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실여성에 대한 풀리지 않는 궁금증 세 가지.

1. 왕실의 여성들은 임신시에 만일 역아(아이가 자궁에 거꾸로 자리를 잡는 것)라면,아이를 낳다가 목숨을 잃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을까요?

 

제가 임신 출산을 겪을 때, 주변에 드물지 않게 태아가 역아인 임산부들이 있더라구요.

그래도 요즈음은 초음파로 임신시부터 아이가 거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자리를 바꾸어주는 운동이나 시술을 하거나

출산시에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무사하게 출산할 수가 있지요.

 

조선시대에는 저런 모든 것이 없잖아요.

제가 출산에 관해 지식이 짧아서인지는 모르지만, 태아가 역아인 경우 출산시 산모와 아기에게 위험하고, 특히 산모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조선시대에는 아이가 역아로 자리잡았을 경우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 의문은 비단 왕실여성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일반 여성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겠네요.

 

왕가 가계도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아서 인터넷으로 찾아보곤 했는데

성종의 후궁인 숙의 홍씨가 아이를 무척 많이 낳았던 기록을 보고(아들 딸 합쳐 12명은 되었던 것 같아요)

다시금 저 의문이 들었습니다.

12명이란 그 많은 아이들 중에서 역아는 단 한번도 없었을까, 있었다면 어떻게 출산을 무사히 넘겼을까 하고요.

 

 

2. 궁중여성들의 복장과 머리 모양에 관심이 좀 있는데요.

 

영정조 시대 전까지는 궁중에서도 가채머리를 했지 않습니까.

어느 고증이 더 확실한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저 어릴 적의 사극에서는 궁중여성들이 가채 정수리 부분에 솜족두리를 얹지 않고 가채만 둘렀던 것 같은데

2000년대 김혜수가 출연한 '장희빈'에서도 그렇고, 요즈음 사극에서 가채머리를 할 경우 가채 앞 정수리 부분에 솜족두리를 두고 가채를 두르는 머리모양을 하더라구요.

(이 머리모양을 '어여머리'라고 이르는 듯합니다)

 

그런데, 실핀도 U자 핀도 없던 그 시절에,

그 무거운 가채를 본 머리통(;;)에 어떻게 고정을 했으며

둥그런 솜족두리는 또 어떻게 고정을 했을까요?

 

조선말기 부분의 생활사가 언급되는 한무숙 님의 소설 '생인손'에 보면

'양반님네 여자분의 머리 정수리는 나이 서른만 되어도 (가채의 일상적 사용으로 인해) 훤하게 빠지셨다'는 부분이 나옵니다.

본래 머리와 머리칼에 무리를 주는 방식으로 가채를 고정시키지 않았을까 싶은데,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이 있나요?

 

가채의 사용과 고정도 궁금하지만,

전 가장 기본적으로, 댕기머리 등 머리 다발을 헝겊으로 고정하는 것에도 궁금증이 있어요.

아니, 고무줄도 아니고, 그 신축성없는 헝겊으로 동여맨 머리칼이 얼마나 오랫동안 흐트러지지 않고 제 모양을 지킬 수 있었을까요?

 

 

 

3. 왕실 여성들은 예법과 법도를 중시하는 삶을 살아야 했지요.

옷을 입는 법도 그랬다고 알고 있습니다.

현대처럼 기본 속옷 한두장 위에 바로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속적삼 속저고리, 또 무슨 저고리, 그리고 그 위에 또 본저고리, 당의 착용시엔 그 위에 비로소 당의 착용, 등

상의만 해도 겹겹이 입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게 봄가을은 그럭저럭 괜찮았을 테고, 겨울에야 많이 껴입을수록 따뜻했을 테지만

요즘 8월쯤 되는 '사람 죽이는 한여름 무더위' 에는 대체 그렇게 껴입고 어떻게 생활을 했을까요?

아무리 요즘 기온변화가 심해서 그렇지 예전엔 그렇게 덥지 않았다, 거나

옛날 제대로 지은 한옥 건물은 아무리 더워도 그 더위를 덜어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는 설명을 더할 수는 있어도,

 

그래도...8월은 너무나 덥잖아요.

요즘처럼 에어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 에어콘이 있다고 해도 저는 나시옷 반바지 차림이 아니면 견딜 수도 없을 것 같았는데,

 

궁중여성들은 에어콘은 물론 선풍기도 없던 시절에

궁중에서의 복잡한 차림새로 어떻게 무더위를 날 수 있었을까요?

혹시 옷감을 모시 같은 것으로 해입어 더위를 덜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봤지만

그래도 가장 위에 입는 저고리나 당의는 법도상(;;;) 훤히 비치는 모시 옷감으로 짓지 못했을 것 같고,

사람 개개인보다 법도를 중시했던 왕가에서 '여름엔 더우니 저고리 하나만 입어도 된다'는 예를 허하지는 않았을 것 같고.

 

 

생각날 때마다 궁금해져요.

