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침 시간까지 앞으로 3시간

이 글은 극히 개인적인 잡상에서 비롯된 바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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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르바이트를 구했어요.

대인기피가 오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사람을 피하고 싶지만, 그래도 정말 용기를 내서 구했어요.

그런데 새벽 5시에 시작인데다 제 집에선 걸어서 한 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있어요. 그래도 일 자체는 쉬운 편이지만요.


너 새벽에 일어나서 걸어와야 되는데 괜찮겠냐, 하고 미심쩍어하시는 구인주분에게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야바위를 쳤어요.

사실 반은 제 기원이었죠.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야 돼...

오늘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걸어서 다녀왔어요. 긴장해서 사실 잠도 거의 자지 못했지요.

오늘 새벽은 바람이 없어서 덜 추워서 다행이었어요.

앞으로 추워질 날이 걱정되고, 또 아침에 못 일어나면 어떡하나 싶어서 더 걱정이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할래요. 

집에서 그냥 놀고먹는 것보다야 낫겠죠.

사실 더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병원 갈 돈도 없어질 거에요. 

병원이 요즘 자꾸 제 피 검사를 하면서 돈을 야금야금 뜯어가거든요. (...) 혈액에서 약이 농도가 너무 낮다나 뭐래나...


잘한 거일 거에요... 그러길 바라고 있습니다.



2.

아무튼 그래서 엄청 졸리네요.

그런데 학원 숙제도 해야해요.

인생에는 고민량 불변의 법칙이라도 있는 것인지, 왜 고민과 걱정은 끊이지 않는 걸까요.

사실 걱정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아는데, 왜 자꾸 고민이나 걱정이 슬금슬금 마음 속으로 찾아드는 것일까요.

정말이지 모를 일이에요.



3.

사람은 독해지거나 더 거칠어져야 하는 게 맞는 걸까요?

세상은 그렇잖아요, 조금만 순하게 살거나 착하게 살려고 하면 깔보고 무시한다잖아요.

그래서 다들 거칠고 강해져야하는 건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그럼 우리가 말하는 선의 가치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모두가 서로에게 조금씩이라도 배려를 보이는 상냥한 세상을 꿈꾸는 건, 아직 알껍질을 꽁무니에 단 햇병아리나 하는 바보 같은 생각일까요?

저는 그래요. 한국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보았던 조금 스치기만 해도 미안하다는 말과 미소를 건네는 그런 광경이 일상적인 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받았던 인간적인 대접을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요.

그런데 그게 아직 꿈을 덜 깨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내 분수에 맞지 않는 허황된 꿈인 걸까요.

배려와 인간적인 대접은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져야 하는 걸까요.



알바 도중에 손님이 잠깐 오지 않아서, 할 게 없어서 중국어 단어를 복습 겸 노트에 끼적였어요. 그런데 그 후에 온 어느 여자 손님이 그걸 보더니 '한자 적을 시간에 손님 이름이나 적으면 금방 외우겠네' 이러시는 거에요.

물론 일하는 중에 딴 짓을 한 저도 잘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손님에게 화를 내거나 정색할 수도 없어서 그냥 허허허 했지만요.

그런데 알바하는 곳의 소속처가 다른 언니가 그 얘길 듣더니 대신 화내주시더라고요. 그 언니는 사회생활을 하면 막 싸우고 그래야 한대요. 그래야 남이 날 깔보거나 무시하지 않는다고.

아마 그 언니 말이 맞을 거에요. 그런데 전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다소 원망스럽네요. 

왜 현실은 우리들에게 서로 더 상냥해지고 친절해지는 걸 허락해 주지 않을까요?



4.

아래에 어느 분이 이상형 얘기를 적으셨던데...

제 이상형도 얘기해보자면... 일단 미중년이어야 합니다. 'ㅅ')...

물론 저만 봐주고 저한테는 엄청 착하고 상냥하고 부드러워야겠죠? (...)

유머감각이 넘치면 더 짱이겠고요(...)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 몰라도 좋아하는 미중년은 바로 미드 하우스의 주연이었던 휴 로리 씨입니다. 정말 너무 멋있어요.

그런데 젊을 때 얼굴은 왠지 제 취향이 아니더군요! ㅋㅋ

역시 시간의 힘은, 미중년의 힘은 위대합니다...

뭐 저랑은 나이가 30살도 차이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

실제로는 만나볼 일도 없겠죠! 하하하. ㅠㅠ


괜히 좋아하는 사람(?)의 얘기를 적으니 기분이 업되네요. 

요즘 내내 쓸쓸했는데 간만에 즐거운 기분이 되어서 좋네요.


역시 웃음은 좋은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휴 로리 씨의 젊었을 적 개그 동영상 한 편 띄우고 갑니다. (스페셜 땡큐 엔하위키...)



    • 4. 저도 휴 로리의 얼굴은 나이가 들어서야 빛이 나는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 잘되신거 같군요 금방 익숙해지겠죠.
      전 여전히 손해 보고 다음엔 안그러겠다고 다짐합니다 손해 좀 보고 사는 것도 아주 나쁜진 않아요.
      휴 로리를 어디서 봤드라
    • franz// 그쵸?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또 있어서 기쁘네요. :D
      가끔영화// 손해를 가끔 보는 거면 다행인데 자주 보면 문제죠.... 휴 로리를 어디서 보셨을까요.
      • tv스타지만 몇번 본듯 해요.
        더 자주 본다니까요 그래서 사는 방법으로 여기고 있어요 속상하고 그래야 배우기도 합니다.
        • 전 가영님처럼 멘탈이 굳건하지 못해서.. 배우는 양보다 이러다 속이 다 썩어들어갈듯해요...
    • 전혀 허황된 꿈이 아니군요
    • 확실히 사려깊은 사회도 좋지만 그만큼 지킬 건 또 많아지겠지... 라고 걱정도 되네요. 저도 한국 생활양식에 힘들어하다 일본에서 몇개월 살다보니 그만큼 배려만큼 부담감도 적잖더군요. 한국사회에서 사나워질 필요가 있다는 건 결국 사회에 맞춰가는 거지 결코 타인의 주의에 맞춰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자기에 맞게 살다보면 외려 면역력으로 오래 버틸 힘이 생길거라 희망하고 있어요.
    • 김전일// 현실을 보면 허황된 꿈 같아요. 역시 꿈과 현실은 다른 법.. 끄덕끄덕
      beomora// 글쎄, 절 얕보는 사람은 생각해보면 참 많겠더라고요. 아직 사회물 덜 먹어서, 나어린(상대적으로) 계집애라서, 경력이 적어서, 기타 등등...
      그 와중에 사람들은 끝없이 '긍정적 인물, 목소리 큰 사람, 활발하고 활동적인 사람'을 외쳐대니... 대체 나 같은 사람은 살지 말란 소린가, 세상 모두가 긍정적이고 목소리 크고 활발하고 활동적인 사람으로 가득차있나 하는 생각을 다 해 봅니다. 그리고 전 그들 사이에서 짓눌려 죽어가고 있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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