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종사는 단언컨대 가장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 ,,,그러니까 일선천이 왜 나왔다구요??

1.

왕가위가 영화 잘 찍는 감독이라는 거야 세상이 다 알지만

액션장면을 이렇게 신기방기 기가 막히게 멋있고 아름답게 찍을 줄은 진짜 상상 못했네요.

아니 그러니까 그냥 멋있는게 아니라 이렇게 아름다우면서도 숨막히게 손에 땀나는 액션장면은 본 적이 없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계속해서 너무나 아름다운 씬들의 연속 히트고...

역시 거장 왕가위 선생님 어디 안 가셨습니다.




2.

그러니까 일선천이 한 30대 1로 싸우는 씬은 진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게 멋있는 액션신이라고 생각하는데,

도대체 일선천이 이 영화에 나와야 될 이유가 없었잖아요?


듀나님 리뷰 리플을 보니 일선천이 원래 장쯔이의 정혼자였다는 얘기가 나오긴 하는데 

그걸 감안해도 지금 버전에서의 일선천의 등장은 쌩뚱맞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전부 다 잘랐어야 맞았다는 거죠.


근데 왜 등장시킨 건가?

멋있는 액션씬이 아까워서?

영화 찍는다고 몇 년을 같이 고생한 장첸한테 미안해서?

둘 다 충분히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영화의 구조에서는 자르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앞서의 2가지 이유 때문에 자르지 못한다면 20분이고 30분이고 추가해서라도

일선천의 이야기가 영화 전체에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만들어 주었어야죠.


혹시 저랑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 계신가요?

지금 버전으로도 일선천 캐릭터가 충분하다던가...

고견 부탁 드립니다.












    • 아 궁이 정혼자가 일선천이었던 거에요? ㅋㅋㅋ
      그런데 장첸은 저거 하면서 태극권 공부해서 대회 나가서 1등도 하고 그랬대요 ..(...) 배우 입장에서는 꿩 먹고 알 먹고...
      • 극중 선보이는 건 팔극권이던데 뭐가 또 그렇게 됐군요..;; 애초에 역할이나 캐릭터가 있던 게 아니라 배우부터 뽑아놓고 이것저것 시켜보다 되는대로 찍은 게 아닐까 싶어지는..
        • 아 태극권이 아니라 팔극권인가요 ㅋㅋㅋㅋㅋ 헷갈렸나 봅니다 ㅋㅋㅋㅋ 네, 배우부터 뽑아놓고 엄청 시킨다고 하더라고요. 양조위 같은 경우 무협영화가 이번이 처음이랬나...그래서 나름 불혹을 지난 나이에도 열심히 수련하셨지만 무술감독님의 마음에 안 들어서 욕 엄청 먹었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던 것 같아요. *(씨네21 출처 같습니다 .;; 제 기억을 저도 신뢰를 잘 못하겠네요;;)
          • 양조위 젊을 적에 의천도룡기 장무기 역할도 하고 그랬는데 ㅋㅋㅋㅋ 그떄 무술 연습을 열심히 안하셨던 모양이네요 ㅋㅋ
          • 양조위가 무협영화가 처음이라니요. 왕가위 영화인 동사서독에서도 맹인무사로 출연했습니다만;;;;
          • 무협영화가 처음이라뇨 비정성시로 영화계에 깊은 인상을 주기전 홍콩tvb에서 숱한 활약을 했어요 물론 액션이 약한건 사실입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교대상들이.... 그렇기때문인거죠
    • 엽문은 시대의 흐름에 적응해서 영춘권을 현대에 남겼고 궁이는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궁가64수를 보전하는데 실패합니다. 일대종사를 엽문(실존인물)과 궁이(허구인물) 두 상반된 캐릭터를 대비하는 영화로만 보면 일선천의 파트는 빠지는 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끝까지 살아남은 걸 보면 감독이 그런 심플한 방식으로만 영화를 보는 걸 원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엽문과 궁이 외에도 중국의 다양한 전통 무술이 근대를 거치면서 살아남기 위해 제각기 방식으로 분투한 흔적이 있다는 거죠. 영화가 다루는 것 이상의 거대한 스케일의 역사의 존재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선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 다양한 전통무술의 근대적응과정을 그리려는 의도였다면 그 가짓수가 좀더 많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영화에서의 각 무술과 무술인들은 어떤 비유로서 그려지는거지 역사와는 별개라고 봅니다.
        • 전근대에서 근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분명한 주제로 다뤄져 있고 영화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자들한테서 자문받아가면서 당대 역사에 대한 참조를 꽤 꼼꼼히 한걸로 들었는데 무술인들을 상징이나 비유 수준으로만 묘사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싶습니다. 무술과 무술인을 비유로만 다루면 그건 판타지 수준의 무협장르가 됐겠죠. 그보단 엽문의 실화에 궁이의 픽션을 더한 팩션 정도로 보는게 맞을 겁니다. 물론 더 다양한 무술들이 나왔다면 좋았겠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엽문과 궁이니까 너무 가지를 많이 치는 것도 좋을 것 같진 않고, 대신 금루 파트에 나오는 대가들이나 궁이의 대사("중국의 그 긴 역사에서 사라진 무술이 궁가의 것뿐이겠어요?"), 일선천의 파트 등으로 어느 정도 터치를 해주는 수준에서 그친 것 같습니다.
          • 금루에서 묘사되는 무술인들의 소사이어티는 흡사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그려지던 예술인들과 부호간의 사교모임을 연상케 하죠. 그 안에서 맹주의 역할을 하는 이의 무술이 팔괘장과 형의권을 융합한 가상의 무술이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무술은 극명한 스타일의 대비로 인해 이연걸의 더원 같은 영화에서도 착한 이연걸과 나쁜 이연걸의 싸움에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일대종사에서도 무술상으론 팔괘장과 형의권의 대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그것이 융합된 가상의 무술은 단 한 차례도 묘사되지 않은 채 단지 돌아보는 것에 있다는 말만 남겨집니다. 사라져버린 한 시대의 낭만과 의미와 뭐 이런 걸 상징하는 가상의 무술에 대한 설명이 저 말이라는 건 이 영화가 말하는 무술이 실재하는 무술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님을 드러내는거죠..



