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재스민 Blue Jasmin] 간단 후기 -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스포일러 약간)
1. 이 영화를 다 보고 떠오른 건 찰리 채플린의 저 말이었어요.
주인공이 이래저래 고생할 수록, 관객들은 오히려 재밌어지죠. 물론 고생하는 주인공임에도 관객에게 웃음을 줄 수 있으려면,
극을 재밌게 만들 줄 아는 감독의 재량이 있어야하는데, 그게 정확히 딱 우디 알렌스러움이었어요.
몇몇 분들의 후기처럼 안타깝고 우울한 소재이긴 하지만, 영화가 우울하진 않았어요.
안쓰럽고 불쌍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가벼워서 'bitter comedy' 같달까요.
2. 영화가 더 재밌었던 건, 여주인공과 같은 캐릭터가 주변에 정말 있다라는 점예요.
자기는 그 어느 누구보다 본질적으로 급이 다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하지만 정작 본인이 부지런하고 노력하진 않아요. 재력 있는 부모 또는 남자에 의존하는 캐릭터예요.
그런 캐릭터를 케이트 블란쳇이 아주 섬세하면서도 공감가면서도 잘 어울리게 했다고 생각해요.
후질근한 동생 집에 얹혀 살게 되는 판에 '맥주를 마티니 잔에 마시고 싶다'고 툴툴거리는 모습이나,
파혼 당하고 이복아들에게 절교 당한 채로 마스카라 번지고 겨드랑이 땀 번진 상황에서
우아한 말투로 '나 그 남자랑 결혼해'라고 거짓말하는 장면은 정말 캐릭터에겐 미안하지만 너무 웃기지 않았나요?
3. 내년 초 시상식 시즌에서 케이트 블란쳇이 레드 카펫을 밟고 객석에 앉아 있을 거란 거에 100% 확신해요.
아마 최소한 골든 글로브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은 거머쥐지 않을까 내기를 걸어봅니다.
이미 오스카 감이다라는 기사는 여기저기 나오고 있는 것 같고요.
4. 전반적으로 배우들이 참 좋았어요. 주인공과 정반대 성격을 가진 소박하고 순수한 여동생 역의 샐리 호킨스나,
개인적으로 방정맞음의 대명사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고 생각하는 여동생 약혼자 역의 바비 카나베일의 연기가 좋았고,
이 둘도 조연상 후보감은 충분히 되지 않나 싶어요.
5. 음악을 많이 안 썼더라고요. 그래서 대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면은 있었어요.
6. 우디 알렌 영화의 베스트 중 하나이자, 케이트 블란쳇의 베스트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