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 키르케의 마녀, 리본 히어로 등등


- 안녕하세요, DAIN_입니다. 댓글이 고프지만 참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선 짧게 개인적 신상 이야기만 조금 적겠습니다. 

지난 주 주말에 아파트 공사하는 데에서 지나가던 다른 사람을 피하다가 몸을 잘못 크게 틀어서 허리를 삐끗해서 주말 내내 고생하다가, 

월요일 아침에 병원에 갔는데 소위 말하는 추간판탈출인지 뭔지가 생겨서 소위 '견인 치료'라고 몸을 강제로 잡아 당기는 치료를 받는 등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는데…

덕분에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습니다만 덕분에 게시판에 글을 쓰고 싶어도 자리 앉아서 뭔가 하기가 힘들고 귀찮았네요.

지금도 약을 먹고 있습니다만 자기 전에 발작 적으로 통증이 밀려오면 짜증이 나기도 하고 그러네요. 하지만 일은 쉴수도 없어서 중년 들이 차는 복대라도 사야 하는가 고민되는 지경이었습니다. 

(돈은 안되지만) 일이 많아서 몸이 아프면 안되는 상황이라 답답하네요.


1. 본 것은 아니고 단신 하나 던지고 시작합니다. 


[THE RIBBON HERO]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리본의 기사', 한국에선 [사파이어 왕자] 같은 제목으로 알려진 공주가 남장을 하고 왕위를 노리는 악당과 싸우는 이야기가 애니메이션 리메이크가 되어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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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원전격인 사파이어 왕자는 Btv+ 등의 케이블 등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만 대충 결말까지는 기억하고 있긴 합니다만 생각난 김에 다시 볼지 어떨지는 모르겠군요. 

해당 애니메이션은 올해 8월인가부터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모양입니다. 과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긴 합니다. 

겉보기 인상만으로는 우테나 삘도 좀 있고, 캐릭터 디자인이 95년 생 젊은이라서 꽤 감각적으로는 요즘 트렌드긴 한 것 같습니다만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고…

공식 홈페이지는 Netflix映画『THE RIBBON HERO リボンヒーロー』公式サイト 입니다. 아직은 메인 캐릭터 디자인 정도만 볼 수 있네요. 차차 업데이트 하고 홍보도 하겠죠.



2. 극장 개봉작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키르케의 마녀]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중 우주세기 세계관 프렌차이즈의 신작이며 3부작 예정인 '섬광의 하사웨이'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 한국 극장에 걸렸습니다. 

 CGV한정이고 3부작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 걸리는 셈이라 그리 오래 걸려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주말에 보실 수 있음 보시는 것도 선택지로 고려해보실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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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22일 당일에 4DX로 보고 왔습니다만, 당일 늦게 보고 집에 들어와서 거의 바로 잠들어 버렸기 때문에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기엔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적고 싶은 건 꽤 많습니다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앉아 있기가 조금 부담스러운 지라 가능한한 짧게 적고 싶습니다만 쓰기 시작하면 또 질질 늘어나겠지요. OTL

 원작은 89년에 나온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미디어믹스 소설 '섬광의 하사웨이'인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약간 내용을 고쳐서 나왔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단 건담 시리즈가 갖는 소위 '리얼 로봇'이라는 이명에 그럭저럭 걸맞게 로봇 애니메이션 장르 중에서는 실제로 제법 꽤 정치적인, 현재 21세기에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분쟁과 테러 등의 현상이 미래를 무대로 하는 로봇물에서도 나오면서 꽤 현재의 불안정한 정세와도 겹치는 내용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기존 건담 시리즈와는 좀 달리 전투가 적고 드라마 적인 부분이나, 사상이나 여러가지 세상살이에 대한 대화 등이 많아서 지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한때 유행했던 톰 클랜시의 테크노스릴러 계통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현대 전쟁의 전자전 개념이나 정치적 이야기 등은 그럭저럭 잘 살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류의 이야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3부작 시리즈의 2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접근성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1부인 '섬광의 하사웨이'는 넷플릭스에서 현재 보실 수 있으니, 어느 정도의 예습을 하실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번 편의 부제인 '키르케의 마녀'에 해당하는 히로인인 기기 안달루시아가 원작 소설이 처음 나왔던 1989년 기준으로도 (기득권층인 대부호의 내연녀라는) 꽤 특이한 위치의 삶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무조건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이 봐야 합니다. 애시당초 애들 데리고 보러갈 게 아니란 소리입니다.

