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성범죄자가 유치원 선생님이라면, 간통남이 변호사라면

<여섯개의 시선>에서 정재은 감독의 [그 남자의 사정]은 제가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성범죄자의 인권을 말하는 불편한 작품이니까요.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결론을 보여주진 않지만 성범죄자의 집에 그의 범죄사실 표시하는데 부정적인 정재은의 시각이 느껴집니다.


어떤 부모는 성범죄자를 미리 주의할 수 있게 표시를 원할지도 모릅니다. 끔찍하게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그런 낙인 정도는 마땅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대할지도 모릅니다. 감옥은 자유를 억압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재소자의 인권이 존재합니다. 재소자의 인권을 어디까지 막아야하는지는 애매한 부분입니다.


의사가 성범죄를 저지르면 10년동안 면허를 정지합니다. 끔찍하게 나쁜 사람을 응징하기 위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사나 유치원 교사가 성범죄를 저질러도 크게 법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의사에게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초등학교 교사나 유치원교사마저도 법적으로 막아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평생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겠죠.


아래 잠시익명할게요님의 글은 그 점에서 자신의 사고를 너무 '당연하게'생각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의사 약사 간호사가 국민 세금으로 공부하고 돈 받으면서 자격 땁니까? 각 업의 특성에 관련된 규정들이 존재하지만 공인은 아니잖아요. 의약업이나 교육업 같은 경우 간통이 그렇게까지 문제될 이유가 없겠죠."라고 말씀하신 내용이 누구나 당연히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란 거예요. 우선 연수원생만 국민세금으로 공부하는지 애매하고 연수원생만 공인인지도 애매하고 그렇게 문제될 수 있는지도 좀 애매합니다. 물론 잠시익명할게요님의 생각에 100% 동의하는 사람도 있겠죠.


당연한 건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논의에서 항상 주의할 부분은 이거에요.


모든 게 애매하지만 그 속에서도 옳은 길을 찾으려 노력하는 게 어렵지만 올바른 정의입니다.

명예훼손은 사실을 전파해도 유죄입니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용납되죠. 하지만 공공의 이익이라는 건 애매합니다.



    • 결혼과정에서 양가의 갈등역시 서로다른 자신들의 의견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시작되죠.
    • 성범죄의사는 아예 의사직을 못하게 해야되고 성범죄 교사는 학교근처에도 못오게 해야됩니다.
      걸맞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의료나 교육일을 맞겨도 좋을 도덕적인 사람들이라고 믿기때문에 그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건데
      이런걸 권력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지만 그 분야에서는 조직의 마지막이라도 그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이런 종류의 서비스직종의 사람들은 다른 직종보더 엄격한 도덕적인 기준이 필요한게 맞아요
    • 글 내용에는 대체로 동의합니다만,

      성범죄자가 초등학교 교사나 유치원 교사가 되는데 법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이 없다고 단정지으시는 근거가 뭔지 매우 궁금한데요...?
    • 제가 당연하게 여긴 부분이 당연하지 않다면 그 글에서 반박하시면 됩니다.

      사법연수원 불륜 사건에서 어떤 사람들은 고인의 자살 자체에 화를 낼 것이고, 간통에 분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조강지처'를 버렸다는 데 분노하는 사람도 있겠고, 시가의 무리한 혼수 요구와 뒤이은 저주에 분노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제가 불편하게 생각했던 건 너무나 당연하게 이 사건은 개인간의 치정 문제라고 치부하는 반응입니다. 그 반응에 대해서 정말 그게 합리적인가, 소위 말하는 '감정적이다'는 라벨링 하나면 모든 게 해결되는가, 모든 감정적인 반응은 나쁜가, 그런 고민을 하면서 '옳은 길을 찾으려 노력하는' 겁니다.

      모든 문제는 애매합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그 애매한 문제에서 각자의 기준에 따라 경계를 정해서 답을 찾는 겁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는 경계와 그 기준과 답을 얘기했습니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 감정적인 반응에 코웃음치고 간통은 개인사니까 넘어가라는 반응에 맞서서요.

      이 글을 통해 님이 말하는 '모든 게 애매하지만 그 속에서도 옳은 길을 찾으려 노력하는 게 어렵지만 올바른 정의'라는 접근법을
      제 글과 대립시키려 하신다면 그건 부당한 시도이지요.
      님이 제 글에 반론을 제기하셔서 저는 그에 대한 반론을 드렸습니다. 그게 옳은 길을 찾으려 노력하는 의지를 말살이라도 했답니까?

      저는 지속적으로 국가공무원이란 지위, 그리고 국가가 공급을 섬세하게 통제해 주는 법조인들이 누리는 특권, 그에 대응하는 품위유지의 의무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게 제 기준입니다. 그 기준이 틀렸다면 그 기준을 반박하시면 됩니다.

      공인이란 말에는 사전적 정의가 있습니다.
      사법연수원생은 공무원이고,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판검사 임용되면 여전히 공무원이고, 변호사가 되면 공무원은 아닌 전문직이 됩니다.
      의약업은 그 공인은 아니지만 전문적인 자격증을 부여받고 윤리 선서를 하는 등 윤리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교사는 공무원 내지 준공무원(사립교원처럼) 성격의 직종이나 다른 자격증을 따는 전문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우가 낮습니다.

