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어이 없던 일.

오늘, 병원에 들리느라 수업에 좀 늦겠노라 하고 선배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곧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뭣 때매? 어디 아퍼?

-네. 가래가 나서 병원에 가보니, 편도선염도 있고 수술을 권했습니다. 좀 늦겠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려 주십시오.

-아니야. 오늘 쉬고 내일까지 쉬어. 내가 교수님들께 설명해줄께. 몸이 그런데 뭔 부귀를 보겠다고 수업이야. 쉬어.쉬라구.

 

부모님도 안하시는 수업을 빠지고, 몸을 챙기란 말에 어이 없을만큼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나는 수업을 가겠노라, 그러니 자리 맡아놓고 있으라 했습니다. 30분 정도 늦게 교실에 갔는데 굉장히 분위기가 싸늘했습니다. 정말, 뭐랄까. 죽은 사람이 다시 온것처럼. 교수님께서 저를 보시더니(할머니십니다.)

 

-너 몸은 괜찮니? 학교 쉬어야 하는 거 아냐? 오늘은 그냥 집에 가서 쉬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래..그럼 뭐..(상당히 꺼리셨습니다.)

 

쉬는 시간에 모두들 달려와 괜찮냐며, 우려섞인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역시 `수술`이란 단어가 가진 효과가 크긴 크구나. 하면서 가래가 좀 있고, 편도선 수술이라드라.하고 말하니 다들 좀 벙진 표정이었습니다.

 

-간염이라며.

 

?

 

주변이 시끄러워 그랬는지, 선배가 가래를 간염으로 들은 것 같다고 실토했습니다. 저 없는 동안, 교수님께 해삼이가 간염에 걸리고 편도선 수술을 한다고 선배는 말씀드렸으며 교수님께서는 그러면 학교를 당분간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 애들한테 옮기는 거 아니냐. 하면서 10분동안 몸관리 잘하라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애들은 한바탕 웃고나서 박명수라며, 찮은이라며 (왜 제가 놀림을 당하는진 모르겠으나) 오늘 죙일 놀려댔습니다. 심지어 인사만 하는 안 친한 사람들도 수업 끝나고 나가면서 절 보고는 풋하고 웃으며 나갑니다.

 

뭐 어찌됐든, 수술을 하긴 싫은데 걱정입니다. 

    • 어찌되었건 쾌유부터 기원합니다.
    • 01410/감사합니다. 동생이 편도선 수술은 전신마취를 한다고 해서 안할려고 생각 중입니다.
    • 음 근데 늦는다는건 교수님께 직접 말씀드려야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 사람/ 모르겠습니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저희 과는 대부분 전해주는 편이고 교수님께 그런 말씀을 드리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들을 하고 있어서.. 사람님 글을 보니 그것도 맞는 것 같고;
    • 해삼님 글은 은근히 재미있어요. 재미있는건 둘째치고, 의사가 하라면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 poem ll/ 의사가 큰 지장은 없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걸리적 거리고 아플 일 많다고도 하시고... 수술이란 걸 받아본 적이 없어서 두렵기도 합니다
    • 뭐 그러시다면 앞으로 계속 자주 아프고 또 걸리적 거리면 그때 떼어버려도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 긴급한 건 아니니까요.
    • poem ll/뭐 그러시다면 앞으로 계속 자주 아프고 또 걸리적 거리면 그때 떼어버려도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
      이 글을 저희 어머니가 하신 버전으로 바꾸면,
      니 맘대로 해라. 맨날 아프고 걸리적대서 나중에 돈 쳐깨져서 앵앵 대지말고. 나쁘지 않네.끊어. 아들새끼라곤..
      받아야 겠습니다. 수술.
    • 하하. 그렇게 해석도 되는군요. 어머니의 교훈적인 ? 말씀을 들으니 저도 미루고 미룬 치과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편도선염은 내버려두면 자꾸 붓고 그런 거 아닌가요? 저는 '큰 지장이 없으면 약 먹지마/ 수술 받지마'라는 말 들으면
      참고 사는 편이긴 해요. 전신마취는 위내시경 받을 때 받아봤는데(이거 전신마취 맞는지)제가 마취가 잘 안되는 체질이라
      그때도 '어라?' '왜 이러지' '000씨 좀 불러와' 등의 웅성거림을 눈 감고 들었어요.
    • 레몬과 샤베트/ 갑자기 `코마`가 생각났습니다.;;;
    •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앞으로 마취같은 거 절대 받고 싶지 않잖아요ㅠ_ㅠ!!!
    • 전공이 좀 특수하신가보네요. 일반적인 강의실 분위기하고 많이 다른 것 같아요.
    • glukacs / 전공 듣는 학생들이 20명이 채 안되서 그런 것 같습니다.
    • 편도선염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저도 어릴때 편도가 안좋아서 의사가 수술을 권했었는데-이 때도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상황
      편도가 몸에 이상이 생기면 제일 먼저 붓고 신호를 준다고 해서 수술 안했어요.
      편도 떼어버리고 나중에 병 왔을 때 병 온지도 모르고 키울까봐..
      이후에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가고 몸 관리 잘 했더니 괜찮아지더군요.
      요즘도 피곤하거나 사무실 갑갑한 공기 속에선 조금 불편하긴 합니다만.
    • 전 제목+선배가 굳이 쉬라고 했다는 앞 부분에서 약간의 음모 드라마 같은 걸 상상했다는;;
      요즘 제 친구한테 대학원 암투 얘길 너무 많이 들었나봅니다;;
    • 저는 편도선을 지긋지긋 알아서 몇년 전에 떼어냈는데요. 자주 심하게 아프시다면 수술 권해요. 편도선 오래 앓으면 합병증을 비롯해서 이거저거 병도 많이 찾아온다고 하더라구요. 무엇보다 아플 때가 너무 자주니...사회생활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어요 ㅠㅠ
    • 그랬군요. 쾌유하세요. 저는 데친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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