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을 기억하는 법

이 글은 극히 개인적인 잡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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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바를 하는데 회원제라 손님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해야 한대요.

근데 저는 안면인식장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 얼굴 기억하는 게 서투릅니다.

자기 자신도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래서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할 때는 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과의 '관계'를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은 모 선생님, 저 사람은 어제 모 부서 소속인 사람... 이런 식으로요.

또 신기한 것이, 어떤 사람은 한방에 외워집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몇 번을 봐도 안 외워집니다. 특별히 튀는 얼굴이거나 한 것도 아닌데 왜일까요?


그래서 지금 열흘이 넘었는데 손님 얼굴을 다 기억 못했습니다. 손님들은 이러저러하게 타박을 줍니다.

일반적인 기억력이라면 열흘이면 손님(몇십 명쯤 되는)의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할 수 있나요? 

여러분은 어떻게 사람 얼굴을 기억하시나요.


이래저래 자신감은 잃어만 가는 나날입니다..



2.

이상할 정도로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외로웠어도 딱히 누가 내 곁에 없다고 심하게 불안하거나 미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심하게 불안하고, 어머니가 야간근무로 집을 비우시는 날은 무척 외롭고 미칠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 저는 내용이 없는 사귐만 하느니 그냥 혼자 있는 편을 택하는 쪽이었는데,

요즘은 정말 어디 펜팔상대라도 찾아야하나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나를 향한 편지, 나에게 거는 말들... 그런 것들이 그리워서요.

그래봤자 또 상처만 입을 것 같아서 생각만 하고 실행은 하지 못하겠지만...


오늘 아침 조간에는 일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독사로 죽어 시신은 연고조차 없어 처분당한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한국도 고독사가 점점 늘어간다지요.

왠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3.

새벽에 나서는 길은 고요하고 아무도 없습니다.

어제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밤공기였는데, 오늘은 무척 추웠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수능날이었군요. 

저의 착각이겠지만, 왠지 수능날을 전후로 해서 굉장히 추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기상청에서 본격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는 날을 뽑아서 수능날로 정하기라도 하는 걸까요?

그럴 리야 없겠지만요... ( 'ㅅ')



4.

얼마 안 있으면 11일이군요. 시간이 가는 건 빠릅니다.

그래서인지 수퍼마켓에선 벌써 빼빼로를 팔고 있더군요. 

화려한 포장에 싸여있거나 크기가 큰 것들 등 다양한 게 있는데.... 이렇게 많이 쌓여있는데 다 팔리긴 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벌써 가을도 다 가네요... 


현실직시를 하면 아무리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고, 현실도피를 하자니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걱정만 밀려옵니다.





5,

좋은 밤 되세요.

모두 행복하시길.


    • 아 벌써 일 시작하셨군요. 면접 보신단 글 읽은 게 얼마 전 같은데요.
      1. 혹시 사진 붙은 자료 있나요? 없다면 손님 얼굴 한번 보고 재빨리 메모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예: 박토끼 - 양배추 머리, 검은테 안경, 시끄럽다 (어디까지나 예시입니다 'ㅅ')
    • 외로워야 사람이다 외로운 사람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다. 어디선가 이런 글을 읽고 용기내어 지금까지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 시작하면 반은 한겁니다 힘내세요 빼빼로는 우리 각자 사먹기로 해요.
    • loving_rabbit// 뭐 알바니까요... 손님은 잠시 카운터를 들러서 빨리 하라고 재촉한 다음 바람처럼 스쳐가는데(...) 제가 그 특징을 캐치해서 메모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재빠르지 못해요. 토끼님 여전히 양배추신가요...
      김전일// 외로운 사람의 모두가 글을 다 잘 쓰는 건 아닌가봐요...
      외로워야 사람이다, 라는 말은 저도 들어봤지만... 요즘은 외로움이 자꾸 불안으로 이어져서 슬프기만 해요.
      가끔영화// 고마워요 가영님. 빼빼로는 각자!
    • 2. 제가 생각하는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일은 딱 하나의 편지를 남겨야 할 때 수신자를 정할 수 없는 것, 인데요. 전쟁 같은 상황에서 아무에게도 편지를 쓸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외로울까..뭐 그런 생각을 종종 하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늘 필요한 것 같아요.
      5. 그래서 외롭지 않고 행복하시길. 에아렌딜님 감기 조심하세요.
    • 푸른나무// 로빈슨 크루소였나요.. 거기서도 나오죠. 너무 외롭고 말을 잊어버릴까봐 해골을 꽂아두고 해골과 이야기를 했던가요. 외로움은 정말로 마음이 아파요. 영혼을 죽이는 것이 있다면 아마 외로움과 슬픔일거라 생각합니다.
      푸른나무님도 행복하세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 저도 얼굴이랑 이름 기억하는 거 정말 못합니다.
      얼굴은 정말 너무 기억하기 힘들고, 이름은, 특히 한국 이름은 기억하는 게 너무 괴로워요. 다 성 1자에 이름 2자에 다 비슷비슷한 발음, 음절...
      정말 외워야 할 때에는 차라리 이름을 한자로 물어봐서 그 한자의 뜻을 외우는 식으로 합니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정말 외워야 할 때에는 그런 식으로 외워요.
    • 크로키를 해보세요. 메모보다 나을 거예요.
      그림 잘 못 그리셔도 괜찮아요. 몇 초 동안 뚫어져라 본 뒤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강조해서 슥 그리면 됩니다. 별로 닮지 않게 그려지겠지만(...) 그래도 그 순간 내가 기억하고 싶던 부분이 그림에 남기 때문에 훨씬 잘 기억날 거예요.
    • 5. 입동 다음날이라 확실히 길긴 기네요

      롱~ 기..누스 는 아니고

      좋은 꿈 꾸세요 : D
    • 저도 안면 인식 부진아여서 포기하고 차라리 얼굴 알아보는척 하는 기술을 늘리고 있습니다.
    • 사람얼굴기억은...타고나지 않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저도 사람얼굴 잘 기억 못하거든요.아는 사람도 누가 비슷한 사람이라고 하면 믿을 정도로요.
    • 안될땐 안돼요. 컨디션 안 좋을때 (우울하고 등등)는 인지력이 떨어져서 원래 잘하던 사람도 남의 얼굴 새로 기억 못하고 알던 얼굴도 못 알아봅니다.

      에이 뭐 점장네 가게지 에아렌딜님네 가겐가요. 단골 안 생기면 마는거지.

      + 저번 제 글에 달아주신 댓글 잘 봤어요. 대댓글을 달려고 보니 제가 달고 싶은 내용이 너무 퍼스널하고 쪽지를 보내려니 제가 컴듀게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안 하네요. 고맙게 읽었고 마음에 잘 담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
    • 저는 예전에, 너무너무 외로워 견딜수가 없어 아무 전화번호나 누르고 목소리 듣고 끊은적도 있네요.. 그때 절실히, 외로움에 비하면 사람사이의 귀찮음은 견디기 쉽다는걸 알았어요.
    • 얼굴은 잘 기억하는데 이름이...-_-
      어느정도냐 하면 쇼핑몰 같은데 갔다가 입구에서 슥 마주친 사람 나올 때 주차장에서 보면 알아 볼 정도
    • 얼굴도 버겁습니다. 이름은 뭐... 특히 여자이름은 비슷비슷한게 너무 많아서. 지현과 혜원은 절대 못 외웁니다. ㅠ.ㅠ
    • 저 외에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 기억 못하는 동지분들이 계셔서 외로움이 한결 덜해지는군요.
      다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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