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1953년의 프랑스산 자동차 액션(?)이라니. '공포의 보수' 잡담입니다
- 개봉 연도는 글 제목대로구요. 런닝 타임은 2시간 28분(왓챠에 올라 있는 버전이 '국제판'입니다). 스포일러는 흰 글자로 마지막에 아주 간단히만요.
![]()
(쌩뚱맞지만, 80년대 한국에서도 이 분이 그렇게 유명 배우였던 이유는 무슨 작품 때문이었을까요? 이미 전성기는 한참 지났을 때였는데.)
- 정확한 언급은 안 나오지만 대충 남미 어딘가일 거구요. 깡촌 작은 마을인데 무직 백인들이 여럿 굴러다녀요. 극중 설명에 따르면 일자리 찾아 어떻게 어떻게 굴러 들어온 사람들이 어느 순간 일감이 딱 끊길 때 탈출 타이밍을 놓쳐서 밖으로 빠져 나갈 교통비조차 없는 처지가 되어 사실상 감금된 거나 다름 없는 상태가 된 거라고. 그러던 어느 날 이 동네로부터 5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유전에서 대형 폭발, 화재 사고가 터지구요. 그걸 수습하기 위해선 이 마을에 위치한 정유 회사 본진에서 대형 트럭 짐칸 가득 니트로 글리세린을 싣고 달려가야 합니다. 회사에선 자기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을의 잉여 백인들을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이대로 이 마을에 뼈를 묻을 마음은 없는 불나방들이 큰 보상에 낚여 줄줄이 지원하여 그 중 선발된 네 명이 트럭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죽음의 배송 업무를 시작합니다... 라는 이야깁니다.
![]()
(이 짤만 보면 무슨 하이스트물 같지만 범죄극 전혀 아니라는 거. 그저 일자리가 간절한 노동자들일 뿐입니다. ㅋㅋ)
- 옛날 옛적 영화 잡지에서 이 영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생각했었죠. 와 제목을 보니 공포 영화인가 본데 그렇게 명작이라니 얼마나 무서울까!!? ㅋㅋㅋ
근데 이후로 이 영화를 볼 기회는 없다가... 몇 년 전에 iptv에 있는 걸 보고 재생을 눌렀는데 세상에. 화질과 화면비가 대체 이걸 누구 보라고 올려 놨나. 서버 용량 낭비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구려서 1차 포기. 나중에 '그래도 한 번은 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다시 재생을 눌렀다가 여전히 적응 불가의 영상 상태에다가... 봐도 봐도 아무 일도 안 벌어지는 전개 때문에 '나중에 보자!' 하고 2차 포기를 했다는 사연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 왓챠에 올라와 있는 버전은 화질이 아주 깨끗해요. 적어도 1953년에 나온 프랑스 영화치고는 아주 준수하니 혹시라도 관심 가는 분들은 참고하시구요.
![]()
(그래서 드디어 보았습니다! 왓챠야 고마워!!!)
- 방금 전에 적었 듯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벽은 도입부입니다. 2시간 28분짜리 영화가 도입을 60분 동안 하고 있으니 그렇게 관객 친화적인 구성은 아니죠. 게다가 그 60분 동안엔 딱히 긴장감이나 큰 재미 같은 걸 느낄만한 전개가 거의 없거든요. ㅋㅋ 물론 이 분량이 무의미한 건 아닙니다. 등장 인물들의 설정이나 성격 등에 대한 소개가 꼼꼼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영화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기업 vs 노동자의 구도, 그리고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 이런 걸 보여주면서 열심히 밑밥을 깔아요. 그러니 필요한 부분인 건 맞는데, 그래도 역시나 재미있는 장면은 별로 없습니다. 대체 트럭은 언제 나오는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어요. 핫핫;; 사족으로 트럭 출발 시각은 정말 거의 정확하게 1시간 후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출발 후의 재미난 부분도 1시간 20여분은 된다는 거.
![]()
(굉장히 직설적으로 강한 풍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정한 기업가들, 죽어 나가는 노동자들.)
- 그래서 트럭이 출발한 후 부터 엔딩까지는 빈 공간 없이 계속해서 위기 상황을 만들어가며 긴장감을 이어갑니다.
일단 니트로 글리세린이고 그게 대충 밧줄로 묶여 그 옛날 대형 트럭에 실려 있는 데다가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무려 산길이에요. 오르락 내리락 덜컹덜컹. 거기에다가 출발 직전 브리핑으로 속도 얘기까지 덧붙입니다. 대략 시속 60km 정도로 달리는 게 가장 안전하고 그보다 빨라도 위험, 느려도 위험이다라는 거죠. 뭐 그렇다고 해서 40년 뒤에 나올 영화 '스피드' 처럼 정말로 트럭들이 안 멈추고 저 속도를 유지하는 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핸디캡은 충분히 되어 주고요.
