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야 봤습니다
결혼전야 봤습니다. 화사한 옴니버스 구성의 로맨틱코미디입니다. 오랜만에 아무런 고민 없이 해맑기만 한 로맨틱코미디를 보는것도
나쁘진 않네요. 홍지영 감독의 전작인 키친처럼 중산계층 젊은 남녀의 안정적이고 풍족한 생활 환경에 기반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정서가 이 작품에서도 내내 끼쳐 있는데 요새 어둑어둑하고 칙칙한 한국 영화만 보다가 달달하기만 한 이런 영화를 보니 해소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너무 밝기만 하고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의 공식대로 만남, 사랑, 갈등, 화해의 구성 속에서 갈등 부분에서조차
전혀 긴장감이나 안타까움, 애절함같은게 와닿지 않는다는게 흠이긴 합니다.
그러나 기존에 나왔던 국산 옴니버스 구성의 멜로물에 비하면 속도감도 좋고 재미있는 편입니다. 중간중간 삽입된 코미디 요소도 무난하게 먹혀들고요.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볼만했어요. 영화의 발랄하고 해맑은 정서가 스타급 출연진들이 떼거지로 나오는 헐리우드 옴니버스 로맨틱코미디를 보는것같은데
뉴욕의 연인들이나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같은 영화보단 낫더군요.
전 연풍연가의 번외판처럼 느껴지는 이연희, 주지훈 파트가 좋았습니다.
이희준, 고준희 파트는 이희준이 살려냈고
마동석, 구잘 파트는 마동석이 살려냈어요.
여배우들보단 남자 배우들 연기가 더 낫네요.
신선한건 전혀 없지만 대체로 시간이 잘 흐르는 편이에요. 남자 배역들, 특히 마동석, 김강우 캐릭터가 찌질함을 넘어 짜증을 불러 일으키지만
비현실적인 옥택연 캐릭터보단 공감하기는 쉽죠.
해외 수출용으로 캐스팅된것같은 옥택연은 그야말로 수출용 얼굴마담. 캐릭터가 후반으로 가면 완전한 쩌리가 됩니다.
어차피 연기는 보험삼아 겸하는 부업용이니 연예인 옥택연에겐 그렇게 손해는 아닐테지만 한국 일일연속극에서라면 충분히
막장 전개가 될만한 후반부 설정에서 여주인공을 위한 맞춤형 병풍으로 전락하는걸 보니 좀 안쓰럽네요.
홍지영 감독이 만든 수필름 작품이라 남편의 연출작 내 아내의 모든것이 극중극으로 쓰이는 센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