 어쨌든 로봇 액션이 많은 것은 아니고 복잡한 디자인의 로봇 작화를 인력으로 서커스하던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3D 모델링을 통해서 뻣뻣하지만 전투기 간에 도그파이팅으로 싸우는 느낌으로 볼 정도로 움직이는 전자전 포대 개념으로 그리고 있어서, 치고받는 로봇 액션을 기대하면 방향성이 달라져버린 21세기적 연출에 조금 어리둥절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면에서는 차라리 80년대의 황금기(?) 작품인 '역습의 샤아' 쪽이 더 보는 맛은 있을 것입니다, 

  낮장면은 로봇을 멋지게 보이기 위한 디테일 중심 정지화상이 거의 다이고, 주된 액션은 밤 장면이 많아서 시인성이 좀 그렇습니다만, 대신 기존 로봇물에서의 멋있게 보이기 위한 특정 각도 연출이나 클로즈업 같은 것이 없이 폭연이나 폭발의 빛 속에서 실루엣만으로 그려지는 '어둠 속의 전쟁 거인'이란 측면에서 공포감이나 압박감을 어필하는 데에는 성공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반전이나 시리어스한 테크노스릴러 같은 흥미 중심의 내용 만은 아니라 사상적 투쟁이나 여러가지 이상을 위한 수단을 골라야 하는 과정에서 길을 잘못든 주인공이 스스로의 괴리와 부딪치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스토리 자체는 '주제가 내용을 덮는' 쪽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정치적 폭력을 막기 위한 무장 투쟁이란 폭력의 존재에 대한 비판 및, 온갖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인의 저항 수단이나 방법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라는 선동적 영역의 어딘가에 있는 것이죠. 

  사실 이 하사웨이 시리즈는 거의 1주일 정도 안의 짧은 기간 안에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그렇게 큰 이야기는 아닙니다. 정부를 싫어하는 테러리스트 젊은이들이 지구연방 정부의 각료가 모이는 회의장을 급습하려고 책략을 쓰는데 그 와중에 진짜 지역 분쟁을 일으킨 테러리스트들이 얽히고 하는 식으로 커졌다가 진압된다는 짧은 3막의 비극~중의 2막일 뿐이거든요. 

 이 '키르케의 마녀'란 작품 이전 시기를 그린 과거 건담 시리즈에서 (지구 연방군의 주역 함장 역으로) 주역급 주요 인물이었던 브라이트 노아라는 군인 캐릭터의 아들인 하사웨이 노아가, 20대 젊은이가 되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장 테러리스트 급의 과격한 운동권이 되어서 연방군과 싸우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반정부 게릴라들이 거대한 로봇을 타고 다니는 시점에서 현실성보다는 멋이기도 하고, 이 작품 내부에서도 기득권 부유층 셀럽의 삶과 땅개 육군 및 게릴라군이나 빈곤층의 삶이 대조되면서 묘하게 허풍스럽고 비판을 하는 작품이 비판 그 자체의 대상처럼 느껴질 수 있는 모순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부분이기도 한 거지요. 

  그리고 지구연방 정부가 반정부 조직들이나 그들에게 휘말리는 민간인들에게 가하는 '탄압'이 작중에서 구체적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요즘 미군과 함께 중동 쪽에서 학살과 분쟁을 일으키는 이스라엘 세력 들이 뻘짓이 함께 오버랩되면서 현실과 비교되는 느낌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가 이 작품의 진짜 가치를 판단할 기준이 되겠습니다. 

 가볍게 로봇 액션을 즐기고 싶어할 사람들에겐 지나치게 현실 반영이 많은 내용이나 정치적 메시지가 있는 무거운 작품일 수 밖에 없겠고요, 현실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폭력의 극한인 전쟁에 대한 묘사는 좀 테크노스릴러 같은 특수 장르에 가깝게 과장되어 있지만 나름 무게감과 동시에 로봇물 특유의 박력은 잘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이 애니메이션은 어디까지나 '상업용 극장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작중에서의 진짜 학살이나 고문 등의 묘사는 암시적으로만 그리고 있으며 화면을 어둡게 하거나 최대한 눈에 잘 안 띄게 하면서 눈가리고아웅을 합니다만, 그럼에도 어른이라면 꽤 적나라한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안 보이는 게 더 기분 나쁜' 영역을 확실히 그리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시의적절까지는 아니지만 꽤 섬나라의 좌방향 사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먹힐 이야기기도 하고요, 

