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과 선 잡담 혹은 문의


선 봤어요.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괜찮았어요.
이런 만남에서 보기 힘든 걸 보여준 분을
만난 게 얼마나 놀라웠던지요.
그게 뭐냐면
바로 외모요.
맞선자의 외모와 스타일이 순간 정신이 미혹될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풍이었거든요.
근래 제가 만난 누구보다도 차려입고 나오셨더군요.
물론 그 외 부분들은 갸웃갸웃했어요.
결국 갸웃갸웃은 저만 그랬던 건 아닌가 봐요.
그러면서 이런 자리에서 금기(?)시 할 주제를 곱씹어 봅니다.


1. 정치 얘기
-의도적인 건 아닌데 이 주제 꺼내 잘 된 적이 없습니다.
근데 한 번 그러고 나니 맘에 들지 않은 상대에게 일부러 유도한 적
있습니다. -_-

2. 인문(주로 문학) 관련 얘기(사회과학 쪽으로 가면 완전 초토화 -_-)
-제 동생 표현을 빌리자면 먹물 튀는 얘기. 하하;;
이것 역시 의도한 건 아닌데 책 얘기 비스무리한 얘기 나오다
이쪽으로 턴한 게 화근. -_-

3. 종교 얘기
-아직까지 꺼내본 적(앞으로도)은 없지만 비종교인들에겐 수류탄(?)같은 얘기.
지인 중 상대가 맘에 안 들 때 일부러 꺼냈다는 이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주님 말씀에 따라 어쩌구 저쩌구 했다는 거죠.

전 비종교인입니다만.


한 가지 궁금한 게 맞선이나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 얘긴 그다지 묻지
않고 자기 얘기(주로 가족이나 친구)만 떠드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주변(남자들)에 물어 보니 관심이 가는 이성에겐 말이 많던 사람이라도 자기가 말은
별로 안 한다더군요.
주로 상대의 생각을 묻고 들어준다던데요.
제 경험에도 그랬어요.
제게 확실한 호감을 표현했던 분 중 한 분은 대화 내내 거의 제게 묻는 편이었어요.
근데 이번에 만난 분은 차 마시고 밥 먹고 한 5시간을 같이 있었는데
정말 지치지도 않은지 얘길 하더군요.
뭐 어차피 이 분과는 굿바이지만 다음에도 이런 양반 만난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조금 난감하네요.
아, 저는 여자입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있긴 한데 사실 전 좀 피곤하긴 했어요.
자기 얘길 해도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혹은 뭐가 관심이 가는지 따위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저는 별로(아직) 궁금하지 않은 자기 가족 얘길 주구장창 해서 초반에는 얘 뭐지 이런 생각이었어요.
막판에 저 바래다 주면서는 제가 얘길 하게 되긴 했지만요.
그냥 원래 말이 많다라고 보면 되나요.

일전에 동생이 제게 한 말 중 깊이 공감한 말이 있어요.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게 관계를 지속하는 시작이라고요.
저도 대화를 좋아하고 대화에 목마른 사람이지만
친밀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침묵도 즐기고 싶네요.
    • 말많은 입장에서 보자면 그냥 말이 많은 겁니다. 그리고 말이 많은 사람은 실제로는 뭔가 겁이많고 방어적인 경우가 많죠
      • 방어적이라...
        어렵네요.
        햇볕정책이 답인가요.. ^^;
    • 개인적인 취향으로 자기얘기만 늘어놓는 말많은 사람 딱 질색인데
      소개팅이나 선에서 그런사람 나오면 아무리 외모나 조건이 좋아도 싫어서 도망갈것같아요.
      • 전엔 싫어서 도망(?)갔었는데 지금은 알고 싶어요.
        스타일인 건지 제가 맘에 안 드는 건지.
    • 저도 그런분은 만난적이 있어요 다른걸지도 모르지만 어떤 얘기를 해도 기승전 나(자기)로 끝나는 사람이요
      무조건 자기얘기만 하는사람 뭐 일단 들어는 줍니다 얘기를 재밋게 하면 잘 들어요 그런데 얘기를 재밌게도 못하고 자기 얘기만 계속하는 사람은 솔직히 피곤해요 그럼 저는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러면 막 얘기하다가 민망햇는지 말을 멈춰요 그러면 왜요?라고 묻더라구요
      그러면 그냥 빙긋 웃어주면서 "제게 할말이 엄청 많은가 봐요... (소근거리면서<-이게 포인트)오늘 우리 처음 봣는데~"
      • 듣는 데 소비하는 에너지가 말할 때보다 몇 배는 많다죠.
        듣고 싶지 않은 얘길 들어야 할 땐 더 그렇죠.
    • 일단 뭐든지 아는 척을 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그건 정말로 상대방 말은 들을 필요도 없고 자기 이야기만 하겠다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상대방에 호감이 있다면 말이 많던 적던 자기 전문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해보지도 못했을 우주 공간에서 유영하는 이야기를 하던 상관없겠지요.
      • 척 하면 안 된다. 공감합니다.
        가끔 저 자신도 돌아봐요.
        나도 척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요즘 좀 헷갈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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