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영화 1탄] ‘달팽이의 회고록’, ‘전봇대 소년의 모험‘

5월 25일 한달 구독 해지까지 영화 후기를 두편씩 묶어서 써보려합니다. 시리즈도 병행해서 볼거라 몇탄까지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1. 달팽이의 회고록(2024 / Memoir of Snail / 95분)
뭐가 올라와있나…하면서 둘러보던 중 한눈에 들어온 영화입니다. “이걸 올려줬어?!!!”하면서 바로 봤어요. 메리와 맥스를 보고 엉엉 울었던 기억 때문에 마음을 잡고 보기 시작했어요. 아빠의 죽음 후 나라의 이쪽 저쪽 끝 도시로 헤어지게 된 이란성 쌍둥이의 이야기를 동생의 나레이션으로 그린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입니다.
처음부터 아이들이 눈물 뚝뚝 떨어트리면서 우는 장면들이 있어서 어 벌써 이러면 위험한데…하면서 긴장했지만 다행히 같이 울지는 않았고요ㅎㅎㅎㅎ(아 근데 이 눈물 차오르고 뚝뚝 떨어지는게 생생히 느껴지는 제작방식의 작품이라 그 느낌이 더 절절했어요) 그치만 결국 뒤엔 또 질질 울었습니다 하하하 극장에서 못 본게 아쉬웠는데 이분 영화 극장에서 보면 너무 위험 할 듯해요.

전작인 메리와 맥스는 외롭게 살던 둘이 펜팔을 통해 친구가 되어서 힘든 시절을 견뎌내게 해준 둘의 모습을 귀엽고 훈훈하게 보여주다 마지막에 터트렸었는데요. 이 영화도 비슷하게 둘 밖에 없었던 쌍둥이가 영화 초반에 헤어지고 동생에게는 그래도 친구가 생기지만, 오빠는 그렇지 못한 상태로 20여년을 지내다 또 한번 희망이 사라지고 계속 좀 불안하게 이어가요(그리고 아니 이게 애니메이션이니까 망정이지 실사 영화였으면 둘이 당하는 일들이 그게 다 어휴…)

보물이자 치료제 같은 영화입니다. 진짜 꼭 보세요. 이거 보고 나니 아무래도 물리적 매체로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어요. 그걸 재생하는 건 다음 문제고 일단 갖고만 있어도 좋을거 같아요. 그리고 이제 남은 가장 큰 문제는… 이 영화가 메리와 맥스 후 15년만에 나왔다는… 그리고 감독님이 50대… 다음 장편이 60대에만 나와도 다행이고, 이분의 영화를 몇편이나 더 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니까 더더욱 소중한 이분의 영화를 꼭 봐야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리고 왓챠는 메리와 맥스도 빨리 올려달라!!!!!

2. 전봇대 소년의 모험(1987 / The Adventure Of Denchu Kozo / 47분)
등에 전봇대가 달린(?) 소년이 애들한테 괴롭힘 당하다 타임머신을 통해 25년 뒤 미래로 가는데 그곳엔 영원한 젊음을 위해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 흡혈귀 무리가 있었어요. 그들을 막으려는 전봇대 소년의 모험을 그린 영화입니다.
제목이랑 대표 이미지만 보고 이거 뭐냐 하고 재생을 눌렀어요. 이름만 들어왔던 츠카모토 신야의 영화였네요ㅋㅋㅋ 사실 내용 소개는 의미가 없고 그저 장면장면 이어지는 것만 봐도 즐거웠습니다. 대놓고 저렴하게 만든 특수효과들에 어이없이 이어지는 아련한 음악과 이야기 진행에 큭큭거리게 되었다지요ㅋㅋㅋ그 와중에 주인공 소년이 최우식배우랑 닮게 나오는 장면들 때문에 더 웃겼어요(팬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또 이분 영화를 본 게 없는거 같은데 이참에 몇편 봐야겠어요.
    • 달팽이의 회고록 아마 thoma님 추천글 보고 기억해뒀다가 저도 봤습니다. 저도 '메리와 맥스' 인생 애니로 꼽는데 이 작품도 못지않게 좋았어요. 감독님이 주인공들에게 수많은 고난을 주면서도 의외로 맘은 따뜻하신 분인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합니다. ㅋㅋ 거의 가내수공업으로 독립영화식으로 만드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나봐요. 하여간 저도 기다리겠습니다.




      전봇대 소년의 모험은 처음 들어보는데 시간도 짧고 사진만 봐도 웃기고 재밌을 것 같아요. 꼭 챙겨보겠습니다.