 사실 전쟁 병기 로봇을 소재로하는 애니 같은 건 돈낭비~같은 식으로 농담을 던질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사상적이나 정치적 발언이 꽤 보수적인 섬나라 창작물 치고는 상당히 넓고 자유롭게 나오는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웹 상에서도 오덕들 사이에서 밈에 가까운 농담이 되었던 "모든 인류가 지구에서 살 수는 없어"라는 주인공 하사웨이의 혼잣말이 "모든 한국인이 서울에 살 수는 없어"라는 식의 농담이 되어서 돌아 다녔는데, 

 이런 농담 섞인 해석이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지역 감정과 기타 등등 여러가지 사회적 정치적 이슈를 암시하면서 지구와 우주로 나뉜 인류의 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건담 시리즈 작품 중 하나인 '섬광의 하사웨이'를 대표하는 이야기처럼 통할 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게 전작의 주역급 인물의 자식 세대라는 세대 교체의 이야기도 한지라 묘하게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의 느낌도 납니다. 

 위대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반쯤 타락한 테러리스트가 된 주인공 하사웨이는 카일로 렌에 가깝고, 전파계 히로인 기기는 스타워즈 시퀄에서 일단은 주인공인 레이와 이미지가 겹치기도 하는 거죠. 

 (기기는 레이에 비해서 수동적인 편이지만 자신의 교감 능력으로 케네스의 테러리스트 제압 작전등에 도움을 주면서, 자신에게 지원을 해주는 기득권층인 백작이란 노인네의 가족 문제 측면이나 심리적인 안정을 주고 그 댓가를  받는 식으로 자기 딴에는 연민을 통한 봉사를 하고 있는 치유계인 셈입니다만…)

 게다가 이번 '키르케의 마녀' 편에서는 구작 시리즈의 주인공인 아무로 레이의 환영이 나와서 새로운 주역인 하사웨이와 대립하듯이 말싸움하는 시퀀스가 있는데 이게 묘하게 [라스트 제다이]에서 카일로 렌을 환영으로 농락하는 루크 스카이워커 느낌과 겹치거든요. 

 농삼아서 '라스트 아무로'로 부제를 바꿔도 될 정도로 짧은 등장이지만 임팩트가 꽤 크기 때문에, 앞 시리즈인 '역습의 샤아'를 보고 이 '키르케의 마녀'를 보면 상당히 뽕이 차오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본작 '키르케의 마녀'에서는 80년대 극장판 애니 였던 역습의 샤아의 명장면들 일부(그 중에서도 예고편에 존재하던 뉴건담의 핵발칸 장면이라던가)가 21세기 기술로 다시 그려져서 회상 씬 겸 주인공이 보는 환상으로 나와서 그려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격할 만한 늙다리 건담팬들에겐 정말로 이 작품은 '라스트 아무로'일지도 모를 것입니다. 진짜 그랬으면 흥행 성적이 좀 더 나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말이죠. (여담이지만 아무로 역 성우가 아주 심한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강판이 되지 않고 그냥 망령스럽게 음성 변조만 해서 나오는데,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는 사람 마다 받아 들이는 게 다르겠죠. 뭐 이번 편으로 정말 아무로 역 성우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서 정말로 '라스트 아무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어쨌든 이 섬광의 하사웨이~를 포함한 건담 시리즈 작품군 중에서는,  

 삶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에겐 인류의 혁신이고 나발이고 그런건 모른다 라는 일반인의 시선과, 

 지구와 우주라는 지역 차이로 크게 달라진 환경 문제나 빈부 격차 등의 사회적 문제를 두고 대립하는 보수 정부와 테러리스트들 간의 분쟁 이야기가 공존하면서,

 부유한 기득권층의 내연녀이면서 소위 셀럽 놀이를 하는 여자의 이야기와 과거 전공투 같은 과격파 사회운동 끝에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린 젊은이의 이야기가 뒤섞여 흐르는 꽤 혼란스러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덕분에 만든 제작진의 생각이나 주제 의식이 꽤 심하게 드러나는 정치적 발언이 담긴 작품으로 보일 수는 있겠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전작이자 시리즈 1편 '섬광의 하사웨이'에서는 거대 로봇의 전투 중에 로봇의 발치에서 치일까바 전전긍긍한 인간 등신새 시선 연출이 인상적인데, 사실 이런 연출은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서는 꾸준히 나오는 부분입니다만 캄캄한 밤 중에 거대한 실루엣이 주는 압박감은 TV보다도 극장에서 더 잘 살아나긴 합니다. 

  서력을 쓰던 지구에서 갈라져 나간 가상 역사 같은 우주세기라는 연표 위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호주 애들레이드 같은 현실의 지명이나 위치 같은 것도 종종 언급되고 있어서 지리에 관심이 있다면 나름 잔재미이기도 합니다 .에어즈록도 나오는 덕분에 작중에서 '관광지에 마프티가 있을리가 없잖아'~같은 명(?)대사도 나오고요.

