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하이브와의 주주간 계약 및 풋옵션 행사 소송에서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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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재판부는 "어도어 독립 방안을 모색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주주간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카카오톡에 나타난 '엑싯'(EXIT)이란 표현은 하이브 주장처럼 '경영권 탈취' 의미가 아니라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오히려 민 전 대표 측은 주주간계약에 나온 재직기간 5년 만기를 정상적으로 채운 뒤를 기준으로 풋옵션 행사를 가정하고 있고, 어도어의 주식 상장(IPO, 기업 공개) 가정 등도 '하이브 승인'을 전제로 했다는 점을 재판부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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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사안에서 법적 뉴스를 갖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희진과 하이브의 분쟁이 정말로 법에 따라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었다면, 하이브가 최초로 소송을 걸었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경영권 탈취를 저지른 자회사 어도어의 대표이사를 모회사인 하이브가 해임하려는 소송)' 건에서 하이브의 완패를 가지고 어떤 사람들이 생각을 수정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쉬운 수준의 논리입니다. 언론에는 민희진이 하이브에게 굉장히 악독한 짓을 한 것처럼 나왔다, 그리고 하이브는 언론이 보도한 바와 같은 입장으로 민희진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다고 했다, 민희진은 하이브의 주장이 근거가 없고 억울한 박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와 민희진은 해당 건을 가지고 법적 싸움을 했고 민희진이 완승했다... 어떤 사람들이 정말로 본인의 도덕적 판단을 법에 의거하고 있다면, 민희진에 대한 가치판단은 2년 전에 이미 수정이 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민희진이 경영권 탈취를 하려고 했다'는 하이브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고, 이 근거 없는 소리를 언론을 동원해 전부 퍼트린 하이브에 대해 오히려 적극적인 가치판단이 들어갔어야 할 것입니다.



Kakao Talk 20260224 100208112 (1)


Kakao Talk 20260224 100208112 01


25년도에 하이브가 민희진을 '배임'으로 고발했던 건도 불송치가 났습니다. 아예 배임으로 볼 건덕지도 없기 때문에 송치조차 안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해당 논리가 이번 민희진의 주주간 계약 위반 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습니다. 만약 법에 의거해 민희진과 하이브를 판단한다면, 이 세번의 큰 법정 다툼의 결과를 보면서 하이브가 말한 것처럼 민희진이 악독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합니다. 즉 어떤 모의까지 했을 지언정 그것이 사담에 머무를 뿐 현실가능성이 없고 이렇게 법적 다툼을 벌일 일이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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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민희진을 계속 마녀로 몰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용자의 연령대가 높은 남초커뮤니티에서 이런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이는 즉 이들이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법'으로 사건이나 인물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되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법정 싸움의 결과를 무시하고 이들은 무슨 "논리"에 근거해 민희진을 '못된 년'으로 몰아가는가?


가장 결정적인 것은 아마 자본주의를 하나의 힘과 질서로 여기는 가치관일 것입니다. 이렇게 써놓으니 거창해보이지만, 그냥 일반 사람들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하나의 세계관입니다. 자본이나 자본가에게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하고, 그에 따르지 않거나 대립하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도덕적 실패인 것처럼 여기는 것입니다. 여기서 조금 정확해져야 할 것은, 이게 "자본주의적" 사고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자본을 끝없이 증식하기 위해 계속해서 수익을 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정말로 자본주의적 판단을 했다면 방시혁 / 하이브의 이같은 행동은 굉장히 반자본주의적인 선택입니다. 왜냐하면 민희진은 돈을 잘 벌어다주는 제작자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적인 원칙을 따진다면 계약에 따라 약속된 풋옵션을 지불하면 됩니다. 그러므로 현재 민희진을 비토하는 어떤 사람들의 세계관은 자본주의적인 게 아니라, 자본과 자본가를 신처럼 여기는 일종의 하이어라키입니다. 중세시대에 신을 믿는 것과 성직자를 추종하는 것이 전혀 달랐던 것처럼, 현대의 사람들도 자본가를 거역불가한 존재로 놓고 충성하기를 서로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계급적 편견에 의거한 가치판단이, 어떤 정보가 갱신되든 반복됩니다. (저는 여기에 성별 또한 아주 크게 작동하는 무의식적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 방시혁과 민희진의 성별을 뒤집어본다면 여론이 절대 지금같지 않았을 거라고 쉽게 예측가능합니다 - 이건 그냥 생략하겠습니다) 하이브와 유착관계 상태의 언론이 일방적인 기사를 쓰면, 그 기사의 정보를 받아들인 뒤 민희진을 '못된 년'으로 몰아간 다음에 해당 기사의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해도 이 판단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본가에게는 그 누구도 감히 대들어서는 안된다는, 이 계급적 세계관이 본인 머릿속에서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증거는 민희진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글에서 쉽게 관측됩니다. '방시혁이 돈을 대줬는데 어떻게 배신할 생각을 하느냐?' 같은 은혜의 논리라거나, 민희진이 돈욕심이 쩔어서 사전모의를 했을 거라거나, 하는 것들입니다. 여기 게시판에서도 '민희진' 혹은 '뉴진스' 키워드로 검색하면 자본가를 배신한 부하직원의 상상적 구도에 따른 비난의 논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들은 이상할 정도로 연예계, 아이돌, 음반제작, 자본주의적 관계나 적대적 엠엔에이 등의 기초지식은 전무한 채로 어떤 인상비평들만이 난무합니다. 


