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친절하게 복잡한 추리물 '하얀 차를 탄 여자'
- 눈이 쌓인 한겨울의 산골마을이 배경입니다. 제목 그대로 '하얀 차를 탄 여자(정려원)'가 심각한 부상을 입은 다른 한 여자를 태우고 병원에 도착하여 도와달라고 사정합니다. 본인도 여러군데 상처가 있고 맨발에 충격을 받은 탓인지 뭐라고 혼자 중얼중얼 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현주(이정은)는 어떻게 된 일인지 진술을 듣기 시작합니다.
혼자 사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 도경이라고 하는 이 여자는 어젯밤 친언니가 오랜만에 연락도 없이 찾아왔는데 한 남자를 데리고 와서 형부가 될 사람이라고 소개했다고 합니다. 너무 갑작스럽지만 어쨌든 반가움에 나름 열심히 대접을 하는데 이 남자는 초면에 처제가 될 사람 앞에서 상당히 거친 언행을 하는 등 영 질이 안좋아 보입니다. 애써 당황스러움을 감추며 일단 하룻밤을 재워주기로 했는데 소리가 나서 자다가 깨어보니 이 인간이 언니를 구타하고 있었답니다. 말리려다가 화만 더 돋구는 바람에 아예 둘다 죽여버리겠다며 날뛰어서 언니는 배에 깊은 자상을 입고 손이 골절되고 본인도 위험해진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이 남자의 머리를 둔기로 강하게 때려서 제압하고 그대로 언니를 데리고 도망쳐서 병원까지 왔다고 합니다.
말이 안되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허술하고 미심쩍은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닌 가운데 일단 안정을 취하게 하고 병실을 나오는데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방금 진술과 반대되는 여러 증거들이 나옵니다. 그럼 도경은 거짓말을 한 것일까요? 아니면 급작스러운 충격에 착각을 한 것일까요? 애초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긴 한걸까요? 간단히 처리할 사건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현주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심층수사에 들어갑니다. 과연 진상은?

(말이 안되진 않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말이지!)
- 이런 작품들 어지간히 많이 챙겨보고 잔뼈가 굵어서 초반에 범인 잘 맞추신다는 분들도 이번엔 정말 쉽지 않으실겁니다. 이렇게 도경을 믿을 수 없는 화자의 위치에 놓고 제일 처음 주어진 정보들이 나중에 전혀 다른 맥락에서 다른 의미로 다가오거나 그냥 처음부터 아예 잘못 알려줬거나 하는 것들이어서 초반, 중반, 중후반, 후반, 막판, 엔딩까지 국면이 휙휙 뒤바뀌거든요. 비겁하게 치트키를 썼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진상이 다 밝혀지고 나면 왜 그렇게 전개될 수 밖에 없었는지 논리적으로는 맞아 떨어집니다. 다만 관객들을 상대로 완전히 페어플레이를 하는 미스터리물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그렇게해서 도달한 결말은 방금 썼듯이 충분히 최소한의 논리적으로 말은 되고 참 여러가지 장르적 장치와 트릭들을 골고루 고민하고 공부해서 활용하고 여기에 현실적인 소셜 코멘터리까지 그럴싸하게 잘 전달했으니 칭찬해줄만한 구성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너무 비는 구간이 없이 영화 내내 플롯을 꼬아대다보니 관객들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설명도 너무 친절하게 해주다보니 현주와 그녀의 파트너 순경이 서로 자연스럽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그냥 대놓고 4차원의 벽을 뚫고 관객들에게 직접 설명해주는듯한 대사들도 엄청 많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반전의 반전을 던지다보니 나름 현실에서 잘 끌어온 소재, 장치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모든 것이 너무 딱딱 맞아떨어져서 해결된 엔딩까지 보고나면 '역시 창작물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로군'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듭니다. 물론 창작물이니까 창작물인 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자연스럽고 스무스하게 보여주는 방법이 뭐 없었을까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그만큼 사건과 미스터리 자체는 잘 짜놨기 때문이겠죠.

