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여기까지가 제 한개입니다. '게임의 규칙' 초간단 잡담
- 1939년작입니다. 여러가지 판본이 있다는데 왓챠에 올라온 버전은 1시간 46분이구요. 스포일러는 안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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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르누아르. 그냥 이름이 멋지죠. 사람 이름이란 이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ㅋㅋㅋ)
- 홀로 비행기를 몰고 대서양을 건너는 기록을 세워 국민적 화제, 영웅이 된 앙드레라는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자신의 성공을 축하하는 인파와 언론들의 관심에도 이 남자는 불행해요.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이 자길 보러 오지 않았기 때문이죠. 근데 그걸로 실망하는 게 좀 황당한 것이, 크리스틴은 유부녀에요. 로베르 후작이라는 양반이 그 남편이죠. 둘의 이런 관계를 이미 눈치 채고 있는 로베르는 자신과 앙드레 모두의 친구인 옥타브라는 아저씨에게 이 문제를 상담하고, 옥타브는 앙드레를 위해 '그 친구를 자네 별장에 초대해 보지 그래?'라는 황당한 제안을 하구요. 며칠 후, 로베르의 별장에 초대를 받고 우루루 모인 귀족들이 사냥 파티를 벌이며 흥청망청하는 가운데 이런저런 치정들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그들을 모시는 하인들 역시 이에 질 세라 막장 파티를 벌이고 모두 함께 어처구니 없고 하찮은 방향으로 비웃음을 사는 가운데 과연 우리 앙드레님의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정도의 이야기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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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얘길 하면 딱 떠오르는 사진이죠. 사실 영화를 실제로 보기 전까진 이 이미지 때문에 당연히 느와르 영화일 거라 생각했습니...)
- 그러니까 그냥 전설의 영화도 아니고 전설 중의 전설이잖아요. 헐리웃에 '시민 케인'이 있다면 유럽엔 '게임의 규칙'이 있다! 이런 정도 포지션의 고전 우주 명작 반열에 오른 영화인 것인데요. 두 영화를 본 게 대략 거의 30년 전인데... 솔직히 말해서 '시민 케인'도 딱히 감명을 받진 못했어요. 이런저런 영화 개론서에 적힌 분석과 찬양들을 읽고 그 내용은 확인했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달까. 그랬는데요. 그 당시에도 이 '게임의 규칙'은 좀 더 애매... 한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다시 보면 어떨까... 생각만 하다가 갑자기 고전이 연속으로 땡기길래 그냥 봤죠. 그리고 글 제목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 소감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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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님들은 그냥 하나 같이 모두 하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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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대비되는 아랫 사람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볼 순 없고. 모두 조롱하는 듯 하면서도 공감을 하는 듯도 하고. 오묘합니다.)
- 일단 초반에 어려움이 좀 있었습니다. 확정적 주인공 없이 많은 등장 인물이 함께 굴려가는 군상극에 가까운 이야기인데 장면은 홱홱 넘어가고. 그들의 관계는 또 가족, 부부, 내연 관계 등으로 아주 복잡하진 않지만 좀 헷갈리게 꼬여 있고. 여기에 상황에 따라 이름을 부르고 성을 부르고 오락가락하는 대사(인지 자막인지...)가 결합되어서 인물과 관계 파악이 잘 안 됐습니다. 간신히 적응해서 이야기를 제대로 따라가기 시작하니 이미 영화는 중반을 넘어가고 있을 뿐이고... ㅋㅋㅋ 그래서 다 보고 나서 어쩔 수 없이(?) 한 번을 더 봤어요. 이야기 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주절주절 글 적긴 민망해서요. 다시 보니 이제 이해는 잘 되는데 문제는...
이게 또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류의 이야기라는 겁니다. 하하; 그냥 당시 시대상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긴 한데 그 '당시'가 무려 1939년이란 말이죠. 그래서 제 입장에선 사극이 되고. 뭔가 화끈한 사건이 벌어지는 건 거의 엔딩 가까이 가서입니다. 그 전까진 계속 그 많은 등장 인물들이 이리 얽히고 저리 얽혀서 주절주절 떠들고, 키스하고, 이별 선언을 하고, 그걸 누가 훔쳐 보고, 누가 엿듣고... 뭐 이런 식이라서요. 기본적으로 사극 혐오자에다가 치정극엔 별 관심 없는 제 입장에선 집중이나 몰입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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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당시 프랑스 사회에 대한 풍자가 메인이었겠지만 제가 역사를 잘 몰라서 말입니다!!!)
- 개봉 당시에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상영 금지를 먹고 필름을 수거 당할 정도로 탄압 받은 작품이라고 하죠. 그 이유는 부르주아, 지배 계급의 위선을 너무 날것으로 펼쳐 보이면서 강하게 비꼬고 놀려대서 그런 거라고 하는데요. 이게 또 거의 100년이 흐른 뒤 관객 입장에서 볼 땐 그냥 무난한 수준이에요. 막장은 막장인데 무난한 막장이랄까. 그렇구요.
