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바낭] 성장형 시리즈랄까요, '킬러는 메이드사마 에브리데이!' 잡담

 - 2024년에 나온 일본 드라마입니다. 에피소드 12개에 편당 20분 남짓 밖에 안 하니 짧죠. 스포일러는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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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베이비 왈큐레: 에브리데이' 라고 적혀 있을 겁니다. 전 일본 글자를 가타가나 밖에 못 읽는데... ㅋㅋ)



 - 사실 이게 영화로 세 편이나 나온 시리즈의 드라마 버전이에요. 그리고 저는 그 영화 세 편 글을 모두 적었지만 아무도 기억은 못 하실 테고...

 딱 옛날 만화책스런 얘깁니다. '암살자 협회'라는 단체가 존재하고 각종 유관 기관과 산업들이 음지에서 흥하고 있다는 세계관이구요. 각자 개인 사정으로 여고생 때부터 암살자 콤비 생활을 하고 있는 두 주인공을 내세우고요. 이 둘이서 런닝 타임의 절반 정도를 일상다반사와 맛집 탐방 수다로 채우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고퀄의 액션씬이 나머지 절반을 채우는 코믹 액션물입니다. 진지함 따위 1도 없는 가벼운 이야기구요. 일단 시작은 그랬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 시리즈는 대략 2편과 3편 사이, 혹은 3편 후를 다루는 듯 한데 좀 애매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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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이종격투기 선수 겸 스턴트 배우를 주인공으로 발탁하여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라는 게 핵심인 인디 액션 영화로 시작했습니다만.)



 - 재밌는 게 말이죠. 바로 위에 적었듯이 극 저예산 영화로 시작된 시리즈입니다. 액션에 매우 진심인 제작진들이 없는 돈으로도 집요하게 이런 영화, 저런 액션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내놓다가 드디어 히트! 하게 된 것인데 그 히트란 게 일반적인 의미의 히트가 아니라 그 저렴한 제작비에서 손익 분기를 넘기고 여전히 저예산으로나마 속편까지 만들 수 있을 정도... 의 성공을 얘기하는 것이니 참으로 소박하게 성공적인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죠.


 영화 1편을 보면 그런 티가 많이 납니다. 없는 사정에 정말 애 썼구나! 라고 칭찬할 순 있겠지만 잘 만들었다 하기엔 분명히 모자란. 연출도 살짝 거칠고 배우들 연기도 부족하고 이야기도 좀 무성의했거든요. 기획부터 완성까지 반년도 안 걸린 작품이란 걸 감안하면 막 엄하게 따지고 들긴 어렵겠지만. 어쨌든 그냥 잘 뽑힌 몸빵 육탄전 액션씬 + 캐릭터들의 귀여움만 믿고 보는 작품인데 그나마 그 캐릭터 묘사도 그렇게 훌륭하다기 보단 뭔가 대충 컨셉만 잡았는데 얻어 걸린 느낌. (운 좋은 캐스팅빨?) 그랬는데요. 이게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확연히 발전을 하는 겁니다. 특히 액션 말고 다른 쪽으로 더 많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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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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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두 젊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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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게 꽁냥거리는 모습을 즐기는 게 메인이 되어 버린 시리즈입니다. 액션은 거들 뿐! ㅋㅋ)



 - 일단 이야기가 되게 멀쩡해졌습니다. 


 티비 시리즈이지만 여전히 돈은 없으니 액션은 한 편에 한 번 정도만 짧게 나오는 가운데 두 주인공의 꽁냥꽁냥 일상 개그 장면들의 비중이 아주 커졌구요. 그런 덕분에 둘이 각자 성장하며 서로간의 감정과 관계를 깊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에피소드 별 사건들과 얽혀서 꽤 설득력 있게 전개가 됩니다. 아쉬운 액션 장면은 시리즈 피날레 부분에 몰빵으로 집어 넣어서 조금 달래주고요.