이쪽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시거나 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 저도 아는 건 없고 다 추측이지만,
      1. 산파나 의료진이 산모 몸 속에 손을 넣어 역아 위치를 돌려주었겠죠. 초음파와 제왕절개보다 실패율은 높았겠지만.
      2. 가채는 정수리의 족두리 위에 떨잠으로 고정하면 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면손수건 접어 머리 묶어 보면 꽤 단단하게 고정됩니다. 실이나 면끈으로 묶어 고정한 후 명주댕기 드리워도 됐을 것 같고요.
      3. 옷을 몇 겹씩 입어야하는 중상류층 여성들의 활동량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옷 자체가 요즘처럼 빨리빨리 움직일 수 있는 구조도 아니었음. 더운 날 그늘에서 가만히 있으면 견딜만은 했을 겁니다. 모시, 삼베의 질이 요즘 유통되는 뻣뻣한 중국산과 달리 부드럽고 아주 얇았습니다.
      • 3.저도 그래서, 겹겹이 껴입었더라도 좀 그늘진 데 가만히 앉아서 궁녀들 부려서 부채질을 받거나 하면 좀 나으려나, 하는 생각은 해보았답니다.
        그래도 덥기는 더웠겠지요?
        옛날식으로 만든 옷감을 보고싶네요. 저는 색이 뚜렷하고 광택 흐르는 두꺼운 비단보다는
        얇고 섬세한 느낌의 모시와, 그 모시로 만든 옷에 더욱 관심이 가더군요. 가능한 모두 옛날 방식대로 직조하고 만든 것들요.
        • 저희 할머니가 평생을 본인이 한복을 지어입으셨는데요. 여름엔 모시로 저고리랑 치마랑 속적삼을 만들어입으셨어요. 그래봐야 2겹이지만 모시로 만든 옷은 긴팔에 긴 치마인데도 참 시원해요. 일단 품이 커서 바람도 잘 통하고 시스루처럼 속이 비쳐서 얇고요. 일제시대에 혼수로 가져오신 옷들이 그대로 집에 있는데 아직도 입을만큼 옷감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습한 여름엔 딱인 옷이에요. 바람만 불면 통풍이 잘돼서 땀이 금방 마르거든요.
    • 조선시대 배경은 아니지만 출산시 아기 머리 말고 다른곳이 보이면 산파가 손을 넣어 돌려주거나 아기 발목 잡고 당겨서 꺼내는 장면을 읽어봤네요 역아가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100% 사망인것은 아니지요 어차피 역아가 아니더라도 출산중 사망에 이르는 원인은 다양하니까요. 당장 50-60년대에 출산하신 박정희 할머니도 아이 다섯을 낳으면서 항상 죽음을 각오하고 낳았다는 글을 쓰셨더군요. 사실 지금도 천명에 한명인가 만명에 한명은 사망에 이르니까요.. 전 그것보다 외국 어딘가에서는 예전에 역아로 태어난 아기는 부정하게 여겨서 바로 죽였다는 이야기가 더 소름끼쳤는데 어쨌건 역아라도 태어나긴 했다는 얘기겠죠. 그러고보니 만화 굿타임에 역아로 태어난 아이는 별명이 꺼꿀이라고 했다던데요...;;;;;;;

      조산사나 산부인과 의사들 중에는 배를 만져서 역아를 돌리는 기술이 있는 분들이 있다네요 요새는 초음파로 확인하지만 이 기술이 오래된 기술이라면 예전에도 역아인지 알 수 있었던게 아닐까요? 산파 중에는 배를 만져서 태아 위치를 알 수 있다는 사람도 있고 손발이 구분될 정도의 태동이 있으면 역아인지 아닌지 충분히 알 수 있을것같아요.
      • 그런 기술 있어요! 지인의 태아가 뱃속에서 옆으로 누웠다가 거꾸로 돌아누우려 하는데 담당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이 년 동안 외국에서 말도 안통하는데 힘들게 배워오오신 기술이래요) 역아를 한 번에 쑤욱 눌러서 돌려주셨대요ㅋㅋㅋ
        • 아, 이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 했네요. 저도 어느 소설에서 다리부터 먼저 나오는 태아를, 산파가 산도에 직접 손을 넣어 태아의 다리를 잡아서 빼주었다는
          부분을 읽은 적이 있지만...일단 상상만 해도 너무 끔찍해서(상황 자체보다, 산모의 고통이 얼마나 끔찍했을까 상상하기조차 힘드네요)
          깊게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직접 아기를 낳을 때에도, 내진(산도에 손가락 넣어 출산상황을 살피는 것)과 소위 "아기 머리가 나오고 있어요!"를 겪어봤음에도 불구하고,
          그 좁은 산도로 손이나 아기 머리가 오갈 수 있다는 것이 여전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요.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럼에도 그런 방법이 있는 걸 보면 역아를 출산할 때도 그런 방법을 썼을 수 있겠군요.
    • (저도 상상 한바탕) 머리를 매일 감진 않았을 테고 참빗에 기름 발라서 착착 넘기면 기름진 머리채가 붙어서 끝만 살짝 묶어도 되지 않을까요?
    • 오십 년 전만 해도 머리르 거의 안 감았죠. 쪽머리 하는 동영상 봐도 머리 끝은 안 묶고요.
      • 기름진 머리라면 깨끗해서 잘 흩어지는 머리보다는, 뜻대로 머리 모양 만들기에는 조금 더 쉬웠겠어요.
        하지만...좀 더럽긴 하네요 ^^; 옛날과 요즘의 위생관념이 좀 달라서, 그때에는 더럽다는 생각을 그닥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요.
    • 2. 명주(비단)도 요즘 새틴이나 쉬폰처럼 미끄럽지 않았구요. 폴리에스테르 소재와 달리 생사(잠자리날개 느낌), 숙사(부드러움) 모두 머리 고정하는데 별 문제 없어요.
    • 저희 이모님은 네명이 자녀를 모두 역아로 자연분만했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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