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궁 봤습니다.

어제 봤는데 오늘까지도 손발이 오글거리네요. 원작 만화와 드라마가 10대층을 공략했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갔지만, 다양한 관객층을 겨냥해야 하는 무대공연에 이런 스토리와 스타일은 좀 의외였습니다. 노래들이 순 요즘 나오는 발라드/미디엄템포 댄스곡 스타일이었어요. 퍼포먼스 규모도 작았고요. 


황태자 역의 런(RUN)/ 유노윤호/ 김동호의 연기력이나 노래실력을 가늠하기위해 뮤지컬을 보러간 관객 몇몇은 좀 실망할 법도 해요. 일단 노래가 워낙 쉽고, 반주와 코러스가 MR로 깔려나오며, 대사는 전체적으로 짧고 감정선이 평면적이에요. 다들 몇달씩 노력했겠지만 솔직히 전반적으로 쉬운 역할처럼 보였어요. 실력검증이 쉽지 않달까.  굳이 따지자면 런씨는 아무래도 이번이 첫 뮤지컬이라그런지 연기가 좀...


중간에 비보잉(에어트랙) 장면이 나오는데 유노윤호를 위해 넣은 것 같아요. 


의성군(정동화)과 효린 역할의 배우(서현진)가 삼바와 살사도 추는데, 저는 볼룸댄스에 부족하나마 식견이 있어서 그런지 살짝 어색해 보였어요. 그래도 참 성의있게 하시더라고요. 노래도 그럭저럭하시고요.


여주인공 곽선영 배우에 대한 칭찬이 많았는데 저는 음.... 그냥 오글거려서... 전 귀엽고 당찬 연기에 알러지가 있거든요. 참 열심히 하시던데 쓴 소리하기는 좀 미안하네요.


내용은 딱 순정만화와 하이틴소설과 온라인팬픽 버무린 느낌이고요. 연재물을 각색한거라서 약간 개연성없이 설정과 이야기가 붕붕 뜹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말하면 재밌었어요. 일단 저는 VIP초대권으로 간거라, 그냥 날 잡고 나들이간 분위기가 워낙 즐거웠습니다. 기대가 없었기에 실망도 없었습니다.

한류 문화상품을 겨냥한 공연답게 일본어 자막이 스크린에 나왔고, VIP석의 7~8할 정도가 일본인이었습니다. 말씀을 대충 엿들어보니 만족하신 눈치였습니다.


진짜 재밌었던건... 제 옆에 앉으신 분이 혼자 오셔서 공연 시작 전부터 몇만원씩하는 궁뮤지컬 카달로그집 같은걸 사들고 열심히 보시더시더니, 공연 클라이맥스에 다다르자 막 우시는거에요;;; 진짜 귀여우신ㄲㄲ 궁 보고 울기 쉽지 않은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의 VIP석은 살짝 맘에 안들었어요. 저는 처음에 맨 첫줄에 있는 OP석이 제 자리인줄 알았습니다;; VIP석치고는 사실 좀 멀리 배치되어있더라고요. S석은 더 멀고요. 촌스럽게 굳이 생색내고 싶진 않았지만 그냥 솔직히 투정부리자면 그랬어요.


제 바로 뒷줄에 문근영씨가 앉으셨는데 그분도 VIP석이셨을텐데 자리를 잘못 찾아 앉으셔서 직원이 한 줄 뒤가 맞는 자리라며 알려주시더라고요;;; 문근영씨도 '어,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왜 이렇게 좌석번호가 뒷자리에 있지' 싶으셨는지. 공연 끝나고 극장 나가는 걸음걸이가 참 귀여우시더라고요.


사실 궁 리뷰보다는 문근영 본 거 자랑하고 싶었어요.... 