 그리고 이전까진 잘 느껴지지 않았던 주제 의식 같은 것이 선명하게 보여요. 간단히 말해 '요즘 세대'가 기성 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부딪히고 좌절하고 극복하는 이야기인데요. 요 티비 시리즈의 빌런들은 모두 확연하게 '나쁜 기성 세대놈들'을 대표합니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시대에 뒤떨어지고 무능해진 자신을 모르고 괜히 젊은 것들만 괴롭혀대는 노인이라든가, 인생 선배라고 으스대며 조언을 해대지만 실상은 그냥 더러운 행동을 일삼는 꼰대라든가, 뭣보다 그동안 막연하게만 그려졌던 '킬러 협회'가 이 드라마 버전에선 부정적인 면모들을 마구 드러냅니다. 이런 것들이 앞길을 막고 위협해대는 가운데 그간 '그냥 내가 잘 하는 일로 돈 적당히 벌어서 친구랑 맛있는 음식 먹고 놀면 되는 거 아님?' 으로 일관했던 두 주인공이 조금씩 세상 꼬라지에 눈을 뜨고 목소리도 내고... 이렇게 굴러가거든요. 뻔하긴 한데, 그래도 멀쩡하게 이야기를 굴려가며 무난하게 매듭을 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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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드라마 버전의 빌런들은 죄다 나이 먹은 아저씨들이고 드럽고 치사한 권력자 or 직장 상사이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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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구체적인 장래 계획도 꿈도 없이 생활비 정도만 벌면서 하루 종일 SNS나 하는 모자란 청춘들... 이 그들과 맞서고 싸워 나가는 이야기로 변신!)



 - 그리고 배우들이 정말 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1편에선 그냥 [귀엽고 예쁘게 생긴 애 + 현실 격투기 선수라 액션 직접 다 하는 애] 이렇게 캐스팅 해 놓고 한 명은 예쁘고 귀여운 짓, 다른 한 명은 액션. 그냥 이것만 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 분들이 영화 세 편에 드라마까지 하나 찍으면서 호흡이 되게 좋아졌어요. 둘이 꽁냥거리는 장면들을 보면 뭔가 소소한 디테일까지 잡아 가며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서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나오구요. 또 둘 다 연기가 늘어서 그동안 거의 없었던 긴 호흡의 진지 심각한 장면들을 되게 잘 소화를 해요. 이젠 정말로 프로 연기자 맞고, 또 이런 시리즈의 주연을 맡을 능력이 충분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격투기 선수님까지두요. ㅋㅋㅋ 그래서 지금까지 시리즈를 다 챙겨 본 사람 입장에선 그냥 이 두 분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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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친구들의 일상 수다가 분량의 2/3라고 하면 바카리즈무 작품들이 떠오르는데, 그것의 약간 젊고 팬시한 버전이라 생각하심 얼추 비슷합니다.)



 - 딱 한 가지 애매한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 근데 그게 도저히 극복이 불가능한 근본적인 문제였던 것이... 

 결국 이게 돈만 받으면 아무 사람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막 죽이고 다니는, 그러면서 드립 치고 농담하며 맛난 디저트 먹으러 놀러 다니는 젊은이들 얘기라는 거죠. 

 그동안엔 이걸 '저는 아무 생각 없는 코믹 액션 영화입니다. 따지지 말아 주세요' 라는 태도로 적당히 덮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이번 시리즈의 경우엔 둘이 성장이란 걸 하고, 세상의 부당함이란 것을 느껴 보고... 이렇게 진지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이다 보니 영 어색해져 버리는 겁니다. 니들이 지금 그런 얘길 하면 좀 어색하지 않니...?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뭐 당연히 제작진도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선 아예 극중 인물 대사로 '그동안 니들이 하고 살았던 짓이나 돌이켜 보시지?' 같은 지적을 하면서 정면으로 돌파를 하구요. 또 마지막엔 나름 해결... 이라기 보단 타협 비슷한 걸 제시하며 끝을 내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주인공들이 살인 청부를 아예 그만 둬 버리면 이 시리즈 자체가 존재 불가능해지니까. ㅋㅋ 그렇게 설득력 있게 마무리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니 아주 진지한 태도로 봐선 안 될 시리즈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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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폭력을 쓰는 악당들에 맞서 정의의 폭력을 휘두른다... 라는 이야기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건 이 시리즈의 극복 불가능한 한계라서 그냥 눈 감아 주는 수밖에.)



