형식의 창작 영상물에게 다가온 위협인 것 같아요.

    • MBC에서 해 줄 때 녹화 해놓고 몇 번을 돌려봐도 이해가 잘 안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같은 동양계라 그런가...? 더빙 대사가 찰떡같이 재미있어서 좋았었고 여주 -송도영씨 목소리 정말 좋았지요

      • 시간 여행 때문도 있겠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 이야기가 그렇게 정돈되어 있지 않아서가 가장 큰 것 같았습니다. ㅋㅋ 워낙 정신 없게 빨리 흘러가 버려서 그렇지 '응? 여기서 이런 전개가?' 싶은 장면도 많았구요. 송도영씨... 그립네요. ㅠㅜ

    • 내용이 이해 갈듯 안 갈듯 하면서 나름 재밌게 봤고 후반부에서 확 마음이 움직였던 기억이 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르마무 장면이 굉장히 유명하고 인기가 많잖아요. 딱 비슷한 장면이 있길래 닥터 스트레인지 작가와 감독이 이 영화를 봤을까 궁금했어요. 아니면 이런 소재로 내용을 짤 때 뽑아낼 수 있는 재미와 아이디어가 보통 이런 형태인 걸까요. ㅋㅋ


      여자 주인공이 슬퍼하면서 주성치의 손을 가져다가 안게 하는 장면은 재밌으면서도 짠해서 애절한 감성이 있더라구요. 사람들 감정을 건드리는 뭔가가 영화에 있긴 한 거 같아요.


      영화가 엉성해 보이면서도 또 시나리오를 은근 잘 썼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2편은 이동진이 왓챠에서 5점 만점에 4.5점을 줬군요?!(좋아하는 평론가는 아니지만.. ㅋㅋ)
      • 정신 사납게 개그로 계속 달리는데 그 와중에 환타지 설정에 SF스런 설정까지 막 들어가니까요. 그것도 '대충 막'. ㅋㅋ




        그렇네요. 생각해 보니 클라이막스의 시간 여행 반복 장면이 딱 도르마무 느낌이네요. ㅋㅋㅋ 뭐 타임 루프 설정을 쓰는 이야기들이 다 비슷하긴 하지만 이 장면은 확실히 그거랑 닮은 것 같아요.




        맞아요. 뭔가 거칠고 투박하며 대충인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드는데도 딱 중요한 포인트마다 예상을 뛰어넘게(?) 정확하게 맥을 짚어 주는 장면들이 들어가서 저도 은근 잘 쓴 시나리오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랫 동안 사랑 받는 건 이유가 있는 것! 하하.

메인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개편과 관련된 몇몇 정보들. 9 300 05-11
622 [왓챠바낭] 제목대로의 이야기일 리는 없다고 알고 봤지만. '슈퍼 해피 포에버' 잡담입니다 24 00:25
621 블루투스 헤드셋 목에 걸어도 음악 재생 되나요? 2 78 05-22
620 마이클 잭슨&믹 재거 ㅡ the state of shock 41 05-22
619 26년간 저의 큰 영화 스승님이셨던 임재철 영화평론가님 추모 행사가 필름포럼에서 5월 22일, 23일에 진행… 129 05-22
618 [쿠팡플레이] 옛날엔 이렇게 재밌지 않았는데? '도망자' 잡담입니다 8 202 05-21
617 (*스포) [마이클] 보고 왔습니다 4 142 05-21
616 [애니비추] 햄릿을 낫토에 비비고 와사비에 찍어서 드셔보세요 '끝이 없는 스칼렛' 3 115 05-21
615 "나 프린스랑 사이 안 좋아" 2 171 05-21
614 [왓챠 영화 4탄] ‘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에쿠우스‘ 11 174 05-20
613 the Jacksons의 Can you feel it 4 85 05-20
612 [쿠팡플레이+파라마운트] 이게 왜 재밌죠. '총알 탄 사나이(2025)' 초간단 잡담입니다 8 277 05-20
611 [디플] 감질맛나는 '더 퍼니셔: 원 라스트 킬' 6 211 05-19
610 (쿠플) 하우스 메이드 ........... 제법 괜찮네요. 4 241 05-19
609 [게임바낭] 게임인 듯 게임 아닌 듯, '믹스테이프' 간단 소감입니다 6 181 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