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추적(1976)

조디악을 극장에서 세 번 보고  아리아드네의 실 한 가닥에 의지해 미궁 끝까지 가서 끝장을 보고 싶은 테세우스의 심정을 느낀 적 있었습니다. 조셉 로지의 이 영화를 보고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미노타우로스는 미궁에 있는 것만으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보르헤스는 미노타우로스가 자신을 해방시켜 줄 구원자를 기다리는 아스테리온의 집을 쓰기도 했죠.

라콩브 루시앙처럼 비시 정부를 배경으로 합니다. "누가 그보다 프랑스인인가"를 표어로 내건 필리프 페텡이 집권하고 유태인들을 독일로 보내던 때입니다.

그를 세상에 알린 태양은 가득히에서 남의 신분과 부를 훔친 리플리를 연기한 들롱이  여기서  맡은 로베르 클라인은 오히려 같은 이름과 용모의 유태인 로베르 클라인에게 신분 도용당해 안락한 삶이 흔들립니다. 써 놓고 보니,들롱이 자신의 분신과 싸우는 역을 한 적이 더 있긴 합니다. 루이 말이 감독하고 에드가 앨런 포우 단편 각색하고 브리지트 바르도와 나온 영화에서요.,클라인을 추적할수록 클라인과 거울대칭적인 삶을 살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프랑스 탈출하느라 소중한 미술품을 파는 유태인과 헐값에 사들이는 클라인의 대화가 도입부에 들리는데 유태인은 그에게 이게 장난 jokes인 줄 아느냐고 묻습니다,이 대화는 결말에도  반복됩니다, 클라인과 유태인 클라인이 거울대칭되듯이요.유태인 클라인은 프랑스 인 클라인에게 장난을 건 수도 있죠. 이 장난의 대상이 된 클라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미노타우로스를 직면하고픈 테세우스마냥 살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스스로 파멸의 구덩이로 걸어 들어갑니다.


카프카적이란 해석이 많은데 오손 웰스의 심판에 나온 잔느 모로를 기용한 건 의도적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셉 로지는 알콜중독과 두통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아들의 결백을 입증하려고 시간과 싸우는 마이클 레드그레이브가 나오는 time without pity도 감독했는데 클라인을 찾으려고 동분서주하는 클라인의 모습에 그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알제리 전투,계엄령의 각본을 쓴 프랑코 솔리나스가 이 영화 각본도 쓰고 코스타 가브라스도 참여했나 봅니다.

영국 작가 프레드릭 포사이드 소설을 영귀 감독이 감독한 오데사 파일도 그렇고 1970년 대에는 나치 시대의 여파를 다룬 영화가 많이 나왔네요.


Klein은 독일,네덜란드 어로 작다는 뜻이죠. 역사의 격동 앞에서 개인은 작은 존재일 수 밖에 없고 클라인도 별생각없는 소시민. 극중에서는 클라인이 자신의 혈통을 증명하기 위해 아버지를 방문했을 때 네덜란드 얘기가 나온 게 이런 맥락이겠죠. 도입부에 네덜란드 화가 그림을 구입하는 걸로 나와요. 나중에 네덜란드 계열의 클라인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경찰이 물건을 압류할 때도 그 그림은 지킵니다. 프랑스 위키피디아에는 신사의 초상이란 제목의 그 그림 속 인물이 의사이며 의사는 유대인들이 많이 종사한 직업이라 나옵니다. 실존 화가의 작품으로 필리페 2세의 폭정에 맞서던 시대에 그려진 걸 생각하면 비슷한 이름의 필리프 페텡 정권 하에 유태인 박해가 이루어지던 비시 프랑스와 통하죠.클라인의 애인이 듣는 라디오 방송은 베르마르트에  복무하는 젊은 프랑스 인들을 찬양합니나.유대인 화가 샤걀의 녹색 바이올린 연주자가 벽에 걸려 있습니다.

