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냐. 아아… 피라냐. (스포일러)


이 영화 본지 이틀이 지났는데, 생각만 떠올려도 아직까지 웃음이 쿡쿡 나옵니다.

와, 정말. 이 영화 이런 영화인줄은 알고 간 거지만,
설마 "이정도로" 이런 영화였을 줄이야.

그러니까 뭐랄까요.
보통 호러 영화에 비슷한 포지션 캐릭터가 두 명 등장하면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끝까지 살잖아요.
이 영화는 일절 그런 거 없더군요. 비슷한 포지션 캐릭터가 두 명 등장하면 그냥 둘 다 죽어요.
알렉상드르 아야 감독이 연출했던 힐즈 해브 아이즈 리메이크판을 생각해보면
분명 이 감독 캐릭터 구축이나 플롯 구성을 못하는 감독이 아닌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거 다 개나 줘… 아니, 피라냐나 줘버리셨더군요.



게다가 전 출연진의 카메오화라니.
리처드 드레퓌스 할아버님이 그렇게 나오실 줄이야 알고 있었다지만,
다이버로 나온 위기의 주부들 카를로스와 디나 메이어
(크레딧 없었으면 나온줄도 모를뻔했습니다!)가 그렇게 금새 퇴장해버릴 줄이야…
전 다이버로 비중있는 배우 두 명이 나오길래
'아, 한 명은 금방 죽는 카메오고 한 명은 끝까지 나오려나보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한 명은 금방 죽는 카메오고 또 한 명은 "덜 금방" 죽는 카메오였더군요.
(디나 메이어 참 좋아하는 배우인데 커리어가 이상하게 안풀리더군요.)

호러물만 나오시면 괴력을 자랑하시는 빙 레임스도 여기선 "나 늙었어"라는 캐릭터,
크리스토퍼 로이드는 두 장면인가 나오셔서 백투더퓨처 박사님 패러디.
나름 메인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슈도 따지고 보면 몇 장면 안나왔던 것 같군요.

이 영화에서 배우 이름값에 걸맞는 비중으로 나온 사람은 제리 오코넬 한 명.
아 정말… 수퍼소년 앤드류가 이렇게 마지막까지…
마지막 대사가 뭐였던가요. 잘 못들었지만 '젖은 셔츠'였던가? 
근데 이건 번역 대사가 더 맛깔스럽긴 합니다. ^^;

영화 본 사람들마다 하는 말이지만 켈리 브룩이 죽을 때는 정말 아쉬웠어요.
(어디 나왔던 배우인지는 몰라도 이상하게 이름이 잘 외워지는군요)
요새 왠만하면 "섹시한데 알고보면 착하고 주인공도 도와주는 캐릭터"는 잘 안죽는 편인데.
마지막 줄타고 갈 때 '아, 아직 러닝타임 남았는데 누구 한 명은 죽겠구만'싶었지만 설마 그렇게 대놓고… -_-;



드레퓌스 할아버지 이야기 나와서 말이지만,
이제 이 아저씨는 영화에 나오셔도 배우로 출연했다는 느낌보다도
"용돈도 벌 겸 놀러나오신 동네 할아버지"의 느낌이 더 강합니다.
젊은 시절 마약 때문에 기억력도 안좋다는 소문이 있던데,
한 때 스필버그의 페르소나이자 "까칠한 소시민" 전문 명배우였던 이분은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은퇴의 길로 접어드시는 건지.
아니 가만, 공식적으로는 몇년전에 이미 은퇴하신 것도 같구요.
그래놓고 잊을만하면 영화 한 편씩 출연하시는 걸 보면 정말 집수리비라도 필요하신 건지… ㅠ_ㅠ





문제의 3D도 너무 웃겨요.
이 영화가 2D로 찍어서 3D 작업한 작품이긴 하지만
프리 프로덕션때부터 이미 3D를 감안하고 찍은 경우라고 하던데,
그래놓고도 영화 초반의 풍경샷은 산이나 바위가 무슨 종잇장같고
사람들 바글바글한 장면에서도 3D 효과는 전혀 안나더군요.
'뭐야, 역시 후반 3D는 한계가 있는 건가?'라고 생각할 즈음,
영화 중반에 등장하시는 두 여자분의 수중 유영 장면…
아 이거 뭐야, 이 장면 쓸데없이 긴데 여기서만 3D가 쓸데없이 성실해!
아까 클로즈업에서도 3D 전혀 안느껴졌는데
지금은 풀샷인데도 신체 구석구석의 3D가 너무 디테일하잖아!

여기서 일단 빵 터졌지만 진짜 압권은 문제의 크라이막스.
아, 전 이 영화 보신 분들이 "ooo이랑 xxx가 떠다닌다"고 하셨을 때
그게 글자 그대로 떠다닌다는 건지 비유법인지 반신반의했어요.
중반 학살씬까지도 떠다니는 ooo는 안보이길래 '아, 역시 비유법이었나?'라고 생각했는데…
클라이막스 직전, 정말로 내 눈 앞을 둥둥 떠다니는 두 개의 투명한 ooo.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 그래 이거 이런 영화였지. 그렇다면 잠시 후 xxx도 나타나겠군.'
근데 정말로, 3D로, 거대한 스크린을 둥둥 떠다니는 xxx의 모습!
설마 그냥 쓱 지나가고 말겠지 했는데 계속 떠다니잖어!
거기서 그 xxx을 삼키는 피라냐!
'아 그래… 이건 미처 생각 못했다…'
하지만 그런 절 비웃기라도 하듯, 그 삼켰던 xxx를 퇘! 뱉어내는 피라냐.
그리고 거대한 극장 스크린을 꽉 채운,
관객들을 향해 둥실둥실 다가오는 너덜너덜하고 거대한 xxx…!!!!

