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여서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우울함 가득한 잡상이에요.

불편하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1.

우울해서 그런지 쓸쓸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은 곳에 가고 싶어졌어요. 평소에는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지만.

그렇지만, 그런 곳에 가더라도 결코 외로움이 덜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죠.


요즘 듀게 글이 많이 줄었네요. 가장 큰 원인은 악성코드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악성코드가 뜨면 들어올 수가 없으니까요. 

전 듀게만큼 차분하고 침착한 다른 공간을 알지 못해서 조금 쓸쓸해요. 그래서 글리젠을 늘려보자고 저라도 글을 써 봅니다. 제가 쓰면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2.

우울한 이야기는 오프에서는 할 수가 없죠.

상대가 상담가가 아닌 이상 듣는 상대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 테니까요. 불편한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은 저도 불편할 테고. 사실 의사도 절 보며 불편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요즘입니다.

이상하게 약을 꾸준히 먹고 있는데도 마음이 너무 아파요. 계속 슬픈 생각이 떠오르고. 왜 이럴까요.

이럴 때 절 사로잡는 건 자신에 대한 혐오로 가득찬 세상에 대한 생각이죠.

불편한 얼굴들이 자꾸만 떠올라요.


밑에 글 쓰신 분이 적으신 한 대목이 제 맘과 똑같아요. '뭐든지 맡아놓고 꼴찌라는 건 기분 좋지 않잖아요.' 정말 그래요.

그래도 그 글쓴 분께선 그 싫은 산행에서도 희망을 찾으셨는데 전 이제 희망을 찾을 힘이 없네요..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3.

일전에 어머니가 말씀하셨었죠. 

난 네가 어렸을 때 그리도 똑똑하길래 크면 뭐라도 될 줄 알았다고.

그 말은 저에 대한 원망이었죠.

그리고 그 원망은 내게 고스란히 독 묻은 칼이 되었죠.

그런데 넌 왜 지금 이 모양 이 꼴이냐고, 내게 외치고 있는 거나 다름 없었죠.

생각해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늘 누군가의 원망만 한몸에 받은 삶이었죠.

그 원망이 원통해서, 때로 억울해서 나도 울고 미워했죠.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거겠죠.

안타깝게도 나는 알지 못하지만, 내가 그렇게도 미움 받는 이유가 어딘가 있겠죠. 

그래서 내가 쌓아온 그 모든 죄를 생각하면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수긍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 이유를 긍정했더니 당연하게도 무척 괴롭습니다.

세상에 아무것도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눈물이 나는지는 모르겠어요.


일본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가 새삼 생각나요.

생각해보면 제가 있을 곳이 있어서 참 행복했던 시기였고, 또 모두에게 폐를 끼쳐서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사장이 있는 이상 제가 거기에 더 있을 수는 없었겠죠... 

어째서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 걸까요. 

왜 제게는 아주 약간의 행복조차도 오래 가지 못하는 걸까요.


대체 이 세상 어디에 가야 내가 있을 곳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가야 내 존재가 허락받을지, 내가 웃으며 지낼 수 있을지, 그런 것도 용서받지 못할 정도로 내가 밉고 흉한지.... 

이런 생각이 끊이질 않네요.

    • 다시 일본에 가실 수 있는 길은 없나요?
      전에 그 회사 말고, 직원들이 전부 일본인인 회사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는 없을까요?
    • 굉장히 오랫동안 6월에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7월에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이런 생각을 하며 보냈던 기억이 다시 납니다. 약간 행복했던 기억이 있으면 또 그걸로 오래 버틸 수 있지요. / 아, 나도 어릴때 책 거꾸로 외우던 신동이었는데 -_-
    • 에아렌딜님. 머든 좋으니 자신을 위한일을 하세요.

      그리고 우울한생각이들때 거기 빠지지말고 기분을 전환할 무언가를 하세요.

