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어떻게 쓰세요?

저는 일기를 전혀 안썼습니다. 


그간의 삶이 매우 티미하게 살아서 뭐 쓸꺼리도 없었고 더구나 뭔가 써야겠단 생각을 못하고 지내왔거든요.


그러다 3년 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디 공책에 쓰면 (어머니와 동생이 소시적 제 연애편지를 까보면서 엔터테인먼트로 활용하셨던 기억 땜에) 싫고 그래서


싸이월드에 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기를 쓸때는 처음엔 짜증나고 성질나고 혹은 넌지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일들이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글들이었죠. 그러다 점점 내 내면으로 


다가가서 요즘엔 맨날 비밀글만 열심히 써제낍니다. 거기에 쓰다보니 참 나쁜짓도 많이 했다란 생각이 드네요.



나름 살면서 참 밍숭맹숭한 인생이다 싶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입니다. 살다보니 이런 저런 후회하고 반성할일이 줄줄이 사탕으로 나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과연 일기란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합니다. 자기 정화? 반성과 속죄? 그냥 삶에 대한 기록?


아직 일기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할아버지께선 50여년동안 일기를 써오셨습니다. 막내고모가 초등학생 때부터 써오셨다니까 참 길게도 써오셨죠. 20대때 그런 모습 보면서 '왜 저런 일을 하실까'


싶었는데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니 수첩에 어디에 일기를 쓰게 되더군요. 



오늘도 일기를 썼습니다. 


이런 저런 열폭도 아니고 분노도 아니고 짜증도 아니고 나 만을 위한 온전한 기록이었죠. 



오늘도 생각해봅니다. 나는 왜 일기를 쓰고 있는 걸까?

    • 남의 일기 훔쳐보는게 제맛인데.. 음..
    • 일기는 나를 향한 독백이죠.
      쓰지 않으면 그 하루가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 같아요.
      전 가끔 일기를 보다 빈날짜를 보면 그 기간이 공백처럼 느껴집니다.
    • 전 제 일기 틈만 나면 뒤적여 읽는 게 버릇이라스. 나중의 재미를 위해 씁니다요.
    • 일기: 그 기원은 수도원이었다고 하더군요.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을 신체적으로 통제하기 위하여 일과표를 만들었고 정신까지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기를 쓰게 하였다고....
      보통 우리가 학교에서 처음 일기를 배우게 되는 계기나 교육의 동기 또한 비슷하다고 볼수 있구요.
      그래서 성인이 되면 대두분의 사람들은 일기를 안 쓰게 되는거 같아요.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 누가 강제하는 것도 아닌데 일기를 쓰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도 부정기적이지만 일기를 씁니다. 아주 가끔 그리고 아무때나 아무대나 씁니다. 블로그에 쓰는 경우도 있고 조그만 수첩에 쓰는 경우도 있고 먼 나라의 친구에게 보내는 엽서에 쓸 때도 있구요. 어떤 기록을 남기는 따위보다는 생각의 단편들을 정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되고요. 딱 그 순간의 느낌을 남기는 것도 매우 중요하구요.
      그건 우리가 배워온 일기라는 것과는 조금 다른 성질의 것인거 같아요. 그건 혹시 "자신과의 대화" 아닐까요?
    • '자신과의 대화'가 맞다고 생각해요.
      글을 쓰다 보면 여러 명의 저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마음이 편해지곤 하거든요.
      어떤 의미에서의 명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 저는 가계부와 함께 기록용으로 쓰는데요, 몇 년 지나면 버려요.
    • 저는 생각 날 때만 일기를 쓰게 되요. 갑자기 끄적거리고 싶어질때.
      그러다보면 이 주 만에 쓴 적도 있고 한 달 만에 쓴 적도 있고 그래요.
    • 저는 수첩이라기엔 좀 크고 황색 종이의 조그만 노트 갖고 낙서도 하고.. 일기라기보단 시간 날때마다 메모와 그림을 그려대는 것 같습니다. 싸이월드에 썼다가, 왠지 타자를 치는 것보다 제가 제 글씨보고 하는 것이 더 좋아서 손으로 쓰고 있습니다.
    • 전 일기를 쓰다가 멈췄다가 하는데요, 역시 쓰는게 좋은 것 같아요. 저의 경우는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적는다기보다는 그냥 그날 생각했던 것들을 적고.. 개중에는 괜찮은 것도 있지만 좀 허황된 것도 있고 그래요. 쓰고나면 생각이 더 정리될 때도 많고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