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FM]이 별로였던 이유

어제 [심야의 FM]을 봤어요.


같이 봤던 분들도 모두 흡족해 하시고, 주변에 앉았던 분들도 무척 재밌게 보신것 같드라구요.


아, 근데 저는 어쩐지 이 영화에 별로 마음이 동하지 않았어요.


제목처럼 새벽 2시부터 시작하는 라디오 생방송을 배경으로, 라디오 DJ(수애)의 딸을 납치한 유괴범(유지태)의 실시간 지령이 영화의 핵심인데요.


전 자꾸 시간을 계산하게 되더라구요. '뭐야, 저거 이미 30분은 지났겠는데?' 


그러니까 영화 러닝타임은 1시간 40분에 불과하고 내용상으로는 2시간 안에 거의 결판이 나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실제 행위에 소요되는 시간들을 계산하면 심각한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뭐 영화라는게 원래 그런거 아니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이 영화가 만들어낸 서스펜스의 대부분이 바로 그 실시간 라디오 생방송에 달려있다는 걸 생각하면 김이 새는건 어쩔 수 없어요.


[인셉션]이 어쩌면 그런 의미에서 이런 '영화적 시간'에 대해 가장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봉고차가 물속으로 떨어지는 그 짧은 순간이 영화적으로 엄청나게 확대되는 건 인셉션의 세계가 바로 그런 세계이기 때문이지요.


스스로 설정한 규칙들을 영화라는 미명하에 스리슬쩍 무시했을 때는 그에 상응할만한 다른 매력요소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것도 아닌 것 같구요~



    • 확실히 시간 배분에 문제가 있어요. 3분의 2지점에 이르면 더 이상 생방송 설정을 지킬 생각이 없나보다...라는 생각도 들죠. 근데 이게 여의도 부근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가능할 수도.
    • 여의도나 목동 부근이라면 방송국이 몰려있고 주인공의 집이 있을 법한 번지르르한 주상복합건물이나 아파트도 꽤 있고 한강에 가깝기도 하고요. 그렇게 보면 주인공과 악당은 계속 동네 부근을 돌았고 카 체이스 같은 건 거의 시간을 축소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죠.
    • 사실 중간에 수애가 한 번 졸도했다가 깨어날 때 느낌상으로는 '아 이제 생방송 설정은 끝났구나' 싶었는데 아니더라구요. ㅎ 설정 상 몇 분 안되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수애가 자신의 집으로 중계차타고 갈 때도 꽉 막힌 교통상황을 강조하더군요. 별로 시간 개념을 충실히 붙잡고 늘어지는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 미드 24 생각나네요. 비교적 준수하지만 엄격하게 보면 그 드라마도 너무 이상해요.
    • 사실 하이 눈도 따지고 보면 영화 속 시간과 실제 시간이 그렇게 잘 맞지 않아요.
    • 저도 영 별로였는데,
      나오다보니 어떤 분이 잘 만들 영화라고 입에 침을 튀기고 계시더군요.

      주변의 다른 평론가들 반응은 영 별로~ 던데...

      그런데 솔직히 저는 어제 다른 분들께 이 영화를 호평하는 부류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전의 [ 야수 ] 가 걸작이라고 입에 거품을 물던 사람들이 꽤 많았거든요.
      그 부류의 눈에는 걸작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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