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와서

안녕하세요? 만날 다이어트글이나 벼룩글만 올리다가;

 

여행에서 돌아와서 짐정리가 끝나고 자기 전 무언가 아쉬워 듀게에 여행후기를 남깁니다.

 

요번주에 결혼기념일이 있어, 못 간 여름휴가 차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왔어요.

 

결혼전에는 전주영화제나 부산국제영화제에 갔었지만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서는 도저히 갈 수 없더라구요.

 

원래는 일본에 갈까 했었는데, 둘이면 가겠는데 아이를 데리고 갈 생각을 하니 또 도저히 갈 수 가 없겠더라구요. 아시다시피 방사능이나 지진문제 때문에.

 

그러다가 제가 부산여행을 가자고 제안을 했고, 집친구도 동의를 하면서 여행을 가게 되었네요. 결론적으로 저는 네 편을, 집친구는 두 편을 관람했고, 교대로 아이를 보았습니다. 둘이 갔다면  토요코인이나 이비스처럼 조금은 저렴한 호텔을 예약했을 테지만 아이가 있고 해서 한실과 스파, 옥외수영장이 있는 파라다이스호텔을 예약했지요. 그리고 아이를 위해 부산에만 있다는 주렁주렁키즈카페를 가기로 했어요.

 

우리가 떠나는 첫 날, 우리를 반긴 건 태풍 다나스더군요;; 열두시 조금 넘어 출발했는데, 첫 예매는 다섯시, 센텀 CGV_ 

휴게소에서 라면한그릇 하고 부지런히 가니 다섯시 조금 넘어 도착.

제가 먼저 영화를 보러 들어갔고, 집친구는 아이와 함께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했어요.

 

첫 영화 어게인은.. 저번 댓글에 남겼었는데. 음... 영화제스러운 영화였습니다? 논란이 될 만한 소재인데, 해서 말하기는 어렵고; 오랜시간 잊고 있었던 영화제의 맛을 살려준 영화였어요.

 

두번째 날은,  피막투게더를 제가 보았네요, 집친구가 오전 여덟시에 일어나 피막과 투게더, 숏텀12(로즈마리님의 추천으로!)를 현매를 통해 구매해 주었습니다. 집친구의 숏텀 12에 대한 총평은 흡입력이 대다나다! 였어요. 지금 자고 있으니 더 자세한 견해를 듣기란 힘들겠네요; 피막은 재밌게 잘 보았어요. 관객들 호응도 좋았구요. 그런데 단순한 줄거리에 비해 내용이 조금 길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제 옆의 옆자리분은 객석 제일 끝의 분이 서서 살펴보실 정도의 데시벨로 코를 고시더군요; 엄청 일찍 일어나셔서 예매하신 듯. 

투게더는 휴... 지뢰밟았다고나 해야 하나; 볼 때는 괜찮았던 듯 한데 뭔가 이상한 것 같아요. 과잉감정유발 영화라고 해야하나. 유발을 원하는데 유발이 안돼서 안타깝다고 해야하나. 이것도 러닝타임이 꽤 길었어요. 그리고... 두번째 날에 저는 세균성 장염에 걸리게 됩니다;;

 

세번째 날은 컨디션이 꽝이었음에도 저는 조금 둔감한 편이라 아픈 몸을 이끌고 호텔 스파 씨메르에 가게 됩니다.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두시간을 놀았던 것 같아요. 오미자 스파갔다가 녹차 스파갔다가 ..... 기진맥진했는데 이 날 두시간을 꽉 채워 놀았네요. 아이러니하게도 분명 장질환을 앓았음에도 피부에선 지금까지 주관적 광이 납니다!  이건 이날 스파덕이죠. 녹차스파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열심히 세수를 하시기에 따라했거든요. 오미자스파에서가서도 열심히 세수하고. 효과가 있는 듯. 무튼 이날 네시 영화 런치박스를 보고 바로 내과로 달려가 주사 한대와 약처방을 받았습니다. 진단명은 세균성 장염;

 

런치박스는... 비록 배가 아파 충분히 몰입할 수는 없었지만 정말 괜찮은 영화였어요. 일라의 감정선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어요. 이상하게 한시간 정도까지는 그저그런영화인가 했었는데 끝으로갈 수록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마지막이 궁금하네요.

사잔에게, 당신은 충분히 멋있고 근사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ㅎ

 

집친구는 이날 두시에 모라토리움의... 으로 시작되는 영화를 보았어요. 온천을 즐긴터라 폭풍 졸음이 올 것 같다고 했었지만 잔잔하고 이쁜영화였다고, 자신과 잘 맞았다고(?) 하더군요 ㅎ

 

이 날은 결혼기념일이라 굳이 마다않는(?) 제 손을 이끌고 센텀시티 1층 신세계에서 근사한! 결혼기념일 선물을 받았습니다 ㅋㅋ 이니셜도 새기고, 안나비니에가서 파스타도 먹고. 물론 배가 아파ㅜ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네번째날은.. 오늘이었으면 하는 어제군요.  아... 여행에선 항상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지요. 집친구가 동서대학교 소향 뮤지컬 씨어터 두시 영화관람을 불과 삼십여분 정도 남겨 놓고  롯데에 표를 팔러 갔다가 신세계에서 발권된다고 해서 신세계로 다시 갔다가, 롯데로 가서 표를 맡기고 소향뮤지컬시어터에 가니 또 거기는 발권기가 없어 다시 신세계에 갔다 와야 할 것을 사정 이야기해서 영화 상영 후 딱 십오분에 맞춰 상영관에 들어갔던 것처럼.

