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더 테리토리]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2022년 다큐멘터리 영화 [더 테리토리]는 자신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영역을 지키려는 아마존 원주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보는 동안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생각하면 심란하기 그지없는데, 그들 반대편에 별 생각 없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사람들을 보면 더 한숨이 나오지요. 보는 게 꽤 답답하지만 여전히 볼 가치는 있습니다. (***)




[나이트비치]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마리엘 헬러의 2024년 영화 [나이트비치]는 국내에서도 출판된 레이첼 요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업주부가 되어서 애 키우느라 고생인 주인공을 갖고 영화는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정작 그 결과물은 유야무야 정도에 그치는 가운데 마술적 리얼리즘까지 시도하니 엉망진창인 인상만 남기더군요. 아마 원작에서는 이 모든 게 더 그럴듯하게 서술되었겠지만, 영화 자체는 그냥 실망스럽기만 합니다. (**)



[넛크래커즈]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데이빗 고든 그린의 [넛크래커즈]는 뻔하지만 어느 정도 재미를 주는 편입니다. 어쩌다가 네 명의 사고뭉치 조카들을 홀로 맡게 된 까탈스러운 삼촌 주인공만 봐도 이야기와 캐릭터가 어떻게 흘러갈지 훤히 보이지만, 나름대로 쏠쏠한 순간들을 자아내면서 관심을 붙잡아 가더군요. 하여튼 간에 전 이 영화가 그린의 할로윈 3부작을 비롯한 최근 상업영화들보다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




[하워드]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2018년 다큐멘터리 영화 [하워드]는 작사가 하워드 애쉬먼의 경력과 인생을 죽 들여다 봅니다. 91년에 에이즈로 사망하기 전까지 열정적으로 일했던 그가 어떻게 브로드웨이에서 경력을 시작했고 후에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재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보다 보면 그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온 지 꽤 됐지만, 여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입니다. (***)




[스프링스틴: 광야의 노래]

 디즈니 플러스로 최근 직행한 스캇 쿠퍼의 [스프링스틴: 광야의 노래]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1981년 경력 전환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영화는 막 콘서트 투어를 마친 뒤 그가 새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을 느긋하게 바라보는데, 그 결과물은 여전히 전형적인 음악인 전기물이라서 좀 아쉽더군요. 요즘에 미국 TV 시리즈 [더 베어]로 유명해진 제레미 앨런 화이트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성실한 연기 덕분에 완전 지루하지 않았지만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었을 겁니다. (**1/2)




[웃음 뒤의 우리]

 브래들리 쿠퍼의 최근 감독작품인 [웃음 뒤의 우리]는 그의 전작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야심적인 소품입니다. 그래서인지 국내 개봉 대신 그냥 디즈니 플러스로 직행한 이 영화는 아내와 별거하면서 중년의 위기에 빠지다가 스탠드업 코미디로 활력을 찾게 된 주인공을 갖고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를 오가는데, 이 매우 익숙한 이야기를 갖고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는 가운데 윌 아넷과 로라 던을 비롯한 출연진도 든든합니다. 소박하지만 생각보다 꽤 알찬 편입니다. (***)





[살인자 리포트]

 넷플릭스에 올라온 [살인자 리포트]를 한 번 챙겨 봤습니다. 작년에 개봉될 때 제목과 이야기 설정을 듣고 별 관심이 안 생겼는데, 이야기와 캐릭터 등 여러 면에서 그리 새로울 게 없지만 익숙한 장르 영역 안에서 할 일 다하는 편이더군요. 딱히 신선하진 않지만 상영시간은 잘 지나갔으니 괜히 툴툴거릴 필요는 없겠지요. (***)





[피자 무비]

 디즈니 플러스에 얼마 전에 올라온 [피자 무비]는 전형적인 미국 대학 캠퍼스 코미디 영화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어쩌다가 상당히 강력한 약물 하나 섭취한 뒤 온갖 좌충우돌을 벌이는 동안, 영화는 별별 황당한 순간들을 그들 눈앞에 펼쳐 놓으면서 과장된 코미디를 하지요. 이런 게 취향에 맞으시면 한 번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 (***)




[그녀가 돌아온 날]

 홍상수의 신작 [그녀가 돌아온 날]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송선미가 연기하는 배우 주인공이 어느 독일 레스토랑에서 연달아 세 명의 여성 기자들 각각과 인터뷰를 하는 다음 그걸 갖고 나중에 연기 수업을 하는 거지요. 카메라가 거의 늘 송선미에게 집중하니 당연히 그녀의 존재감과 연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밖에 없는데, 그녀는 올해의 한국 영화 연기들 중 하나를 선사합니다. 단지 다른 출연 배우들 얼굴이 거의 안 보이는 게 좀 걸리지만 말입니다. (***)