이렇게 바탕에다가 겹겹이 위험 요소를 깔아 두고서는 그 다음부턴 주행 중에 위험 이벤트들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벼랑 위에 나무로 지어진 다 낡은 판때기 위로 트럭을 올려서 턴을 해야 한다든가, 바퀴가 빠져서 헛돌게 만드는 웅덩이라든가, 길을 완전히 가로 막고 있는 커다란 바위들이라든가... 등등등. 하나 같이 다 현실에서 충분히 경험할만한 이벤트들이어서 현실성도 있고. 그걸 또 요즘 영화들에도 뒤쳐지지 않는 긴장감 있는 연출로 한때 히치콕의 라이벌 소리 들었다는 감독님의 저력을 확실하게 실감하게 해줍니다.
또 여기서부터 엔딩까진 등장 인물 역시 딱 네 명으로 제한이 되는데, 각 인물들의 개성과 성격을 확실히 살려 주면서 갈등 구조도 만들고 드라마도 만들고 충격도 주고 이들의 위기 상황도 더 절박해 보이게 만들고 그래요. 확실히 트럭이 달리기 시작한 후로는 심심할 틈이 없는 오파츠급 명작이었습니다. ㅋㅋ 그랬구요.
![]()
(이렇게 보면 별 거 아닌 장면 같지만 실제로 보면 긴장감 넘치는 상황입니다.)
![]()
(믿어주세요... ㅋㅋㅋ)
- 뭐 저처럼 요즘 스릴러들에 절여진 사람 입장에선 역시나 한 시간에 달하는 도입부가 부담스러운 건 어쩔 수가 없었지만요. 명성을 믿고 버텨낸 후에 찾아온 보답(?)이 워낙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훌륭한 영화 맞음. 완전 재밌었음. 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도입부는... ㅋㅋㅋㅋ
그래도 그 넉넉한 도입부 덕에 후반부에 전달되는 메시지,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동 계급으로 살아가는 자들의 비극 같은 것이 확실하게 잘 살아났던 듯 하긴 합니다. 이게 스릴러지만 굉장히 사회성이 강한 영화라서요.
하지만 역시 지금까지 이 영화가 영화 팬들에게 회자되고 근래에 리메이크까지 되며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건 트럭 장면들의 시대를 앞서간 연출들 덕분이겠고. 이 장면들을 보며 이 영화가 후대의 오락 영화들에 미친 영향들 같은 걸 생각해 보는 게 참 즐겁고 그랬습니다. 아니 정말 이 장면들만 놓고 보면 히치콕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확인해 보시구요. 다만 첫 한 시간은... ㅋㅋㅋ 네. 끝입니다.
+ 주요 등장 인물들 이름 때문에 괜히 자꾸 웃게 됩니다.
![]()
마리오처럼 생긴 분 이름은 루이지, 이브 몽땅의 캐릭터 이름은 마리오거든요. 하핫(...)
++ 전 그냥 왓챠에 이 영화가 올라왔길래 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애니하우님께서 올려주신 후기 글을 보고 생각 나서 제가 며칠 전에 읽었던 듀나님의 '시라트' 리뷰를 다시 클릭하니 그 글에 떡하니 이 영화 제목이 인용되어 있네요. 이런 게 무의식인가!!!!
+++ 스포일러 구간... 이긴 한데 최종 결과(?)만 간단히 요약합니다.
대충 서로 갈구고 위협하고 무시하고 툴툴거리며 달리던 네 명의 운전자들은 계속해서 이어지던 위기 상황들을 극복하며 조금씩 마음이 통하게 되고, 서로 이해도 하고 호감도 갖게 되고 그럽니다만. 그러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 도로를 막은 바윗돌을 니트로 글리세린을 활용해 폭파하는 구간을 무사히 통과하고 목적지가 코앞이 되면서 정말로 마음이 편안해지죠. 그래서 하하 웃으며 각자 개인사도 털어놓고 그러다가, 아무런 예고도 징조도 없이 갑자기 주인공 말고 다른 2인조가 탄 차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사라집니다. 정말 다 이루었다... 하고 방심을 하는 순간 큰 문제도 없는 구간에서 차가 덜컹거렸나봐요.
