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님의 간택을 받았었습니다-_-;

오늘 외출하는 길에 개님의 간택을 받았어요.

전철역 가까이 걸어갔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왠 하얀 포메리안이 달려오는거예요.

전 처음에 절 물려고 달려온줄 알았는데 개가 제 다리에 매달리고, 안기려고 쫑쫑 뛰고 난리가 났습니다.

귀여워서 좀 쓰다듬어주고 길을 가려는데 개가 절 잡고 안보내는거예요.

조금만 움직이면 금새 쫒아오고, 계단 내려가는데도 따라 내려오고,

사람들이 개가 주인을 잘따르네요; 그러고.

전 처음보는 갭니다.-_-; 해명을 하고,

그렇게 내내 붙들려서 약속시간은 지체되는데 개가 절 보내줄 생각을 안하더군요.

원래 동물들이 절 좋아하거나 특별히 따르는 타입도 아닌데 그 개는 참 희한하더라구요.

유기견 같았는데, 아직 털이 깨끗한거 보면 집을 나온지 얼만 안됐거나, 누군가 버린 거 같았는데..

결국 거기서 한참을 할애하는데 보다못한 사람들이 개를 잡으려하자 다른 사람 손만 다가와도 개가 으르렁 거리더군요.

제 다리밑에 완전 파뭍혀서는 다른 이는 만지지도 못하게하고;

제가 주인을 닮은건지, 정말 무슨 인연이 있는 개인지 별 생각이 다들더군요.

보다못한 어떤 아주머니가 과자를 손수 사가지고 오셔서는 개한테 먹이는 동안 얼른 가라고 하셨는데

이 개가 또 과자를 먹여줘도 퉷~하고 뱉어내더군요;

그렇게 30여분을 개한테 붙들렸습니다.

전 개한테 붙들려서 그야말로 진땀뺐네요.

순간 속으로 별 생각이 다들더라구요.

운명인가, 왜 이 개는 나한테 집착하는가;

결국 어떤 아저씨가 개를 붙들고 있을테니 얼른 가라고 해서 그 순간 전철역으로 막 뛰었어요.

--

전철타고 가면서 정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사람도 아닌 개가 그렇게 구는 것도 그런데, 억지로 떼놓고 매정하게 도망쳐서 마음이 아팠어요.

내 맘대로 개를 데려가고 힘들고, 그 개가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

전생에 나랑 무슨 인연이 있던 사이라 그런건 아니었는지;

이따 집오는 길에도 혹시 마주치면 그땐 그냥 키워야겠다 생각도했고요.

그런데 집오는 길에는 마주치지 못했네요.--

참 이상한 경험이었어요.

그 개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습니다.

하얀 멍멍아,

다음에 보면 내가 꼭 키워줄께.

오늘 매정하게 도망쳐서 미안해 --


    • 내일 아침 집을 나서는데 현관문앞에 멍멍이가.. 두둥!
    •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을 그렇게 떠나 보내시다니요...
    • 흑. 안그래도 지금도 계속 눈에 밟혀서 슬퍼요.
    • 아마 전생에 연이 있어서..
    • 과거 매정하게 차버리신 옛애인 아닐까요? ㅎㅎㅎ
      갑자기 영화 디디에가 떠오름. 귀여운 영화였는데~~
    • 듣는 사람이 정말 안타까워지는 이야기입니다
    • 내일 꼬옥 찾아서 키워주시기 바래요..
      저 앞의 소파에 누워있는 녀석도 유기견은 아니었지만 제 동생에게 첫눈에 반해서 하도 졸졸 따라다녀서 계획에도 없이 사게 된 녀석이랍니다.
      지금은 제가 맡아서 함께 살고 있지만 근 10년이나 우리 가족이랑 같이 살고 있는걸요..
      좋은 인연일거예요.. ^^
    • "저는 처음보는 갭니다." 왠지 웃겨요.
      저도 학교까지 따라왔던 강아지가 있는데, 난감했어요.
    • 주인과 닮은 부분이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비오는 날 버스 기다리는데 치와와 한 마리가 횡단보도를 건너더라고요. 줄은 없었지만 어떤 아저씨 옆에 딱 붙어있길래 주인인 줄 알았는데 건너와서는 다시 반대편에서 서 있다가 건너고 또 건너고... 차가 안와서 그 개가 열번은 넘게 건너는 걸 봤어요. 그런데 자꾸만 아저씨들이 나타나면 옆에서 걷더라고요. 결국 어떤 아저씨 옆에서 계속 걸어가며 코너를 돌아 사라졌습니다. 아저씨는 난감한지 자꾸만 개를 쳐다봤죠.

      버렸거나/ 잃어버린 주인이 중년 남성이었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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