      본인이 느끼기에 제 정의가 애매하다면 이렇게 여러 가지 사실을 늘어놓고 비교하면서 본인의 기준을 제시하시면 됩니다.
      당연하지 않다면 스스로 당연하다고 납득할 수 있는 단위까지 사실관계를 쪼개가면서 판단하면 됩니다. 그건 반박하는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겠구요.
      모든 가능성을 다 벌려놓고, 이 경우엔 어떻게? 저 경우엔 어떻게? 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허점이 발견되면 그러니까 세상 만사는 다 애매한 거야, 하고 결론을 내리는 건 곤란하다고 봅니다.
      • 사람마다 가치판단의 기준이 다르단 점을 인정하고 논의하면 더 매끄럽고 효율적이겠죠.
        • 제가 그걸 인정하지 않았던가요? 그리고 그 논의는 보통 종착지점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걸 목표로 하지요.

          법 조항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지요. 정책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고, 규범에도 각자 다른 적용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결정을 해야만 하는 때가 오지요. 그럴 때 그 결정은 어떻게 내리나요?
          각자의 주장과 그 근거를 제시하게 됩니다. 자신이 이해하기에 가장 나은 방향으로 결론을 이끌어가도록 하는 거죠.

          제가 어떤 주장을 제시한 게 다른 사람의 가치판단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죠.
          그러나 결론을 내리는 데 있어 다른 가치판단의 기준이 상대적으로 모자라다는 제 주장을 근거와 함께 전개하고 반론을 받고 그 반론을 재반박하는 겁니다.
          제 전제가 모호했다면 그 애매한 부분을 밝히고 하나하나 따지셨으면 됩니다. 그럼 재반박을 거듭하면서 합의점으로 다가갈 수 있는 거죠.
          제가 마치 그 가능성을 모두 막아두었다는 듯 허수아비 때리기를 하시면 곤란합니다.
          • 잠시익명할게요님의 글을 읽다보면 근거로 드는 게 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 얘기하면 할수록 논의할 것들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네요.
    • 자신의 의견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논의의 효율을 떨어뜨리긴 하겠죠.
      그리고 본문의 내용 중 '성범죄자가 유치원 교사나 초등학교 교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괴이해서 찾아보니 성범죄자 취업제한 제도에 따르면 의료기관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기관에서 10년간 취업제한이 적용된다고 하네요.

      유치원, 학교, 학원, 교습소, 개인과외교습자
      어린이집, 아동복지시설
      체육시설
      청소년활동시설, 청소년 보호·재활센터, 청소년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청소년지원시설, 성매매피해상담소
      공동주택관리사무소(경비업무 종사자만 해당)
      의료기관(의료인)․가정방문 학습지 교사(‘12. 8. 2 이후부터 적용)
      경비업 법인(경비업무종사자만 해당),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일반PC방), 복합유통게임제공업(멀티방), 청소년활동기획업소, 대중문화예술기획업소, 청소년게임제공업(일반오락실), 청소년실을 갖춘 노래연습장업 등 * ’13. 6.19 이후부터 적용

      출처 : 중구 보건소 홈페이지 게시물
      http://gu.jung.daegu.kr/healthcenter/sub06/sub01.php?board=bbs_39&case=view&page=1&num=1145&search=&se_word#
      • http://www.opengirok.or.kr/3598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하 정보공개센터)가 교육부에 2010년부터 2013년 5월까지 전국 교사 성범죄 현황 자료를 청구한 결과, 발생건수는 총 160건에 달했다. 이는 2007년부터 2010년 5월까지 발생한 65건에 비해 무려 2.4배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에 이 기사를 보고 넘겨짚었는데 참 의미없는 기사였네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점 인정합니다.
        • 의미없는 기사는 아닙니다.
          성범죄자 취업제한은 형사처벌을 받아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형사사건화 되지 않고 징계절차만 진행되는 경우에는 해임이나 파면처분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이러한 처리는 법규정의 취지에 반하게 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점을 지적하는 기사는 의미가 있죠.
          • 그렇군요. 설명 감사합니다.
        • 어쨌든 기사에 따르면 이미 교사가 된 이들이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모종의 내규에 따라 처분하는 모양인데 솔직히 좀 어처구니가 없네요.
          • 성범죄자는 교사가 못 되지만, 교사가 성범죄자가 되면 교사할 수 있네요. 본문을 수정하겠습니다.
            • 좀 다릅니다.
              국가공무원법상 임용결격사유와 당연퇴직사유는 기본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일단 임용이 되었더라도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징계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퇴직사유가 됩니다.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면 별도의 처분이 없더라도 즉시 공무원신분이 상실됩니다.
              다만,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상 형사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정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고,
              따라서, 형사처벌 절차가 아닌 기관 내부의 징계절차에 의할 때는 해임이나 파면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경우가 있다는거죠.
              위 기사는 이러한 경우를 비판하는 거구요.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로 한정한다면 임용 전이건 후건 교사직에 있을 수는 없게 됩니다.
              • 하긴 그게 좀더 상식적이죠. 설명 다시 감사합니다.
    • 제 의견을 좀 더 보태자면 자신의 의견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논의의 효율을 떨어뜨리긴 하지만 논의를 불가능하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보다 정확한 정보나 근거가 풍부한 주장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자세가 논의를 불가능하게 만들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의의 효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일 수 있으니까요.
    • 그래서 뭐든 논의를 할때는 용어의 정의를 통일시키고 하는게 중요하죠.

      그런데 잠시익명할게요님을 대상으로 하는 건 잘못된것 같습니다.
      잠시익명할게요 님의 경우는 주장이었죠. 주장에 대해서 반론을 하면 되는거죠.
      당연하다고 생각한게아니라, 주장을 한거죠. 거기에 반론을 해야지, 그 주장하는 것 자체를 틀렸다고 하면 대화하지 말자는 얘기죠.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6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0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