   작중에서 주연급인 3명이 각각 다른 정치적 위치와 세대 차이를 통해서 비교대조 되는 식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메인 3명의 관계성에 대해서 주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30대인 지구 연방군 군인으로 하사웨이가 속한 반지구연방조직 마프티를 쫓는 케네스 슬렉과, 20대인 운동권 청년이 되어 진짜 정치 테러리스트 하사웨이 노아, 10대 끄트머리인 19세이지만 기득권자의 내연녀로 사는 히로인 기기라는 3세대 간의 세대 차이 사상 차이 같은 것들도 생각해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현실론자로 갑자기 막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니니 직업에 충실한 직업 군인 30대, 어린 나이에 전쟁을 겪고 어떻게든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과격해진 20대 운동권 젊은이 하사웨이, 힘든 세상에 운좋게 물주 물고서 셀럽 생활하면서도 나름 삶을 즐기려는 10대 히로인이란 3명의 관계는 꽤 노골적으로 삼각관계 로맨스입니다만, 그게 병원에서 연애질 하고 비행기 타면서 연애질하는 반도국 멜로드라마와는 결이 매우 다릅니다. 직장도 삶의 방식도 사고방식도 차이나는 각기 다른 세대와 성별의 이야기가 토미노 감독 특유의 괴이한 대사들에 얽혀서 매우 신경을 긁으며 돌아갑니다.


 본편의 줄거리를 정리하는게 이해에 도움이 되겠지만 일단 넷플릭스에서 1편을 보고 와야 2편의 이야기가 이해가 될거라, 정리하기도 힘들고 귀찮은지라 과감하게 줄거리는 넘어갑니다만 사실 전작의 줄거리나 본편의 줄거리보다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알고 보는게 좀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라고 적어봤자 정리도 힘들고 어줍잖은 오덕잡학 지식자랑일 뿐이니 대충 넘어가겠습니다만…

  일단 지난 1편 '섬광의 하사웨이'부터 간단하게 줄거리를 정리하면… 


  과거에 전쟁 영웅이었던 아버지 브라이트 노아의 아들인 주인공 하사웨이 노아는 과거 10대 시절에 전쟁에 휘말려 짝사랑하던 여자를 잃은 트라우마에 지구권의 분쟁 원인이 되는 우주 이민자들과 지구 시민 간의 갈등을 막지 않는 지구연방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마프티'라고 하는 반 지구연방 조직의 주요인물로 '마프티 나비유 에린'이라는 가명을 써서 신분을 감추고 암약하고 있다가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셔틀에서 마프티를 쫓아 지구로 발령난 군인 케네스 슬렉과 부자의 내연녀인 기기 등과 만나게 되는데, 하필 그들이 타고 있는 셔틀에 하이재킹을 시도한 테러리스트들이 있어서 어쩌다 케네스와 하사웨이가 하이재킹을 한 테러리스트들을 함께 제압하고… (이게 1퍈의 이야기 도입부입니다) 이 때의 인연으로 하사웨이와 케네스 기기들이 얽히는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서, 하사웨이가 '크시 건담'이라는 군산기업 애너하임 사의 신형 기체를 입수하여 연방군과 한번 교전하는 게 지난 번 1편 '섬광의 하사웨이'의 이야기입니다. 

  2편이자 본편인 [키르케의 마녀] 에서는 기기는 내연남이 사준 홍콩의 고가 펜트하우스로 피난와서 셀럽 생활을 좀 하고 있고, 하사웨이는 계속해서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대규모 각료 회의가 벌어지는 장소를 수소문하고 해당 장소에 먼저 도착해 각료들을 붙잡을 계획을 세우고 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킨버레이(자막은 킴벌리) 부대가 다른 반지구연방 게릴라 세력들을 제압하고 학살한 상황을 마주치게 되고 오엔밸리 지역의 남은 게릴라 부대들과 협조해서 양동작전을 벌이려고 하는데 그 와중에 이런저런 심리적 고뇌를 느끼게 되고…

  히로인 기기는 부자의 내연녀로 사는 것을 포기하고 하사웨이와 연락을 시도하다 케네스 슬렉을 찾아가는 데 기기의 예민한 감각으로 테러조직의 기습에서 벗어난 케네스 슬렉은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연방 각료 회의를 호위하기 위해 부대를 이동하는 와중에 기기의 말을 듣고 에어즈록으로 부대를 보내는데 진짜로 마프티 부대가 에어즈록 근처에 있어서 전투가 벌어지고… (이하 후략) 작품 마지막에서 하사웨이와 기기가 다시 만나는 걸로 이번 '키르케의 마녀'는 끝납니다. 엔딩곡이 유명한 팝송이고 엔딩 크레딧 중에 다음 편을 암시하는 내용이 조금 있습니다. 


