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젊은 남자와 신은경

이정재 영화 데뷔작이자 배창호 감독이 프러덕션 만들고 제작한 첫 영화인 1994년작 젊은 남자.

그 당시 한국영화가 거의 다 그랬듯 개봉 전엔 온갖 매체 동원한 홍보로 화제작으로 떠오르다 개봉 후 금세 시들시들해져서

흥행에 실패한 영화 중 하나였죠. 이 영화가 1994년도에 강우석 감독의 마누라 죽이기와 같은 날 개봉했는데 마누라 죽이기는 성공했고

젊은 남자는 실패했습니다. 망했다고까지 할 수는 없는게 흥행에서 적자를 조금 보긴 했지만 그래도 당시 서울 관객 10만명 가까이 봤기 때문에

나름 국산 화제작다운 관객 동원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었죠. 당시 한국 영화는 서울관객 10만명 정도만 봐도 선방했다고 볼 수 있었으니까요.

 

영화는 개봉 전엔 마치 이정재, 신은경이 나오는 X세대를 대변해주는 통통 튀는 청춘 영화처럼 홍보해놨지만

막상 보니 육체 팔고 얼굴 팔며 이 여자 저 여자와 노닥거리는 젊은 남자의 우중충한 삶이 대부분을 차지해 위험한 설정과 김보연과의 베드씬 장면에서

이정재 뒷태 노출이 그대로

나옴에도 겨우겨우 고등학생 관람가를 받은것이 무색하게 특히 노린 청소년층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데는 실패했습니다.

개봉 후 별로 재미없다는 소문이 급격히 퍼져서 관객이 급감했죠.   

 

영화는 젊은 남자 이정재가 연기한 이한(2.1)의 이야기였고 조금 더 써주면 이정재와 세명의 여자들 이야기였습니다.

원래는 젊은 남자 이한과 네명의 여자들이 얽혀있는 구성이었는데 유학파 날라리 오렌지족으로 나온 전미선 분량이 대폭 축소되면서

이정재를 주축으로 이응경,신은경,김보연의 인물 구성도를 보여줬습니다.

근데 사람들이 기대했던 남녀 라인은 이정재와 전성기 시절의 신은경과의 호흡이었죠. 신은경은 그 당시 X세대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올랐던 배우였으니까요. 이 당시 신은경 하면 김원준,이병헌과 찍은 트윈엑스 화장품 광고가 가장 강렬하게 남습니다.

 

막상 공개된 젊은 남자에서 신은경은 예상과 달리 이한 주의의 들러리 여자 배역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아해했죠.

당시엔 모래시계가 나오기 전이라 주인공을 맡은 이정재보다 신은경의 인기가 더 높았는데 신은경이 전미선보다 분량이 조금 더 많은

쩌리 캐릭터로 소비된게 의문이었던거죠. 대체 신은경 정도의 인기를 모으던 배우가 뭐가 아쉬워서 서브주연도 아닌 들러리 여자배역을 맡았는지

미스테리였어요. 특별출연 명목이 있었던것도 아니었고요. 각종 홍보지엔 이응경,김보연은 제외되고 이정재와 신은경 위주로 광고됐는데

신은경 분량은 많지도 않았고 존재감도 떨어졌습니다. 그저 나와서 멍청한 X세대 날라리 여자 연기를 광고같은 이미지로 연기한 꼴이 되고 말았죠.

 

실제로 신은경은 젊은 남자에 출연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신은경이 젊은 남자 출연을 거부했다는 소문이 파다했죠.

이유는 신은경이 당시 드라마 출연과 광고 출연 때문에 너무 바빠서 도저히 영화에 출연할 짬이 안 났다는겁니다.

신은경을 스타로 만들어준 종합병원 촬영 스케줄은 일주일에 야외 4일, 스튜디오 2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젊은 남자는 이정재의 영화였고 신은경이 맡은 배역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은경은 출연하기 싫었는데 신은경의 의사와 상관없이 계약과 촬영이 진행되고 개봉된거죠.

