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권하는 나라

70년대에 이민을 결심하고 나라를 떠난 분들이 어느덧 노년기에 접어들었고 그 자식들은 그 나라의 국적을 얻어 이민 2세대를 이루면서 3세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죠.

 

나고 자란 뿌리를 저버리고 이민을 가는 심정 혹은 사정이야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절박하지 않은 사정이 없겠지만 요즘 들어서는 부쩍 이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커집니다. 70년대야 우리보다 더 잘먹고 잘사는 나라의 꿈을 찾아 떠난 생계형 이민에 독재 정권의 탄압을 피해 떠난 이념적 망명이 컸다면 요즘에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 나라의 시스템, 더이상 개선의 여지도 없이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굴러 떨어지는 시스템에 절망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어요.

 

정치야 제 각각의 해석이 다르니 접어두더라도 이제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수도 없는 현실 앞에서 번 돈을 전부 사교육에 부어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현실이 발목을 잡습니다. 결혼도 늦고 출산도 늦으니 돈도 늦게까지 벌어야 하는데.. 번돈의 대부분을 아이들 교육에 쓰고 정작 자신의 노후는 쥐꼬리만한(그리고 받을지 알수도 없는) 국민 연금에 기대는 게 전부죠. 아무리 봐도 출구가 없습니다. 시스템에 구멍이 있으면 기대를 해볼텐데 그런 구멍 마저 이미 기득권층들이 착실히 막아놓고 시멘트를 발라 놓고 있구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완벽한 복지를 기대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한만큼 노력한만큼 걱정없이 살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원하는 것 뿐인데 이런 가열찬 경쟁 사회, 출구없는 시스템에서는 이민 밖에는 답이 없나를 고민하게 됩니다.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는 더하지요.

 

이민 권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오늘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게 됩니다.

    • 그나마 이민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본인이 한국에서 특권층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 특권층은 이민 안가요.
        • 특권층이라고 하면 일단 한국에서 살고 돈도 버는데 알고보면 외국인이거나 이중국적이거나 한 분들이겠지요. 물려받은 게 없는데.. 자식에게 물려 줄 특권도 없으니 이민이라도 가야되나 보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이민 갈 생각을 한다-> 그나마 생활에 여유가 있다 ->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고 영어라도 되나보다 -> 그것만으로도 특권층이다.. 라는 말씀이신 것 같고 저보다 어렵게 살고 하루하루가 잠잘 시간도 부족한 분들도 많은 걸 알기에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겠다 싶습니다만.. 특권층의 일반적인 정의에는 맞지 않는 것 같네요. 제가 노력해서 얻지 않은 특권이 일단 한개도 없어서요.
        • 가족을 데리고 타지로 훌쩍 떠날 최소한의 경제력이 있다는 걸 뜻하는 게 아닐까요?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봉급 받아 생활하는 서민들이 어떻게 이민을 결심하겠습니까.
          • 저도 열악한 환경에서 꾸역꾸역..마이너스로 인생을 메꾸고 있지만 그래도 생각이야 제 마음이니까요. ㅎㅎ
      • 감정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만 글쎄요 이런 일종의 프레임이 진짜 특권층들이 원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해주셨네요.
    • 내몰고있죠. 정말 나가버리고 싶어요
      • 가고 싶은 나라는 정작 이민을 받아들이지도 않는 나라들인지라. ㅎㅎㅎ 고민만 하다 말게 되는 저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듯요.
        • 시민권이 있어도 막상 머뭇거리게 되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할수 있다면 모를까...
          • 일단 합리적인 시스템을 가진 나라라면 좀 못먹고 못살아도 좋겠다 싶은 심정이랄까요. 다같이 배가 고프면 그건 인정할 수도 있지만 먹고 살기위해 죽을때까지 남과 비교하고 비교 당하고 그러다가 노후에는 우울해서 자살하게 되는 그런 나라는 너무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민을 갈 수 있는 능력과 여력이 있는 중산층 및 (준)엘리트들이 이민 가버리면 그 사회는 망하는 거죠. 특권층들이 그걸 모를까요.
      • 그래서 특권층들이 이민갈 여력을 빼앗아 중산층을 대한민국 안에 주저 앉히기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중산층의 붕괴가 빠른 것 같습니다. 돈을 기반으로 한 신 양반제가 펼쳐지지는 않을까 싶어요. 돈이 양반이라는.. -_-;;
    • 다른 나라도 살아보면 마음과 같지 않은 일들이 많아서 이민 온 걸 후회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현재가 답답하니 생각이 나는 걸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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