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계절
두 번째 계절(Out of Season)
현재 프랑스 로맨스 영화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 영화를 선택하였...은 아니고 그냥 시간이 맞아서 봤습니다.
스테판 브리제 감독이 뱅상 랭동 배우가 상을 받았다는(기사만 읽고 저는 아직 보진 않은) '아버지의 초상'을 만든 분이라는 것, '스산하지만 아름답다'는 씨네21 별점평, 이 두 가지 정보만 감상 전에 있었어요. 참, 기욤 카네와 알바 로르와커가 출연한다는 정보도 있었네요.(성이 로르와처로 적힌 곳도 있고요?) 로르와커는 이탈리아 배우 중에 요즘 가장 영화에서 자주 봤던 이가 아닌가 합니다. 저는 '아이 엠 러브'에서 틸다 스윈튼의 딸 역할을 할 때 처음 봤는데 얼굴이 이탈리아 고대 조각상을 떠올리게 했어요. '행복한 라짜로'에서도 보고 최근에는 '제이 켈리'에서 봤습니다.
중심 인물 두 사람은 15년 전에 사귀다가 남자가 떠나서 이별했고 지금은 각각 가정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누구나 알아보는 인기 배우가 된 남자가 연기 인생의 고비를 맞아 홀로 휴식차 해수스파 휴양지를 찾는데, 이 동네에 여자가 살고 있었고, 과거의 매듭을 풀고...그러는 이야기입니다.
아래부터 예고편 이상의 내용이 들어갑니다.
과거의 매듭이라는 말은 여자 입장에서 그런 것이고 남자는 별 매듭이 없어 보입니다. 우연히 만난 옛 연인이 반갑고 애틋할 뿐.
여자는 헤어지면서 상처가 깊었고 지금 일상에서도 딸을 사랑하지만 개인의 성취면에서 충족감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옛날 연인인 이 남자를 만나서 주변인들과는 할 수 없었던 대화를 나누는데 그러면서 옛 연인에 대한 묵은 감정과 자기 자신을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영화가 뚜렷하게 말하는 바는 없지만 그렇지 않을까 짐작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프랑스 영화이므로 제가 '대화를 나누는데'라고 한 표현에는 가능한 대화의 방법이 다 동원된다는 점입니다. 두 사람이 띄엄띄엄 함께한 시간은 5일 정도 됩니다. 탐색과 대화와 모색을 통해 이해가 가능하려면 말로 하는 대화만으로는 미진함이 남겠죠. 저는 서양인들의 남녀 관계에서 그 끝까지 가고야 마는 전개가 대체로 불만이었는데 이제는 대화의 수단이려니, 그 단계로 가야 다음에 분명해 지는 것이 있으려니, 하고 여기게 된 것 같습니다.
갈 사람 가고 남을 사람은 남으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그래도 본인은 알겠죠. 긴가민가 흐릿했던 것을 조금은 선명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고, 이후에 더 낫게 살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변화없이 살 수도 있겠지만.
비수기가 뭐 끝장은 아니잖아요. 성수기가 아닐 뿐. 성수기보다 좋은 점도 많죠.
살면서 자신을 위해 더 좋은 일을 선택하려고 의식하고, 노력하다 보면 그 속에 만족의 시간이나 늦게 올지라도 또다른 기회까지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라는 것. 이게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인데, 이런 힌트를 주는 나이든 할머니의 일화가 큰 이야기 사이에 들어가 있습니다. 매우 포인트가 되는 일화입니다.
게시판에 나이든 회원분들 오늘도 힘내시고, 당장 저녁 식사부터 쪼금 더 좋은 선택하셔서 즐기시기 바랍니다! 라고 먹는 이야기로 마무리합니다.

'아버지의 초상'은 국내개봉 당시 봤는데 프랑스 대배우 뱅상 랭동의 연기로 거의 이끌어가는 묵직한 드라마였던 걸로 기억해요. 지금 생각해보니 블랙 코미디 요소가 제거된 '어쩔수가없다' 같은 느낌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구요. 알바 로르바케르(국내 위키에서 이렇게 적어놨네요.) '행복한 라짜로', '키메라' 등을 만든 알리체 로르바케르랑 친자매 사이라고 해요. 그래서 동생의 작품에도 자주 출연하고 있다죠.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제이 켈리'에서도 그렇고 유럽에서의 명성에 비해 그저 그런 역할들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매기 질렌할의 '로스트 도터'에서는 그나마 짧게 나오는데도 임팩트가 있는 배역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 영화는 쓰신 거랑 정보를 찾아보니 잔잔하면서 뭔가 슴슴한 로맨스 후일담 같은 느낌이 나네요. 극장행까지 땡기진 않고 기억해놨다가 나중에 스트리밍이라도 올라오면 봐볼께요. ㅎ
솔직히 제가 그닥 재미있게 못 봐서 극장행을 추천할 마음은 안 들어요. 이야기가 극적인 부분 없어도 좋고 슴슴해도 괜찮게 생각하는 입장입니다만 로맨스 영화의 두 인물 사이에 화학작용이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여자 쪽 이야기이긴 해도 남자 주인공의 실체가 잘 안 잡힌달까, 그냥 잘 웃는 사람좋은 사촌오빠 같고요. 파도치는 겨울바다 풍경도 두 사람의 절실함이 있어야 더 다가오는데...ㅎㅎ
기욤 카네가 데뷔 초에는 나름 유망주로 띄워줬었는데 딱히 이렇다할 뭔가를 보여준 게 없는 것 같아요. 감독 도전도 해봤다가 별 성과가 없었고 아마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같이 출연했던 마리옹 꼬티아르 꼬셔서 결혼한 게 최고의 업적이 아닐지? ㅋㅋ
두 사람이 헤어졌다고 합니다. 영화 보기 전에 알았는에 영화에서 기운없는 남주를 보면서 '잘 모시고 살아야지 왜 그랬나요, 그러니 우울하죠' 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ㅎ
제게 이런 류의 이야기는 보통 아주 좋거나 그냥 싱겁거나 둘 중 하나로 남더라구요. 적어주신 걸 보면 뻔한 이야기 같지만 이런 영화에선 늘 디테일이 중요한 것이니 직접 보기 전엔 뭐라 예상을 못하겠군요. ㅋㅋ 일단 기억은 해두겠습니다만, 솔직히 그작 재밌게 못 보셨다는 말씀에 꽂혀서 과연 보게 될지는... 하하;
볼거리와 재미가 보통은 됩니다. 일단 파도가 높이 치는 겨울 바다를 자주 산책하고 유머도 곳곳에 깔려 있거든요. 그리고 뜻밖의 인물들이 제목의 의미를 확 살려주면서 내용을 풍부하게 하기도 해요. 다만 멜로 영화에서 중심인물 사이의 긴장감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느낌을 가져서요. 그닥 재미를 못 느낀 것은 제가 기준을 높게 잡는 버릇이 있고, 개인적인 요구가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요즘 집중력이 부쩍 떨어져서 ott 잘 안 보게 돼요. 구독비 아까워서라도 봐야 되는데...
순두부가 있어서 찌개해서 그냥 먹었어요...아쉬워서 간식으로 상투과자 있던 거도 먹고요. 쓰고보니 무척 소박하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