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 다들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저희 집은 허술한 신축 건물의 맨 꼭대기 층에 위치한 원룸입니다.
사실 저는 좁더라도 마감이 잘 된 집을 원했습니다만,
무조건 집은 넓은 것이 최고라는 어머님의 서슬 퍼런 협박(!)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자기 주거를 가져본 사람이라면 지을 수 없는 구조의 집입니다.
욕실 문 앞에 샤워 공간을 마련한 센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콘센트 위치, 심지어 주방 타일엔 콘센트를 설치하다 만 흔적까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어서 살면서 가장 화가 났던 건,
인부를 부르지 않고서는 도저히 옮길 수 없는 무거운 장롱이 에어컨을 반쯤 가리고 있어
한참 냉방을 할 때 저는 땀 흘리는 것만 간신히 면하는 정도인데 장롱을 열면 냉기가 쏟아졌던 일입니다.
그 밖에 과하다 싶은 벽지의 상처, 전등을 설치하다 생긴 듯한 천장의 구멍...
그중 화룡점정은 반대 방향으로 설치되어있던 주방 창문, 실내에서 볼 때 나무 무늬가 보여야 하는데 흰 무늬가...
분명히 공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겠거니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공사를 총괄한 사람이 공사비를 먹튀하셨더라는 후일담...
그럼에도 집이 넓기는 참 넓습니다.
지금에 와 어머니의 말씀이 어느 정도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짐은 자꾸만 늘어가는데 아직은 수용 가능하거든요.
어쨌든 들여놓고자 했던 것들을 다 들여놓았음에도 욱여넣은 듯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특히나 주방이 웬만한 24평형 아파트보다 넓게 빠졌어요.
심지어 32평형대인 저희 본가 주방과 비슷한 정도라 괴이함마저 드는 크기입니다.
넓은 주방에 맞추어 주방 살림을 막 들여놓은 탓에 나중에 이사 갈 때 더 좁은 집으로는 못 갈 것 같아 걱정이 늘었습니다.
또 널찍한 베란다가 있어 볕 좋을 때 이런저런 식물을 키우기에 좋지요.
빨래도 햇볕에 널어 말리고, 가끔 숯불을 피워 고기도 구워 먹습니다.
그러나 베란다는 외부적인 조건 무엇 하나 막아주는 것이 없어 냉방과 난방 모두에 불리했으며,
집이 넓다는 점 또한 그러했습니다.
이 집의 장점이라 생각했던 부분들이 여름과 겨울 내내 계량기를 쳐다보게 만들었습니다.
여름에는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아무리 애를 써도 피할 수 없는 서향집의 꼭대기 층인데다가
전혀 효율적인 냉방이 불가능한 에어컨의 위치 때문에 에어컨을 틀어도 더위를 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2인 가구이다 보니 전기 사용량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다행이었지요.
누진세의 극악무도함이 엿보이는 구간인 300KWh 이상만 만들지 않도록 유의했어요.
그러면 전기 요금 4만 5천 원, 가스 요금 1만 원 정도면 버틸 수 있었지요.
그러나 겨울은 더 잔인했어요.
누진세도 아닌 가스 요금이 올 초에 13만 원짜리 폭탄을 안겨줄 거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진짜 따뜻하게나 살았으면 저 돈을 내도 억울하지나 않지...
ㅠㅠ... ㅠㅠ... ㅠㅠ... ㅠㅠ....
올해 2월에 입주한 탓에 지난겨울은 어리바리하게 났지만,
이번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라면 뭐든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제는 현관문, 창문 할 것 없이 문풍지를 붙였는데 기분 탓인지 덜 추운 느낌이에요.
그리고 오늘은 단열 에어캡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말이 달라 도저히 어떤 게 해답인지 명확하지 않은 보일러 조작법은 여전히 미스터리...
여러분께선 어떻게 겨울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자취 초보인 제게 생활의 지혜를 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