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조사라는 정당한 법 절차를 이용한 언론 견제/탄압이었죠. 뭐 노무현 수사나 용산 참사 사건도 정당한 법 절차에 의한 일이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참여정부 언론 정책의 결과를 생각하면 뭐라고 나무랄 수도 없죠;
엄밀히 말하면 DJ정부 초기에 (주류)언론과 유화책을 써보다가 안되니 강공책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죠. 분명히 정치적의도가 있는 세무조사인 건 사실인데... 언론들도 분명히 오랬도안 탈세는 해왔고, 그럼에도 김영삼이후 언론에 대한 세무조사는 한번도 안(못)했고. 김영삼이 "자기 임기때 언론 세무조사했다가(이건 순수한 의미의 세무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깜짝놀라 그대로 덮었다"는 진술도 했었죠.
그 전까지는 세무조사를 하느니 마느니 했고, 실제로 김대중 정부에서도 초기엔 정기 세무조사조차 하지 않았죠. 그런데 갑자기 제대로 된(조중동의 표현에 따르면 유례없이 강력한) 세무 조사를 한거지요. 김대중 역시 이를 '당연한 세무조사를 한 것 뿐이었다'라고 말하지는 못했을거에요. '합법적인 방법을 통한 지금까지의 권언 유착을 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조중동은 '언론 길들이기' '언론 탄압'이라는 말을 썼죠.
꼬아 보면, 노무현 수사도 (피의 사실 공포 등 불법은 분명히 있었지만 수사 자체는) '합법적인 수단을 이용한 권력 비리 척결' 따위로 충분히 포장할 수 있잖아요. ( 동의하지도 않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극단적인 예를 들다보니까. 죄송 ) 결국 정부에서 자신의 의도를 이행하기 위해 합법적 수단을 사용하는 걸 어떻게 봐야 하느냔데;; 단순히 의도가 좋으면 괜찮다라고 하기엔 찝찝한 감이 남아있네요. 예를 들어 저는 빈민층을 돕기 위해서 약간 무리해서 법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오 똑똑하다 하고 4대강을 위해서 현 정부가 법 테두리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편법이라고 궁시렁대겠지만 저랑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거꾸로 볼테니까요. 이건 또 무슨 주저리주저리...
어쨌든 정확히는 세무조사를 제대로 안해왔던 게 잘못된 관행이니까, 이걸 깨면서 탄압 소리 안 들으려면 뭔가 유예 기간을 줬거나, 한 다음 적당히 사면시켜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네요. (실제 다 사면해주지 않았나요?)
미국에서 알 카포네 잡을 때 세무조사로 잡았습니다. 그 이후로 미국인들은 IRS가 어떤 정부기관보다 무섭다는 걸 압니다. Don't mess up with IRS라는 교훈을 확실히 깨닫도록 규범을 세웠기 때문에 이후에 미국인들은 세금은 속여선 안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것입니다.
DJ의 언론사 세무조사는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무슨 구멍가게나 삼계탕 집도 아니고, 매출이 몇백억원을 하는 기업에서 세무조사를 피하겠다는 건 말도 안됩니다. 그때까지 언론사에서 세무조사를 안받아온 게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당시에 조중동 아닌 다른 언론사에서도 세무조사란 걸 한다니까 팔팔 뛰었다는 에피소드를 압니다. 머핀탑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권력과 언론의 유착은 더 많이 강합니다. 한창 때에는 사회부장 여섯명만 일식집에서 회동하면, 대한민국에서는 그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아진다고 했으니까요. 제 기억에 김 훈은 당시에 빚을 많이 지고 있는 한국일보에서 근무하면서도, 기개에 가득찬 글을 썼습니다. 낼 거 있으면 내게 하고, 갚을 거 있으면 갚으라고. 어영부영 용서해주지 말라고.
사면을 시켜줘서는 안되는 거였어요. 마지막 한 푼까지 이자까지 쳐서 갚게 하고 실형 살게 했어야 했습니다.
겨자/ 언론사 세무조사 해야한다는 거에 동의하고, 잘했다는 것도 동의합니다. 그냥 법에서 허용한 국가 권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정부의 정치적 이상 실현을 어떻게 봐야하느냐의 원칙적인 문제였죠.
그런데 국세청의 또다른 권력화가 꼭 긍정적인 건진 모르겠어요. 노무현 관련 기업/식당을 모조리 세무조사했다는 소문같은 걸 보면 국세청의 세무조사권이 검찰의 불기소권만큼이나 악용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상적으로는 모든 국민/기업이 세금을 완벽하게 해낸다면, 국세청의 세무조사권이 권력화될 수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