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뭐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

전 수능날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없고 굉장히 담담했던 것 같네요.
자식 많은 집이라 그런가 아침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혼자 갔다가 시험 치르고 혼자 오면서 교문 앞에서 정답지를 팔거나 나누어 주었던 것 같은데 그걸 하나 얻어서 집으로 걸어오는 동안 답안지를 들고 답을 맞추어 가면서 왔어요. 집에 거의 다 왔는데 아직 답을 다 못 맞춰서 길가에 커다란 파란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길래 그 차 범퍼 위에 책상인양 답안지를 넓게 펼쳐놓고 공부하듯이 답을 맞췄던 것만 선명하게 생각나네요. 평소 안 하는 짓인데 답이 무척 궁금했거든요.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엄마에게 잘 본 것 같다고 얘기하고 그냥 일찍 초저녁잠을 잤어요.

홀가분하다기보다는 정말 이게 이 공부의 최종목적지라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던 그것이었나! 그런 묘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특히 뭐 기억나는 것 있으십니까?
    • 전 그 당시에 학교 길고양이한테 밥을 먹이고 있어서 수능 치고 저녁에 친구랑 고사장 근처 마트까지 걸어가서 사료를 한포대(래봤자 1.5kg정도?) 사서 안고 집까지 또 걸어갔던 기억이 있어요.
    • 수능 1년전날
      그러니까 고2때 수능새벽응원갔는데
      도깨비불을 실제로 제 눈으로 직접 봤어요.

      그 때부터 심령현상이라던가, 괴담등이 최소한 '헛것'은 아니구나..하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 학교가 공.. 공동묘지 근처?
    • 수능 전날밤 자고 있는데 옆집에서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새벽까지 불러대는 통에, 수능 당일날 1교시 언어영역 볼 때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수능인데 잠이 오냐고요? 잠이 오더군요........
      • 네 진짜 잠 와요! 쉬는 시간마다 엎어졌어요 ㅋ
    • 수능날 수리영역을 너무 못쳐서 끄억끄억 울면서 점심 먹고
      편해진 마음으로 사탐 과탐 외국어를 쳤는데 나중에 보니 이 과목들 성적이 너무 잘 나왔었다는거?-_-;
      수리는 예상대로 망했구요. 이과라서 그냥 재수했습니다.
    • 제 이야기는 아니고 옆에서 들은 이야기1: 마지막교시에 졸릴 것 같아서 가지고 간 귤을 까서 책상위에 놓고 먹으면서 문제를 풀고 있는데 감독관이 무의식중에 하나 집어 먹곤 민망해서 귤껍질을 버려줬다는 에피소드 ㅎㅎ
      제 이야기는 아니고 옆에서 들은 이야기2: 연필을 돌리면서 문제를 풀고 있는데 계속 돌리고 있으니 감독관이 옆에와서 서서 보는데 가슴팍에 '조 용'이라고 달린 표찰이 있어서 돌리는걸 멈추고 '아 시험장안이라 조용히 하라는걸 이렇게 알리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감독관 이름이 '조용' 이었다는 에피소드.
      오늘 회사에서 들은 실화들이네요 ㅎㅎ
    • 그냥 평소대로 언어, 수리2에서 시간 좀 남겨서 잘 자고 수리1에서 대박 망친 것만 기억 나네요.
      언어는 99.79%가 나왔다는 놀라운 사실... 그러나 이과였다는 게 함정. 수리1은 34점이었던 기억이... ㅋ
      • 저랑 비슷하시군요. 이과인데 정작 언어 만점 ㅋㅋ 근데 수리는 망함 ㅋㅋ
    • 아침에 아버지 차 안에서 김밥을 먹고 입장했던것. 언어영어는 시간 모자라서 몇문제 찍었던것. 수리에서 평생 못받아본 점수가 나와 기뻤는데 사실 엄청난 물수능ㅎㅎ 등급은 똑같았죠. 과탐은 다 맞은줄 알았는데 채점해보니 엉망이었구요. 이런저런 기억이 남네요.
    • 심은하 스캔들이 터졌었던 기억이...
    • 수능보고 집에 와서 EBS 보면서 답 맞춰보고나니 아버지가 이걸로 내일 당장 자동차 운전면허 학원 끊어라.. 라면서 봉투 주신거 생각나네요.
    • 티는 안 내셨지만 저보다 더 긴장하시는 게 역력했던 엄마가 떠오르네요. 선생님께서 미역국 먹으면 떨어진다는 거 다 미신이고 아침에 미역국 먹으면 혈액순환 잘 되고 좋으니까 먹으라고 하셨던 것도.. 외국어 영역 시작하기 전엔 초콜렛 먹으라고 하신 것도.. 점심 먹고 나면 배 같은 걸로 수분 섭취 해 주라고 하신 것도. ㅎㅎ 끝나고는 집에 바로 와서 EBS 정답 맞춰보고 잤어요.
    • 수학영역 주관식 문제 두 개 숫자 아무꺼나 써 넣었는데 다 맞았던 것도.. -_-
    • 어려웠던 수능을 마치고 저와 친구들은 낙담하여 고사장에서 한 시간 여를 걸어서 재학 중인 학교 근처 버스 정류장까지 가서,
      아직 개업 전인 친구네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며 놀았습니다.ㅋㅋㅋㅋ
      tv에서는 수능이 어려웠다고 막 떠들고 당시 핸드폰이 없던 저한테 연락이 안 돼서 엄마 아빠가 몹시 걱정하고 계셨지요;;;
      다음 날 바로 아빠가 핸드폰을 사오셨고 수능 너만 어려웠던 거 아니라고 위로해주셨어요. ㅠㅠ
    • 전 엄청 새가슴이라... 되게 긴장하고 떨릴 줄 알았는데 이상하리라만큼 담담한 마음으로 봐서 제 자신이 놀랐던 기억이 남네요.
    • 2시간 반 전에 시험장으로 출발했는데, 가는 길에 고등학교만 다섯개가 있어서 길이 어마어마하게 막혔었죠.
      경찰차나 오토바이에는 이미 다른 학생들이 다 타고 있어서 못탔었죠
      이러다 시험을 못칠것 같아서 차에서 내려서 시험장으로 뛰어가는데 하필 오르막..
      겨우겨우 교문을 통과했더니 제 뒤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어요. 교실에 들어갔더니 제가 제일 마지막 입장.
      부산스럽게 짐을 풀고 진정시키려고 하는데 막 째려보는 시선이 느껴졌던게 기억나네요
    • 전 수능전날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그당시 좋아하던 선배오빠의 응원 전화를 받고 완전 편하게 잠들었던것. 수능날 아침에 잠올까봐 홍차를 진하게 우려서 보온병에 담아 갔던것. 수능치고 집에 와서 답맞춰보고 그동안 쌓아놓았던 문제집 다 버렸던거. 그리고 다음날 미용실에 가서 롤스트레이트를 하고 콤팩트를 사서 발랐던게 기억나네요ㅎ
    • 1. 수리시간에 풀 수 있는 문제만 다 푼다음 나머지는 다 찍고 자고 있는데, 중간에 감독관이 깨우면서 인생을 그렇게 쉽게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더군요.