 

당시 브로셔에 실린 젊은 남자 제작기를 보면

신은경은 원래 1994년 9월 7일 첫 촬영이 예정돼 있었으나 과로로 인한 몸살로 입원하면서 촬영이 취소됐고

미루고 미루다 한달이 지난 10월 6일에 이르러서야 첫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신은경과 이정재가 붙는 부분은 촬영 후반부에 전부 몰아서 찍었고요.

신은경은 퇴원을 하고서도 밀린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촬영 펑크를 내기를 부지기수.

출연하기 싫다는거 억지로 설득해서 겨우겨우 신은경 분량을 촬영한게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젊은 남자의 신은경의 모습입니다.

간신히 출연한걸 봐서는 신은경 출연 장면 중에서 삭제된 장면은 없을것같군요.

 

신은경이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사고 치고 복귀작이었던 노는 계집 창 촬영 당시 젊은 남자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계약이 돼서 억지로 출연하게 된 젊은 남자의 출연 일정을 보면서

멀쩡하던 이가 저절로 빠지는 기분이었다고.

배감독을 본건 10번도 채 안 되고 촬영은 7번 정도 나갔다고 합니다. 이정재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장면은 반은 졸면서 찍었다네요.

신은경이 말하길 자신이 영화 젊은 남자를 찍으면서 얻은건,

 

"이전의 영화들은 사실 재미의 문제였는데 이 영화는 생존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선 이렇게라도 영화를 해야 하는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또한 이 영화는 무명과 유명의 갈림길에 서있던 시기의 영화"

 

그래도 젊은 남자는 당시 신은경의 X세대 이미지를 한번에 요약시켜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지금 봐도 이정재나 신은경은 풋풋한 매력이 있네요. 둘이 붙는 장면도 유쾌하고.

특히 극중 날라리같기만 한 이정재가 한강변에서 신은경한테 진지하게

"손지창이랑 나랑 누가 더 낫냐?"고 묻자 신은경이 박장대소하는 장면은 정말 명대사였어요.

이정재를 구렁텅이로 몰며 젊은 남자의 육체를 탐닉하려는 김보연의 야비한  연기도 일품이었고.

그 당시 어떤 작품에서도 비슷한 캐릭터와 맹한 연기만 보여준 이응경 정도가 답답하다면 답답하달까.

이 작품은 무명 시절의 정찬과 권오중도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배창호는 안성기가 10년만 젊었다면 젊은 남자에도 출연시키고 싶었다는데 그건 안성기와 자신의 신뢰 관계를 좀 더 그럴싸하게

포장하려던 립서비스라고 할 수 있었죠. 이 작품에서 이정재는 정말 싱싱한 매력이 넘쳐나서 대체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전 이정재가 인지도에서 딸린다는 이유로 아담이 눈뜰 때에 캐스팅 됐다가 무산된게 너무 아까워요. 정말 잘 어울렸는데.

결국 그 영화는 서른줄의 최재성이 20살을 연기해서 배역만 어색해졌죠.    

 

  

    • 이정재 이걸로 신인상 몇개 받지 않았나요
      재미있는게 이때가 이정재 전성기인데 너무 혹사당하는게 싫어서
      도망치듯 군대에 갔다지요 뭐 방위였지만
      • 이정재가 맡은 역의 실제 주인공은 권오중 이었다고 들었어요. 그 친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고 합니다. 당시 그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에 권오중 나오면 젊은남자가 종종 생각나곤 했어요.

        (모바일이라 댓글달기가 안돼서 대댓글로 답니다. :)
    • 젊은 여주인공이 취한 눈으로 너 재즈가 뭔줄 알아? 재즈는 말이야..자유야,,던가 뭐 그런 대사가 나오는게 젊은 남자인가요? 아담이 눈뜰때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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