    • 뮤지컬 그리스 수준쯤 되는건가요.....하긴 드라마도 워낙 뭐 그랬으니 ㅎㅎ
    • 애초에 이러리라 예상해서^^ 곽선영씨 괜찮은 배우인데 작품을 잘못 만난거라 생각해요. 음색도 좋고 발음도 또렷하고 다 좋은데 성량이 좀 부족하고 목소리에 파워가 약한 편이라 대작에서 보기 힘들어서 아까운 배우이긴 하지만 소극장 공연에서 항상 자기몫을 다하는 당차보이는 배우예요. 그런데 작품이 워낙 오글거리면 열심히 하는 배우조차 괜히 불쌍하고 민망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유노윤호 덕분에 매진인것 같더라구요. --;;
    • 전 얼마전에 '락 오브 에이지' 봤는데, 거기도 일본어 자막이 나오더군요. 자막이랑 대사랑 싱크는 잘 맞는데, 자막 나오는 모니터가 너무 위에 달리고 작아서 잘 보이진 않을 것 같았어요.
      '락 오브 에이지' 공연은 참 좋았어요. 등장인물들 고루 다 다루느라 좀 산만해 보였지만, 충분히 흥겹고 무대활용도 잘하더라고요.
      무대인사 때는 엄마 오셔서 신난 온유가 막 객석으로 뛰어들기까지 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종현이 봤습니다 ㅎㅎㅎ 종현이 진짜 화면발 못 받아요 ㅠ 그렇게 잘생겼을 줄이야...
    • 태엽시계고양이/ 23일 가셨군요 온유는 첫번째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도 잘했어요 이번이 두번째 뮤지컬인데 벌써부터 다음 뮤지컬을 기대하게 만들죠
    • 락 오브 에이지는 브로드웨이 공연 자체가 워낙 해외 버전으로의 각색이 쉬운 스타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내심 걱정했는데 반응이 좋네요.

      참 뻔한 바람이지만, 다양한 장르에 능한 인재들이 고루 발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탭, 발레, 볼룸 등의 춤실력과 락, 스윙 등의 창법 같은거요. 특성화된 공연을 하기엔 뽑을 인재가 참 없어요. 다들 체력도 좀 차이가 나고.
    • 반짝반짝/ '형제는 용감했다'도 봤어요. 그거 보고 괜찮아서 이번 뮤지컬도 볼 생각을 했지요 ㅎㅎ
      '스팸어랏'도 재밌을 것 같아요.
    • 근데 종현은 실물로 보면 콧구멍 안큰가요?
    • ㅋㅋㅋㅋㅋ 저도 좀 멀리서 보긴 했는데요, 콧구멍보다는 크고 또렷한 눈이 더 잘 보여요! 얼굴도 오밀조밀 여백없이 예쁘고... 팬들이 왜 대포드는지 알겠어요 ㅋㅋㅋ
    • 궁이 원작이 긴데 어떻게 뮤지컬로 압축하려나 걱정되더니 결국 우려대로인가 보네요.
      전 올해 본 뮤지컬 중 최악이 '모차르트'였어요. 진짜 배우와 의상이 아까웠던 뮤지컬...ㅠㅜ 차라리 이번에 한다는 모차르트 뮤지컬 콘서트가 더 나을 것 같아요. 뮤지컬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콘서트는 예매 안 했지만...
    • 저도 락 오브 에이지 23일 공연 봤는데 멀리서 봐도 종현이 잘 생겼더군요. 빛나는 샤이니!ㅋㅋㅋㅋ
    • 저도 궁 봤어요. 이거 보기 전에 본 공연이 오페라의 유령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비교되어서 보는 게 힘들었습니다. 공연에 대해서 잘 몰라서 이야기하기 조심스럽지만, 극의 진행도 어딘가 매끄럽지 못하고(긴 원작을 줄여야했고 설정 설명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중간중간에 설명이나 자막처리 같은게 너무 많이 들어가요), 움직임이라고 해야하나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았어요. 조연도 뭔가 하긴 해야할테지만 산만하고 어지러운 느낌인데 가끔 무대에 주연들도 멀뚱하니 세워두는 경우도 많고 해서요. 그런거 빼고도 전반적인 무대나 의상도 제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한건지 아쉬운 느낌이 들었구요. 제 자리는 그리 앞 자리가 아니었는데 앞에 앉은 관객이 자꾸 몸을 앞으로 빼서 무대 반, 앞사람 머리 반 보고 왔어요. 참다참다 인터미션 때 얘기하긴 했는데 나아지는게 없더군요. 제가 일어를 못해서 서로 의사소통이 안된 것 일지도 모르겠네요. 이상하게 주위에 민폐 일본인 관객이 걸린적이 많아서 전 이제 일본어 자막만 봐도 짜증이 나요. 하지만 그 쪽이 저보다야 훨씬 돈이 될테니까 앞으로도 쭉 일어자막을 보게 되겠지요. 아~ 저도 문근영씨라도 봤으면 더 신났을것 같아요.
    • 태엽시계고양이/저기...대포든다는게 무슨 의미인가요?
    • 아게하/ 샤이니 팬들이 대포같은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거든요 ㅋ 화질이 거의 화보수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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