 일단 작중에서 그려지는 시점에서는 맨헌터(인간 사냥꾼)라고 지구에 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강제로 우주로 송환하거나 따로 격리 수용하는 정부 산하 조직이 있을 정도의 막장인 상황인지라 전쟁을 겪지 않아도 정부 하는 짓에 분통이 터질만한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 전작에서는 하이재킹을 시도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분노를 표출하여 케네스와 함께 테러리스트를 제압했던 하사웨이가 이번 편에서는 연방정부 고관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 테러리스트들과 협상해서 양동작전을 벌이게 되는 괴리감이나 이런저런 심리적 압박감이나 다양한 고뇌 같은 걸 중심으로 삼고 있는 내용입니다. 

  뭐 이런게 토미노가 시작한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의 주요 정서긴 한데, 건담 시리즈가 많아지면서 토미노가 손대지 않은 외전이라던가 건담이란 제목을 쓰지만 세계관이 다른 다양한 건담 작품들이 잔뜩 나온 와중이기 때문에 이제는 '뿔달린 로봇이 나오면' 건담 시리즈라는 농담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지경입니다만…

  (건담 이야기는 누가 하든 비슷하겠지만 누가 봐도 달리 받아 들일 수 있을 거라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습니다만) 어쨌든 이름 정도는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건담을 전혀 모르는 분에게 간단히 적어 본다면…

  기동전사 건담이란 프렌차이즈는 7080년대의 아동 대상 장난감 완구팔이의 기본 조건으로 시작하던 소위 '수퍼로봇물'에, 현대 전쟁물 코드적 해석의 이야기나 자잘한 이념적 이야기들을 담은 것과 청소년 성장물이 결합되어서 '로봇을 타고 전쟁을 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라는 "당시 일본이니까 가능했던" 창작물 계보를 세워버린 게 존재의의라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77년에 스타워즈가 나온 이후에 나온 영상 작품이기 때문에 광선검으로 대표되는 '빔 병기'의 도입이나 이력=포스:Force와도 비슷한 특수 능력의 일종으로 '뉴타입'이란 새로운 인종의 정신적 교감 같은 코드도 담은 체로 전개되는 43화의 TV시리즈를 쭉 보면 꽤 진중한 드라마인데 말이죠.,

 뭐 21세기에 들어서는 여고생이 전차를 타고 쌈질을 하고 있거나, 여고생은 밴드도 하고 캠핑도 뭐든 다 할 수 있는 모양이지만, 어쨌든 1979년의 건담은 지나치게 과대한 인구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우주 개척에 나서서 스페이스 콜로니를 건설하고 탈지구 정책이 대세가 되었지만 정작 지구의 인류가 우주 이민 세력과 지구 잔존 세력으로 나뉘어 지역와 세력 간의 분쟁이 전쟁이 되는 전형적인 다각화 현상이 일어나고… 우주로 이민을 간 인류들 중에서 '지온공국'이란 독립국을 세워서 '지구 연방'에 독립 전쟁을 선포한다~뭐 그런게 1979년의 원조 '기동전사 건담'의 배경인 것인데, 일단 우주세기 0079년 무렵에 지온 공국과 지구 연방 간의 전쟁이 벌어진 게 유수한 건담 시리즈의 시작이 됩니다. 

  (원조 기동전사 건담이 가상의 미래 연표인 '우주세기'란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대충 서력 1999년부터 우주 개척을 위한 장기 계획이 세워져서 대충 2100년 무렵부터가 우주세기의 시작 아닌가 하는 썰이 있습니다만, 정확한 설정 같은 게 알려져 있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우주세기 0079년의 원조 건담 이후로 0087년의 Z건담 > 0088년의 ZZ건담 > 0093년의 역습의 샤아 식으로 초기 시리즈가 이어지고 이 [섬광의 하사웨이]는 역습의 샤아 이후 12년 뒤인 우주세기 0105년 이야기입니다. 

