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애니] 일본산이 아니라서 어색한 '연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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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학교에서 학교폭력 관련 힘든 일을 겪은 소리는 새 시작을 위해 어릴 때 살던 산골동네 학교로 전학을 왔으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자기 자리에서 한 익명의 편지를 발견하는데 마치 전학생을 위한 적응 가이드처럼 친절하게 이 학교와 학생, 선생님들 등에 대한 자잘한 얘기가 써있었고 다음 편지가 숨겨진 곳을 찾아내서 계속 읽어가도록 힌트를 남겨놨습니다. 이에 따라 편지들을 찾던 소리는 동순이라는 동급생과 마주치게 되는데...



- '퇴마록',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미스터 로봇'과 함께 지난 1년여간 갑자기 쏟아져 나온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들 중 한 편입니다. 이걸로 '미스터 로봇'만 빼고 다 챙겨봤네요. 한 때는 국내 애니메이션 장편은 완성도나 흥행성과를 떠나서 일단 완성해서 개봉하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는 시도였다." 는 소리를 듣는 것이 현실이었는데 이젠 이렇게 최소한의 괜찮은 퀄리티를 갖추고 한 해에 우르르 공개되기까지 이르렀네요. 물론 옆 섬나라랑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하고 궁핍한 현실입니다만


분명 어지간한 관객들은 웰메이드 평가를 내릴만한 작품인데 아무래도 바로 그 옆 섬나라산에서 비슷한 걸 많이 본듯한 기시감은 떨칠 수가 없긴 합니다. 특히 작화가 그런데 영향을 받은 것도 당연히 있겠지만 일본이나 미국의 디즈니, 드림웍스 등의 작품들도 엔드 크레딧을 보다보면 한국인 스태프들의 이름을 꽤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니 그냥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닐까도 생각했습니다. 



- 플롯이나 캐릭터 설정도 너무나도 익숙한 옆나라 청춘만화, 애니들에서 흔히 본 종류인데 이건 엄청난 평점을 자랑하는 동명의 국내 웹툰 원작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하네요. 원작과 바뀐 점들에서 보니 애니판에서는 그런 지적들을 의식하고 일부러 여기가 한국이라고 강조하는 요소들을 집어넣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되게 착하고 순수하고 건전한 이야기라 주 타겟인 청소년들은 물론 어른들도 아이들 데리고 보기에 무난한데 다만 악역 포지션으로 등장하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조금 톤을 낮추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표현수위는 별 것 없는데 괜히 불쾌감만 유발하는 게 전체 작품의 톤에서 너무 튀게 느껴졌어요. 막판의 해결되는 방식도 원래 이런 장르에서 거의 그런 걸 감안해도 너무 비현실적이게 이상적으로 풀리는 면이 있구요. 그래도 이후 엔딩까지 이어지는 전개는 또 아주 효과적으로 감동과 훈훈함을 전해주기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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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악동뮤지션 이수현이 OST만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뒤늦게 확인하니 여주인공 소리의 목소리 연기도 했더군요. 이게 잘 어울렸냐 아니냐에 대해서 의견이 꽤 갈린 모양인데 저는 딱히 비전문 성우의 연기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고 그냥 무난했어요. 오히려 사전에 모르고 선입견 없이 본 게 좋게 작용한건가 싶었습니다. 하하; 


어쨌든 전체적으로 '국내산 치고는'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지 않아도 무난히 좋게 볼 수 있는 청춘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건전하고 훈훈한 분위기를 싫어하시는 것만 아니면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으니 부담없이 봐보세요.



본편 자체를 보는 것에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이수현이 부른 주제가는 꼭 들어보세요. 목소리가 참 좋습니다.

    • 이것도 찜하긴 했는데 괜찮나보네요. 조만간 틀어볼게요. 빠른 후기글 감사합니다.


      이건 딴 소린데 어제 밤에 불량연애 1편 봤거든요. 초반에 인사 하는 자리에서 급발진해서 싸우다가 “사랑하러 온거잖아. 앉아!!”에 저항없이 터져서 어 이거 의외로 개그 코드도 맞겠다. 하면서 보는데 스튜디오랑 여자 출연자 숙소 인테리어 색깔에 눈이 피곤하다 못해 아파서 보다 말았어요(…) 슬픈 노안이여ㅜㅜㅜ
      • 네 쌀쌀한 날씨에 참으로 순수하고 맑은 어린 영혼들의 훈훈한 이야기를 보고 싶으시다면 망설임 없이 보셔도 됩니다. ㅋㅋ




        아 그거 진짜 대박이었죠. 그런데 1화 초반부터 싸우려고 했던 그 츠짱이 앞으로 어떤 이미지가 되는지 상상하기 어려우실거에요. ㅋㅋ 여성 숙소 인테리어가 말씀대로 그렇긴했죠. 그래도 보다보면 익숙해지실듯?

    • 그림체부터 이웃 섬나라의 그것의 느낌이 나면서 어쩐지 우리나라 생산작의 분위기도 있네요. 말씀하신 전개방식이 굉장히 우리나라 작품스럽네요! 국내산 치고는.을 붙이지 않아도 되는 작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기여한 것도 없이 뿌듯해요.
      • 올해 이렇게 좋은 작품들이 연달아 나와준 것이 어떤 큰 흐름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 아무래도 요즘 한국의 만화 작가들 중에 일본 만화, 아니메의 영향으로 그 길을 가게 된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까요. 그게 워낙 흔하다 보니 보통은 그런 걸로 시비도 안 걸리는데, 내용이 건전하고 한국적인 것이다 보니 너무 일본풍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고 들었습니다. ㅋㅋ




      사실 작년에 학생들 데리고 단체 관람할 작품을 고를 때 저는 이걸 골랐는데요. 이미 극장에서 이걸 보고 온 동료분께서 '정말 좋은 작품인데, 애들은 지루해 할 거다' 라고 하셔서 결국 좀비딸로 갔었죠. 사죄의 마음을 담아 넷플릭스로라도 감상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추천글 감사합니다!

      • 아 작년에 거의 보실 뻔 하셨었군요. ㅋㅋㅋ 저는 지루해 할 것 같진 않은데 그 동료분이 요즘 애들 성향을 나름 고려해서 해주신 말씀이겠죠. 하하!

      • 무려 작년 흥행 1위인 좀비딸인데요 좋은 선택 이었다고 봅니다 의외로 고딩이들도 많이 봤고 끝무렵에 울었다는 애들도 있다는군요


        전 이수현 더빙 괜찮았어요 알고 봤는데 캐릭터랑 어울려서 무난했어요 요즘 잘나가는 성우들도 많이 참여했더라고요


        넷플릭스가 진짜 엄청난 기세로 신작들을 다 데려오네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중간에 보다 만 어쩔 수가 없다도 올라온다니 마저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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