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바낭] 우리 몸은 석기시대 - 제목이 안타까운 책


*원제는 Die steinzeit steckt uns in den knochen 인데 독일어 잘 아시는 분이 어감을 살려 설명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

우리 몸은 석기시대 - 제목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도서관에서 들춰보다 대출하여 읽기 시작했습니다. 

석기시대의 식단을 유지하면 다이어트 성공한다는 내용일것 같은 제목과는 다른 내용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하며 집에 두고 읽고싶을 정도.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별 하나를 빼서 별 네 개를 줍니다.


1.

46억년 전 지구의 형성

35억년 전 생명의 탄생으로 부터 지금의 인류까지의 진화

20만년 전 인간의 등장

1만년 전 농경의 시작

*위 연도는 책이 아닌 인터넷 검색으로 대략적인 연도를 적은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인간의 탄생이후 최근의 2천년은 엄청난 변화의 시기로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한다면 우리의 몸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던 수 만~ 십 수 만년을 여유있게 

진화하고 적응하며 보내다가 엄청난 변화에 직면한 것입니다. 


2.

이 책의 제목이 말하는 것은 이렇게 현대에 적응, 진화하지 못한, 석기시대에 

최적화된 우리의 몸을 이해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더욱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구요.


3.

이 책은 재미있는 사례들로 가득합니다. 

제가 이런 쪽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새롭고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몇 가지 소개드려 봅니다. (기억을 더듬는 것이기에 세부적으로 틀릴 수 있겠습니다.)


사자를 만나면 눈, 콧구멍, 입이 커집니다. 많이 보고 들어 대처하려는 겁니다.

시체를 마주치면 눈살을 찌푸리고 코를 찡그리게 됩니다. 병원체에 대한 경계입니다.


제가 혼자 질문하고 답을 내었던 이야기가 책 속에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모기는 왜 물면 안가렵게 진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문에는, 인간이 가렵게 느끼도록

진화한 것이라는 현답이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에서 위암까지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를 박멸하면 식도암 위험이 

높아집니다. 균이 위산을 적절히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균이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쇼부"를 보는 셈입니다. 이런 기능을 해줄테니 봐줘라?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에 있는 독자 생물(?)이면서도 유전까지 됩니다. 우리 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특수한 공생을 포함하여 어머니의 자궁이나 모유수유중의 유방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유전(?)되는 미생물들도 매우 많습니다. 


입덧은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태아가 가장 예민한 시기에 방어적으로 식물성, 세균성 독소로

부터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것입니다. 식물은 먹히는 위험에 대비한 독소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독소는 먹는 놈의 태아를 기형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최대한의 복수인 셈입니다.

동물을 먹으면 기생충의 위험이 있습니다. 

태아라는 이물질(?)에 면역반응이 없도록 임부의 면역체계도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입덧은 매우 중요합니다. 입덧이 없는 사람은 건강한 게 아니라 방어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인류는 5만 6천년전 기후등등 많은 이유로 전세계에 1000여명 밖에 남지 않았었다 합니다. 

이들로부터 현재 70억 이상의 모든 인류가 나온 겁니다. 생각보다 우리는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슬란드인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애버리진들이 서로 겨우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두 침팬지 집단들보다 유전적인 면에서 차이가 적다는 사실에 놀라서는 안된다."(P149)


알레르기에 대한 재미있는 글도 있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지저분한 곳에 사는 경우에 알레르기가 없다는 겁니다. 

벌레등등이 몸에 기생하기 시작하면 한 방에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내버려 두게 되는 것인데 깨끗하게 살게 되면서 꽃가루 등등의 작은 반응에도 

민감하게 대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위생이 좋아지며 얻은 많은 이득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4.

마무리를 어떻게 해얄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연구되는 분야들이기에 언제든 뒤바뀔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읽어두면 머리에 좋은 자극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에서도 잘 나와있습니다.
    • http://scienceon.hani.co.kr/53724

      일반인의 생물학 공부, 교과서에 지름길이
      • 고등학교 교과서에 위의 내용이 있다는 말씀이신지요?
        링크주신 내용은 고등학교 교과서 이야기가 아닌데요.
        •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역시 나옵니다.
    • 흥미로운 책 소개 고맙습니다.
      구입하려고 알라딘에 가보니, 오맹달님의 리뷰가 있군요.
      • 꼼꼼히 모아두는 성격은 아닌지라 아무래도 듀나 게시판 보다는 알라딘에 보관하는게 안전하다는 생각에 두 군데에 넣어두네요.
    • 저는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다가 소개하신 책이 말하는 바를 인지하게 됐었죠. 제 의문은 '왜 인체는 건강을 해치는 음식들을 먹을 때 그렇게 맛있다고 느끼나?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은 맛없다고 느끼면 좋을것을.'이라는 거였는데, 생각해 보니 아직 우리 인류의 신체가 풍요로움에 적응하기 전이라서 그렇다는 결론이 나더군요. 풍요로움에 대한 적응보다 세계적 분배불평등이 먼저 해소되어야겠죠. (뭐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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