      그 우울함이 곧 나라고생각하면 지금 상태에서 벗어날 수없어요.
    • applegreent// 다시 일본에 가려면 이곳에서 일본 회사에 취직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면 취업 비자가 나오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경력도 이렇다할 것도 없는 제가 취직하기는 힘드네요. 다른 스펙을 쌓는 수밖에...
      김전일// 이럴 때는 행복했던 기억도 잘 떠오르지 않고... 떠오르는 기억은 행복했던 때조차도 어째서인지 회색빛으로, 무언가 우울한 빛깔로밖에 기억나질 않아요.
      어렸을 때는 누구나 영리하고 똑똑하겠죠. 어머니는 제게 늘 과도한 기대만 품고 있었으니까요. 어렸을 때 똑똑해봤자 좋을 거 하나 없다는 좋은 실례로군요.
    • 우리엄마가 하시던 소린데; 부모님이 곧잘 하시는 말씀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흔한 말씀도 가족관계 내에선 가슴을 파고 들지만, 자식은 부모를 실망시키기 마련이고 좀 거리감이 필요한거 같아요. 특히나 내가 죽느냐 사느냐의 고민과 괴로움에 아플 땐 적당히 둔감해지는 것도 방법 같아요. 저도 이런 말 적을 처지가 아니지만.. 곧 새로운 바람이 불어 좋은 길로 접어드셨음 좋겠고 몸 상하지 않게 괴로워하셨음 좋겠어요.
    • 1. 사람많은 곳은 오히려 외로움이 더 할거라는 생각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자신이 속한곳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님이 글을 쓰셨기 때문에 글의 수는 무조건 +1 입니다. 마이너스는 될 수 없으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흔하디 흔한 필요없는, 내가 어떻게 해볼수 없는 걱정입니다.
      2. 우울한 이야기 오프에서 해도 됩니다. 어차피 상대방에게는 우울한게 아니고 그저 그런 흥미거리일뿐입니다. (이야기 하는 사람은 우울하겠지만 말이죠) 듣다가 짜증나면 그만하라고 하거나 아님 다른 이야기로 주제를 돌리겠죠.
      마이너스한 생각이 계속 떠오르면 솔직히 즐거운 기억으로 플러스를 해서 균형을 맞춰야하는데 플러스가 많이 부족하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난감합니다. 그래도 계속 마이너스 집어넣는것보다는 조금이나마 플러스를 넣는게 나으니 좋았던 기억을 곱씹으시는 수 밖에요.
      3. 때로는 나자신을 진정 낮춰서 생각해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있는곳임에도 있을곳이 아니라 부정하면 내가 있을곳이 안되는거죠. 지금 있는곳이 내가 있는곳이라고 생각하세요.
    • 3.과 관련해서

      저는 어제 모 전문대학원에 서류를 넣었습니다. 제가 나온 학부보다 소위 말하는 급이 떨어지는 학교의 전문대학원이었어요.
      아버지는 술을 잔뜩 드시고는 빈정거림과 더불어 이런 저런 나쁜 이야기를 하셨어요. 요약하면 '한심하다' 정도가 되겠네요.

      저는 슬프고 화가 났지만 상처를 받지는 않았고 좀 뿌듯하기까지 했어요.
      슬프고 화가 났던 것은 나를 낳은 부모이지만 나와는 너무 다른 존재라는 걸, 그리고 그들에게도 어떤 메워지지 않는 구멍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뿌듯했던 까닭은 아마 제가 어떤 선택을 함에 있어서 더이상 부모님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심리적인 독립을 확인했기 때문인듯 합니다.
      일년 전의 저라면 아마 그러지 못했을 거예요.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해드리는 일이었던 시절이 아주 길었거든요.

      에아렌딜님의 글을 계속 읽어왔고 그래서 언제 한 번 댓글을 달고 싶었어요.