 - 그동안 이 시리즈 재밌다는 글을 계속 올리면서도 굳이 다른 분들에게 추천까지는 하지 못했던 슬픔이 있었는데요. 그럴만한 작품까진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요 시리즈 버전 하나만은 나름 추천해 볼만도 하다... 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준수하게 잘 뽑혔습니다. 그러니 아주 소심하게나마 추천을 해 보겠어요. ㅋㅋ

 그러니까 귀엽고 정 가는 젊은이들이 나와서 소소하게 꽁냥거리는 이야기 좋아하시면 볼만 합니다. 매력적인 여주인공들이 나와서 사이 좋게 나쁜 아저씨들 두들겨 패는 구경 좋아하시는 분들도 한 번 시도해 보실만 하구요. 큰 기대도 부담도 없이 틀어 놓고 허허실실 웃으며 20분쯤 때울 영상물이 필요하신 분들에게도 아주 미약하게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면 대박까진 아니어도 꽤 유명해질만한 시리즈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뿌듯한 맘으로 잘 봤습니다.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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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을 또 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이 결말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즐거웠어요!)




 + 2024년이 이미 재작년인데 후속 시즌이나 영화 소식이 안 들리는 걸 보면 아마도 이걸 완결이라고 봐야겠죠. 

 다행히도 결말은 깔끔하게 맺은 편입니다. 더 이어가려면 갈 수 있겠지만 할 이야긴 일단 다 마무리하고 팬서비스도 확실히 해 주는 엔딩이었어요.



 ++ 근본 없이 이어지는 시리즈이다 보니 설정이 대충 맘대로 가는 부분들이 좀 눈에 띕니다. 영화 1편에서 분명히 가족이 없어서 어려서부터 킬러로 자라났다는 설명이 나왔는데 갑자기 한 쪽의 가족들이 우루루 등장한다든가... ㅋㅋ 뭐 저야 그냥 재밌으면 그만이라는 주의라서 한 번 깔깔 웃고 잘 봤지요. 

 


 +++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을 얘깁니다만. 액션 혼에 불타는 이 시리즈 제작진들의 진심(?)이 느껴진 부분 하나가... 젊은 여성 둘이 주인공인 시리즈인데 정말로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이들이 섹스 어필 비슷한 것을 시전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 의상도 그런 상황도 장면도 없어요. 남자랑 연애하거나 썸타는 장면도 전혀 없구요. 허허. 참 좋더군요.



 ++++ 유명한 배우, 감독도 없고 흥행도 시청률도 다 별로였던 일본 액션 영화 치고는 사방에 열성 팬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BEST EVER! Baby Assasins CRAZY KNIFE Fight Scene!


 격투씬들을 하일라이트로 모아 놓은 양반도 있고 그렇군요. ㅋㅋ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영상에 두 주인공 중 한 분만 계속 나옵니다. 하하;

    • 아니 제가 분명히 이런 소재의 일본작품 글을 써주신 걸 기억하긴 하는데 무려 영화로 세 편이나 나왔고 그걸 다 써주셨다니 충격적이네요! ㅋㅋㅋ 그리고 후속작으로 시리즈가 나오다니 재밌군요. 보통은 시리즈가 오리지널이고 나중에 스페셜 극장판 이런 걸 제작하던데 이게 대중적으로 엄청 알려진 작품은 분명 아닐텐데 그래도 열성팬층이 그렇게 나름 있긴 있나보죠. 하하;