            그리고 근현대 시기 중국무술의 계보와 변천사 같은 건 매우 디테일하게 기록들이 남아있거든요. 중국 본토에서 대만 홍콩 한국 등지로 옮겨와 뿌리내리는 과정들도 그렇구요. 영화는 그 양상을 사실에 입각해 담아내고 있지 않아요. 팔극권의 계보에서도 실제 첩보활동을 했던 이는 있었지만 그 이름이 일선천도 아니었고 홍콩에 이발소를 차리지도 않았죠. 영화는 팔괘장 형의권 영춘권 팔극권에 얽힌 대략의 이미지들을 조합해 인생이나 예술 같은 거에 대한 어떤 은유로 사용할 뿐이지 그 역사 자체를 다루고 있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 centrum, 하느니삽/ 엇? 0ㅇ0 저는 무엇을 본 것일까요? 저를 너무 지탄하지 말아주세용 ㅠㅠㅠㅠ 제 미천한 기억력을 욕해주십숑 ㅠ
      • 무협영화 말고 무술영화가 처음이었단 얘기였을 수도 있습니다. 무협극의 역할이나 액션을 소화하는 것과 무술을 제대로 시연하는 건 다른걸테니..
    • 같은 영화를 보고 서로 다른 감상과 해석을 하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또 그러는 편이 좋아요. 이렇게 그 이야기를 듣는 게 즐겁고요. 어쨌거나 왕가위 감독이 담고 싶었던 것은 retreat님의 댓글과 같아요. 처음 의도는 물론 '엽문의 이야기를 만들자'였답니다. 그래서 영문 제목이 [The Grandmaster]였고요. 그런데 만들다 보니 엽문 한 사람에 포커스를 둔 이야기가 아닌 두 세대에 걸친 그랜드마스터들의 이야기로 확장이 되었다는군요. 그래서 제목을 [The Grandmasters]로 수정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마침내 몇 사람의 그랜드마스터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것의 뿌리, 과거(역사), 정신(마음가짐)을 말하는 영화가 되었다고요(여기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담고 처음의 제목으로 돌아갑니다.) . 그러니까 대결과 승부를 보여주기보다 중점을 둔 것은, 각각의 그랜드마스터들이 고유 무술의 소유자가 아닌 보유자로서 그것이 자기 개인의 것으로 그치지 않도록 어떻게 계승시켜 나갔느냐를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둔 영화라는 겁니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엽문의 존재는, 중국의 정신-무술-전통이 어떠한 시간과 역사를 견뎌 살아남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통로나 도구가 되었다는 결론이었고요. 참고로 왕가위 감독이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마지막의 단체 기념사진이랍니다.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해서 했던 말이에요. 아, 그리고 한마디가 더 떠오르네요. 자기가 영화를 만들며 생각하는 건 아름답게 찍는 게 아니라 그 장면을 제대로 찍어 내는 거라고요. 피플 인사이드가 없어져서 애통해요.
    • 왕가위가 중국무술의 전통과 정신 등을 담아내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좀 회의적인 게, 극중 엽문의 입을 통해 얘기되는 수직과 수평의 논리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건 인생에 대한 은유지 무술론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요. 되려 영춘권에서 중요한 건 대각선이죠..
      • 제 말을 곡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이 영화가 무술의 대가 엽문의 케이스를 다루지만 좀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중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말씀드린거고요, 그건 이 영화가 무술 마니아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팬서비스 무비라는 뜻이 아닙니다. 팩션이라는 표현도 이 영화가 역사나 무술의 전문적 팩트들을 일일이 정확하게 묘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쓴 것이고요. 팩트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으니 그 묘사는 상징/은유일 뿐이라는 건 그리 적절한 단어의 선택이 아닌 듯합니다. 영화적 표현 정도로 합의를 보면 될까요? 님이 무술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는 건 알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알고 계시는 지식을 여기 듀게든 엔하위키든 풀어서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저와 님의 견해는 상반되는 게 아니라 그냥 카테고리가 달라요.
        • 이야기의 구성이 실재하는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주관적 해석에 기반한 상징과 은유로서 해당 소재가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 다큐 수준의 디테일한 고증을 요구하는 무술 오타쿠의 투정 정도로 받아들이신다면 제 말을 심각하게 곡해하시는 겁니다.. 애초 이 논의는 극중 일천선의 존재 이유를 묻는 데서 시작됐음을 상기해 주세요. 그에 대해 영춘권 이외 다른 여러 무술과 무술인들의 부침을 함께 담아내려 한 걸 거라는 해석에 대해 저는 정면으로 반박을 하는 중입니다. 카테고리의 문제가 아니에요.
    • 일천선도 팔극권의 일대종사로서 당연히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일천선과 엽문이 조우하는 장면이 없기 때문에 뜬금없이 느껴질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엽문이라는 실존인물을 영춘권의 일대종사로서 그려내는 와중에 실존인물이 아닌 일천선이 팔극권의 일대종사로서 등장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하긴 곤란할 것 같습니다..
        • 그것도 그렇군요.
          전 일천선 씬이 더 많이 나왔었다면 더 좋지 않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그러면 무협물이 되려나요? 아무튼 생뚱맞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송혜교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 끝날때까지 걸리던데요. 송혜교는 어디 갔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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