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여행의 여운이 너무 짧아요
지난주에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돌아온 다음 날부터 바쁜 일상에 돌아가서인지,
일주일이 채 안 된 지금, 내가 여행을 다녀왔나 싶어요.
분명히 여기저기 다니면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저 자신과 삶에 대해 깨달음을 얻기도 했는데 말이죠.
주변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몇 있는데, 여행의 여운이 오래 남아서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고 하더군요.
특히 어머니를 보면, 몇 달 전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계속 보시면서 추억을 곱씹으시고
잘 다녀왔다고 기뻐하세요. 그 여행에서 재충전 받은 에너지도 올해를 견딜 수 있다고도 하시고요.
스스로 진단해보면, 저에게 여행의 여운이 유달리 짧은 이유는 기억력이 나빠서인 것 같아요.
평소에도 저 자신의 기억력을 신용하지 않아서 강박적일 정도로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여행 때도 기억을 해놓으려고 메모도 하고 사진도 찍어놓는데
사진실력이 별로인 관계로 (실물의 아름다움을 사진 따위가 담을 수 없어! 라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잘 안 보게 되더군요. 글도 마찬가지로, 그 당시의 감동이나 깨달음을 촘촘히 메모해 놓는 스타일인데
시간이 흘러 읽어보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렇게 유치한 감상을 쓰고 스스로 만족했을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글 뿐이더군요.
여행이 삶의 낙이라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저에게는 그저 돈 들고, 피곤하기만 한 발품 팔이네요.
여행을 다니시면서 재충전 받고, 새로운 창작물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저만 인생의 큰 기쁨 중에 하나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