[셜록 2세]

모 블로거 평

“Buster Keaton’s 1924 film “Sherlock Jr.” is an enduring masterwork to be cherished and admired. While it is very hilarious to observe those typically deadpan comic moments expected from Keaton’s phlegmatic screen persona, it also has a series of inspired moments which will still surprise you for sheer technical mastery and all those highly risky physical stunts done by Keaton himself. In the end, you will be all the more impressed by how much the movie dexterously accomplishes in a rather short running time (45 minutes).” (****)




[빌리 아일리시 - 히트 미 하드 앤드 소프트: 더 투어]

모 블로거 평

“When I watched “Billie Eilish: Hit Me Hard and Soft – The Tour Live in 3D” during this Sunday afternoon, the screening condition was rather disappointing. Although this was intended to be shown in 3D, it was shown in 2D here in South Korean theaters instead despite its higher ticket price, and my only consolation is that I watched it at a big Dolby Atmos screening room at least. Thanks to the first-rate sound system of the screening room, I often felt like being right in the middle of a big concert, though my ears winced a bit whenever the music in the film got quite loud.” (***)



[어브로드]

 이번 달 말에 열릴 들꽃영화상의 어느 부문 심사를 맡게 되어서 왓챠에 올라와 있는 여러 후보작들을 챙겨 봤습니다. 첫번째 후보작 [어브로드]는 미국 미네소타 주의 어느 외진 곳에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했다가 이상한 일을 당하게 되는 남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릴러를 하려고 하다가 나중엔 데이빗 린치의 영역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이야기와 캐릭터가 너무 허술하고 밋밋해서 재미가 없었습니다. 외국 감독이 한국인 연기자들을 주연으로 해서 만든 영화인 점 빼고는 별다른 특색이 없더군요. (*1/2)




[2035: 더 그린 라이트]

두 번째 후보작 [2032: 더 그린 라이트]는 모큐멘터리와 파운드 푸티지 호러의 교접을 시도하지만, 그 결과물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처음에 2025년 남북통일이란 이야기 설정을 시치미 뚝 떼고 보여준 건 재미있었지만, 그런 태도를 나중에 다 까먹어버리니 웃음이 꺼져만 가더군요. 그런가 하면, 후반에 가서 파운드 푸티지 호러의 영역을 들어가면 [블레어 위치]와 [REC]을 비롯한 수많이 다른 파운드 푸티지 호러 영화들을 따라하기만 하는 인상을 줍니다. 시도는 좋았지만, 좀 더 공부를 잘 했어야 했습니다. (**)




[멀고도 가까운]

 세 번째 후보작 [멀고도 가까운]의 가장 큰 장점은 영화의 주 배경입니다. 영화의 주 배경은 재개발 직전인 서울의 한 낡은 동네에 자리 잡은 한 주점인데, 보기만 해도 분위기와 디테일에 신경 쓴 티가 나더군요. 단지 이야기와 캐릭터가 꽤 얄팍해서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에 그다지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 주점은 기억에 좀 남을 것 같습니다. (**1/2)


P.S. 송재림의 유작입니다. 다시 한 번 명복을 빕니다. 

 




[넌센스]

 네 번째 후보작 [넌센스]의 주인공 유나의 직업은 손해사정사입니다. 현재 혼수상태인 아버지의 빚 문제 처리하느라 매일 칼같이 일하는 그녀에게 어느 날 한 보험 청구 건이 맡겨지는데, 그녀는 보험금 받을 인물로부터 뭔가 수상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서서히 내면이 흔들려지는 주인공을 관조하면서 영화는 모호하게 음험한 분위기를 쌓아가기 시작하는데, 마지막에 가서도 모든 게 완전 해소되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상당한 여운을 남기는 편입니다. 보다 보면 은근히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영화 좋아하시면 본 작품도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





[커미션]

 다섯 번째 후보작 [커미션]은 상당히 악평을 많이 들었지만, 영화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웹툰/만화 업계나 다크 웹의 묘사가 얼마나 사실적인지는 몰라도, 영화는 재능, 야망, 그리고 창작 활동과 그에 따른 결과에 관한 이야기를 스릴러로 꽤 잘 풀어나가는 편이더군요. 후반에 가서 좀 덜컹거리지만, 적어도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





    • '어브로드'를 보신 분이 듀게에 나타나리라곤 생각을 안 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 의도는 뭔지 알겠는데 정말 느슨하고 허술하고 모자라게 만든 영화였죠. 이런 소재로 이렇게 지루하게 만드는 것도 재주인데... 라고 생각하며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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