      2. 한 과목이 끝날 때마다 교실에 빈자리가 점점 많아지는게 느낌이 묘했어요.
    • 수시 조건부 합격을 해놓은 상태여서 그래 딴건 자신있으니 수리는 그냥 풀지말고 쉬자! 하고 다 찍은다음 정말 시계바늘 소리만 들으며 시간을 보냈어요. 수학선생님이랑 앙숙이었지만 무슨깡으로 그런건지 지금 생각하면 신기해요 ㅋㅋㅋㅋㅋ 그치만 과탐을 잘봐야했기에 마지막시간에는 긴장을 엄청해서 손바닥에 땀이 줄줄 나던게 생생하네요. 다행히 잘보고 무사히 입학했어요 ㅋㅋㅋ 다학교에서 제 8등급 수리영역은 몇명밖에 모르는 비밀.... ㅋㅋㅋㅋㅋㅋ 시험보고 나와서 먹었던 참치회랑 소주맛도 떠올라요.
    • 수능날 도시락으로 전복죽싸가지고 갔었어요. 친구는 게살 된장국을 싸왔었죠. 밥이 맛있었던 기억이.... 그리고 둘다 재수를 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밥으로 귤먹었어요.

      엄마가 저 어릴 때 입었던 옷을 부적 삼아 주셨습니다...
      • 저희 엄마도ᆢ 배넷저고리 여미는 끈을 잘라주셨어요
    • 수능날은 춥다고 큰이모가 사준 내복 입고 갔는테, 창가쪽 직사광선 + 라지에이타 + 속옷 콤보로 미칠듯이 더웠습니다. 손에 흐르는 땀은 더워서인지 긴장해서인지...
    • 점심 먹고 집에 전화했는데 엄마가 뭔 일 있냐고 깜짝 놀라셨던 기억 + 끝나고 나와 만화잡지 이슈 사갔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 시험보다 꿀잠 자고 쉬는 시간에 울었..다음날 학교에 제가 시험 포기하고 집에 갔다는 소문이 나 있었고요.너같은 애가 무슨 재수냐 하는 부모님 의견대로 대강 진학했어요ㅋㅋ
    • 마중 나와 기다리던 아빠, 그리고 엄마가 싸준 전복죽, 울었던 기억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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