알렉상드르 아야, 당신이 이겼어요.
이제 나는 당신이 앞으로 얼마나 후진 영화를 만들어낸다해도 차마 깔 수가 없을 거 같아.



어쨌든 피라냐 3D는, 거대한 xxx가 3D로 둥둥 떠다니는 유쾌한 영화입니다.
극장에 데이트하러 오신 남녀 커플 엄청 많던데,
그분들을 위해 묵념.



    • 그 거대한 ooo와 xxx를 보기 위해서라도 3D로 꼭 봐야겠네요.
    • 좋은 의미로 유쾌했어요. 3D안경을 끼고 있어서 잘 보진 못했지만 주변의 커플들이 당황해하는 소리가 ㅋㅋㅋ
    • 로케/ 아마 심의하는 영감님들은 이 장면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장면이 나온다고 제한상영가를 주면 우리가 지는 거야! 부들부들..."

      quichekazmara/ 제 옆에 앉아있던 커플은 그 수중 유영씬에서 이미 넋을 놓더니
      둥둥 떠다니는 xxx에서는 그냥 즐기시더군요.
      오히려 남자 관객분들이 당혹하시는 듯.
    • 거대한 ooo와 xxx가 뭔가요 도대체!!!!!1 궁금해요 알려주세요!!!!!!!!!!!!!
    • 앗 참 나 안보려고 무시하고 있었는데 이번주말에 봐야겠네요 ㅇㅎ
    • 사람/ ooo: (가슴)실리콘 , xxx: 페니스 -_-;

      사과씨/ 제가 어째 못할 짓을 한 거 같기도 하구요... ^^;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야 이양반 디게 나쁜 악동이네요 ㅋㅋ
    • 공란을 맞춰 버렸어요.--;;;
      잔인한 거 못 보는데 이거 왠지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종류 같아요. 아,,아니 공란 때문은 아닙니다. 정말이에요.
    • 으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이 장면 쓸데없이 긴데 여기서만 3D가 쓸데없이 성실해 --> 이거 완전 공감해요
      꽃의 이중창이 울려퍼지니 경건해지기까지ㅋㅋ
      최근 본 영화중에서 제일 유쾌했어요!
    • xxx는 알겠는데 ooo는 도무지 모르겠어요 ㅠㅠ
      아 mithrandir님이 알려주셨군요;;;
    • 그것도 3D로...하하하...
    • 사과씨/ 씨너스 센트럴,이수,서울대에서 2D로 해요ㅋ
    • 투디로 볼라 했는데 서울엔 투디 상영관이 없는 건가효 -_
      그리고 3D 면 3D 지 리얼디3D 는 또 뭔가효
    • 폴라포님 감사. 근데 윗 댓글들을 보면 3D 로 보는게 더 웃길 것 같기도 하군요 ㅎ
    • 사과씨/ 거대한 xxx를 3D로 보기엔 민망할 거라는 생각이시군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2D는 xxx가 관객에게 다가오지 않는 대신에
      훨씬 더 밝고 선명하게 보인다는 문제가.
    • 아, 리얼D라는 건 3D 방식의 한 종류에요. 그냥 같은 3D인데 영사기가 다르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 ㅋㅋㅋㅋㅋㅋ 아....갑자기 막 보고 싶어요..ㅋㅋㅋ
    • 투명한 그것의 정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하나는 맞혔다는;;
      신체구석구석의 3D ㅋㅋ
      이 감독의 영화들은 저에게 악몽으로 남아 있어서.. 영화를 볼지말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주류 할리우드 영화니까 심하진 않겠지만.
    • 키드/ 고어 강도는 비슷하거나 더 심한데,
      그걸 다루는 태도가 가벼워지까 불편함은 싹 사라지더군요.
    • 근데 자꾸 특정업종 사람만 죽어나서 좀...
    • 타보/ 보면서 느낀 건데, 영화 속 제리 오코넬은 "성인" 영화 산업의 패러디라기보다는
      그냥 "영화" 산업을 패러디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생각많은 감독들이라면 누구나 빠질 수 밖에 없는 자학 놀이랄까요.
      단편 독립영화에 그렇게도 많이 등장하는 "영화 만드는 이야기"의 변형판 같더군요.
    • 원래 스포있는 게시물은 잘 안보는데 제대로 정독 했네요. 스포따위 전혀 두렵지 않은 영화. ㅋㅋ

      사실 볼 생각이 없었는데 이 글 읽고나서 급 보고 싶어졌어요. 책임지셔요.. ^^
    • 저 어제 이 영화 보고 나서는 돈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여기저기 봤다고 자랑하고 있어요. 으하하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여러모로 재미있고 화끈한 영화임에 틀림 없습니다... ㅋㅋㅋ

      근데 그 언니들 나오던 "화제의" 수족관 씬은 3D로 보고 싶군요. @.@ 저는 2D로만 봐서...;;;
    • 아... 그리고 마지막의 빙 레임즈는... 전쟁 영화 막판에 자포자기 한 상태로 총질 해대는 사람 같았어요. -_-;
    • 제리 오코넬에 속을 끓다가


      마지막 유언쯤 와서는 (ㅇㄱㅅ... ㅇㄱㅅ...) "아 이런 애였지"하고 한시름 놓게 되더군요;;; ⓑ
    • 엄청 재밌게 봐서 이런 감상기만 보면 리플 달게 됩니다. ㅎㅎ
      초반부터 <죠스>에 대한 오마쥬(라고 하기엔 악취미 ^^)로 시작해서
      곳곳에서 빵빵 터지게 만들어주더군요.
      올 여름에 본 영화 중에 제일 아무 생각 없이 즐거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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