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는 음험한 성격인가

어릴 때부터 생선가게 아들이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생선을 먹어오며 딴 건 몰라도 생선뼈 바르는 데에는 도통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오늘도 갈치의 뼈를 바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자식, 좀 음험한 성격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야 이토록 성가실 리 없어.

뭐 생선뼈란 게 대체적으로 꼼꼼히 바르기 귀찮긴 하지만 그 중에서 갈치는 독보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 이 녀석은, 자기도 시체를 주식으로 삼으면서 지 시체를 먹는 나를 이토록 힘들게 하는 걸까요.

평소 시체 뜯기가 힘들었나. 그래서 성격이 비뚤어져 사리 대신 잔뼈를 생성한 걸까.

 

하지만 보통 자연계에서는, 먹이를 먹는 방법보다는 먹이를 얻는 방법이 더 고단하기 마련 아닙니까.

그렇다면 죽어 반항도 않고 썩어 남들이 거들떠도 안보는 시체를 먹고 사는 일생이라면 사자나 기타 다른 맹수에 비하면 그 얼마나 편한 삶일까요.

아니면 이것도 동족들이 많아서 레드오션인 걸까요. 평소 '시체나 먹는 인생 편하게 사는 놈'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어쩌면 생각을 고쳐야 할 지도 모르겠군요.

 

올만에 어머니께서 구워주신 갈치를 바르며 뻘생각을 해봅니다.

 

 

참, 같은 잔뼈계의 일인자인 꽁치는 매우 사랑합니다.

바를 필요 없이 뼈째 씹어먹을 수 있어서.

 

    • 예쁜 꽃에 가시가 있듯 맛있는 생선에 가시라고 생각하고 먹어요.
    • 그렇다면 잉어나 붕어 정어리 같은 애들은 얼마나 비뚤어진거길래 가시가 그렇게나 많은걸까요?
    • 먹는 사람이 먹히는 동물에게 뒷담화할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길'치에다 음험한 성격이라 제목보고 흠칫..
    • 그렇다면 오늘 아침 쪄먹은 옥돔이란 놈의 성격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비인후과 갈뻔...
    • 갈치가 죽은 생물을 먹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네요. 그래도 음험하다니 :)
      옥돔이라면야 음험하든 숭악하든 식탁에만 올라와준다면 기꺼이 먹어주겠습니다.
      요새 갈치, 옥돔 너무 비싸요.
      • 갈치 고등어 옥돔.. 추석 선물세트 구성품..
        서민이 언감생심!!
    • 사람이 바다에 빠져 죽으면 시체를

      갈치,게,문어가 먹기때문에 걔네들이 그렇게 맛있는거라는 얘길 들은적이 있습죠
    • 이런이런
      생선가게 아들 소리까지 듣는 분치곤 내공이 아직 모자라시는군요!
      갈치 정도는 어려운 생선도 아니거늘!
    • 갈치가 잔가시가 많다고요? 뼈바르기 제일 쉬운 게 갈치 아니던가요... 젓가락 눕혀서 토막 양쪽을 한 번씩 집으면 게임 끝인데요. 붕어나 옥돔이 가시바르기 꾀까다로운 놈들이죠.
    • 길치로 읽고 클릭...

      갈치 뼈 잘 발라요. 아주 예술적으로다가 흐흐

      그런데 최근엔 뼈째 먹기 시작해서...(닭부터 이미...)
    • 갈치 뼈 바르는 건 생선 중에서도 낮은 급 아닌가요. 전 초등학교 때부터 통달했습죠.
      한쪽 길쭉한 가시는 젓가락으로 쓱 뽑아내면 되고 반대쪽 더 짧은 가시는 약간 성가시긴 한데 아무튼 이쪽도 쫙 벗겨지는 선이 있어요. 그리 잡아빼주면 술술술 잔가시가 딸려 나옵니다. 10초면 가운대 뼈만 남은 살토막 완성!
    • 갈치뼈 쉬워요. 젓가락질 4번에 입만 있으면 먹어요~ ㅎㅎ
    • 갈치는 뼈 바르기 쉬워서 좋아하는데?!!

      오히려 뼈째 생선을 못 먹는 저에게 있어 꽁치는 거저 줘도 잘 안 먹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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