- 대략 이런 장단점이 있다는 정도만 미리 인지하고 보시면 충분히 재밌게 잘 즐기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재밌는 와중에 아쉬운 부분들이 계속 떠오르면서도 1시간 40여분의 러닝타임은 휙 지나갔거든요. 투톱 여배우분들도 열연해주셨습니다. 이정은은 위에 언급한 관객들에게 설명조 대사들 때문에 손해를 좀 보시지만 역시 믿고 보는 배우라는 걸 새삼스레 또 증명해주시구요. 정려원은 제가 드라마를 거의 안봐서 생각나는 출연작이 벌써 언제적 '김씨 표류기'... 뿐인데(ㅋㅋㅋ) 평소 주로 하신다는 전문직 캐릭터들과 완전히 다른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역할을 신나게 연기해주고 계십니다. 두 주연배우 인지도 때문이겠지만 투톱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로 홍보가 됐는데 도경이 태우고 온 부상당한 여자 역할도 사실상 세번째 주인공으로 갈수록 비중이 높아집니다. 처음 본 김정민이라는 배우인데 앞으로 좀 주목해보고 싶네요.
감독님이 주로 TV 쪽에서 연출을 하셨던 분인데 사실 이것도 원래 JTBC 2부작 미니시리즈로 만들었다가 생각보다 잘 뽑힌 것 같아서 장편영화 한 편으로 편집에서 2022년도 부천영화제에 출품했고 제법 호평을 받아서 정려원은 배우상도 받고 했답니다. 그런데 무슨 어른들의 사정이 있었는지 3년이 지나 작년에야 개봉을 했고 흥행은 그냥 그렇게 됐습니다.
며칠 전 디즈니플러스에 올라왔고 요즘 날씨에 배경이 딱 어울리니 밤에 귤 까먹으면서 적당히 집중해서 보기 좋은 영화가 될 것 같아요.
제가 본 '해상화'는 내용면에서 너무 자연스럽고 스무스해서 좀 그랬는데 이 영화는 너무 창작물스럽군요.ㅎㅎ
디플을 해지한다는 걸 깜박하고 있었는데 돈 나가는 소리 듣고 한 달 더 가야되는구나 알았어요. 조만간 봐야겠습니다. 일단 귤 다 떨어졌는데 사러 나가야 되네요.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데 괜한 태클일지도 모르겠네요. ㅋㅋ 꼭 귤을 드시면서 보실 필요까진 없지만 다 떨어졌으면 얼른 사오셔야죠.
전반부에 주어지는 정보만으로는 도대체 이게 어떤 사건인지 자체도 파악이 쉽지 않아서 그만큼 집중이 잘됐어요. 후반부 마무리를 잘 지은 것 같으면서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호떡, 붕어빵도 좋지만 저는 귤, 호빵파(?)입니다. ㅋㅋㅋ 원더맨은 지금 4화까지 봤네요. 제 속도 아시죠? 하여간 재미는 있어요. ㅋㅋㅋ 벤 킹슬리 경은 어쩜 그렇게 능글맞게 연기를 하시는지 아이언맨 3 때 욕먹었던 캐릭터인데 이러다가 인생 배역으로 남겠어요.
며칠 전에 볼까 말까 볼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다른 걸 봤는데요. ㅋㅋㅋ 적어주신 내용을 보면 저도 괜찮게 볼 수 있을 영화 같아서 '조만간 보자' 리스트로 등업(?)을 해두겠습니다. 하하.
저도 정려원씨 연기하는 걸 별로 본 적이 없네요. 아주 초기 모습만 조금 봐서 사실 어땠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 겸사겸사 확인해 보는 걸로! ㅋㅋㅋ
적당히 기대치 조절하시면 괜찮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이런 소재나 장르물들 잘 보시니까요. ㅋㅋ
생각해보니 제가 열심히 본방사수했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도 나왔었네요. 당시 그냥 샤크라 비주얼 담당 이런 이미지였는데 의외로 연기가 훌륭하다고 호평받아서 이후 쭉 배우노선을 탄 걸로 기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