옛날 영화 책들에서 지겹도록 읽었던 선도적, 혁명적인 카메라 기법들은... 확실히 그 시절 영화라는 걸 감안할 때 감탄스럽긴 해요. 하인 하나가 총을 들고 저택을 휘저으며 난동 부리는 장면 같은 건 정말로 어떻게 그 시절에 이렇게 찍을 생각을 했고, 또 그걸 정말로 찍어냈을까 싶었고. 21세기로 와서 스태디 캠이란 걸 집어 갔나? 당시 상류층의 호화스러운 삶을 보여주는 미장센도 좋은 구경거리가 되고. 또 그 딥 포커스로 찍어내 취향대로 골라 볼 수 있는(?) 많은 장면들이 재감상 때 새로운 재미를 주기도 하구요. 다 좋긴 좋은데, 역시나 그런 지식과 배경을 생각하지 않고 봤을 땐 그렇게 막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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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난장판 막장 코미디일 때가 가장 재밌었습니다만)
- 두 번째로 보면서, 이 영화에 붙어 있는 그 어마어마한 타이틀들, 찬사들은 대략 잊고 '그냥 보자'는 맘으로 편하게 보니... 음. 재미는 있더라구요. ㅋㅋ
그러니까 거의 아흔 살을 먹은 이야기치고는 확실히 셉니다. 그냥 장면이나 상황의 수위가 센 게 아니라 그 삐딱한 태도랄까요. 한 마디로 '야멸차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분위기가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가 되는데 그게 참 올곧고 흔들림이 없다 보니 나중엔 설득이 됩니다. 거의 아포칼립스물에 가까운 정서 같은 게 느껴질 정도거든요. 인간들에게 꿈과 희망 따위 있을 수가 없다!! 라는 식의 이야기이니 어떤 면에선 아포칼립스가 맞기도 하구요.
그리고 로버트 알트만 식 군상극의 원조인갑다. 라고 생각하며 봐도 재미가 있어요. 그 시절에 이 많은 캐릭터들을 이렇게 얽히고 설키게 하면서 잘도 이야기를 끌고 가는구나... 라고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 있구요. 여기에 그 딥포커스가 출동해서 그 많은 인간들을 한 번에 보여주다 보니 두 번째로 볼 때 '아 이 상황에 쟤들은 저러고 있었네?' 라는 식으로 재미를 느끼게 되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결말이 말이죠. 참 황당무계하면서도 허탈하기 그지 없는. 그러면서 짠하면서도 서늘한 마무리인데 그게 두 번째로 보니 더 맘에 들었습니다. 그렇죠. 삐딱 & 시니컬로 달리려면 이 정도는 해 줘야죠. 아흔 살 먹은 이 작품보다 못한 삐딱이들은 반성 좀 해야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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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체 이게 무슨 감성인가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역시 그 시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이래서 사람은 공부를 해야...)
- 결국 아주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까지 감명을 받거나 우와! 역시 우주 명작!!! 이러면서 보진 못했거든요.
한 번 봐선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운 영화. 이해하려면 공부가 많이 필요한 영화. 딱 그런 작품이라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제게는 무리!! ㅋㅋㅋ
그래도 보는 동안 이런 영화(?)들 열심히 챙겨 보던 옛날 생각 나던 건 좋았다는 뻘소감과 함께, 끝입니다.
+ 왓챠에 올라 있는 버전의 화질이 그렇게 좋진 않아요. 하지만 왓챠 잘못은 아닌 것이 나름 크라이테리언 버전으로 만든 영상 같더라구요. 원래 좋은 화질로 디지털화 할만한 좋은 소스가 없기로 유명한 영화니까요. 얼마 전에 나왔다는 4K 리마스터 버전도 이 버전보다 조금 나을 뿐 전혀 4K로는 보이지 않고 뭐 그렇습니다.
++ 아마도 저처럼 게임의 '법칙'이란 번역제가 입에 붙으신 분들이 많겠죠. ㅋㅋㅋ 이것 참...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감상과 거의 비슷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명작, 고전 소리를 많이 들어서 기대를 가지고 봤는데 그냥 그런 느낌...? TV방영 때 본 '위대한 환상'은 아주 좋았는데 말이죠. 나중에 이분 영화를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맞나 싶어서 확인 차 본 '프랜치 캉캉'이나 '엘라나와 그의 남자들'같은 코메디 영화들은 나름 즐겁게 보았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 모자라서 그런지 저 시절의 다른 인기 영화(?)들을 보면 거의 재밌게 보는데 이 영화는 참 모르겠더라구요. ㅋㅋ '시민 케인'도 그다지 안 감명 깊게 봐서 이후로 다시 안 봤는데. 그거라도 다시 한 번 볼까 봐요. 아니면 말씀해 주신 '위대한 환상'이라도...
처음 봤을 때는 뭐가 더 있겠지.. 있겠지... 했는데 이렇게 끝난다고? 해서 좀 생뚱맞긴 했어요. 시민케인과 함께 선구적인 영화라고 해서... 정말 그정도인가 하고 봤는데, 아쉬웠지만 나중에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인 코엔형제 영화랑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전중 엄청난 센세이션급으로 평가되는 영화는 히치콕의 현기증과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둘 다 패러디하기도 쉬울정도로 유명하고)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네요. 전 그냥 로버트 알트만 영화들 생각을 제일 많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군상극이니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