 

네번째 날인 오늘은 오전에 아이와 즐겁게 바닷가 산책을 했어요. 오후 네시에 영화를 예매했었지만 아이와 저는 키즈카페에 갈 요량으로 집친구보고 보러 갔다 오라고 했지요. 체크아웃을 하고 1층 로비 화장실에 잠시 있는데 집친구가 손을 씻으러 간 사이 제가 보여준 아이폰을 아이가 계속 보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이제 그만 차를 타고 밥을 먹으러 가야 해서 아이폰을 끄고 아이를 안고 나오는데 아이가 계속 우는 거예요. 아이가 가아끔 토할때까지 울 때가 있었는데, 요즘 고집이 너무 세진 것 같아 달래주지 않고 엄하게 타일렀더니 카시트에 앉은지 얼마 돼지 않아 분수뿜 듯 토를 하고 말았어요. 아이는 이 날 아침 치즈케익과 쥬스, 사과를 먹었었죠; 원래 제가 달래주면 잘 그치는 아이인데, 요즘 안해, 싫어를 많이 하는 것 같아 달래주지 않고 있었더니 이런 사달이.

 

아이의 옷을 전부 갈아입히고 차 안을 닦고 난리법석을 수습한 후 시동을 걸려고 하는데 집친구가 트렁크에 있는 캐리어에서 아이 옷을 꺼내면서 차 키를 넣어두고 트렁크를 닫았던 거예요. 근데 문제는 트렁크가 고장이 나서 키가 있어야만 열 수 있다는 거였어요. ㅋ 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네요. 이 와중에 아이는 잠을 자고 냄새때문에 차 문은 열어 두고....  휴....

 

집친구는 잊고 있었지만 트렁크는 열 수 있었어요. 그걸 아는데 여기저기 전화하느라 삼사십분이 소요가 되었지요. 우리는 그 후 달맞이 길에 있는 면식가라는 곳에 가서 사인분의 음식을 해치우고! 부산에만 있다는 주렁주렁키즈카페에가서 한시간 반 동안 열심히 놀았어요. 아이가 정말정말정말 좋아하더라구요, 그리고 집으로 다섯시간 운전하여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이 되었네요. 어제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제도 물론; 세균성 장염걸렸던 결혼기념일이라니.. ㅋ

 

실제 우리는 이런 멘붕이 왔을 때, 집친구는 웃으면서, 저는 숙연히 대답을 했어요.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속내를 털어 놓았는데, 저는 속으로 집 친구탓을, 그리고 제 탓을 하고 있었고, 집친구는 제가 키즈카페고 밥이고 뭐고 바로 올라가자고 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다는 군요. 이런 말들은 실제 내뱉어지지는 않았지만 뭉게구름처럼 뭉게 뭉게 피어오르고 있었던 거예요.  

no argue, no pain 그리고 남탓이 없다면 내 탓도 없다. 지금 집친구랑 다니면서 터득한 체험이에요. 그 친구는 절대 남탓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ㅎ_ 사실 이 문단은 오늘 오후 4시에 덧붙이는 글입니다. 듀게에선 이상하게 허즈번 자랑하기가 쉽지 않아서; 읽을 사람 다 읽고(집친구 포함) 마저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보아요. 여행은 짧게 보면 인생을 단축해 놓은 것 같다고 하잖아요. 연애 때 집친구와 여행을 해보고 알았지요. 이 사람이라면 오랜 시간 행복하게 함께 할 수 있겠구나하구요.

 

글을 마무리하려다 보니,

 

아홉시에 무조건 깨우는 알람이 한명 있는데 저의 최소 수면시간인 여섯시간을 이미 충족못하는 시간이 되어 버렸네요 ^^;

 

그치만 여행에서 돌아와 봐도 주말이라니.

 

여섯시간 못 자도 좋을 것 같긴 해요.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길^^

 

 

 

 

 

 

    •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취향 맞는 집친구가 있다니 부럽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온가족이 영화제 영화를 보는 훈훈한 모습이 가능하겠어요.
      • 아델을 못보셨다니 제가 다 아쉽네요! 흑 고생하셨는데 허무하셨겠어요. 저는 롤코가 그렇게 보고 싶더라구요. 올라와서보니 17일 개봉! 블러처리나마 아쉬운대로 개봉관에서라도 만나보실 수 있게 되길!
    • 아기가 조금만 더 크면 해야지~하고 생각했던 게 부국제 가서 영화 보는 거였는데. 정말 좋으셨겠어요ㅎㅎ
      • 네^^ 근데 이 난리를 겪고보니 선뜻 "내년에도 갈꺼지?"라고 묻질 못하겠더라구요. -한달 뒤에 물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왕복열시간 운전에, 짐꾼에, 아이케어에^^ 그렇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행복한 여행이었음은 틀림없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좀 더 업글해서 동선이나, 스케줄등을 알차게 짜봐야겠어요 샨티님도 꼭 가보시길!
    • 아... 멋집니다. 허즈번과 아이와 영화제....
      • 네.. 비록 교대로긴 하지만 분명 색다른 경험인것 같긴 해요 ㅎ 다행이 영화도 비교적 잘 골랐고.. 좋았습니다. 아 이창동감독님도 호텔로비에서 실제 뵈었는데. 사진찍자고 말씀 못 드려 본 게 아쉽네요. 그랬으면 추억이 제대로 남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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