      • 애매하다는 거에 완전 동감이에요ㅋㅋㅋ 이게 귀여운 그림체(?)의 애니메이션이고 작은 유머들이 이어지니까 방심하고 보잖아요. 근데 생각해보면 주인공들이 겪는 일들이 그냥 완전 생활 호러… 결국엔 희망과 따뜻함을 주는거고 그걸 위한 빌드업이라고 생각해도 그래도 좀 그래요. 감독님ㅋㅋㅋㅋ(동글동글 귀엽게 생기셨는데!!!) 다음 장편은 10년 안에는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전봇대 소년은 처음부터 이게 뭐야ㅋㅋㅋ가 계속됩니다. 아예 그걸 작정하고 티나게 만들어서 더 재밌었어요. 배우들이 진지할 때마다 더 웃겨 막!!!! 취향 맞는 사람들이랑 같이 즐기면서 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감독님 것 중에 수위가 적당한 걸 잘 선택했으면 좋겠어요ㅋㅋㅋㅋ
    • 전봇대소년은 항상 궁금했던 영화인데, 스틸사진 검색해보니, 소년이 아니고 아저씨스런 청(소)년이 주인공네요ㅋㅋ


      전 정말 초등학생 정도 아이 머리에 미니 전봇대가 달린 귀여운 모습을 상상했는데..

      • 이게 내용상 절대 귀여울 수 없더라구요ㅋㅋㅋ 15세로 설정된 한 주요인물의 모습도 그렇고ㅋㅋㅋㅋ

        주인공은 안 귀여운데 전봇대는 미니 사이즈가 맞긴 합니다
    • '달팽이의 회고록' 영화관에서 보면 엉엉 운 사람 여기 있습니다. 첨에는 전혀 예쁘지 않은 클레이 애니메이션 묘사에 놀랐는데, 묘하게 비스듬한 유머 감각과 반골 기질, 미적 감각이 정드는 감독이었네요. '메리와 맥스'도 언젠가는 봐야 할텐데... 

      • 극장에서 보셨다니 부러우면서 동시에 안 부럽습니다ㅋㅋㅋ 우느라 백퍼 뒷부분 다 놓쳤을거거든요ㅎㅎㅎㅎ

        이거 보시고 엉엉 우셨다면, 메리와 맥스는 잠깐 정지해놓고 우실지도 몰라요. 전 이거는 질질질이었는데 메리와 맥스는 엉엉엉이었거든요. 더 많이 웃기고 더 많이 울려요.

        ott엔 여전히 없고 제가 이용하는 iptv에 다시 올라왔네요. 언젠가 보시게 된다면 무사히 잘 보시길요!!
    • 보셨군요.ㅎ 우울과 슬픔이 깃든 화면과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다 긍정하는 감독님 시선이 참 좋았고 그 오랜 작업 시간에 경외도 느끼고 그랬어요. 


      왓챠는 '메리와 맥스' 올려달라, 라고 쓰다보니 일단은 왓챠가 살아나야 할 텐데 싶네요. 인수할 회사가 없어서 목숨이 위태위태한갑던데...





      • 토마님 후기글 보고 기억했다가 꼭 봐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왓챠에 있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진짜 생뚱맞게 끼어있는 느낌ㅋㅋㅋㅋ

        감독님 시선과 마음씨 좋고 다 좋은데(인스타에서 찾아서 팔로우까지 했다니깐요ㅋㅋㅋㅋ) 진짜 앞으로 장편을 몇편이나 볼 수 있을까요… 그 제작방식 때문에 빨리 만들어달라고 하지도 못하고ㅋㅋㅋㅜ
    • 츠카모토 신야라면 아마 '철남'도 왓챠에 있을 거에요. 그거 말고도 이것저것 있는데 한 번에 몰아 보긴 좀 피곤한 스타일의 영화들이라 잠시 미뤄뒀다가 또 한 세월이 흘렀군요... ㅋㅋ




      사실 '달팽이의 회고록'도 thoma님 소감 글을 읽고 곧바로 재생 눌렀다가 잠깐 일이 생겨서 멈췄던 게 최소 1년은 된 것 같은데 정말 까맣게 잊고 살다가 이 글 읽고 기억이 살아났습니다. ㅋㅋㅋ 근데 언제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진 저도 모르겠습니...

      • 개별 구매 빼고 한 8편 정도 있는거 같더라구요. 구독 기간이 3주 남았으니 잘 배분해서 보려고요.


        그냥 재밌는게 아니라 참 좋은데 로이배티님 취향이 아닐지도요? 뭐 보고 우시는 분 아니잖아요ㅋㅋㅋㅋ 그래도 잊지말고 봐주세요.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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