  (중간의 0096년에 '건담 유니콘'의 이야기가 낍니다만 이건 일단 제쳐놓고요…)


 건담 시리즈의 창조주 취급을 받는 원조 건담의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는 건담 이전에도 [용자 라이딘]이나 [무적초인 점보트3] 같은 로봇물을 통해서 오컬트 코드나 꽤 심각한 메시지 들을 전달하는 등의 꽤 진지한 시도를 하는 편이었습니다만, 

 [우주전함 야마토] 등의 성공으로 좀더 SF적인 코드를 강조하면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 휘말린 청소년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꽤 감동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원조 기동전사 건담 최종화에서 주인공이 불타는 적의 요새를 탈출하여 함께 싸워온 친구들에게 돌아가면서 "내게는 돌아갈 곳이 있어. 이렇게 기쁜 일은 없어" 같은 투로 말하는 마지막은 전쟁의 끝과 함께 희망적인 결말이었지만, 속편인 Z건담에서 끝나지 않는 전쟁과 잔혹한 현실의 벽에 마주친 젊은이 카미유는 미쳐버리는 결말을 맞이했고, 이후 섬광의 하사웨이에 이르러서는 주인공이 군인이나 전쟁에 휘말린 민간인 소년조차 아닌 운동권 중에서도 가장 Deep한 영역인 테러리스트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애니메이션 창작자가 진짜 테러리스트나 운동권의 삶을 살아보진 않았을 테니 그게 얼마나 리얼한지는 둘째치고라도 이 정도까지 묘사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겠습니다만, 군산복합체라는 무기상인들이 암약하는 음모론적인 세계관까지 가상 세계 속에 몇 십년 동안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담아내고있는 와중에 우리는 21세기를 맞이하였으며 반도국의 가정용 TV에서도 1979년의 원조 건담 더빙판이 올라왔다 내려갔습니다. 극장에서 이런 걸 다시 볼 기회가 얼마나 있을지 저는 모릅니다만 앞으로도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넷플릭스에서 3부작 시리즈의 1편 '섬광의 하사웨이'를 볼 수 있고, 이번 주말에는 일부 CGV에서 1편의 극장 상영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블루스카이 같은 SNS에서는 건담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요즘 트럼프와 이스라엘 세력의 중동 전쟁 생각하면서 이번 [키르케의 마녀]를 보여주면 평범한 민간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는 농담도 나왔습니다만, 글쎄요. 

 제가 여기서 이런 글을 쓴다고 과연 몇명이 극장으로 향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태권브이에서 중요한 것은 디자인의 표절이라고 생각하는 반도국 국민이 있는 한, 대학생 수준의 되다만 정치론을 다루는 은하영웅전설 같은 이야기조차도 쉽게 못 나올 것이란 생각만 듭니다. 

 로봇만화는 아이들 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장난감에 연연하고 결국 그게 제일 잘 팔리는 것은 현재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입니다만, 로봇만화를 보고 자란 키덜트 입장에서는 머리가 커지면서 느끼게 되는 현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환기할 수 있는 자극적인 측면으로 이런 '진지한 척 허세 빠는' 가짜 리얼 로봇 이야기도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섬광의 하사웨이 키르케의 마녀'는 어떤 의미로던 '로봇물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 한계'를 시험하는 작품이라서 단순한 재미를 바라고 가는 사람에겐 미묘할 수 밖에 없긴 합니다. 

  작중에서 대놓고 마프티에 협조하겠다는 지역 테러리스트들이 ‘니들은 로봇 타고 싸우니까 땅에서 기는 지상의 전장을 모른다’는 게릴라의 말과, 메인 히로인 기기의 (기득권층의 내연녀로 사는) 샐럽 라이프를 작중에서 비교해 보여주면서, 

  소위 기득권의 삶과 죽어나가는 민초들의 묘사가 공존하는 자체가 참으로 이율배반적이며 하여튼 반복되는 혼돈과 모순을 느끼는 와중에 막판에 건스앤 로지스의 노래가 나오는데… 

 예, 원작은 89년에 나온 소설이라서 89년의 일본인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정치적이며 가장 삐딱한 로봇물의 한계에 매쳐 있는 거긴 합니다만, 한편으론 산드라 블록이 나오는 [그래비티]가 나온 뒤에 보는 [아폴로13]인데 그 화면 표현은 21세기 영화인 [인터스텔라]나 [신시티] 같은 쪽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맞을려나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 뒤에 이어질 3편 완결편 중에서는 주인공이 지나간 과거의 환상을 보는 데신, 앞으로 벌어질 우주세기의 미래나 다른 세계선의 건담 이야기들의 영상을 보면서 번뇌하는 걸 볼 수 있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웃음)