무식한 저로서는 화면 배합이 램브란트같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잔 모로 남편 배우는 비스콘티의 강박관념과 센소에 나왔던 마시모 지로티, 변호사 친구 역은 미셀 롱스달


클라인의 애인이 읽는 책이 백경인데 이것도 나름 복선인 듯


샤갈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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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화가 Adrian Van Ostede의 그림


유태인 클라인은 알자스 독일 세페드를 갖고 있는 걸로 나옵니다. 나중에 나타난 셰퍼드가 길에서 클라인을 따라 오고 클라인은 그가 유태인 클라인의 네거티브에서 현상한 사진에 나온 개와 똑같다고 좋아합니다. 개를 집에 데리고 오자 애인이 떠나는 장면은 클라인의 이전 삶의 한 조각이 사라지고 새로운 클라인의 한 조각으로 대체되는 것 같죠. 나중에 파리 떠날 때 친구에게 개를 부탁하면서 보통 개가 아니라며 애착을 드러냅니다.활동하는 유태인 클라인은 클라인에게 매혹의 대상이고 자신의 더 나은 버전이라고 생각하는 듯

유태인들은 홀로코스트 때 코닥을 이용해 자신들의 삶을 기록했는데 클라인이 유태인 클라인의 거처에서 발견하는 네거티브도 코닥

    • 여기서 소개 받아 본 영화로 기억하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뭔가 전혀 다른 알랭 들롱을 본 것 같았습니다.

      • 본인도 인정하듯 성격 더러웠고 나쁜 아버지였지만 영화 만들기에는 진심이었던 듯.

        사무라이에서도 비슷한 용모의 남자가 오인받죠. 이전의 영화에 나온 들롱 페르소나를 잘 이용한 듯 해요.







        Ykb를 만든 Yves Klein을 이브 클라인으로 번역하다가 요새는 이브 클렝으로 쓰는 책들도 좀 보여요




        실제로 영화에서는 로베르 클렝으로 발음합니다.




        그림 거래하고 bon voyage  bonne chance a vous 라고 하던 게 복선

    • 프랑스 위키피디아에 분신 모티브를 다룬,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심각하고 허무주의적인 사촌이라고 나왔네요


      Ce thème du double rappelle le film La Mort aux trousses sorti en 1959. « Il s’agit en quelque sorte du cousin sombre, voire nihiliste de La Mort aux trousses d'Alfred Hitchcock, une chasse à l’homme par procuration dépourvue de toute frivolité ou suspense enjoués[9] ».

      • 옆집 앞집 숟가락 갯수까지 안다는 한국(조선) 문화에, 지문이랑 사진으로 국민등록제를 실시한 나라 국민이라 그럴까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흥미롭고도 재미있습니다. 

        • 유대인 강제징집을 프랑스 영화에서 최초로 다뤘다고 하죠. 라콩브 루시앙에서도 소녀 아버지가 게슈타포 본부 갔다가 툴루즈 보내지는데 거기서 독일로 끌려가던 게 루트




          클라인의 애인이 백경 읽으면서 이스마일 이러는데 이스마일은 유대인


          프랑스 역사의 추악한 면을 드러내서인지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고 합니다. 세자르 상 못 받아서 들롱이 상심했었다고.


          그 나라 웹사이트 보는 게 한국 미국 자료보다 정보가 많죠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프랑스 제목이 추적하는 죽음/죽음이 쫓아온다 정도로 번역되네요.




          거울대칭적인 장면이 않은데 시작은 중년 여성이 수의사에게 유대인임을 감별받는 장면입니다. 그 다음 클라인의 호화로운 침실에 애인이 누워 있다 거울 들여다 보고 클라인이 미술품 거래하는 장면. 그림 속 인물은 의사로 소변 검사 결과를 들고 있음. 병원에서 유태인 여성이 검사받던 거하고 대칭적임.

    • North by northwest 스페인 어 제목은

      Con la muerte en los talones

      추적하는 죽은 자들과 함께


      라틴 아메리카 제목은Intriga internacional 국제 음모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어떻게 지어진 건지
      • 뭐 그래도 인터넷 덕분에 이런 종류의 궁금증이 많이 해결되었지요--일본에서 북북서로 진로를 잡아라! 라고 하니 한국에서 그거 살짝 비틀었답니다. 

        • https://myshakespeare.com/hamlet/act-2-scene-2-popup-note-index-item-north-northwest-wind-southerly-and-hawk-hand-saw


          전에도 썼지만 햄릿에도 나오는 대사








          https://idyllopuspress.com/idyllopus/film/rosencrantz.htm




          ㅡ 햄릿 대사를 북북서,로리타, 아이즈 와이드 셧과 연결

    • 잔느 모로의 저택을 들어가는 장면이 꼭 미로에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가족들은 구시대의 귀족들같아 보이고 현실과 동떨어져 보였습니다.

      미로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들어가고 나왔을 때 같은 사람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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