      우주히피 <하루는>


      처음의 일을 잊은 건 아닌데
      그렇게 미친듯이 무언가를 향해 내 모든 것을 걸기에는
      이제 나도 너무 자라 어른이 되고

      그 누구나 비슷비슷하단 말은 내게 위로가 안돼
      치유도 없지 하루는 힘들기만 해

      하루는 죽을 것 같다가도 하루는 또 살만해
      하루는 미친것 같다가도 하루는 멀쩡해 하루는 힘들기만 해
    • 3번 내용이 슬프네요. 제 친구가 생각나요. 친구의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으셨고 외모부터 성격까지 아버지를 많이 닮은 제 친구는 어머니에게 미움을 받았죠. 친구 어머니는 진심으로 친구를 싫어하진 않으셨을 거예요. 다만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누군가에게 쏟아내고 싶으셨을 테고 그게 어리고 힘이 없는 딸인 제 친구가 되었을 뿐이겠죠. 그런 어머니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어머니는 친구가 어릴 때 나쁜 방법으로 돌아가셨어요. 그 후로도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을 친구는 어머니가 말씀하셨던 아버지의 좋지 못한 점을 자신에게서 지우고 지우고 벗어나고 또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며 살았어요. 제가 또 주변에서 아무리 말을 해줘도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받은 정신적인 학대는 지워지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친구가 올 봄에 죽었고 몇달이 지났지만 저는 요즘도 그 친구 꿈을 꿔요.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초저녁에 잠을 잤어요. 한시간 정도 짧게 잤는데 친구와 저와 제 동생이 어린 시절 함께 놀던 때에 관한 꿈을 꿨어요. 화들짝 놀라서 깼는데 주변이 너무 어둡고 조용해서 왈칵 눈물이 나더라고요. 수십 번 수백 번 했던 생각이지만 뭐 결국은 이런 거죠. 내가 더 할 수 있는 건 없었을까.. 뭐.. 저녁 차릴 기운도 없고 맛있는 걸 좀 먹고 싶어서 나가서 전골을 배가 터지게 먹었어요. 2인분은 먹은 거 같아요;ㅎㅎ 따듯한 걸 먹으니 좀전까진 없었던 기운이 마구 나고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와서 내일 가족 도시락 싸줄 김밥도 말고 유부초밥도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더 힘이 나더라고요. 뭐랄까.. 결과가 눈에 보일 수 있는 어떤 생산적인 일을 해보세요. 그게 청소든, 음식 만들기든, 바느질이든. 저는 무기력하고 힘들 때 이렇게 결과가 보이는 일들을 하는데 하고나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더라고요. 하는동안 집중도 되고 하고 나서 결과 보는 것도 뿌듯하고.

      제 친구는 하지 못했지만. 부모님의 좋지 못한 행동, 폭력적 언어 습관 등으로부터 벗어나셔야 해요. 에아렌딜님께 상처되는 말씀을 하실 때 함께 싸우든 반박하든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랄게요.
      그리고 에아렌딜님을 잘 알지도 못하고 또 실례일 수 있지만 이렇게 조근조근 차분하고 또 알아듣기쉽게 글을 쓰는 에아렌딜님이 저는 똑똑하고 멋지다고 생각해요.
    • 푸른나무/ 모든 부모들이 한번쯤 입에 담을 말이겠지만... 제 어머니만큼 상처입힐 의도로 말씀하시는 건 아닐 거에요.
      언제나 제 어머니는 절 노후보험 정도로 여기셨으니까요....
      다정한 말씀 고맙습니다.
      Neo/ 말씀하신 이유 때문에 오프에선 이야기할 수가 없는 거에요. 그런 얘기를 꺼내는 순간 저 애는 우울한 얘기나 하더라, 이러쿵저러쿵 손가락질이나 받게 되겠죠.
      지금 있는 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고요? 늘 어머니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 입만 열면 집을 나가지 않나 기대를 받는 이 곳이요...?
      리홍/ 저도 심리적으로 벗어나고 싶어요. 하지만 제게 의지가 되는 또다른 무엇이 생기지 않는 이상은 힘들지도 모르겠어요. 자기 자신이 아직도 어린애임을 깨닫는 때는 이런 때지요...
      봄의 속삭임/ 세상을 떠나가신 친구분이 부럽네요. 지금은 더 이상 힘들지 않으실 테니까요. 전 싸워봤자 뭐하겠느냐는 포기 때문에 그저 입을 다물고 말아요. 더 싸울 기력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씀 고맙습니다.
    • 어제 들었던 친구의 말이 생각나네요, 일단 친구는 명문대를 나와서 공기업에 다니고 있구요, 친구의 동생은 서울의 멀쩡한 대학을 나왔는데 계속 불안하게 일하다가 지금은 월급이 백만원이 안되는 직장을 다니고 있나봐요. 나이는 삼십이 훨씬 지났고.. 그래서 친구와 그 부모님은 그 동생을 늘 '걱정거리'로 생각했대요. 그런데 친구의 남편이 그걸 지적하면서 '네 동생이 뭐가 문제냐? 월급 나오는 회사 다니면서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데. 네 동생은 훌륭한 아들이다'라구요. 그 얘기를 듣고 친구와 부모님도 갑자기 시야가 확 바뀌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떤 시각이 틀에 갖혀 있는 것은 아닌지, 회의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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