  하여튼 본작에서는 그렇게 전쟁무기일 뿐인 거대 로봇을 소재로 애니를 만들고 그 안에서 정치적이고 사회 문제 장광설을 터는 걸 보는게 모순이자 이율배반처럼 느낄 수 밖에 없게 연출하고 있는데, 또 한편으로 작중 연방군이 하는 짓을 보면 요즘 미군(과 이스라엘)이 벌이는 짓도 떠오를 수 밖에 없어서 찝찝할수 밖에 없는 본의 아니게 현실의 반면교사처럼 보이는 작품…이기도 해서 화끈한 테크노스릴러 계열 로봇 액션물을 기대하면 곤란할수 밖에 없습니다. 세기말에 들어가기 직전의 89년에 전쟁 무기로 만들어진 로봇을 소재로 하는 암울한 미래를 상상하던 작품이 21세기에 와서는 그게 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로 삐뚤어진 현생 지구 인류의 세계관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되새기게 되는 자체가 참으로 부조리한 쾌감이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뭐 그래도 로봇 말고도 '키르케의 마녀'인 히로인 기기의 다양한 패션쇼나 부자놀음하는 걸 보면서 내심 만족하는 자신에게 분개하는 것만으로도 보는 재미는 있고 해서, 볼거면 극장 관람을 추천…하게 됩니다. 4DX라면 다양한 효과를 느낄 찬스는 적지만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는 부분이나 연기 냄새가 나면서 이런저런 전쟁 근처에 가는 흉내라도 느낄수 있는 '진짜 로봇물'의 환상을 찾는 기분은 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길고 잡다하고 정리되지 않은 주저리였습니다만, 감상 후 나름의 복잡한 감정을 작품 처럼 복잡하고 난삽하게 늘어 놓을 수 밖에 없는 키덜트의 작은 뻘소리였다 생각해 주십시오.


P.S. : '기묘한 이야기'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넷플릭스에 올라왔더군요. 주말에는 좀 달려볼 수 있을까 싶습니다. 


:DAIN_


    • 사파이어 왕자!!! 는 캐릭터 디자인을 아예 새로 해 버려서 좀 섭섭하기도 하지만 뭐 2026년에 신작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려면 원본 디자인 고수는 애초에 어려웠겠죠. ㅋㅋ 우라사와 나오키 버전의 아톰 보다는 오히려 덜 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구요.




      그러고 보니 제가 아직도 섬광의 하사웨이 1편을 안 봤군요! 아직 넷플릭스에서 안 내려갔다면 얼른 봐둬야 하긴 하겠습니다.




      뉴건담 나왔을 때 쯤에 하사웨이는 그냥 대역죄인이자 이해 불능의 싸이코 민폐 캐릭터 취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뭐 어쩔 수 없긴 했어요. 어린 아이였던 건 사실이지만 당시까지의 건담 시리즈 주인공들 나이가 다 10대였다 보니 나이가 어린 건 참작이 되지 못했고. 그래서 걍 엄격한 기준으로 볼 때 이 어린이가 분량도 얼마 안 되는 가운데 너무 격한 민폐를 저질러 버려서 그만... ㅋㅋ 그래서 나중에 '섬광의 하사웨이'라는 소설이 있다는 얘길 들었을 때 아니 뭐 그런 캐릭터를 갖고 따로 소설을 쓰나. 라고 생각했고 캐릭터의 최후를 알고선 뭐 잘 됐네(...)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그게 또 수십 년의 세월을 두고 이렇게 극장판, 그것도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걸 보니 신기한 기분이기도 합니다. 그 세월을 넘어서 살아 남은 것도 신기하고, '아니 왜 이 시국에 갑자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했구요. ㅋㅋ




      토미노 영감님의 세계관이라는 게 예전부터 늘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려서 Z 건담의 스토리를 해적 출판된 소설 버전으로 접했을 땐 와! 진짜 로봇 애니메이션 가지고 어른들 이야기를 하는구나! 라고 감탄했었는데, 나중에 성인이 된 후에야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정주행 하면서는 와! 설정은 어른들 이야기인데 디테일이 왜 이래!!(...)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ㅋㅋㅋㅋ 큰 그림은 되게 좋은데 디테일이 충분히 받쳐주지는 못한다. 라는 생각을 했었던 건데... 그 시절에서 다시 또 세월이 흐르고 생각해 보면 무려 빔으로 칼싸움하며 싸우는 거대 로봇들에 올라탄 10대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라는 한계를 생각하면 그냥 훌륭했던, 그리고 시대를 앞서갔던 것 같기도 하구요.