즉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이미 계급적 기준에만 맞춰져있기 때문에 사람 대 사람, 혹은 자본주의적 해석(다시 말하지만 민희진을 비난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적 사고를 이 사건에 적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후원과 창작, 조직논리와 개인의 성향 등 응당 논해야할 여러 기준들이 전부 다 소거된 채 '괘씸하다'는 결론만이 나오게 됩니다. 지극히 감정적인 이 결론은 거의 뒤바뀌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시선은 또 다시 뉴진스에게로 적용됩니다. 뉴진스가 무려 라이브 방송에서 계약 해지 사유를 다 말했지만 여기에는 '자본가에게 대드는 소속 가수'가 괘씸하다는 결론만이 다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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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장들에서 제가 의미있게 생각하는 부분은 말해지는 부분보다 말해지지 않는 부분입니다. 민희진을 비난하는 주장에서는 하이브, 방시혁, (신) 어도어에 대한 거의 평가가 소멸되어 있습니다. 대립이 있다면, 그 대립에는 반드시 둘 이상의 주체가 있겠죠. 그런데 하이브와 민희진의 대립에 대해서는 둘의 대립으로 보지 않습니다. 민희진이 뭔가 나쁜 짓을 했고, 그래서 민희진이 욕을 먹고 그래서 민희진이 고소를 당했다는 식으로 서술이 됩니다. 이들의 세계에서 방시혁이나 하이브는 인격적 존재가 아닙니다. 범접불가의 질서적 존재라고나 할까요. 이런 사람들의 세계관에서 민희진은 길을 가다가 하이브/방시혁의 천둥번개를 맞은 것입니다. 감히 자본가에게 대들어서, 질서를 다스리는 자의 진노를 산 것이죠.


인격적 주체에게는 책임이 따릅니다. 다른 인격적 주체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또 다른 주체니까요. 그러니까 이 사안을 민희진과 하이브/방시혁의 대립으로 본다면 민희진을 평가하는만큼이나 하이브/방시혁을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이브/방시혁은 민희진에게 어떻게 했어야 했는가. 그런데 놀랍게도 어떤 사람들의 주장에서 하이브/방시혁의 책임은 완전히 지워져있습니다. 그냥 분노해 마땅한 어떤 존재와, 그 분노를 사서 괴롭힘당하는 필멸자 같은 요상한 구도만 남아있죠. 이 구도는 뉴진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뉴진스가 계약해지 소송을 걸기 전 제일 많이 나오는 말이 "수납당하겠네요" 입니다. 하이브와 산하 어도어가 뉴진스를 그냥 계약서에만 가둬놓고 어떤 유의미한 활동도 안시키겠다는 걸 예상하는 말들이죠. 기획사가 아이돌을 "수납"해도 되는지, 기획사가 아이돌에게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는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즉 사람들이 어떤 권력자를 비호할 때 굳이 권력자를 입에 올리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상대적 약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의 행실이나 속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한 주체를 지우고 다른 한 주체에만 포커스의 폭력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수의 대중이 인격파탄자이거나 멍청해서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몰락을 구경하는 구경꾼 심리가 자연스럽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스텔스 전술은 어떤 보도나 입장발표가 아니라, 가십성 기사에 의해 쉽게 증폭됩니다. "누가 카톡에 00라고 대화를 나눴더라"라고 하면 그 순간 그건 "역모"가 되고 "쿠데타"가 되버리는 이런 해석은 바로 가십성 세계에서만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행위나 책임이 아니라, 누가 어떤 소리를 했다더라 하는 식으로 탕비실에서 수군대며 남을 쉽게 판단하는 게 목적인 뒷담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쟁점과 관련없는 자극적 사실들을 조각내서 던져주면 어떤 사람들은 중우정치의 돌격대장이 되어 기어이 한마디씩 얹게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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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연민해라". 정성일 평론가가 지브이에서 알려줬던 영화를 잘 보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잘 풀리지 않는 영화들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아무나 단순히 동정하라는 말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맞닥트린 어떤 사건 속의 인물이, 그만의 사연을 가졌지만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일 것이라는 공감대를 깔고 보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정성일 평론가가 굳이 지브이에서 이 말을 한 것은, 아마 어떤 도식으로 영화를 해부하거나 테크닉만 뜯어 이야기하면서 정작 영화가 전달하고자 한 인간에 대한 이해에는 다다르지 못하는 어떤 사람들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세상사를 보는 법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기초적인 도의를 논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게 여겨집니다. 세상 만사를 가십으로 다루며 본인들의 지혜와 냉소를 뽐내는 사람들이 이미 점령을 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아직 세상사에 연민을 작동시킬 수 있겠죠. 민희진과 뉴진스의 사안을 진지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마음을 담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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