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와 안개의 집 The house Of Sand and Fog



이게 벌써 7년 전 작품이네요. 2003년, 크리스마스 즈음 여행 중이었어요. 곧 개봉한다는 포스터를 어렴풋이 본 기억만 믿고 사촌과 함께 독립 영화관에 들렀다 아니나 다를까 허탕만 치고 뜬금없이 프랑스 애니메이션, <벨빌의 세 쌍둥이 Les Triplettes de Belleville>을 보고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벨빌의 세 쌍둥이도 즐겁게 봤고, 한동안은 멜로디가 머릿속을 빙빙 돌며 떠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보고 싶었던 영화를 못 본 게 아쉽고 억울했더랬어요. 이후로도 볼 기회는 없었죠. 보고 싶다고 생각해놓고서도 개봉 시기를 막상 놓치고 나면 굳이 찾아서 보기가 쉽지가 않아서요. 영화 개봉시기를 놓쳤다고 해서 그 영화를 꼭 봐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는 게 아니니까 더더욱. 요즘에야 흘러가버린 영화를 찾아서 볼 방법이 늘었으니 습관이 조금쯤은 바뀌고 있나 싶기도 하네요. 그래요, 생각난 김에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를 볼 방법을 좀 찾아볼까 싶어요. 꼭 보고 싶던 영화였는데, 보고싶다고 오랫동안 생각만 해왔지요. 


아무튼. 지난 주 토요일에 이번 주 티비 프로그램 리스트를 뒤적이다 화요일에 <모래와 안개의 집>을 방영한다는 걸 알았어요. 어찌나 반갑든지. 그럴 리는 없지만 웬지 모르게 먼 길을 돌아 나를 찾아왔구나 싶은 어처구니 없는 생각마저 드는 거 있죠. 그렇게 반가워해놓고 이틀간 또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텅빈 집에 돌아와서 책상 앞의 메모지를 보니 또 새삼 반갑고 행복해요. 이럴 땐 금붕어 같은 기억력에 감사를 표해야 할 듯한 기분.. 


영화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어요. 지난 7년 간 평도 굳이 찾아보지 않았던 터라. 그래도 아무렴, 좋을 것 같네요. 영화가 별로더라도, 근 7년만에 기다리던 약속이 공짜로 이루어진 셈 치죠 뭐. 




    • 참 좋았어요. 미국영화에서 느끼기 어려운
      돈에 대한 섬뜩함이 느껴졌달까 ㅜ
      재미도 있고 묵직함도 있었어요
    • 모래와 안개의 집, 저도 오랫동안 보고 싶어했다가 봤죠..우울했지만,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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