      글로 적어 주신 내용을 보면 아마 이 하사웨이 시리즈를 봐도 토미노 건담 스토리들의 한계는 그대로 느껴질 것 같긴 합니다만. 동시에 쓸 데 없이 까칠하게 봤던 Z건담 처음 접한 시절... 보다는 확실히 좋게 보게 될 것 같기도 해요. ㅋㅋ 자세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플루토 애니는 머 그럭저럭 이었지만 사파이어를 저 정도로 뜯어 고치면 느낌이 좀 묘하긴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해주면 감사하면서 볼 수 밖에 없지만요. 


        넷플릭스에선 아직 문제 없이 볼 수 있습니다만, 넷플릭스에 있는 다른 건담이 서양 3D애니메이션 건담하고 SEED 시리즈 뿐이란 말이죠. 퍼스트 극장판 3부작 내려버린게 좀 뼈아픕니다. 


        뉴 건담 시절에 잘쳐봐야 14살 이카리 신지 군과 동년배였는데 여친 삼고 싶던 여자 죽은 탓에 다른 사람 쏴죽이고 난리친 민폐짓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린 애가 전쟁 한가운데에서 이런저런 트라우마를 겪은 거라, 섬광의 하사웨이 작중에서는 삐딱하게 굴면서도 나는 이래도 괜찮은가 고뇌하는 우울증 환자에 가깝게 그려지고 있는게 포인트입니다. 지금 막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현시대에 보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속죄나 여러가지 의미로라도 고뇌하면서 폭주하는 그런 방황하는 20대가 그럭저럭 잘 맞게 되어버린 게 웃기고 슬픈 '지금 시대에 본의 아니게 맞아버리게 된'현재와 함께, 인터넷 여포인 '일본 넷우익'과 반대되는 의미에서 '행동하는 테러리스트'가 주인공이란 시점에서 정말 혼돈의 카오스 자체를 즐겨야 하는, 동시에 로봇물의 한계 속에서 전쟁 병기를 다루는 자는 정치인이건 군인이건 예비군이건 스스로의 책임과 의식을 바로 세워야 하며, 보는 관객은 1차적 반전과 모든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기도 한데, 머 그런 이상적인 것이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는 게 암시되고 있으니까 말이죠. (2편 키르케의 마녀에선 아들이 막나가는 걸 모르는 슬픈 아버지 브라이트 노아도 잠깐 나옵니다.)


        사실 이 글과 이 댓글은 정신 사나운 상태에서 막 쓰여진 것이라서 좀더 토미노의 의도가 현재의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쪽에서 조금 더 보충되어야 할 글이기는 합니다. 하여튼 한번 넷플릭스를 보시는 건 나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DAIN_

    • 예전 같으면 몸을 갑자기 잘못 틀거나 해도 살짝 삐끗하기만 하지 별 지장은 없었는데 이젠 장기 부상을 입는 몸이 됐더라구요. 저도 몇년 전에 엇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뼈저리게 공감이 됩니다. ㅠㅠ 많이 불편하실 것 같은데 하여간 빨리 완쾌하시길!




      여태 살면서 건담은 장난감이나 게임 슈퍼로봇대전 그런 걸로밖에 접해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길게 썰을 푸실 정도의 덕력이 신기하네요. ㅋㅋ 하여간 그만큼 다양한 생각을 하게될 정도로 깊게 즐기실 수 있어서 부럽네요.

      • 댓글 감사합니다. 편하게 누울 수도 없어서 이리 구르고 자세를 바꿔가면서 조금이라도 덜 아픈 방향을 찾으려고 하니 점점 힘들고 짜증나고 그런 상태네요. 


        뭐 어떤 내용을 담건 간에 거대한 로봇 병기를 중심으로 하는 가상의 전쟁 속 테크노스릴러 흉내내는 어딘가라 아무래도 특수한 코드를 즐기는 코어 장르 쪽이라고 할 수 밖에 없긴 합니다. 건담은 결국 개인의 덕력과 상관없이 거진 50년 가까이 오래 쌓여온 긴 시리즈이기 때문에 챙겨보고 있으면 이야기가 적을 수는 없는 것 뿐입니다. 스타워즈 덕질하는 것과 크게 다르진 않네요. 외려 긴 드라마 시리즈들 챙겨보시는 분들이 더 대단하신 겁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건담 시리즈 중 복수의 레퀴엠 정도는 보실 수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 ㅎㅎㅎ :DAIN_

    • 애니 소식 감사합니다^^ 특히 섬광의 하사웨이! 얼릉 달려가서 봐야겠네요.
      • 댓글 감사합니다. CGV 한정에다 얼미나 오래 걸려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취향이 맞으셔서 재미있게 보시길 빕니다. :DAI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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