남은 2인조는 어쨌든 부지런히 달립니다만. 잠시 후에 방금 전, 동료들 차가 터지면서 만들어진 휘발유 웅덩이에 가로막히고. 주인공은 운전을 하고, 동료가 그 앞에서 웅덩이 바닥을 확인하고 장애물도 치우며 리드를 하다가... 동료가 뭔가에 걸려서 못 움직이게 돼요. 하지만 이미 웅덩이 중앙을 통과해 버린 트럭을 멈출 경우 영원히 거기 가둬지게 될 거란 판단에 주인공은 동료에게 알아서 얼른 비키라고 윽박지르며 차를 계속 전진시키고. 결국 웅덩이에서 탈출은 하지만 동료는 한쪽 다리가 차에 깔려 부러져서 위중한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하고 동료를 태운 채로 계속해서 달리는 주인공. 절대 의식을 잃지 말라며 동료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애잔한 분위기를 이어가지만 결국 동료는 도착 직전에 사망하고. 그래도 이를 악물고 달린 주인공 홀로 드디어 도착 지점에 도달합니다. 거기에서 사람들의 환호를 받고, 죽은 동료의 몫까지 성공 수당을 챙겨 받게 된 주인공은 하하 웃으며 기뻐하지만 뭔가 어색해 보이구요.
해가 떠서 이제 돌아가는 길. 정유 회사 사람들이 운전자를 붙여주겠다고 하지만 거절하고선 돈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달리는 주인공. 주인공이 돌아온단 소식을 듣고 이들이 출발했던 마을 사람들이 환호하고, 파티를 열며 여자 친구는 기쁨의 춤을 추는데. 우리의 주인공께선 기쁨에 겨웠는지, 아님 동료들의 죽음에 충격 받아 멘탈이 나간 건지 뭔가 반쯤 정신 나간 놈처럼 웃는 얼굴로 험한 벼랑 옆 커브길을 일부러 갈지자로 크게 춤추듯 운전해 가다가 결국 벼랑 아래로 트럭과 함께 떨어져 죽습니다.
이게 끝이에요. ㅠㅜ
그렇게 옛날 공중파에서 방영을 해 줄만한 영화다! 싶긴 했는데 정말로 해줬었군요. ㅋㅋ 저는 못 봤습니다만... 지금 봐도 재밌으니 어린 시절에 봤다면 정말 몇 배는 더 재밌었겠죠!
네. 그리고 이게 '국제판'이라고 해서 프랑스 국내 개봉 버전보다 10분 정도 짧은 거였습니다. ㅋㅋ 검색해 보니 보려면 10분 더 긴 버전이 낫다고들 하지만 온라인으로 보려면 선택지가 없네요...
저도 어릴 적에 TV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한글 영화 포스터에는 한자로 恐怖의 報酬라고 공포영화스러운 필체로 써있는 것을 보았던 것 같은데 찾아보니 안나오네요.. 이브 몽땅이야 나이든 뒤에도 암흑가의 세사람이나 마농의 샘 같은 영화로도 유명했지요.
![]()
어지간한 영화들은 한국 개봉 제목 뒤에다가 '옛날 포스터'라고 넣어서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하면 나오더라구요. ㅋㅋ
그리고 요즘의 한글 표기가 자리 잡는 데 매우 큰 공을 세운 한겨레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그러고보니 마농의 샘이 80년대에 나온 영화였네요. 제가 90년대에 봐서 그 시절 영화로 착각하고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더 많이 언급됐던 게 맞는 듯 합니다. 하하.
저도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ㅎ 댓글 다는 분마다 시작이 같네요.
흑백인데도 기름 때 묻은 노동자들 모습 등등이 굉장히 강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티브이에서 트럭 등장하는 영화로 스필버그의 '듀얼'(그때 제목은 '대결'이었나)과 더불어 지금까지도 '운전 영화'로 잘 각인된 작품인데 올리신 글 보니 다시 제대로 보고 싶네요.
정작 저는 티비로 못 봤는데요!! ㅋㅋ 언급해주신 스필버그의 '대결'은 저도 티비로 봤어요. 정말 뭔지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티비 채널 돌리다가 본 건데 순식간에 몰입해서 끝까지 정말 손에 땀을 쥐며 본 기억이 있네요. 쌩뚱맞게도 그게 당시까지 제가 본 중에 가장 '무서운' 영화였습니다. 당연히 공포 영화라고 생각할 정도로 무시무시했던.
말씀대로 어차피 왓챠에 있으니 관심 가시면 한 번 다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추억의 영화가 다시 보니 시시한 경우도 많지만 대체로 '명작' 반열에 오른 영화들은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처음 들은 게..그때 유모어 1번지 전신인 유모어 극장인가? 거기서는 가끔 영화도 중간에 소개해줬는데 아마 거기서인거 같은데--그때는 저런 반전이 흔치 않았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미국 리메이크 판도 괜찮았습니다 CG없는 날것 시절 영상이요
'유모어'라니 정말 단어 하나로 추억이 솟구치네요. ㅋㅋㅋㅋㅋ
'소서러' 말씀하시는 듯 한데 이 영활 보고 나니 그것까지 보고 싶어 졌지만 찾아 볼 곳이 없더라구요. 유튜브에 풀버전이 떡하니 올라와 있긴 한데 당연한 듯이 자막은 없고... 그걸로라도 한 번 볼까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고삼 때 이후로 매년 퇴보만 하고 있는 영어 실력이라...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