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하실 때, “이 결혼식처럼 앞으로도 절제하고 겸손한 삶을 살아라”라고 말씀하셨다. 원래 그런 덕담이 길게 죽 이어져야 하는데, 짧게 끝내시고는 바로 무슨 종이를 꺼내셨다. 많은 영화인들이 결혼식에 오고 싶어 했는데 우리가 굳이 가족끼리의 결혼식을 원했기 때문에, 다들 마음으로만 성원을 보낸다면서 그분들로부터 코멘트를 받아오셨다고 했다. 주례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영화인으로서는 당신 혼자만 초청받은 셈이니 영화계를 대표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우리 또래의 영화인들에게 전부 메일을 돌리셨다고 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재미있는 코멘트를 해달라고. 많은 답신이 왔고 그걸 다 하나하나 읽어주셨다. “나보다 젊은 영화감독이 여배우와 결혼하다니, 썩 축하해주기가 그렇다. 잘 살아라 제기랄-김지운”, “신혼여행은 꼭 안드로메다로 가세요-백윤식”, “드디어 가족이 탄생하는군요-김태용” 등등. 그런 재밌는 코멘트를 읽어주시니, 영화인들을 잘 모르는 우리 친척들까지도 웃으면서 즐겁게 귀기울였다. 정말이지 우리끼리만 듣긴 아까운, 많이 소문내고 싶은 그런 주례였다. 재밌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식이 끝난 다음에는 그걸 다 프린트해서 앨범에 예쁘게 담아 선물해주셨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1002&article_id=62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