      영화까지 다 찾아볼 엄두는 안나고 그냥 이 시리즈만 봐도 이해가 안되거나 하진 않겠죠? 두 주인공이 귀여워 보이고 써주신대로라면 시간 떼우기엔 괜찮을 것도 같아요. '하나와 앨리스'의 킬러 버젼? 그럼 벌써 하나와 앨리스가 아니긴 한데 ㅋㅋ

      • 영화 2편에 나온 빌런(?)들이 대사 두어 줄로 언급되는 정도.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두 명 정도... 를 제외하면 전작들을 봐야 할 필요는 거의 전무합니다. 아마 영화가 그렇게 흥행된 것도 아니고 하니 이 티비 시리즈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타겟 삼아 각본을 쓴 것 같아요. 그러니 그냥 보셔도 아무 지장 없구요. 이 시리즈의 역사가 있다 보니 제가 좀 소심하게 적었는데, 어지간하면 '아이 재미 없어' 정도로 실망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주인공 둘이 헤헤거리는 것만 봐도 참 소소하게 즐겁거든요. ㅋㅋㅋ




        말씀대로 열성팬층이 전세계에 아주 희박하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검색해 보면 의외로 북미, 남미 쪽 사람들 중에도 열광하는 부류들이 있고 또 그간 시리즈가 누적되다 보니 이제 한국에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생긴 듯 하구요. 대체 이 시리즈는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라는 질문 글들도 많고 그래요. 다만... 어쨌든 그게 다수는 아니라는 거! ㅋ

    • 글 쓰신 건 기억나고 내가 단 리플은 기억이 안나고 -_-  일본애들 왜 이리 이런 주제를 좋아하나 생각해보니 닌자 전통 때문인가?? 페이블, 바이올런스 액션, 사카모토 데이즈, 다이너, 평화로운 나라의 시마자키씨, 기타 등등 기타 등등

      • 영화 제목부터 구리고 글 내용을 봐도 하찮아 보이니 댓글은 많아야 한 두 개 씩 달리고 그랬습니다. ㅋㅋ


        따로 깊이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일본 쪽 서브컬쳐 작품들이 이렇게 일상 + 비현실 조합을 활용하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경향은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무식하게 표현하자면 '만화 같은 이야기' 쪽에 거부감이 적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 영화 세 편에 대해서 글을 쓰셨다는데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ㅎㅎㅎ


      사죄의 의미로 제가 3편에 대한 링크를 적겠습니다.




      1편 : 이래도 재생할래? 라는 듯 멋진 제목 '킬러는 메이드 사마' 잡담입니다  http://www.djuna.kr/xe/board/14204541


      2편 : 무지막지한 제목의 압박!!! '귀여운 그녀들은 잔인한 킬러' 잡담입니다  http://www.djuna.kr/xe/board/14247512


      3편: 파란만장 번역제 시리즈, '베이비 어쌔신: 나이스 데이즈' 잡담입니다  http://www.djuna.kr/xe/board/14381947


      어째 제목이 다 달라요 ㅋㅋ




       

      • 와 이걸 다 어떻게 찾으셨죠? 저도 찾아 볼까 하다가 포기했는데... 하하. 감사합니다! 예전에 적었던 글들을 이렇게 다시 모아서 읽어 보니 참 부끄럽고 좋네요. ㅋㅋ 이 맛에(?) 듀게에 뻘글 적는 것 같습니다.

    • 유튜브 요약본으로 두편인가 본 거 같습니다. 액션이 꽤 찰지더라구요. 드라마도 있다니!! 감사합니다. 

      • 요약본으로나마 이 시리즈를 보신 분은 정말 거의 없을 것 같은데요. 반갑습니다!! ㅋㅋ 웨이브 계정 있으시다면 드라마도 한 번 시도해 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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