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 봤어요
동창생 봤습니다. 최승현 연기는 이번에도 괜찮았고 비주얼은 역시나 멋지고 처연한 매력이 철철 넘쳤지만
영화가 참 별로네요. 개봉 일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더욱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뒷북 아류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동생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남한에서 신기에 가까운 싸움술과 총격술을 보여주며 비밀 공작원 활동을 하다가
조국에게 배신당하고 처참히 쓰러져가는 간첩 설정은 이미 너무 많이 우려먹어서 식상해요.
비슷한 소재라도 각본이 받쳐주거나 연출력이 살려주면 또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요.
보고 있으면 왜 지금에서 이런 이야기를 다시 되풀이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촬영 시작 한 달만에 감독이 바뀌었는데 이 부분은 모르겠네요. 원래는 백야행 만든 감독이 연출하기로 했던거니
이명세가 만들다가 하차했던 스파이를 보고 나서 느꼈던 원래 내정됐던 연출자에 대한 아쉬움은 없습니다.
다만 연출자도 바뀌고 촬영은 중간중간 감독 교체로 지연, 배우 부상으로 지연되는 등 사고가 많았고
결과물이 이 지경이다 보니 촬영상의 잡음이 결과물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밖에 볼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제목도, 동창생이란 제목이 전혀 안 어울리는 제목은 아니지만 최승형 캐릭터를 타자가 보는 입장에서
제목을 지었다면 그 타자와의 긴밀함이나 유대감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합니다.
한예리가 출연 분량에 비해 배역 비중이 적어서 그저 같은 학교에 잠깐 다녔고 조금 친하게 지냈다고 해서
동창생이란 제목을 붙이기엔 안일해 보이네요.
어차피 수능 특수를 노리고 개봉했고 최승현 좋아하는 아이돌 팬을 염두해 두고 기획됐으니 고등학교 생활 비중을
높였으면 유치한 하이틴물 보는 맛으로 볼 수나 있었을텐데 이 작품에서 학교 생활은 양념 정도로만 쓰여요.
학교 생활 부분은 재미있었거든요. 최승현이 학교 날라리들한테 삥 뜯기며 일부러 당하다가 나중에 제압하는 장면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몇개만 더 추가했어도 좋았을것같습니다.
영화가 연결도 잘 안되고 산만하며 엉성한데 그걸 너무 진지하게 몰고 가서 구성을 따라가다보면 황당함의 연속입니다.
작년 7월에 촬영해서 올 1월에 촬영 마쳤고 11월 돼서야 개봉했죠. 중간에 촬영이 몇 번 중단되긴 했지만 촬영에서 개봉까지 1년 4개월이나 걸렸네요.
요즘 한국영화는 헐리우드처럼 촬영에서부터 개봉까지 기본 10개월은 잡고 가는것같아요. 예전엔 2~3달만에도 뚝딱, 평균 5개월이면 완성됐는데
왜 이렇게 후반 작업이 길어졌는데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